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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게이(비틀즈,블러,오아시스,롤링스톤즈) / 글러 / 트위터/ 티스토리 수위글 비밀번호DM or 맞연성러 Michelle(미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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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레논 x 폴 매카트니

믹 재거 x 폴 매카트니


비틀즈랑 시간축 좀 다름.



# Dream.


꿈을 꿨다. 그 곳은 처음보는 곳이었는데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있는 것처럼 익숙한 곳이었다. 비온뒤에나 볼수있을만한 싱그러운 초록빛이 천지에 물들어있었고 그 곁에 핑크빛 강물이 흐르고있었으며 그곳에서 물고기들이 튀어나와 하늘을 날아다니기도했고 병아리와 닭들이 푸드득 푸드득 날아다니기도 했다. 


그 중 가장 마음에드는 내가 나온 푸른 문이었는데 그 문은 어디에도 붙어있지 않고 허공에 둥둥 떠있었다. 내가 언제나 여기서 나오는 걸로 꿈이 시작되었는데 나는 거기서 항상 거기에 혼자였다. 내가 문을 나오면 그 곳에서 좀 떨어진 맞은편에 하얀 문이 있었는데 그 문은 열리는 법이 없었고 내가 문을 열려고해도 닫혀있었고 문을 두드려도 반응이 없었다. 반면에 내가 나온 푸른 문은 항상 열려있었기 때문에 나는 그냥 그 곳에서 시간을 떼우곤했다. 


그 곳에서 난 혼자였지만 왠지 그리운 기분이 들었고 언제나 포근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이되면 지금 문 안으로 돌아가야한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오는데 나는 그러면 항상 돌아갔고 내가 안으로 돌아가면 문이 잠긴다. 그리고 항상 꿈에서 깼다.




Mick jagger


"또 그 꿈꿨어."


폴이 일어나자 마자 보인건 믹이었다. 폴은 막 일어나서 뻑뻑한 눈을 비비고 나서 믹의 목에 팔을 둘렀고 믹은 폴의 허리를 받쳐 폴의 눈가에 키스해주며 폴을 일으켰다. 


"그 물고기들이 날아다니는 곳?"

"응."

"왜 혼자만 가. 나도 데려가야지."


믹은 아직 폴의 눈가에 달라붙어있는 눈꼽을 엄지손가락을 슥슥 쓸어주고는 폴의 엉덩이를 툭툭쳤다. 그러자 폴은 하품을 크게하며 그제야 침대밖으로 발을 디뎠다.


"응 그래야하는데, 너랑 제임스랑."

"물고기가 날아다니는 곳에 가족 피크닉이라니 역시 매카트니는 뭐가달라도 달라. 폼이 나는데."


그리고 둘이 낄낄거리고 웃으며 폴이 믹과 손을 잡고 밑으로 내려가자 갈색머리카락에 폴을 닮아 녹갈색 눈동자가 귀엽게 쳐진 제임스가 꺄르르 웃으며 토스트를 물고있다가 자신의 '아빠들'을 반겼고 폴은 토스트에 잼을 바르며 제임스에게 오늘 하루 무얼 할건지를 물었다.


"오늘은 존삼촌네 놀러가서 줄리안이랑 놀거야. 신시아 이모가 쿠키도 구워준댔어."


줄리안은 신이나서 발을 흔들며 말했고 믹은 존에게 폐를 끼치지말라고 주의를 주었고 폴은 스튜디오에 가기 전에 줄리안을 존의 집에 데려다주기로 했다. 하는 김에 존을 데려와야 했으니까. 


폴은 간단히 샤워를 했고 믹은 다른 샤워실에서 줄리안의 세수를 시켜주었다. 폴은 먼저 씻고 나와 대충 머리를 털고 믹이 머리를 말려주고있는 줄리안을 향해


"줄리안 재거, 빨리 안오면 앞좌석에 안태워줄거야!"


하고 쏙 방으로 들어가버렸고 줄리안은 깜짝 놀라 머리를 말리다말고 폴을 따라 도도도 달려가며 소리를 질렀다.


"그런게 어딨어! 아빠!!!"


언제나 평화로운 아침이었다.



Mick jagger


믹과 폴이 사귀게된건 꽤나 오래전이었다. 처음 브라이언의 곁에서 웃고있는 폴을 봤을 때 믹은 폴의 얼굴을 보고 놀랐고 그다음 폴의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예쁜얼굴에 매치되지않는 남자다운 목소리. 그리고 기타위를 자유롭게 유영하는 손가락. 믹은 금방 폴에게 빠져들었고 폴에게 구애했다. 폴은 그럴 때마다 매번 믹을 밀어냈지만 싫지많은 않은 듯 은근한 여지를 주었고 결국 믹이 반년간의 구애 끝에 사귀게 되었다. 



Mick jagger


둘은 그리고 딱 삼 년만에 결혼했다. 비록 영국에 동성혼 법이 없어 결혼식만 올렸지만 그들은 서로를 배우자로 칭했다. 둘은 연애기간 삼년동안 총 50번의 헤어짐 끝에 이 50번 중 일주일을 넘긴 적은 10번 뿐이었다.



Mick jagger


둘이 결혼한지 이년쯤 지났을 때 존이 결혼했다. 사귀던 여자가 아이를 가졌다고 했다. 이어 폴은 자기도 모르게 아이를 가지고싶다고 말했다가 곧 입을 다물고 믹의 눈치를 보았다. 믹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Mick jagger


며칠 후 폴이 일어났을 때 믹은 침대에 없었다. 폴은 눈을 비비며 밖으로 나갔는데 그 위엔 대리모 계약서가 있었다.(영국은 비상업적 대리모는 합법이므로) 폴이 깜짝놀라 계약서를 들고 펄쩍 뛰었는데 그 뒤에서 믹은 가만히 폴을 


Mick jagger


둘은 많은 이야기를 했다. 솔직히 폴은 믹의 정자를 썼으면 했다. 둘은 락스타 부부였고 폴에겐 언제나 믹이 자신을 떠날지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결국 정자를 제공한건 폴이었다.


Mick jagger


단, 그 아이의 성은 재거가 되었다. 제임스 매카트니 재거. 제임스는 믹의 친아들로 호적에 올랐다.




# Dream.


꿈을 꿨다. 그 곳은 처음보는 곳이었는데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있는 것처럼 익숙한 곳이었다. 비온뒤에나 볼수있을만한 싱그러운 초록빛이 천지에 물들어있었고 그 곁에 핑크빛 강물이 흐르고있었으며 그곳에서 물고기들이 튀어나와 하늘을 날아다니기도했고 병아리와 닭들이 푸드득 푸드득 날아다니기도 했다. 그 중 가장 마음에드는 내가 나온 하얀 문이었는데 그 문은 어디에도 붙어있지 않고 허공에 둥둥 떠있었다. 내가 언제나 여기서 나오는 걸로 꿈이 시작되었는데 나는 거기서 항상 거기에 혼자였다. 내가 문을 나오면 그 곳에서 좀 떨어진 맞은편에 푸른 문이 있었는데 그 문은 열리는 법이 없었고 내가 문을 열려고해도 닫혀있었고 문을 두드려도 반응이 없었다. 반면에 내가 나온 하얀 문은 항상 열려있었기 때문에 나는 그냥 그 곳에서 시간을 떼우곤했다. 그 곳에서 난 혼자였지만 왠지 그리운 기분이 들었고 언제나 포근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이되면 지금 문 안으로 돌아가야한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오는데 나는 그러면 항상 돌아갔고 내가 안으로 돌아가면 문이 잠긴다. 그리고 항상 꿈에서 깼다.



# John lennon


"또 그 꿈꿨어."


폴이 일어나자 마자 보인건 존이었다. 폴은 막 일어나서 뻑뻑한 눈을 비비고 있었는데 그러자 자연스레 존이 다가와 폴의 허리아래에 팔을 넣어 폴을 들어올렸다. 폴만큼이나 키가 큰 존이었지만 존은 전혀 힘든 기색없이 자연스레 폴을 들어올린 채로 폴의 이마에 키스해주었고 폴은 존의 어깨를 끌어안으며 존의 목덜미에 얼굴을 부볐다.


"그 분홍색 강이 흐르는 곳?"

"응."

"난 어제 우리가 함께 있는 줄 알았는데. 정말 널 만지는 기분이 났는 걸."

"그건 네가 진짜 날 만져서그래. 자면서 쉬지않고 나를 주물럭거리잖아."


폴은 밤마다 답답하다고 툴툴거렸고 존은 그런 폴을 보고 웃으며 천천히 방 밖을 나섰다. 존은 가는 길에 몇번이나 어딘가에 부딪힐 뻔 하거나 넘어질 뻔 했지만 폴은 그럴때마다 "조니 오른쪽, 왼발." 하고 부드럽게 존을 이끌었고 존은 익숙한듯 폴의 말에 따라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둘은 아래층에가서 천장에있는 시리얼을 꺼내어 우유를 부어먹으며 오늘 스케쥴에대해 이야기했다.



# John lennon


둘은 처음 만난지 한 달 만에 사귀게 되었다. 존의 일방적인 구애였는데 폴은 제대로 거절조차 하지못했다. 그렇지만 딱히 폴이 그 일을 후회하는 것도 아니었다. 정말이지 폴또한 존을 사랑했으니까. 그리고 둘은 같은 밴드의 파트너로서 그리고 음악적 인생의 동반자로서 그리고 연인으로서 항상 곁에 있었다. 둘은 결혼을하지도 둘에대한 관계를 딱히 입 밖으로 않았으나 둘의 공공연한 관계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 John lennon


폴과 존이 키우는 건 고양이와 강아지 뿐이었다. 한 번 슬쩍 폴이 입양에대한 말을 꺼낸적 있었으나 존은 폴에게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걸 만들지 말아달라고 애원했고 폴은 다시는 존 앞에서 아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 John lennon


연애 초에 존은 가끔 바람을 피웠다. 폴은 가끔 자신의 침대에서 존과 다른여자가 구르는 걸 보곤 했는데 그 때마다 폴은 자신또한 다른여자와 잤고 그러면 존은 울면서 뛰어들어와 여자에게 욕을하며 고함을 치거나 옷을 갈갈이 찢어놓았다. 그리고 폴앞에서 빌었다. 이 일이 반복되고 나중에 폴이 한 여자를 임신시키는 바람에 이번에 다른 여자랑 결혼할거야 라는 이야기를 한 후 존은 다시는 바람을 피우지 않았다. 다행히도 그여자는 유산하여서 폴이 그 여자와 결혼하는 일은 없었다. 그 때가 둘이 헤어졌던 유일한 한 번 이었다.


