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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존 생일 당일에 쓴 편지


비틀즈


존 레논 + 폴 매카트니


커플링요소 없습니다. 사랑스럽다는 말은 존이 사랑스러운 사람이라는 폴의 말을 직접 인용하였으며 픽션입니다.






존. 네가 두려웠던 것이 무엇인지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 난 죽어서 너보다 유명해지지못할까 두려웠던 적이 없었으며 내 노래가 잊혀질거란 생각도 해본 적 없다. 내 멜로디, 아니 우리의 멜로디는 오랫동안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고 그건 내가 죽어서도 그렇게 되리라고 나는 확신한다. 그리고 아주 오랜 세월동안 그러는 것을 보아왔다. 다만 내가 슬픈 것은 네가 보지 못한다는 것.


존, 조니보이. 나의 존. 네 생일에 많은 사람들이 센트럴파크 광장에있는 imagine을 찾는다. 그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너의 생일을 축하하고 슬퍼한다. 그렇지만 나는 가지않아. 왜냐하면 나는, 그래 나는. 나는 그의 생일을 축하하지 않는다. 존, 난 너의 생일을 축하하고 싶다.


조지는 죽을 때까지 비틀즈의 그늘에서 벗어나고싶어했지만 그러지 못했고 나와 링고도 아직 그 그늘에 갇혀 허덕인다. 사람들은 나의 노래를 너희와 함께 연주하지 못하는 것에 슬퍼하고 비틀즈 때와 다른 내 작곡에 실망한다. 나는 언제나 비틀즈라는 물 속에 갇혀 숨을쉬지못해 입을 뻐끔대지만 사실 이 곳을 완전히 벗어나보려는 발버둥을 한 적은 없다. 



그건 링고도 마찬가지일거라고 생각하고 사실 그렇게 벗어나고싶어했던 조지도 마찬가지이겠지. 그래. 비틀즈란 우리에겐 그런 것이다. 젊은시절의 찬란한 후광이자 이제는 그 것에서 벗어나 스스로 빛나고 싶으면서도 너무나 소중히 빛나 결국 완전히 놓지는 못한다. 그 시절의 너를 나는 기억한다.


너는 사랑스러운 사람이다. 존. 너는 사랑스럽고 따뜻하다. 부드럽고 상처받기 쉽다. 고집도 세지만 그만큼 나를 받아주기도 했다. 짧은 머리에 안경을 쓰지않고 인상을 찌푸리다가도 우리를 보면 환하게 웃는 너는 그래, 넌 정말 사랑스러웠다. 존. 


사람들이 기억하는 너는 다르겠지. 넌 긴머리에 동그란 안경을 쓰고 냉철하고 염세적인. 그런 너를 사람들은 기억하겠지. 나를 미워했던, 그렇지만 사랑했던 그 때의 너를 난 사실 떠올리고 싶지 않다. 그 때의 너를 기억하면 떠오르는 것은 후회와 절망 뿐이다. 너와 싸웠던 것. 너에게 화가 나 전화를 피했던 것. 기타를 달랑 들고 찾아가면 우린 이제 20대가 아니라며 어린애처럼 굴지 말라고 인상을 쓰던 너의 모습. 너의 짜증스런 목소리. 


그러면서도 울듯한 목소리. 아아, 존. 존....존-  너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기억하고 싶음에도 네 생일을 맞아 곧곧에 보이는 건 너의 그런 모습 뿐이구나. 아주 오랜 시간이 흘러도 너는 그런 모습으로 기억되겠지. 마치 석고 틀에 콘크리트를 부어 딱딱히 굳혀 더이상 변할 수 없는 것 마냥. 비틀즈의 존이아닌 너만의 존레논으로 기억되니 네가 바라던 것이어서 넌 행복할까? 아니면 너의 한 면만을 바라봐주는 사람들 때문에 나처럼 슬플까?


존, 존...존. 언젠가 네가 물었지. 네가 죽으면 사람들은  널 잊을거라고. 내가 그 때 대답했잖아. 그 때 즘이면 너는 우주를 가로지르고 있을 거라고. 네 걱정과는 달리 우리의 후세에 나온 오아시스 같은 밴드들도 저스틴 비버같은 길거리에 아이돌 스타 조차도 너를 멋지다고 이야기한다. 넌 말해도 그들이 누군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한가지 확실한건 너는 칭송받고 정말 우주를 가로지르고있기에 나는 만족한다.


그리고 만약 내가 죽어 별이된다면 그래 그 땐 너의 자취를 따라 내가 그 흔적을 더듬어 너를 따라 가도 될까? 너는 너무나 빨리 내 곁을 떠나버렸으니 널 만나려면 나는 부지런히 달려야 하겠지. 쉬지않고. 네가 날 기다리거나 혹시 지쳐 조금 천천히 달려주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내가 더 너를 빨리 만나러 갈테니.


아아 존. 존존, 아직도 네가 죽었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는다. 아직도 네가 내 곁에 웃고있는 것 같은데 너는 이미 오래 전 자리를 비웠고 그리고 이젠 내가 너와 함께한 날들보다 너와 함께하지 않은 날들이 더 길어져버렸다. 그럼에도 나는 아직 네가 없는 시절보다 있는 시절이 익숙하다. 너는 나에게 너무나 오랜 습관과도 같이 굳어져버린 모양이야. 그래서 난 오늘도 네 기일이 아닌 생일을 축하한다.


존 너는 모르겠지만 오늘은 내 결혼 기념일이야. 넌 우습게도 내 생일에 단 한번도 참여하지 못하는구나. 이상하지. 내가 왜 오늘 결혼했는지 너는 모르겠지. 나는 네 생일에 슬퍼하며 기도를 올리는 대신 축하를 하며 케이크를 자르고 싶었다. 초를 불고 축하한다는 말을 하고 폭줄을 터트리고싶었고 나는 오늘 저녁 아내와 그렇게 할 것이다. 내가 하는 축하가 아내에게 하는 것이자 너에게 하는 거라는 것을 너는 알까? 


존. 존. 네가 너무 보고싶다. 오늘은 네 생일이고 아무도 나에게 너에대해 묻지 않는다. 다만 나에게 축하를 건낼 뿐이다.아내와 결혼하기 전에 이 날은 아무 것도 아닌 날이었지. 네가 죽은 후부터 말이야. 그리고 두달 뒤면 사람들은 우르르 몰려와 나에게 물을거다. 존의 기일인데 기분이 어떠냐고. 웃기지 않아?


난 네 생일에 너에대해 말하고 싶은데 말이야. 


그렇지만 이젠 아니야. 이제 축하를 받으면 나는 너대신 대답을 건낸다. 그 것이 무엇에대한 축하인지 알고있지만 나는 그렇게 대답한다. 


'축하해줘서 고마워.'


그리고 나도 너의 생일을 축하한다. 생일 축하해 존. 네가 태어나줘서 기쁘고 기뻤고 기쁠거야. 정말이야. 존. 내인생의 최고의 행운은 널 만난 것이었고 내가 다시 태어나도 널 다시 만나길 기도한다.


사랑해 존. 다시한 번 생일 축하해.



- 언젠가 너에게 직접 다시 축하의 말을 할 수 있는 날을 고대하며. 너의 친구 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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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ichelle(미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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