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폴]미러, 미러 1
비틀즈
존 레논 x 폴 매카트니
비현실적 설정 주의
네가 죽었다.
어느날 갑자기. 그냥 죽어버렸다. 물론 사람이 죽는거야 당연한 일이지만 너는 정말 그 어떤 준비를 할 시간조차 주지않았으며 너무도 빨리 내 곁을 떠났다. 우리는 표면상으론 화해했었지만 서로에대한 앙금을 다 풀지못한 상태였고 너에대한 원망으로 아직 밤을 세우며 예전만 못한채 우리는 울며 서로를 그리워하고 오해는 아직 엉망으로 엉킨 실타래같은 채였는데도 너는 그렇게 가버렸다.
죽으려고했다. 그냥 그래 그 생각 밖에 남지 않았다. 그렇지만 주변에서 계속해서 나를 막았고 나는 덕분에 레코드실에 틀어박혔다. 그 곳에서 하루종일 작곡을하고 노래를 만졌다. 그러고 있으면 현실은 너무나 동떨어지고 나와 노래만 남는 기분이라 나는 거기에 모든 정신을 쏟았다. 조금만 정신을 놔도 네가 생각나서 나는 미칠것같았고 너에대해 생각하지않기위해 나는 나에게 쉬는 시간을 주지않았다. 스튜디오에서 쪽잠을자고 작곡만하고 그 것만을 반복한지 며칠이되고 몇주가되고 일년이되었다. 나는 이년이 지나서야 나는 네가 죽었다는 걸 받아들였고 노래를 발표했다.
here today. 네가 언제나 나와함께있다는 이 곡은 사실 어떻게보면 현실도피이나 난 계속 그렇게 생각하기로했다. 나는 항상 너와 함께있고 너와 노래를 부른다고. 자만이고 오만일 수도 있으나 난 네가 죽고나서 항상 내 곁에있을거라고 생각햇다. 왜냐하면 난 폴 매카트니이고 넌 존 레논이니까. 이유는 그거면 충분했다.
#
"폴리."
꿈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꿈일 수 밖에 없었다. 눈 앞의 너는 너무나 멀쩡한 모습이었고 언제나 그렇듯 알 수 없는 눈을 하고있었다. 나는 꿈일 걸 알면서도 당연히 너에게 달려가 안기었고 너는 기꺼이 나를 안아주었다. 너의 품은 따뜻했다. 나는 그 너른 품에 마음 껏 나를 맡기고 훌쩍이며 대답했다.
"응, 존."
네가 불러주는 폴리라는 애칭이 너무좋아서 나는 더 불러달라며 네품에 얼굴을 부비고 칭얼거렸고 너는 내 머리를 쓰다듬고 환하게 웃으며 몇 번이나 말해주었다. 폴리. 폴. 나의 폴리. 아름다운 나의 폴리. 폴리. 폴리.
나는 너의 그 중얼거림에 나도 응응 거리고 대답하며 네 얼굴 전체에 키스를 퍼부어댔다. 목에다도 키스했고 그 빌어먹을 안경 위에도 키스했다. 네 머리카락에도 키스했고 나중에 나는 눈이 빨개져서 너를 보았는데 너는 왜 우냐며 내 눈가에도 키스해주었다. 너에게 부딪힐 때 나에게 닿는 안경이 아파 나는 나중에 네 안경을 벗겨주었는데 너는 내가 안경을 벗기자 마자 내 입술에 네 입술을 문질렀다.
나는 네 목에 팔을 감으며 그대로 입을 벌렸다. 내 목에 축축히 미끄러져오는 혀에 신음했고 내 유두를 짓누르는 네 손가락에 헐떡였으며 내 안을 파고드는 너에게 매달려 마음 껏 신음을 내질렀다. 그리고 그냥 어느 순간 정신을 놨던 것 같다.