# John lennon


폴의 아이를 임신했던 여자는 밤새 자신을 위협하는 스토커와 협박편지에 시달려 유산했다. 범인은 끝내 잡지 못했다.

# John lennon


존은 폴의 근처에 아이가 오는 걸 싫어했다. 위문공연이나 고아원 등 아이들에 관련된 스케쥴을 전부 빼버렸고 링고가 잭을 낳아 스튜디오에 데리고 오려고 했을 때도 막았다. 




# Dream.


꿈을 꿨다. 언제나와 같은 꿈이었다. 나는 문을 열고 나왔는데 보이는 건 언제나와 같은 풍경일거라 생각했으나 언제나와 같은 풍경이 아니었다. 항상 굳게 닫혀있던 반대편 문이 열려있었다. 나는 깜짝 놀라 뛰어나가 주변을 두리변 거렸는데 텅 빈 공간이어야 할 그 곳 저 멀리에서 사람의 인영이 보였다.

나는 그 곳을 향해 뛰어갔고 그 사람도 내가 뛰어오는 소리를 들었는지 놀라 뒤를 돌아봤다. 그리고 우린 서로 마주보았다.

"어?"
"어?"


그 곳엔 나와 똑같은 모습을 한 사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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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ichelle(미쉘)
, |

[R/존폴믹] Unisex 1

2014. 5. 5.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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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서어....끝내고싶다. 급전개 주의.



비틀즈


존 레논 x 폴 매카트니 x 존 레논


해리포터 AU주의.


#


삼월이 되었다. 막 봄이되어 꽃들이 봉오리피우고 가슴이 설레고 당장 다음달에 있을 방학 때 집으로 돌아갈 생각에 가슴설레 바쁠 삼월이 되어도 나에대한 괴롭힘은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강도를 더해가서 이젠 피를 비추는 일까지 생겼다. 한 번은 조지가 그 것을 발견하고 "폴 대체 이게 뭐야?!" 하고 역정을 냈는데 나는 그냥 넘어졌다고 둘러댔지만 조지는 믿지 않았다.


조지는 그 날부터 내 주변에서 함께 다니기려고 했다. 그럴 수록 더 욕먹는건 나였다. 이젠 어린애까지 꼬셔서. 혀를 차는 게 들릴 때마다 조지는 씩씩거리며 "누구야! 방금 말한 놈 나와!" 라고 말했고 나는 조지의 손목을 끌고 나왔다. 나는 조지가 나 때문에 욕 먹는게 싫어서 조지가 나와 다니지 않았으면 하면서도 사실 한 편으론 조지가 곁에있어주니 좋았다. 혼자 밥을 먹지 않아도 됐고 내 얘기를 들어줄 사람도 같이 어깨를 기대 잠을 잘 사람도 생겼다. 겨우 한 명 내 곁에 사람이 있어 주는 것 만으로도 부모님을 생각하며 견디는 것보다 훨씬 견딜 수 있었다.


조지가 그러는 것을 알기 전까진 말이다.


"네가 어떻게 그럴 수 있어. 그새끼 때문에 우리 친구가 어떤 지경이 됐는지 몰라?"


그 소리를 들은 건 우연이었다. 나는 그 날 슬리데린 아이들 눈을 피해 조지랑 숲 쪽에 놀러가기로 했고 내가 조지를 데리러가기로 했었다. 나는 사실 그 때 꽤 신이 나 있었다. 조지랑 있으니 예전으로 돌아간 것 같았고 조지가 있으면 소속감이 강한 그리핀도르 아이들을 건드리는 건 꺼리는 편인 아이들도 많아 건들지 않기도 하였다. 그래서 그냥 사실 조금 조지에게 기대도 되지않을까 그런 생각을 나도모르게 하고있었을지도 모른다.


"그게 왜 폴 잘못이야? 그 존인가 뭔가하는 새끼 잘못이지!!!!"

"그걸 누가 사주했는데?!"

"지금 그게 폴 때문이라는거야? 웃기지마 폴은 그딴 거 시키지 않아!"

"잘 생각해! 넌 그리핀도르야! 우리랑 뜻을 같이해야지. 그딴 아이랑 어울리지 마."

"싫어! 내가 누구랑 지낼지는 내가 정해."

"정 그러면 우리도 더이상 널 보호해줄 수 없어!"


그 말을 끝으로 나는 더이상 듣지 못하고 그자리에서 도망쳤다. 난 그냥 전처럼 돌아가고 싶었을 뿐인데 그 작은 욕심을 부리다가 결국 이제 나도 모자라서 조지또한 나처럼 만들려고하고있었다. 


결국 내가 찾은 곳은 교사 뒷편이었다. 이 곳은 왜인지 슬리데린학생들이 없는 곳이었지만 존을 만날까 두려워 자주 찾지 않는 곳이었다. 그 곳에 내가 자주앉던자리는 이미 주인없는 자리처럼 풀이 듬성듬성 나있었다. 나는 그자리에 앉아 서럽게 울었다. 억울하고 또 억울했다. 난 아무런 잘못도 하지않았는데 내가 한 일이라고는 집요정의 최소한의 대우보장이나 그저 선물이 부담스러웠을 뿐인대. 그냥 옳은 일을 하라고했을 뿐인데


난 언제까지 이렇게 고통받아야 하는 거야. 결국 다시 혼자가 되야한다는 걸 알았을 때 난 아주 많이 지쳐있었다. 존이 간절해질 만큼.


"존....."


나는 내 옆자리에 여즉 앉는 자욱이 나있는 자리를 손으로 천천히 쓸며 존의 이름을 불렀다. 존을 원망하면서도 결국 존을 찾는 내가 한심했다. 참 약하고 자존심도 없구나.


결국 누군가 나타나 날 도와주길 바라는 바보같은 나.




#


나는 그날 저녁 늦게까지 그 곳에 있다가 돌아갔다. 아침을 먹고 아무 것도 먹지않았지만 배도 고프지않아 터덜터덜 기숙사로 돌아가는데 누군가 나의 손목을 휙 하고 잡아끌었다.


"폴 왜 오늘 낮에 안나왔어? 숲에 가기로 했잖아."


나는 순간 나를 기다리던 아이들이라고 생각해 움찔하고 팔로 얼굴을 가렸다가 조지라는 걸 확인하고 팔을 내렸다. 조지는 내가 반사적인 행동을 보이는 걸 안타까운듯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가 내 자존심이 상할까 걱정됐는지 입을 다물었다.


"그냥. 가고싶지않아져서."

"그럼 말을 하지그랬어. 하루종일 찾아다녔잖아."


조지를 보니 미안하고 또 자존심이상해서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자존심을 세울 일이 아니란 걸 알고있었지만 조지는 내가 어릴 때부터 돌봐온 동생이었고 이렇게 나약하게 보이고싶지 않았다. 조지에게 동정받고싶지도 않았고 그리고 조지도 이런 꼴로 만들고싶지 않았다. 난 형이었으니까. 나를 걱정하는 건 조지 몫이 아니었다. 내가 조지를 걱정해야지.


"이제 됐어. 그냥, 나한테 신경쓰지마 조지. 그냥 넌 이제 네 기숙사 학생들이랑 다녀. 너도 학교생활 해야하잖아."

"폴,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무슨 얘기라도 들었어? 그런 얘기라면..."

"나 이번학기 마치고 머글학교에 가려고 해."

"뭐?"


나는 교사뒷편에서 마음 속으로 수없이 되내었던 말을 조지에게 얘기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에게 남은 선택지는 두개 뿐이었다. 학교를 나가던가 그 것도 아니면 존에게 다시 돌아가던가. 존에게 돌아가면 적어도 슬리데린의 괴롭힘은 사라질테고 신체적 폭력이 사라지면 존의 방에 지내면서 같은 기숙사 아이들 괴롭힘정도는 받아낼 수 있었다. 어쩌면 존을 이용해서 그 아이들을 협박해서 그만두게 할 수도 있었고. 그렇지만 그럴 순 없었다. 나를 위해서 존을 이용하는 일도 결국 하고싶지 않았고 그리고 존을 볼 자신도 없었다.


"그러니까 이번달만 버티면 돼. 조지."


내 선택은 결국 도망이었다. 난 이정도 밖에 안되었다. 나는 벙찐표정으로 나를 보고있는 조지를 지나쳐 방으로 들어가며 마지막으로 속삭였다.


"그러니까 나 내버려 둬."




#


그 뒤로도 조지는 내가 괴롭힘받을까 걱정되서 나를 찾아다녔지만 나는 조지도 피해 이젠 거의 매일을 교사뒷편에서 보냈다. 존을 만나며 이제 어쩔 수 없다고 여겼다. 그리고 사실대로 말하면 존에게 작별인사도 하고싶었다. 존을 만나서 하고싶은 말이 있었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무조건 교사뒷편으로 달리자 아무도 나를 건들지 못했다. 아마 이 곳은 존의 구역이거나 한 모양이었다. 나는 덕분에 맞지 않을 수 있었고 그렇게 보름을 넘겼다. 이제 방학까지 겨우 열흘 남짓을 남겨둔 시점이었다. 그 기간동안 존을 한 번도 만나지 못했지만 나는 이제 거기에 신경쓸 기운이 없었다. 나는 집에간다는 사실에 안도해있었다. 아무도 나를 괴롭히지않고 사랑해주는 곳에.


