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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게이(비틀즈,블러,오아시스,롤링스톤즈) / 글러 / 트위터/ 티스토리 수위글 비밀번호DM or 맞연성러 Michelle(미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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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각자의위치'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4.01.16 [존폴믹]각자의 위치2
  2. 2013.12.21 [존폴믹]각자의 위치1

롤링스톤즈 크로스 오버 주의.


비틀즈


존 레논 x 폴 매카트니 x 존 레논

믹 재거 x 폴 매카트니 x 믹 재거





폴은 존을 데리고 다니며 집 이 곳 저 곳을 구경시켜주었다. 말들이 있는 커다란 마굿간이랑 자신이 좋아하는 뒷뜰의 장미꽃밭도, 깊은 호수랑 연결된 정원에 흐르는냇가에 데려가 발도 담궜다. 안에는 주홍빛 물고기들이 헤엄쳤고 폴은 어디선가 가져온 사료를 한웅큼 존에게 쥐어주었다. 존은 폴과 그 것을 냇가에 던졌고 물고기들이 퐁퐁거리며 밥을 먹는 것도 볼 수 있었다.


존은 정말 태어나서 거의 처음으로 무언가 가슴 안 쪽에서 간질거리는 걸 느끼고 있었다. 그 것은 존의 인생에 얼마 느끼지 못한 것이었다. 그 느낌은 가끔 존이 밖에서 햇빛을 보거나 술에취한 어머니가 자신을 꼭 안아주신 채 무어라 중얼거릴 때와 비슷한 무언가를 닮아있었다. 폴은 정원을 거닐며 꽃을 하나 꺽어서 존의 귓가에 하나 꽃아주었다. 폴은 존에게 예쁘다고 웃었고 존은 폴의 꽃을 꺽을 때 들어나는 하얀 손목이나 자신을 보며 웃는 모습이 더 예쁘다고 생각했지만 알파에게 그런 표현은 적절치 못했기 때문에 기분이 상할까싶어 고개를 끄덕거리기만 했다.


둘이 함께 다니면서 폴은 계속 떠들었고 존은 조용히 그 말을 들었다. 폴은 존이 이야기하건말건 계속 떠들었고 존은 그럴 때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폴의 표정을멍하니 바라보았다. 존은 이렇게 얼굴을 마주하고 여러가지 말을 하는 사람을 만나본 적이 손에 꼽힐 정도였으므로 폴이 말하는 것 처럼 무어라 이야기하고싶었으나 잘 대꾸하지 못했다. 존은 결국 무서운 표정을 한 어른들의 말에 그랬듯 네네 하고 조용히 맞장구를 치는 수 박에 없었는데 그럼 폴은 그런 존이 지루하지도 않은 듯 웃으며 존의 손을 잡아주었다.


그렇게 집 안을 돌아다니다보니 어느덧 해질녘이 되었다. 폴은 존의 손을 당겼고 집 안에 들어가자마자 폴은 존을 자신의 옆자리에 앉혔다. 존의 자리에는 노릇노릇 맛있게 구워진 커다란 스테이크가 놓여져있었다. 소스가 뿌려진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고기를 존은 꿀꺽꿀꺽 침을 삼키며 바라보았다. 스테이크를 마지막으로 먹은게 언젠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인사드려. 우리 어머니랑 아버지."


존이 스테이크만 뚫어져라 보며 침만 꼴깍꼴깍 삼켜대자 폴이 존의 손을 잡아끌며 맞은 편을 바라보게 했다. 존은 퍼뜩 정신을 차리고 그제야 


"안녕하세요...."


하고 모기가 기어가는 목소리로 인사를 했다. 존은 당장 떨어질 불호령에 몸을 움츠렸으나


"허허 배가 많이고팠나보구나" 


하고 맞은 편에 앉은 수염을 기른 나이든 중년의 사람이 너털 웃음을 흘릴 뿐이었다. 그러나 옆에 앉은 폴과 나이가 많이 나보이지 않아보이는 여자는 탐탁치 않다는 듯 계속해서 존을 노려보았다. 존은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폴의 어머니로 보이는 여자를 찾았으나 그 곳에 앉아있는 여자는 그 여자 뿐이었다.


"벌써 친해져니? 하루종일 데리고 다녔다는데."

"친해지고 말고할게 뭐 있어요. 제 아내인걸요."

"그건 두고봐야 알지. 아직 형질발현이 안왔다는데."

"신경안써요. 오메가든 아니든."

"폴!"


그 여자는 존을 가늘게 바라보며 들으라는 듯 이야기했으나 폴은 존의 손을 잡고 존을 두둔했다. 그러자 여자는 신경질적으로 소리를 질렀고 폴은 들리지 않는 채 하며


"배고프지? 내가 썰어줄게."


하고 나이프랑 포크를 들어 자신의 것을 먹기좋게 자르더니 존과 자신의 접시를 바꾸었다. 그리고 접시를 바꾸며 입술을 존의 귓가에 가까이 해


"어머니 말씀은 신경쓰지마."


하고 속삭였다. 그제야 존은 저 여자가 폴의 어머니라는 걸 깨달았다. 폴과 전혀 닮지도 않았는데. 굉장히 젊어보이고. 존은 잠시 의문을 가져 여자를 바라보았으나 매섭게 자신을 노려보는 눈빛에 곧 고개를 확 숙여야했다.