일어나자마자 제일 처음 든 생각은 자괴감이었다. 너를 사랑하고 네가 그립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꿈이라니. 꿈은 욕망의 반영이고 내가 그런 식으로 너를 그리워했다는 사실에 난 견딜 수 없어서 내 얼굴을 감쌌다. 내가 너무 더럽게 느껴졌다.
"응....폴리 조금 더 자자."
그래 내 허리에 네가 허리를 감아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
"존?"
나는 내가 꿈속의 꿈을 꾸는 중이라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네가 이 곳에 있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몰랐다. 내가 너를 부르자 너는 내 몸에 자신의 몸을 엉켜오며 다시 자자고 칭얼거렸고 나는 맨살에 닿는 네 따뜻한 피부를 느끼며 다시 눈을 감았다. 그래 어차피 꿈인거 너를 더 느끼자 하는 심보였다.
다시 눈을 떳을 떄 당연하게도 내 옆은 비어있었다. 당연한일이지만 나는 그게 너무 허망했다. 바보같이 혹시나 하는 기대를 했었나보다. 나는 갑자기 밀려오는 서러움과 너에대한 그리움을 참지못하고 소리내어 엉엉 울어버렸다.
존...존...하고 네 이름을 부르며 목놓아 엉엉 울고있자 내 방문이 벌컥 열렸다. 나는 내가 또 자살할까봐 달려온 사람인가 싶어 기분이 좋지않아 이불을 확 뒤집어썼는데 그 이불은 금방 거두어졌다. 내가 너무 화가나 벌컥 화를 내려고 하자 내 앞에는 네가 무너질 것 같은 표정을 짓고있었다.
"폴리 울지마. 왜 울어, 응? 왜 울어. 왜."
너는 내 얼굴을 감싸고 나에게 키스해주며 나를 달래주었다. 그리고 우린 다시 한 번 알몸이되어 침대에 뒹굴었다. 지독히 긴 몽정이었다.
#
계속 잠을 잔 탓인지 꽤 격했던 정사 후에도 잠은 오지 않았다. 너는 수건을 가지고 와서 내 뒤를 긁어주었고 나는 얌전히 그 것을 받고있었다. 너는 내가 계속해서 울자 발갛게 부어오른 내 뒤에 몇번이나 키스해주며 아프냐고 물었고 나는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도 도리질을 쳤다. 그러자 정말 내가 많이 아프다고 생각했는지 너는 내 뒤에 연고까지 덕지덕지 칠해주었다.
나는 내가 꿈에서 깨면 너를 다시 볼 수 없다는 사실에 뿌옇게 흐려지는 시야를 다잡고 네 얼굴을 열심히 들여다 보았다. 그러자 너는 그렇게보면 자신의 얼굴이 닳겠다고 농담이 던지며 나에게 또 키스해주었다. 나는 그래도 그냥 한참을 널 보고 있었는데 보통 이 쯤에서 끝을 맺어야하는 꿈이 깨질 않는 것이었다. 이쯤되면 악몽이었다. 네가 널 보면 볼수록 일어나서 내 상실감은 커질테니까
그러거나 말거나 너는 나에게 옷을 입혀주며 밥을 먹으러 내려가자고 말했고 나를 공주님안기로 들어주기까지했다. 너는 그 미친 마녀탓에 비쩍 꼴아있는 상태였던데다가 무거운 내 무게가 걱정되었으나 어차피 꿈이니까 하고 네 품에 가만히 있었는데 너는 정말 낑낑거리며 내려갔고 꿈임에도 나는 조금 기분이 좋지 않았다.
너는 곧 네가 구웠다며 팬케이크를 내왔고 약간 타긴했으나 나는 그 것을 먹었다. 그리고 그냥 이 꿈에 안주하고싶다는 생각을 하며 포크로 쿡쿡 팬케이크를 찔러댔다. 존이 다친다고 포크가지고 장난하지 말라고 했으나 별로 들을 생각이 나지 않았다.