이제 장롱을 열면 터질 똥폭탄도 없었고 양피지숙제에 잉크가 엎어져 숙제를 못낼 일도 없었고 깃펜이 부러져있거나 교과서들이 찢어져 내 책상위에 버려져있을 일도 없었다. 열흘을 앞 둔 그 날 부모님에게 집에 돌아가면 꼭 말씀드릴 일이 있다고 아버지께 죄송하다는 편지를 보냈다. 이제 다 괜찮아질 거 같았다.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



#


그 날 친하게 지내던 집요정에게 부탁해 점심을 샌드위치로 떼우고 교사 뒷편 풀밭 위에 누워있었다. 나는 눈을 감고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는데 멀리서 자박자박 거리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존?"


여기서 있는 동안 발소리를 들은 적은 없었다. 존, 존이 왔다. 한 번쯤은 마주칠거라 생각은 했지만 거의 포기하고있던 일이라 사실 조금 당황했다. 나는 재빨리 일어나 망토를 툭툭 털었는데 발소리는 바로 내 뒤까지 바짝 와있었다.


"조..."


나는 존의 이름을 부르려고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대로 뒷통수 머리채가 잡혀 바닥으로 밀어졌기 때문이었다. 난 엉덩방아를 쪘고 너무 놀라 바닥을 짚으며 위를 보았을 땐 슬리데린 망또를 입은 녀석들이 나를 비웃고 있었다. 나는 황급히 일어나 도망가려고했지만 앞 쪽에는 어느새 몰려온 슬리데린 녀석이 나타나 나를 다시 뒤로 밀어 넘어뜨렸다.


"존? 야 얘가 방금 존이라고 했냐?"


내가 가만히 떨고있자 그녀석들은 뭐가 그리 재밌는지 낄낄거리며 서로 웃기 시작했다. 나는 여기서 도망치기 위해서 재빨리 틈을 찾았는데 그러기도 전에 그중 한녀석이 내 손등을 구두발로 힘을 줘 꽈악 짖밟았다.


"아윽!!!!"


나는 아파서 손을 빼려고 손을 비틀었지만 그녀석은 일부러 구둣발로 잘근잘근 내 손등을 짖눌러 문지르며 이죽이죽 웃더니 차갑게 내뱉었다.


"이년이 아직 지가 존의 공주님인 줄 아나."



#


존은 요즘 도통 요코의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기껏 나올 때도 목욕을 하러 간다던가 화장실에 갈 때가 전부였는데 그마저도 요코의 손을 잡은 채였다. 


와 씨발 저게 폴 때보다 더하네 모두들 혀를 내둘렀지만 이게 의미하는 바가 뭔지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제 존은 완전히 요코의 품 안이었고 요코 외에 그 누구도 만나려 들지 않았다. 


"요코-요코."


요코의 방에서 존은 요코의 무릎을 베고 누워있었다. 요코는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존의 이마를 쓰다듬고 있었는데 존은 간간히 울음을 터트렸고 요코가 그걸 닦아주었다. 


그리고 몸을 숙여 존의 귀에 속삭였다.


"봐, 널 사랑해주는 건 나 밖에 없다니까?"



#


그 후로 어찌 된 영문인지 교사뒷편으로 가도 슬리데린 아이들을 피할 수 없었다. 내 몸은 다시 너덜너덜해졌고 나는 이제 숨기는 것도 포기하고 병동에 가서 하루종일 누워있었다. 적어도 병동에서 커텐을 쳐고 웅크려 누워있으면 나를 건드릴 수 있는 녀석은 없었다.


그렇지만 그 방법은 오래 지속할 수 없는 방법이었기 때문에 삼일만에 못쓰게 되었다. 나는 다시 슬리데린 아이들을 피해 도망다녀야 했고 거기다가 조지까지 모르게해야하니 더 막막 했다. 조지가 알면 가만 안있을텐데. 나는 도망치고 또 도망쳤다. 사냥꾼에게 쫓기는 작은 토끼가 된 기분이었다.


이틀이 더 흘러 방학이 오일 쯤 남았을 때였다. 이제 내몸에는 멍자욱 뿐만 아니라 망또를 태우며 그을린 화상자욱이나 물 속에 던져져서 이리저리 긁힌 자욱까지 남았다. 정말 이대로가다간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나는 두려운 나를 잡아주는 건 오일 밖에 남지않았다는 것 뿐이었다. 사실 몇 번이나 다른 선택지인 존이 아른거렸지만 이게 최선이라고 나는 후들거리는 다리를 잡고 일어났다.


겨우겨우 녀석들을 따돌렸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나를 따라오는 발자욱 소리가 들렸고 나는 다시 달렸다. 물 속에 빠졌다 나와 폐가 아프고 호흡이 가빴다. 무거운 몸이 축축 가라앉았지만 나는 다시 막 뛰었는데 어디로 달리는지 정하지 않고 달린 곳은 바보같게도 또 교사 뒷편이었다.


여기에 오래있어서 적응이 된건지 아니면 멍청한 나는 또 무슨 바보같은 기대를 하고 무의식중에 찾은건가 하며 나는 그 곳을 지나치려 뛰었다. 힉힉-호흡이 가빴고 빨리 여길 벗어나야한다고 생각 했다. 근대 그 곳에 누군가 보였다. 


'철퍽-!'


나와 존이 늘 앉던 자리에 누군가 있는 걸 확인한 나는 나를 괴롭히려는 놈들인 줄 알고 몸을 멈추려다가 잔뜩 물이 먹은 몸이 반동을 이기지 못하고 넘어져버렸다. 나는 황급히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폴?"


최악이었다. 오랜만에 들었지만 한번에 알아들었다. 존의 목소리였다. 나는 그자리에서 넘어져 덜덜 떨고있었는데 내 뒤에서 나를 따라오던 놈들이 멈춰서서 '뭐야 요코가 여기에 존이 올 일은 없을테니 마음대로 하라고 했잖아' 라고 떠드는 소리 따위가 들렸지만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지금 무슨...."


나는 바닥에 엎어진 채로 몸을 일으키지도 못하고 덜덜 떨고있어다. 존은 어안이 벙벙한 목소리를 했는데 그 순간 비참하게도 든 생각은 살았다 였다. 살았다. 적어도 존이 지금 나를 구해주겠구나. 그렇게 생각하고도 스스로 너무 한심했지만 지금 그 생각 밖에 할 수 없었다. 


"폴. 폴 맞지? 폴."


존은 내 쪽으로 성큼성큼 다가와 나를 안아 일으켰다. 나는 존의 품에 얼굴을 대고 가만히 있었다. 화가나야했는데 바보같이 화도 나지 않았다. 존냄새가 났고 그것보다 존이 나대신 블로저에 맞아 피를 흘리던 모습이 생각났다. 그래 폭탄이 터졌을 때도 항상 그랬다. 존은 나를 구하러 와줬다.


안전해졌다는 생각이 들자 참았던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나는 훌쩍거리며 존의 등에 팔을 두르려고 했는데 그러기도 전에 누군가 존을 잡아 끌어 나는 허공에 헛손질을 해야했다. 졸지에 기대고 있던 곳을 잃어버린 나는 몸을 다시 휘청거렸지만 이번엔 넘어지지 않았다.


"존, 내가 말한 거 잊은거야?"


그제야 존 때문에 보지못했던 한사람이 더 눈에 들어왔다. 요코였다. 요코는 언제나처럼 긴 머리를 주렁주렁늘어뜨리고 기분나쁘게 웃고있었는데 그녀는 내가 항상 앉던 존 옆자리에 앉아있었다. 마치 거기가 원래부터 자신의 자리였던 것 마냥. 나는 멍하니 존과 요코를 번갈아봤다.


"아."


존은 화들짝 놀라며 나에게서 한발자욱 멀어졌다. 존? 나는 존 쪽을 바라봤지만 존은 내 눈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킬킬거리고 웃는 요코의 목소리도 들렸다. 


"우린 이만 갈게. 일들 봐."


요코는 존의 팔짱을 끼고 존을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며 내 뒤쪽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무리들을 향해 말했다.. 존은 우물쭈물했지만 결국 요코가 가는대로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나를 내버려 두고. 가는거야? 정말? 나는 멍하니 존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그자리에서 주저앉았다. 


선택지가 두개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자만했던 거지?


"어떻게하냐, 네 왕자님이 저렇게 가버리셔서?"


그리고 다가온 무리들에게 머리채를 잡혀 내동댕이 쳤지만 이상하리만치 아프지 않았다. 몸에 아무 감각이 없는 것 같았다. 퍽퍽 하고 나는 소리는 분명 내가 맞는 소리일텐데도 이상할정도로 나는 그게 너무 먼 일처럼 느껴졌고 오직 한가지 생각만이 내 머리 속에 떠다녔다.


존이 나를 버리고 가버렸다.




#


"요코, 폴이... 폴리가."


존이 계속해서 낑낑거리며 뒤를 돌아보자 요코는 짜증스레 다시 존의 몸을 억지로 반대펴으로 돌렸다. 존은 울것같은 표정을 지으며 당장이라도 되돌아가려는 듯 계속 몸을 돌렸다. 결국 요코는 걸음을 멈추고 존에게 물었다.


"존, 너 정말 머리가 나쁘구나. 폴이 뭐라고 했다고 그랬지?"

"내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아는 척도 하지말고 자기한테 신경도 쓰지말라고...."

"그렇게 안하면?"

"내가 밉다고..지금도 미운데 더 밉다고....그랬어."


존은 그렇게 말하고 다시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존은 손으로 계속 흐르는 자신의 눈가를 닦으며 더 밉다고 그랬어. 내가 밉다고 만 반복했다. 요코는 그 모습을 보며 살짝 웃어보이다가 다시 안타까운 표정을 가장하고 존의 손목을 잡아 자신과 마주치게 하고 말했다.


"오, 불쌍한 존. 그거봐 내가 그랬잖아."


그리고 요코는 존을 끌어안았다. 존은 힘없이 요코의 어꺠에 안겨 끅끅 거리고 울음을 토했다. 요코는 입꼬리를 말아올려 웃고 존의 등을 마치 거미가 먹이를 감싸듯 감싸 안았다. 


"널 사랑하는 건 나뿐이라니까?"




#


"아오 씨발 이게 뭐야. 존새끼는 코뺴기도 안비치고."


믹이 그 자리를 지나간 건 우연이었다. 그 자리는 존이 믹이나 브라이언같은 무리들에게도 못오게하는 곳이었는데 믹이 찾지않은 곳은 그 곳뿐이라 결국 향한 곳은 그 곳이었다. 사실 요코랑 나갔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여긴 아닐거라고 생각했지만 (그 장소는 오로지 존 독점으로 요코도 잘 오지못하게하는 장소였다. 그래서 그 곳을 드나드는 간 큰 학생은 신입생 외엔 없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퍽-퍽!'


그렇지만 쥐죽은듯 조용할거란 믹의 예상과는 달리 그 곳에 가까이가자 둔탁한 타격음이 들렸다. 와 어떤 미친놈들이 존 구역에서 싸워? 미친거 아냐? 


"씨발 이런 건 구경해 줘야지."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게 불구경이랑 싸움구경이라고 했던가. 믹은 그 말에 충실히 따랐고 싸움이 끝나면 존한테 꼬질러서 같이 재미나봐야지 하는 생각을 하며 그 쪽으로 조심조심 다가갔지만 거기서 보이는 건 상급생 열댓명이 저학년으로 보이는 한 녀석을 발로 짖밟고있는 모습이었다. 


"야, 야! 씨발 모양빠지게 뭐하냐! 꼬마애 하나가지고!"


상대방들은 상급생임에도 불구하고 믹은 짜증스레 소리를 질렀고 그들은 주춤주춤거리고 물러나더니 서로 눈치를 보았다. 믹이 여교수님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걸 모르는 이가 없어 건들면 귀찮아진다는 걸 알고있었기 때문이었다. 거기다가 이건 잘못한 쪽이 명백했기 때문에 더 그랬다.


"거 참. 야 괜찮냐?"


믹은 혀를 차며 자신의 앞쪽에 고꾸라져있는 레번클로 교복을 입은 학생을 일으켰다. 사실 믹은 그냥 대충 괜찮은지만 보고 가려고 했다. 믹은 정의로운 편은 아니었다. 악과 정의 중 서라면 악에 가깝고 모범생과 문제아 중 택하라면 문제아 들 중 왕이었다. 하필 린치를 하는 아이들이 슬리데린이라는 점 때문에 걸리면 단체로 생길 문제 때문에 멈춘 것일 뿐 다른 기숙사 학생들이었다면 어림도 없는 문제였다.


"콜록...콜록. 괜찮..."


그렇지만 그 학생은 믹이 내버려둘 수 없는 학생이었다. 실제로 이렇게 가까이서 본 건 처음이었지만 누군지 모를 리가 없었다. 믹의 전 철천지(까지는 아닌 그리고 일방적인) 원수가 아닌가.


"씨발 너 폴 매카트니 아니야?"


믹은 믿기지않는다는 듯 폴을 위 아래로 한 번 더 훑어보고 물었다. 폴은 입을 꾹 다물고 대답을 하지 않았다. 믹은 허 하고 기가 차서 폴을 보다가 자신의 기숙사 학생들을 보고


"너 여기서 왜 이러고있어. 야 너네 이러는거 존도 알아? 존 알면 지랄할걸? 미친거 아니야?"


하고 위협을 했다. 그러자 그 학생들은 움찔움찔 거리며 계속해서 서로 눈치를 보았다. 존한테 깡도 없는 것들이 하여튼. 믹은 속으로 혀를 차고 폴을 자신의 어깨에 부축했다. 병동은 일이 시끄러워질 거 같고 자신의 방으로 데려가기 위해서였다.


"내 어깨는 비싸서 이쁜이들한테만 내주는데 넌 친구 애인이라 특별히 해주는거야. 고마운 줄 알아라."


자신의 어깨에 기댄 폴을 보며 믹은 궁시렁거렸는데 폴은 거기서 이쁜이라는 단어를 듣고 존이 생각나 또 눈물이 날 거 같았다. 그리고 애인아닌데요 하고 말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도움받는 지금 그럴 필요는 없었다.


폴은 다리를 절룩거리며 믹을 따랐고 믹이 향한 곳은 슬리데린 기숙사 쪽이었다. 폴은 아무 생각없이 믹을 따라가다가 기숙사 앞에 다와서야 자신을 쳐다보는 학생들의 시선을 깨닫고 자기가 호랑이 소굴로 기어온 것을 깨달았다. 폴은 믹의 속셈을 몰랐기에 지금이라도 믹을 밀치고 도망갈까 말까 잠시 고민했다. 


"야, 존 이쁜이 오셨다."


그러는 사이에 믹은 기숙사 안 쪽에 있는 커다란 문을 발로 쾅-하고 걷어차더니 거기로 폴을 밀다시피 해서 넣었다. 폴은 그 안에 자신을 괴롭힐 무리들이 잔뜩 있는 건 아닌가 하고 잠시 겁을 먹었지만 안은 텅 비어있었고 폴은 한숨을 내쉬었다.


"뭐야 씨발 다 어디갔어."


믹은 사람이 아무도 없자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짜증스레 어디선가 비상상자를 가져와 폴의 앞에 던져주었다. 그리고 폴이 멍청히 상자를 보고만 있자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치료는 네가 해. 아님 존 불러줘?"


누가 공주님 아니랄까봐. 믹은 아직 폴에게 맺힌게 많았는지 또 궁시렁거렸다. 폴은 그제야 상자를 열고 안에있는 소독약을 상처 부위에 바르다가 


"나 존의 공주님 이제 아닌데."


하고 툭 던졌지만 믹은 "아 그러셔?"하고 귓구멍을 후비는 시늉을 하고 말았다. 정말 아닌데...라고 폴은 다시 한 번 말했지만 이번엔 믹이 아예 소파에 벌렁 누워버려서 다시 말하는 걸 포기했다.


"왜 거기서 맞고있냐? 바보아냐? 존한테 다 이를거야 한마디면 도망갈텐데. 너 그렇게 상처난 거 알면 존 죽으려고 할 걸? 지금도 얼마나 청승인지 씨발 아까 존을 찾으러 갔는데 방 벽지가 다 네이름인건 아냐? 네 사진도 몰래 찍어다 붙여놨어. 아주 소름끼쳐서 나왔다니까."


믹은 심심한지 카드를 허공에 톡톡 띄우며 말을 이었다. 폴은 믹이 자신과 존의 소식을 못들을 정도로 친구가 없는 왕따일거라고 혼자 생각하고는 말았는데 믹이 혼자 주절주절 떠드는 이야기 중 무시할 수 없는게 있었다.


"존 방에 내 이름이 가득하다고?"

"그래, 왜 좋냐? 아주 커플 벽지를 하지 그러세요."


믹은 끝까지 폴을 비비꼬며 말했지만 폴은 그런 믹의 말투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그것보다 더 신경쓰이는 게 있었다.


"그럴리 없어."

"뭐가 말이야?"

"존 방 벽지."

"뭐?"

"존은 이제 나한테....."


폴은 그 다음을 뭘로 표현해야할지 몰라 고민했다. 이제 나 안사랑해? 이제 나 안좋아해? 여러 말들이 떠다녔지만 그 말들 중 단 한 문장도 존에게 직접 들어본 적 없었다. 존은 그저 자신을 보면 이렇게만 말했다.


 예뻐 폴. 예뻐.


"나한테 관심도 없어."

"진심이야?"


폴이 겨우겨우 말을 내뱉자 믹이 진짜 어이없다는 듯 폴을 보았다. 지금 존 다꼬셔내서 자기는 나쁜놈이라고 세뇌시켜놓고(정확히는 집요정을 괴롭히면 나쁜놈이겠지만) 장난도 못치게 해놓고 뭐? 존은 자기한테 관심도 없다고? 믹은 아주 배가 불렀다며 폴의 뒷통수를 치고 싶었는데 폴이 환자인데다가 존이랑 또 싸우긴 싫어 겨우겨우 참았다. 폴은 대답하지 않았다.


"야, 무슨 존이 너한테 관심이 없어. 존 여기 오자마자 네꼴보고 울고불고 지랄한다에 5갈레온 건다. 내 한달 용돈 전부야."


믹은 그렇게 말하며 동전을 주머니에서 한 닢 꺼내 폴 쪽을 향해 튕겼다. 동전은 휘리릭 하고 곡선을 그리며 날다가 폴 앞에있는 허공에서 빙글빙글 춤을 추며 계속해서 돌았다. 폴은 그 동전을 빤히 보다가 쥐어서 자기 주머니에 넣어버렸다.


"야! 내기도 하기 전에...."

"맞기 직전에."


폴이 갑자기 동전을 자기 주머니에 넣어버리자 믹이 짜증스레 벌떡 일어나며 소리를 질렀는데 폴이 말을 중간에 가로채었다.


"맞기 직전에 존을 봤어. 존이 내 앞에 있었어."

"뭐? 근대 존은 뭐하고..."

"내가 맞을 걸 알며서 그냥 갔어."


폴은 스스로 말하면서 울음이 나올 거 같은 걸 꾹꾹 삼켰다. 입으로 말을 내뱉으니 비참했다. 존이 나를 두고 그냥 갔다. 맞을 걸 알면서. 존이 나를 두고.


"네가 뭘 잘못아나본대 존이랑 같이다니지 않은지 오래 됐어."


폴은 울음을 꾹꾹 삼켰지만 결국 울었다. 비참하고 또 한심했다.  폴은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며 믹이 보이지 않게 뒤로 돌아 성큼성큼 문으로 향했다. 존이 여기 온다면 여기 더 있을 순 없었다.


"5갈레온 고마워. 치료도. 구해준 것도 고맙고."