존의 말은 적중해서 나는 포크로 한참 팬케이크를 찌르다가 그 것으로 내 손가락을 찔러버렸다. 꽤 힘을 주어 찌른 탓에 나는 비명을 질렀고 내 손가락에선 피가 줄줄 새어나왔다. 나는 쓰라린 손가락을 쭉쭉 빨았는데 그러다가 번뜩 내 머릿 속을 스치는 게 있었다.
"어..아프네....?"
"당연히 아프지 멍청아! 내가 하지 말라고했잖아!"
존은 그렇게 소리를 지르며 허둥지둥 소독약을 가져와 내 손가락을 닦아주었다. 존이 손을 놀릴 대마다 내 손가락이 따끔따끔하고 아파왔다. 아프다...아프다...아팠다.
"존 이거 꿈 아니야?"
"꿈은 무슨 꿈? 너야말로 꿈이라도 꾼거야? 정신을 어디다 두고"
네가 다치면 속상하잖아 하고 존은 투덜거리며 내게 반창고까지 붙여주었고 나는 멍하니 네 모습을 바라보았다. 꿈이 아니었다. 이게 현실이었다. 그럼 네가 죽었던 건 뭐지? 복잡하게 머리 속 기억이 얽히기 시작했다. 존이 죽고 난 후 이년은 현실감이 없었다. 매일 작업을 하고 노래를 만들고 그 것의 연속이었다.
작업을 하고...작업을하고....노래를 만들고 거기엔 존이 없고......어 존이 정말 없었던가?
머리 속의 기억이 뒤죽박죽으로 얽히기 시작했다.
#
요즘 폴은 기분이 한창 좋아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매일 죽상이던 얼굴이 활짝 펴서 출근했고 작업실에서 살다시피하더니 이젠 연습만 끝나면 쪼르르 집에 달려가는 것이었다. 가끔 꽃도 사들고 들어가는게 봄바람이 부는게아니냐며 다들 반겼다. 그도 그럴 것이 존이 죽고 난 후로 폴의 곁은 텅텅 비어있었기 때문이었다. 누가 그 자리를 채워준다면 폴에게 그만큼 좋은 일이 있을리 없었다.
"폴 요즘 좋은 일 있나봐요?"
총대를 맨건 신입 스탭이었다. 그도 그럴게 폴은 사생활을 터치당하는 것을 싫어했으며 혹시 아니라서 억지로 웃고있다던가 하는 일일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친구상을 당한(지 몇년이나됐으나 그 둘은 특별한 관계였으므로)대다가 존이 죽고난 후로 음악평론가들 사이에서 한창 까내림을 받고있는 폴이라서 그런 질문은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응 오늘 존이랑 저녁먹기로 했거든!"
그러나 예상 밖으로 폴은 환하게 웃으며 대답해주었다. 어찌나 환하게 웃으며 얘기하던지 신입스탭은 '어머 그래요? 잘됐네.' 하고 저도 환하게 웃으며 맞장구를 쳐줄 뻔 했더란다. 폴이 그렇게 대답하자 주변스탭들 분위기가 순식간에 싸해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폴은 존이 기다린다며 얼른가봐야겠다고 코트를 집어들었고 신이 난 발걸음으로 콩콩 뛰며 스튜디오실에서 사라졌다. 그 때까지도 모든 스탭들은 얼어있었다.
폴 매카트니가 존에 대한 그리움에 미쳣다는 소문이 스튜디오실에 파다하게 나기 몇십분 전 상황이었다.
'비틀즈 > 1편만있는것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R/존폴]너에게만 들려주는 이야기1 (0) | 2013.12.29 |
---|---|
[R/존폴/믹존/폴믹]샌드위치1 (0) | 2013.12.16 |
[R/믹폴/폴존/폴좆] 퍼스트 레이디1 (0) | 2013.12.10 |
[존폴]뱀파이어 다이어리1 (0) | 2013.12.07 |
[R/존폴/겜노엘/잭리암]너에게만 들려주는 이야기1 (0) | 2013.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