그리고 폴이 문을 열자 거기엔 날카로운 표정을 한 슬리데린 학생들이 잔뜩 있었다. 폴은 나가면 어떤 꼴이 될 지 뻔했지만서도 덜덜 떨면서 한 발자욱 앞으로 내딛었다. 폴이 나오자 킥킥거리고 어디서 웃음소리가 터졌다. 그리고 폴이 완전히 몸을 밖으로 빼기 전 뒤에서 믹이 폴의 허리를 안고 확 안으로 끌어당겼다.


"야야야야! 너!"


졸지에 믹에게 백허그로 안긴 자세가 된 폴은 어안이 벙벙해진 표정으로 믹을 돌아봤는데 믹은 폴을 쳐다도 보지않고 근처에있던 신입생을 한명 손으로 가르키며 소리를 질렀다.


"네? 저요?"

"그래! 너! 존한테 가서 지금 믹 방에서 폴이 믹한테 덮쳐지고있다고 해! 키스하려고한다고!"


믹이 그렇게 외치자 주변에선 웅성웅성 소리가 들려왔고 모두들 놀란 표정으로 믹과 폴을 번갈아 보았다. 특히 폴또한 놀란 표정으로 믹을 봤는데 믹은 신경도 쓰지않고 여즉 움직이지 않고있는 신입생한테 소리를 질렀다.


"아 빨리! 폴은 존찾으면서 소리지르고 그런다고!!!가서 좀 설명하라고!"

"너 지금 뭐하는...."

"씨발 가만있어봐!"


폴리가 놀라있자 믹은 빽하고 소리를 질렀고 그제야 신입생은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이고 허둥지둥 요코 방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믹은 진작그럴것이지 하고 폴을 안은 채 몸을 뒤로 빼고 문을 쿵 닫았다.


"무슨 짓이야! 대체 왜...."

"가만 있어보라니까. 아, 내 말대로 될거니까 5갈레온 다시 가져간다."


믹은 당황한 폴을 바닥에 확 밀어버리고 그 배 위에 올라 타 폴의 주머니를 뒤져 다시 자기 5갈레온을 꺼내 자신의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폴의 손목을 두손으로 잡아 누르고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지금 진짜 뭐하는...."


이제 믹은 대답하지 않았다. 폴은 몸을 움직여보려고 발버둥 쳐지만 믹의 악력이 세서 어떻게 하지 못했다. 나보다 키도 작아보이던데! 폴이 억울해하며서 고개를 마구 내젖는 사이 믹의 얼굴이 점점 가까이 오기 시작했고 코가 닿을 지경이 되었을 때 쿵!!!!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야!!!!!!!!"

"이 씨발!!!주먹질부터 하냐!!!"

"닥쳐!!!"


그리고 상황을 파악할 새도 없이 존의 커다란 목소리가 들리더니 곧 믹에게 달려들어 주먹질을 하기 시작했다. 믹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아서 존과 믹은 뒹굴면서 서로 얼굴에 주먹질을 해대기 시작했는데 폴은 그 모습을 보고있다가 퍼뜩 정신을 차리고 허둥지둥 존의 뒤로 다가가 존의 뒤를 안아 말렸다.


"존, 그만해. 존!!!"


폴이 존의 뒤에서 존을 끌어안자 존은 갑자기 움직이지 못하게라도 된 것처럼 몸을 멈췄다. 그 사이 믹은 분한듯 존의 얼굴에 두어번 주먹질을 더했지만 존은 윽 소리만 낼 뿐 더 저항하지않아서 믹도 씩씩거리며 물러났다. 


"왜? 존나 다른놈들이 팰 땐 괜찮고 내가 키스한 번 하려니까 갑자기 배알꼴리냐?"

"네가 뭘알아!!!나는!!!나는..."


믹은 바닥을 향해 침을 퉤 뱉고는 입가를 닦으며 존을 노려봤다. 바닥에 뱉은 침에선 피가 고여왔고 존은 그런 믹을 보며 악에받쳐 소리를 지르다가 곧 폴이 옆에 있다는 걸 깨닫고 다시 바닥을 보며 목소리가 작아졌다.


"나는 뭐?"

"나는...나는 폴리가 아는 척도 하지말라고 그럼 밉다고 해서..."


믹이 다시 한 번 묻자 존은 폴 쪽을 보며 다시 고개를 수그렸다가 울음을 터트리며 입을 열었다.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존은 믹한테 한 대 더 얻어맞았다.



#


"폴. 폴리. 폴. 괜찮아?"


폴이 존의 얼굴에 소독약을 발라주는 사이 폴은 계속해서 폴 몸 여기저기에 멍든 곳을 매만지며 그렇게 물었다. 멀찍히 뒤에는 믹이 어디선가 구해온 팝콘을 씹으며 입모양으로 '내가 내기 이겼어.' 라고 폴 쪽을 향해 말했다. 폴은 그런 믹을 보고 픽 웃었다.


"폴 왜 믹이야. 왜 믹인데? 나는...나는"

"야 내가 어디가 어때서!!!!!"

"내가 믹보다 좋은 선물 해줄테니까 믹한테 가지마. 내가 내가 더 좋은 선물 해줄 수 있는데."


폴이 믹 쪽을 향해 웃어보이자 존이 다급한 표정으로 폴의 옷자락을 잡았다. 뒤에서 믹의 항의하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존은 들리지도 않는지 다시 폴을 향해 매달렸다. 폴은 이제야 존에대해 조금이지만 알 거 같았다. 폴은 존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으며 물었다.


"존, 아까 왜 날 두고 갔어?"

"폴이 날 미워하는게 무서워서."

"그럼 이번엔 왜 왔어?"

"폴이 날 불렀다고 했으니까."


존은 그렇게 말하고 어린애같은 표정으로 폴을 올려봤다. 그래 존은 사실 처음부터 그랬다. 나한테 바보처럼 벨라냐고 묻고 예쁘다고 하고. 말을 하면 그 뜻으로 밖에 알아듣지못하고 자신만의 해석방법이 있어서 내 식대로 말하면 절대로 알아듣지 못한다. 폴은 잠시 생각하다가 이윽고 결심을 한 듯 입을 열었다.


"존, 내가 선물 필요없다고 했잖아."


폴이 그렇게 말하자 존은 다시 안절부절하는 표정을 지었다. 폴은 그런 존에게 안심하라는듯 존의 손을 쥐었다.


"마음이 바뀌었어. 나 꼭 가지고싶은 선물이 있는데 그건 너무 큰거야. 그걸 꼭 존이 줬으면 좋겠어. 그럼 존 곁에 계속 있을게. 그거 줄 수 있어?"

"그게 뭔데? 구하기 어려운거야? 내가 꼭 구해다 줄게."


폴이 그렇게 말하자 존은 활짝 핀 얼굴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네가 원하는 거라면 별도 따올 수 있어! 라고 비장하게 말하는 존을 보고 폴은 조금 웃었다. 존에겐 존만의 소통방식이 있었다. 


"나한테 존을 줘. 그거 하나만 주면 돼."

"레논 가를 말하는거야?"

"아니 레논은 필요없어. 나한텐 존이 필요해. 줄 수 있겠어?"


처음에 존은 그 말을 이해못한 듯 미간을 찌푸리며 가문을 얘기했다가 곧 고개를 저으며 다시 확실히 말하는 폴을 빤히 바라보았다. 


"응."


이미 줬지만 다시 줄게. 라는 말을 존은 생략했지만 폴은 이미 알 고 있었다. 폴은 대답을하고 이제 일어나려는 존을 당겨 존의 뺨에 키스해주었다. 옆에서 항의의 표시로 아주 노골적으로 팝콘을 던지는 관객이 있었지만 폴도 존도 무시했다.


방학은 오일남아있었다. 방문이 열린채 벌어진 이 일 때문에 다시 슬리데린에서 폴을 건드리는 사람은 없어졌고 폴이 제일 처음 존을 끌고 간 것은 입원했던 그리핀도르 여자아이에게 가서 함께 사과하는 것이었다.


그리핀도르 여자아이는 존을 보자마자 비명을 지르며 사과를 받아주지 않았지만 폴은 용서할 필요는 없다며 사실 이렇게 했어야 했다고 마음이 풀리든 풀리지 않든 졸업 때 까지 매일가서 그 여자에게 고개를 숙여 사과할 것을 약속했다.


그리고 두번 째로 간 곳은 존이 때린 집요정이 있는 존의 방이었다. 존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신이 부리던 집요정에게 사과했다. 그리고 폴은 믹과 함께 하지말아야 할 장난과 목록을 다시 썼다. 


집요정을 부리되 학대하지 말 것. 존은 아이들에게 이것저것 시키지 말 것. 하지만 혼혈을 괴롭히지 말라는 조항은 꿋꿋히 지켜졌다. 


그리고 폴은 조지에게 고맙다고 이야기했고 전학은 좀 더 생각해본다고 이야기했다. 조지는 기뻐했지만 조금 복잡한 표정이었다. (폴은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그리고 마지막으로 믹의 조언을 더해 요코에 관한 존과의 약속이 진화됐다.


"요코랑 어쩔수 없이가 아니면 접촉하지마 글도 말하는 것도 듣는것도 메시지 전달도 어떤 의사소통도 안돼. 타인을 통해서도 안돼고."


오일은 빨리 지나가서 이윽고 둘이 헤어져야하는 날이 왔다. 폴은 머글인 어머니를 따라 머글세계에 살았고 존은 마법세계에 살았다. 존이 기차역에서 폴을 보며 방학이 싫다고 아이처럼 목을놓아 울어 폴은 헤어짐을 예쁘게 만들 새 없이 존을 달래느라 진땀을 빼야했다. 


폴은짐을 정리하면서 대부분의 선물들을 존에게 돌려주었다. 단 제일 처음 주었던 반지를 이 날 가져오라고 당부했다. 폴은 여즉 코를 훌쩍이고 있는 존의 눈가를 닦아주다 존의 주머니에서 반지를 꺼냈다. 보석이 꽤 크게 박힌 부담스런 반지였다.


"존 이거 말이야, 사실 난 이런 반지가 부담스러워."


폴은 그렇게 말하며 반지 케이스를 열어 반지를 꺼내보였다. 반지알이 햇빛을 받아 영롱히 빛났고 폴은 그런 반지를 다시 케이스에 넣고 케이스 뚜껑을 닫았다.


"그렇지만 언젠가 네가 준 이반지를 낄 수 있는 날까지 기다려줄래? 그 때까지 이 반지는 내가 가지고 있을게."
"응 폴. 기다릴게."

그리고 둘은 어느 헤어지는 연인들이 그렇듯 진하게 키스했다. 혀까지 넣어서. 사실 의도한건 아니었지만 폴은 그제야 새해가 되면 존과 첫키스를 해야겠다고 얘기하던게 생각나 조금 부끄러워졌다.

그리고 폴은 기차에 올랐다. 기차가 출발하자 존은 창문으로 손을 흔들며 뛰어 따라와 꼭 편지해!!!기다릴테니까!!!하고 소리를 빽빽 질렀다. 폴은 그런 존이 보이지않을 때까지 창 밖으로 손을 흔들어 주었다.

돌아가는 길에 폴은 주머니에 넣어둔 반지 케이스를 다시 한 번 꺼냈다. 그리고 몰래 거기서 반지를 꺼내 보았다. 반지 안쪽에 반짝이는 '마이 프리티 폴리' 라는 문구가 조금 부끄러웠지만 이게 자신의 것이라는 걸 알려주는 것이라 기쁘기도 했다.

폴은 몰래 그 반지를 꼈다가 다시 쏙 케이스에 넣었다. 아직은 남의 것을 낀 것처럼 불편하고 거북스러웠다. 그래 아직은 그랬다. 그렇지만.....그래

폴은 왠지 졸업하기 전에 이 반지를 낄 수 있을 거 같다는 그런 생각이 어렴풋이 들었다.



Posted by Michelle(미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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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폴]Here Today

비틀즈/단문 / 2014. 3. 30. 03:57

존 레논+폴 매카트니



#

내가 죽었을 때 천사가 말했다. 단 한 번 네 바람을 이뤄주겠다고. 그래서 당연히 난 내가 다시 살아나게해달라는 소원을 빌었는데 천사는 그 건 안된다고 했다. 화가 난 나는 나를 쏜 놈을 죽일까 했는데 그 때 눈에 밟히는 존재가 있었다. 그건 엉엉 울고있는 폴이었다. 폴이 우는 모습은 마음아팠지만 사실 난 폴에게 내 존재가 그정도로 대단하다는데 조금 우쭐했다. 그래서 생각했다. 이기적일지 모르지만 폴이 나를 잊을 것 같으면 나를 영영 잊지않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어야겠다.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 시간동안 폴은 단 한 번도 나를 잊지않았다. 정말 많은 시간.....내가 폴과 함꼐한 시간보다 더 오랜시간 그래 그런 시간이 흘렀다.




#

"난 언제까지 이 일로 괴로워해야 하는거지?"


요코가 또 비틀즈의 해체는 폴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했고 폴은 화를 냈다. 내가 지켜본 폴은 언제나 나때문에 괴로워했다. 요코가 존에게 제일 상처준 건 폴이라고 했을 때도 내가 정신차리지 못하고 너에게 말한 내 인터뷰들의 네 발목을 잡았고 자칭 내 팬이라는 자들이 너에게 돌을 던졌다.


'아니야! 아니야! 아니란말이야! 폴을 괴롭히지 마. 요코.'


나는 수없이 소리쳤지만 내 메아리는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았다. 그래도 폴은 나를 언제나 사랑한다고 말해주었다. 인터뷰에서도 내 사진을 보면서 혼자서도 그렇게 말했다. 나때문에 갈갈이 찢겨 상처입는 와중에도 폴은 여전히 나를 사랑했고 나는 그 것을 애태우면서 지켜보는 수 밖에 없었다.


내가 남기고 온 것들 때문에. 너는 상처받느구나. 언제나 나 때문에. 


폴은 자신이 만든 노래를 부를 때도 언제나 요코의 허락을 받아야했다. 난 대체 왜 그래야하는지 알 수 없었고 우리들 중 누구도 신경쓰지 않던 문제였지만 그래야했다. 언제나 고개를 들고 나보다 더 당당하게 누군가에게 자신의 주장을 말하던 폴은 요코앞에서 아무 말도 하지못하고 그저 웃었다. 나는 그게 싫었다. 내가 요코와 함께 있을 때 폴이 진저리치게 싫어하는 모습이 좋았다. 지금 폴은 웃고있었다. 바보처럼 웃고있었다. 나때문에 자존심을 버리고.


폴은 노래를 해야했다. 노래는 폴에게 전부였고 인생이었다. 그 것을 놓을 순 없었다. 폴은 계속 노래를 해야했고 그러려면 계속해서 요코의 허락이 필요했다. 폴은 요코에게 몰매를 얻어맞고있었다. 나는 그 사실을 삼십년 내내 봐야했다. 


폴이 힘들어 한 기간동안 나는 끝없이 괴로워해야했다. 나는 정말이지 후회스럽다 못해 나라는 존재에대한 환멸과 진저리침을 느낄정도였다. 모든게 싫었다. 폴이 매카트니ㅡ레논 이고싶어한 결정을 마음대로 레논ㅡ매카트니로 올려버린 것도 애초에 그렇게 올리자고 한 것도 모두의 만류를 말리고 요코와 결혼한 것도. 


폴은 언제나 나 때문에 괴로워했다. 예전부터 그랬다. 내가 신시아에게 못되게 군 걸 넌 언제나 신시아와 줄리안을 위로하며 그 곁에 서있었다. 내가 상처를 줘도 너는 기타를 들고 웃으며 날 찾아왔다. 아 그래 너는 언제나 내 앞에서만은 자존심을 접어줬다. 내가 오블라디 오블라다의 노래를 깍아내렸을 때도 넌 그냥 내 조언대로 템포를 빠르게했고 조지와 싸웠을 때 그러지 않았을 지언정 나와 싸웠을 땐 네가 먼저 나를 찾았다. 나는 그럴 떄마다 안심하며 더더욱 널 할퀴었다. 널 상처입히고 널 밀었다. 그리고 결국 내가 남긴 거라곤


"요코 왜 이번 투어 저작권문제에 싸인하지 않겠다는 거에요?"

"미안하지만 폴. 이번에 금액을 좀 올려줘야겠어요. 15%정도로?"

"그건 너무 갑작스러운데요. 그 개런티면 콘서트 티켓 값을 올려야 해요."

"오, 폴. 당신은 살만하잖아요. 당신 팬들은 당신을 보기 위해서라면 얼마든 쓸걸요?"

"하지만 난 .....제 팬들이 돈이없어서 콘서트 표를 사지못하는 걸 원하지 않아요."

"그럼 이 협상은 안되겠네요. "

"요코, 요코? 여보세요? 끊지말아요! 요코!!!!


내가 마지막까지 남긴 건 너에게 상처 뿐이라 정말이지 그런 네 초라한 모습을 보기 괴로웠다. 그리고 더 괴로운 건 난 내게 남은 소원으로 그 모든 문제를 없앨 수 있었으나 잊혀지는게 두려워 그 것을 하지도 못하는 바보같은 나. 한심한 나. 언제나 그런 내 자신. 



#

그리고 또 많은 시간이 흘렀다. 넌 여전히 노래를 했고 내가 견딜 수 있었던 건 언제나 사랑한다는 네 말 때문이었다. 난 그래서 존재할 수 있었다. 난 죽으면 언제나 내가 사라진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모두의 기억에서 잊혀져버리니까. 아무도 나에대해 기억하지않게 되버리고 내 노래를 들어주지 않는 건 너무 슬펐다. 너에게 잊혀지지면 내 존재가 완전히 지워져버린다고 생각했다. 그럼 난 견딜 수없을 것 같았다. 


난 내 소원을 어떻게 쓸지 이미 정해둔 상태였다. 난 한번도 다른 유령을 본 적이 없었고 조지가 내 곁에 없는 걸 보면 죽어서도 만날 수 없는 모양이었다. 그럴 바엔 모두 다 죽고나면 그 때 모두 다 모이게 해달라고 해야지. 그렇게 생각해왔었다. 요코가 죽기 전까지는.


요코가 죽었다. 사실대로 말하면 난 기뻤다. 넌 더이상 요코의 허락을 받지 않아도 됐고 눈치를 볼 필요도 없었다. 널 옭아맨 모든 내 죄들이 사라졌다고 생각했다. 이제 레논ㅡ매카트니는 온전히 너의 것이었고 내 유지는 네가 온세상에 이어주고 있었다. 


요코가 죽은 날 너는 조용히 축배를 들었다. 이런 일로 기뻐해서 나에게 미안하다고 하는 너의 뺨에 나는 조용히 입맞추며 나도 기쁘니 걱정말라고 했다. 그리고 너를 끌어안았다. 너는 날 느낄 수 없었지만 나에겐 느껴졌다. 나는 조용히 너를 안고있었다.


하지만 요코의 장례식 날 모든 일이 터졌다.


"평생 어머니를 괴롭혀놓고 어딜 뻔뻔하게 나타나!!!!가!!!!가란 말이야!!!당신이 아버지도 잡아먹더니 이젠 어머니까지 잡아먹은거야!!!!어머니가 그랬어!!!당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왜 평생 우리 가족을 괴롭히는거야?! 이제 진절머리가 나!!!! 당신을 평생 원망할거야!!!!미워 할거라고!!!!! 당신이 그렇게 뻔뻔히 불러대는 우리 아버지 곡들 다 못부르게 할거야!!!!당신은 이제 다신 당신이 내세우는 그 노래를 하지 못할거야!!!!!!"


내 사랑하는 아들 션이었다. 


그 날 이후 션은 모든 저작권관련 싸인을 거부했다. 너는 이제 나와 함꼐 쓴 곡들을 노래할 수 없었다. 너는 상처입었다. 상처입고 또 상처입었다. 너는 비틀즈가 아니라도 많은 멋진 곡들을 가지고있었지만 우리가 함꼐 쓴 곡들은 특별했다. 왜냐하면 그 곡들은 그 곡들은....우리가...너와 내가....


"존......."


너는 침대 위에서 네 무릎을 안고 쭈구려 앉아 울었다. 네 등이 언제나 나를 뒤에서 지탱해주던 그 넓은 등이 작게 흔들렸다. 그 등은 좁고 초라해보였다. 그제야 알았다. 나는 지금 껏 도망다녔다. 사실 널 상처입히는건 내가 아니니까. 그녀에겐 나도 속아왔어. 그러니까 내 잘못이 아니야. 은연 중에 그래 그렇게 생각해왔던 모양이었다. 그렇지만 이번엔 확실했다. 내가 아니 내 일부가 너를 상처주고있었다. 너를 할퀴고 쥐어짜고 있었다. 그 옛날 내 과오와 같이. 그래 그건 확실히 나였다. 내 그림자였다.


"존 어딨어 나 좀 안아줘. 내가 힘들면 항상 그래줬잖아."

'폴...나 여기있어.'

"존 어디있어....날 구해줘"

'폴, 폴 나 여기있어.'

"존..."


너는 울었다. 울고 울고 많이 울었다. 넌 더이상 작곡도 하지 않았고 투어도 나가지 않았다. 넌 하루종일 집에서 기타를 들고 우리의 노래를 불렀다. 넌 많이 지쳐보였다. 내가 너를 좀먹고있었다. 내가....내가......


나에게 넌 언제나 구원이었는데 난 언제나......




#


그 날 밤 옅게 잠자는 너의 손을 잡았다. 


"존....존....."


너는 언제나처럼 그렇게 잠꼬대를 했고 나는 웃으며 네 머리를 쓸어주었다. 많은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젠 결단을 내릴 시간이었다. 난 언제나 두려웠다. 사람들에게 잊혀지는게 두려웠고 네가 날 잊는게 두려웠다. 내 노래들이 더이상 사람들에게 불려지지 않는게 두려웠다. 내 존재가 아무렇지도 않게 되버리는 것이....그 모든 것이 두려웠다. 그렇지만 더 두려운 건...


"폴...나 여기있어."


여기있어...언제나 여기있어. 네 곁에.



#


며칠 뒤 폴 매카트니의 트위터 SNS 질문 타임이 왔다. 오랜 잠적으로 은퇴설이 돌아 결국 매니저가 강구한 방법이었다. 나는 몰래 열심히 조금씩 마우스를 움직여 복사해뒀던 글을 창에 붙여넣어 폴에게 물었다.


'단 한 번이라도 존을 만난 걸 후회한 적 있나요?'


그 것을 묻고 나는 폴을 보았다. 폴은 매니저가 불러주는 질문에 앉아서 대답해주고 있었고 매니저는 대답을 적고 있었다. 


"폴, 존에대한 질문이 왔는데 아무래도 존팬인가봐요. 그냥 넘길까요?"

"어떤 질문인데?"

"단 한번이라도 존을 만난 걸 후회한 적 있냐는데요. 솔직히 맞다고해도 거짓말이라고 할테고 아니라고 하면 난리가 날테니 그냥 넘기는게...."


폴은 그런 매니져를 한참이나 보더니 자기가 직접 답하겠다며 노트북 앞에 앉았다. 그리고 답이 왔다.


'존 레논은 처음만난 그 순간부터 언제나 나에게 구원이었다.'




#


그날 밤 나는 소원을 빌었다. 내 소원은.....





#


"오늘은 살아있는 전서로 불리시는 폴 매카트니씨를 불러왔는데요 70이넘어서도 이렇게 쟁쟁하시니 대단하시죠.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여쭤보고 싶은게 있는데요 언제나 많은 곡들을 작곡하시는데 히트곡들 중에 몇몇 곡은 꿈과 관련되어있죠. 예스터데이도 꿈에서 들었고 렛잇비도 어머니가 나와서 지은 곡인데요. 특히 주목할 점은 스트로베리 필드 포레버나 어크로스 유니버스같은 곡은 폴매카트니의 다른 곡들과 다른 느낌을 주는데 꿈에서 누군가 불러준 노래라구요?"


"네 참 이상하죠? 이상하게 평소에 제가 쓰지않을만한 그 노래들을 꿈에서 항상 누군가가 불러주었는데요.."


"그 사람은 폴의 자의식인가요?"


"아니요, 그는 제가 아닌 거 같은데 아주 어릴 때부터 꿈에 나왔어요. 제가 16살 때부터? 그 사람은 제가 어릴 땐 어린 모습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전혀 나이를 먹지 않더라구요. 혼자 나이를 먹으니 좀 쓸쓸해요."


"그 사람이 항상 노래를 불러주나요?"


"항상은 아니지만 우린 같이 노래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가 저에게 불러주는 곡이 아니라 우리가 같이 작업한 곡들도 많아요. 아 꿈속의 사람에게 같이라는 건 조금 우스울지도 모르겠지만요."


"그는 어떻게 생겼나요?"


"안타깝게도 어떻게 생겼는진 기억나지 않아요. 그렇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그는 언제나 다정한 눈으로 날 보고있다는 거죠."


"그럼 그 사람의 폴이 뮤즈인가요?"


"아니요 저는 뮤즈보다 그 사람을 다르게 정의하고 싶네요."


"어떤?"


"소울 메이트라고요. 그는 어딘가 존재할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어요."




#



무너져내린다. 무너져내린다. 지워지고 지워지고 사라진다. 시간이 조금씩 되돌아갔다. 션은 태어나지 않았고 줄리안은 나같은 못난 아빠가 아닌 좋은 아빠를 만나 이제 레논이 아니게되었다. 레논 매카트니의 곡들에서 하나 둘 내 이름만이 붕 떠 공중에서 사라져 갔다. 나는 그 걸 보고있었다. 천천히 되돌아가는 시간. 비틀즈는 내가 아니라 폴이 조지와 시작해 다른사람과 만들었고 우린 함부르크에 더 늦게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폴은 웃고있었다.


"폴리. 폴..."


난 언제나 생각했다. 모두가 날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특히 폴 네가 날 잊지않고 때때로라도 좋으니 날 떠올렸으면 좋겠다고. 그러면 난 사라지는게 아닐 거 같았다. 모두가 내 노래를 부르고 폴 네가 내 노래를 부르고 그래서....


"폴."


이윽고 시간은 과거로 흐르고 흘러 너와 내가 만난 순간이 지나가고있었다. 나는 술에취해있었고 우린 만났다. 


나는 그 광경을 한참이나 보다가 눈을 감았다. 눈을 떴을 때 내 존재는 없었다. 그리고 시간은 점점 되돌아갔다. 


안녕 폴. 나의 폴리. 사랑스런...나의 폴리.



우스울지도 모르지만 난 이제 두렵지 않아. 모두가 날 잊고 내 노래를 잊고 그러면 내 존재가 사라진다고 생각했어. 그건 나에겐 너무 두렵고 슬픈 얘기지.


그렇지만 난 이제 두렵지 않아. 모두가 날 잊고 이젠 날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도 네가 내 노래를 불러준다면



난 언제나 여기 존재하는 걸.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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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ichelle(미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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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의 골목에는 꽤 유명한 호스트바가 있다. 그 호스트바의 주인은 특이하게 여자인데 그 여주인은 항상 밤무대에 서는 여자들이 할만한 반짝이는 털이 달린 기다란 목도리를 목과 팔에 두르고 짧은 치마를 입은 채 다리를 꼬고 앉아 곰방대를 피우며 가게 안 바에 나른하게 앉아있다. 


그 여주인의 이름은 폴리라고하는데 손님들은 그녀를 모두 마담이라 부른다. 마담은 보기엔 퍽 도도하고 차가워보였지만 사실 말을 걸면 언제나 눈을 살짝 접고 예쁘게 웃으며 대답해주곤한다. 그녀는 예쁜 얼굴에 어울리지 않게 입도 걸었는데 온지 얼마 안된 손님들은 폴리가 단골손님들에게 손눈썹이 긴 예쁜 눈을 깜빡거리며 아무렇지않게 천박한 수준의 야한 농담을 짓걸이는 걸 보고 놀라는 일이 비일비재 하다.


폴리는 얼굴이 예쁜 만큼 많은 남자들이 폴리를 따라다니는데 폴리는 언제나 왼 쪽 네번 째 손가락에 반지를 보여주며 "난 임자가 있는데?" 하고 윙크를 하곤 한다. 그렇지만 폴리의 남편을 본 사람은 없어서 모두들 그냥 대시가 귀찮아서 보여주기 용으로 낀 반지다 라거나 남편이 죽었다 등등 말이 많다. 소문이 많은 만큼 폴리를 따라다니는 남자들은 여전히 많고 폴리는 그 남자들을 대부분 무시로 일괄한다.


이 가게의 바엔 언제나 수트를 입고 단정히 잔을 닦는 사람이 있다. 그는 바텐더로 찰리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손님들은 그를 언제나 세인트 라고 부른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호스트바에 맞지 않게 정말 바텐더 일 외엔 하지않고 대쉬를 하는 손님들이 있어도 언제나 칼같이 끊고 꼿꼿이 있어서 이 장소에 어울리지않게 깨끗하다고 놀리듯 붙여준 별명이다. 


그 바의 의자에는 가끔 폴리 발고도 그 가게의 보디가드가 앉아있는데 그 사람의 이름은 키스이다. 키스는 대부분 가게의 문 쪽에 서있지만 가끔 찰리가 내어준 술을 마시거나 무대에 나가 기타를 치는데 그 기타솜씨가 퍽이나 좋아 키스가 기타를 치기 시작하면 거기에 앉아 듣는 손님들이 많다. 보통 키스가 연주를 하면 손님을 받는 믹이 나와 노래를 하곤 했는데 믹에대해선 조금있다가 말하기로 하자.


키스는 주로 술에취한 손님들이나 자신의 아내나 애인을 내놓으라며 행패를 부리러 온 남자 혹은 폴리를 쫓아다니는 스토커 등 을 처리하는 여러 몸쓰는 일들을 담당하고 있다. 이 가게에 보디가드는 빌과 키스 이 둘이 있는데 빌은 가끔씩 내키면 여자손님들이랑 놀아났지만 키스는 소문이 흉흉해 잘 다가가는 손님들이 잘 없다. 


키스는 많은 소문을 가지고 있다. 누구를 죽였다라거나 총을 가지고다니는 걸 봤다. 주먹질이 장난이 아니라더라 하는 많은 말들이 있는데 한 번은 기타를 들고있다가 폴리를 쫓아 난입한 괴한을 그대로 기타로 스윙해 괴한의 머리에 쳐박아 버린 적이 있어서 그 소문은 꽤나 신빈성이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키스는 정말 잘생겼기에 용기를 내어 키스에게 말을 걸어본 손님이라면 그런 말들을 잘 믿지 않는다. 키스는 거칠지언정 여자가 말을 걸면 꽤나 매력적이게 웃어보이며 대답해 주었다. 그렇지만 키스는 찰리처럼 여손님들에게 어느정도 이상 선을 받아주는 적이 없어서 뭇 여자들의 상사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빌은 당신이 예쁘다면 쉽게 넘어올 것이다. 단, 마음을 바라선 안된다. 그리고 당신이 나이가 있다면 생각해봐야할 문제이다. 빌은 안타깝게도 어린 여자를 좋아한다. 




당신이 만약 가게에서 제일 일찍 들어간다면 가게에서 탑을 다투는 폴과 믹이 바로 서있는 걸 볼  수 있다. (안타깝게도 첫번 째 손님이 아니라면 둘 중 하나가 없을 확률이 높다. 첫번 째 손님이 아니라면 둘을 보기 위해선 예약을 해야하는데 예약도 언제나 만원이다.)


외모만 봐선 폴은 예쁘고 믹은 섹시하게 생겼지만 예상외로 여자들에게 다정한 타입은 믹이다. 믹은 언제나 달콤한 말로 여자들을 홀리는데 듣기좋은 말들과 적절한 선물공세로 여자들을 녹인다. 믹은 척 보기에도 돈을 위해 이 일을 다니는 것 같지 않다. 그도 그럴게 자기 멋대로 쉬는 날도 많을 뿐더러 언제는 손님도 받지않고 무대에만 나가 노래만 하기도 하며 딱히 팁을 받기위해 노력하지도 않는다. 거기에 결정적으로 한 번은 자기가 마음에 드는 손님에게 비싼 명품백을 사줘 난리가 난 적이 있었다. 그 명품백은 그 여자가 믹을 지명하는 돈보다 수십배나 비싼 것이었는데 정품이 확실했으며 여자 손님도 놀랐는데 믹이 윙크하며 대신 잠자리에서 잘 해줘야한다는 말만을 남겼다.


믹에게 이 일을 왜하냐고 물어보면 "난 여자들이랑 있는게 좋거든. 예쁘고 부드럽고 달콤하잖아" 하고 키스해주곤 한다. 믹은 정말 여자를 사랑스러운 눈으로 보는데 이 눈빛에 잘못 속아 믹이 나를 사랑한다고 착각하는 여자들이 부지기수이나 그건 정말 착각일 뿐이다. 그도 그럴 것이 믹은 모든 여자들에게 그런 눈빛을 보낼 뿐더러 믹이 폴리를 쫓아다닌다는 건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소문이다. 폴리는 관심이 없는 거 같긴 하지만.


폴은 예쁘게 생겼지만 사실 보기랑 다르게 꽤나 남자답다. 폴은 보기에도 퍽이나 폴리랑 닮았는데 아들이다 말이 많지만 자기 말로는 조카라고 한다. 조카가 어떻게 이런 일을 하는지 알 수 없으나 폴은 잘 대답하지 않았고 자기에게 빚이 많다고만 할 뿐이다. 폴은 그냥 술을 따르고 이야기를 하는데 딱히 말 솜씨가 좋지도 않고 비위를 잘 맞추지도 못한다. 폴이 인기가 많은 건 순전히 외모 덕인데 폴의 외모는 가히 축복받았다고 할 정도로 예뻐서 폴에겐 남자손님들도 꽤나 자주 찾아온다. 폴은 남자도 여자도 가리지 않고 돈만 많이주면 받는데 폴이 유일하게 내세울 장점은 잠자리이다. 


폴은 정말 침대 위에서 끝내주는 손가락 놀림을 가지고 있다고 돈 몇백이 안가깝다는 말들이 많지만 안타깝게도 그 소문에는 언제나 다만 거시기가 작아서 좀 아쉽다는 농담이 덧붙여져 있을 때가 많다. 폴은 그 소문에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으며 부인하는 거 같지만 정말 작은지 어쩐지는 침대에 가 본 사람만 알 뿐이다.


당신이 폴을 봤다면 그 곁엔 존이나 조지가 있을 경우가 많다. 당신이 존과 조지를 구분할 수 없다면 함께 있을 때 폴이 곁에있느 사람을 귀여워한다면 그건 조지이고 짜증스런 표정이면 그건 존이다. 


존은 언제나 폴의 옆에 찰싹 달라붙어있다. 폴은 존을 귀찮아하는 듯 한데 왜그러는지 알 수가 없다. 존은 언제나 안절부절하며 폴에게 이거할래? 저거할래? 하고 묻는데 폴은 대부분 무시한다. 당신이 존을 지명한다면 존은 계속 찌푸리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존이 기분이 나빠서가 아니다. 존은 눈이 나빠서 항상 모든 것을 찌푸리고 본다. 안경을 끼라고 하지만 존은 안경을 싫어한다. 존은 대부분 말이 없다. 입을 열어도 무례한 경우가 많아서 인기가 있는 편은 아니다. 


대부분 뭘 모르는 손님들이 잘생긴 얼굴만 보고 지명하는 경우가 많으나 존에게 나쁜말을 듣고 울며 나가는 손님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면 믹이나 폴리가 가서 달래는 경우가 많았는데 폴이 그 때마다 존을 끌고나오기도 한다. 존은 폴에게 안기려고 하는데 폴은 존을 안아주지 않는다. 몇몇 손님들은 폴에게 대체 무슨관계냐고 묻는데 폴은 그냥 사촌같은 사이고 같이산다고만 어물어물 대답하고 넘어가 궁금증만 유발할 뿐이다. 너무 물으면 폴이 화를 내고 존은 대답을 하지않으니 이 화제는 피하는 편이 좋다.


만약 폴이 쿠키를 들고 먹이고있거나 머리를 쓰다듬고 있다면 그건 조지다. 조지는 폴 뿐만아니라 폴리도 꽤나 귀여워하는데 항상 무언갈 들고 먹고있을 때가 많다. 과자종류를 좋아해 여자 손님들이 싸오면 굉장히 좋아한다. 조지는 연상에게 인기가 많고 말라서 지목한다면 당신의 무릎 위에 올려도 손색이 없다. 다만 너무 어린애취급하면 싫어하니 주의하는게 좋다. 


믹과 함께 있다면 브라이언이나 로니일 경우가 많다. 로니는 호스트는 아니고 바에서 연주를 하는 기타리스트인데 빌과 마찬가지로 마음에드는 여자손님이 있다면 꽤 자주 나간다. 한가지 슬픈 점이 있다면 로니 또한 빌과 마찬가지로 어린 여자를 좋아하는 편이니 나이가 있다면 예쁘지 않은이상 슬프지만 포기하도록 하자. 


브라이언은 스프라우트 무늬 옷을 자주 입고 다니는데 왠지 아슬아슬히 떨어질 거 같은 분위기를 자주 풍겨 모성애를 자극한다. 손님들은 그 뭔가 위태로운 분위기에 끌려 브라이언을 지목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폴과 믹과 맞먹을 정도로 가게 원톱이다. 다만 자기가 그 걸 들어내길 원하지 않을 뿐. 


위태로운 분위기와 다르게 냉정한 부분도 있으니 현혹되지 말 것. 가게로 두 세 번 임신했는데 책임지라는 손님이 온 적 있는데 전부 만나보지도 않았다.



이 가게엔 이차를 가지않는 호스트가 있는데 정식 이름은 리차드이지만 손님들은 전부 링고라고 부른다. 반지를 많이 꼈다는 이유 때문이다. 처음 링고는 키스와 빌이 없을 때 가게에 보디가드 겸 온 사람이었다. 링고는 갱 출신으로 꽤나 거칠 거 같지만 가게 안에서 제일 귀여움을 받는 건 링고이다. 링고는 작은 얼굴에 커다란 눈으로 강아지같은 상을 하고있는데 여자손님들도 많지만 남자 손님들이 정말 많다. 


사근사근 웃으며 받아주지만 토라지기를 잘 토라지니 주의할 거. 모두 링고에게 전재산을 내놓을 것처럼 굴지만 링고는 이차만은 극구 나가지 않으니 미리 포기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 가게에는 서빙을 하는 종업원또한 명물인데 호스트 믹과 이름이 같은 믹이다. 손님들은 주로 리틀믹이라고 부른다. 믹보다 어리고 작기 때문이다. 믹은 귀공자같고 어린 외모를 가지고 있어서 손님들에게 인기가 많은데 리틀 믹은 정말 꿋꿋히 서빙만 한다.


당신이 아무리 꼬셔도 소용없다. 리틀 믹은 서빙만 할 것이다. 리틀 믹을 보기위해 일부러 안주나 술을 여러 번 나눠시키는 손님들이 많은데 웃을 일이 아니다. 이게 미래의 당신의 얼굴 일 수도 있다.




뭐 당신이 이 가게에 갈지 말지는 당신의 마음이지만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이 가게에 대한 이야기이다. 

Posted by Michelle(미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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