그렇게 꽤나 무거운 분위기에서 식사는 시작되었다. 사실대로 말하면 존의 눈에는 눈 앞에 있는 노릇하고 맛있는 냄새가 나는 스테이크 밖에 보이지 않았다. 거기에 폴이 썰어주기까지한 스테이크였다. 폴은 칼질도 굉장히 우아하게 했는데 존은 그 모습을 슬쩍슬쩍 훔쳐보다가 폴이 "왜? 입에 안맞아?" 하고 눈이 마주치자 웃어주어서 얼굴이 절로 달아올라 고개를 도리질쳤다.


존은 폴이 어서 먹어봐 하면서 포크로 자신의 것을 찍어 자신의 입 앞에 들이대어주고 나서야 스테이크를 한 입 입에 넣었다. 스테이크는 몇번 씹기도 전에 부드럽게 녹아 입 안에서 사라졌는데 소스는 달기도하고 간도 적당해서 정말 맛있었다. 존은 허겁지겁 고기를 다시 입 안에 넣었고 또 고기를 씹기도 전에 입 안에 넣어서 입안에 두세개정도의 고기를 담았다. 고기는 입 안에서 살살 녹는 것 같았다.


"굉장히 품위없이 먹는구나."

"어린 애가 그럴 수도 있죠, 겨우 열 세살인걸요. 전 저나이 때 손으로 집어먹었어요."


폴은 그렇게 말하며 존의 입가에 묻은 소스를 손수건을 꺼내 닦아주었고 존은 얼굴을 확 붉히며 들고있던 포크를 내려놓았다. 머릿 속에 어른들이 매카트니가에서 쫓겨나다니 이 쓸모없는 것 하고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모습과 그들에게 잘보여야 우리가 산다며 어딘가 절박한듯 어딘가 두려운듯 존에게 당부하던 모습도 생각났다. 그리고 넌 고기를 먹으면 안돼! 멀대같이 커지면 폴이 널 바라보지도 않을거야! 하고 소리치던 모습도 기억났다. 


"그 거 밖에 안먹게?"

"네..."

"왜? 입맛에 안맞아? 다른 소스를 얹어달라고할까? 아니면 다른거?"

"아니에요."


존이 스테이크를 겨우 네점정도 먹고 식사를 마치자 폴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했지만 존은 고개를 도리질 칠 뿐이었다. 존은 폴과 폴의 어머니 아버지가 식사하는 모습을 보니 다시 침이 꼴깍꼴깍 넘어가 바닥만 뚫어져라 보았다. 배 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 것 같아 물을 연겨푸 마셨다.


그렇게 긴 식사가 끝나고 폴은 존과 자신이 함께 쓰게될 침실에 데려갔다. 커다란 침대는 둘이아니라 넷이 자도 남을 것 같았는데 안쪽에는 서재가 달려있었고 많은 책들과 커다란 피아노나 바이올린도 있었다. 존은 머뭇머뭇거리며 그 곳에 들어갔고 폴은 책을 한 권 가져다가 존에게 읽어주었다. 공주님과 왕자님이 행복하게 사는 이야기였는데 존은 책을 좋아하지도 않았고 어머니가 동화책을 읽어주신 적도 없었기 때문에 존에게는 꽤 생소한 경험이었으나 나쁘지 않은 경험이었다.


날이 꽤 어두워지자 폴은 책을 덮고 존의 이마에 잘자라고 입맞춰주고 램프를 껐다. 존은 폴이 자신에게 손을 댈까 솔직히 두려웠다. 아직 형질이 발현되지 않았으나 오메가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바는 아니었으며 부부가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것도 아니었다. 알고싶지않아도 알아야했다. 존의 최우선은 폴과 결혼하는 것이었고 존은 어릴 때부터 폴을 기쁘게 하는 법을 이론적으로 배웠다. 


존은 눈을 꼭 감고 가슴을 두 손에 모았다. 쿵쿵 하고 심장소리가 들릴 것 같았다. 바스락바스락 옆에서 스치는 소리가 날 때마다 두려웠지만 곧 색색 하고 숨을 고르게 내쉬는 폴의 숨소리를 듣고 존은 안심했다. 역시 아직 어리니까 아직 아니겠지? 존은 안심하고 그제야 폴을 향해 돌아누웠다. 폴은 존에게 등을 보이며 자고있었다. 그 등을 튼튼하고 넒었는데 존은 조심조심 폴의 등에 이마를 대어보았다.


폴은 알파답게 꽤 키가 컸는데 존은 이제 열 세살이라 남자들이 한창 클 나이임에도 키가 폴의 가슴까지 왔다. 이대로 멈추면 딱 좋겠는데. 존은 폴의 가슴깨에 안긴 자신을 상상하며 그정도가 딱 좋아 하고 다시한 번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리고 오늘 폴이 자신에게 한 행동을 되짚어보았다. 


폴은 정말 최고의 남편상이었다. 다정한대다가 자신을 두둔해주었다. 오늘 자신을 탐탁치않게 보는 아주머니에게 맞써 자신을 두둔하는 폴은 정말 멋있었고 자신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어깨를 감싸고 공원을 산책하는 폴은 다정했다. 폴은 모르겠지만 존은 오늘 폴이 자신의 귀에 꽃아준 꽃을 소중히 자신의 일기장 사이에 끼워넣었다. 존은 이 곳에 오는게 두려웠다. 팔려오는 것이었고 솔직히 말하면 정확히는 몰랐지만 폴이 누구인진 몰라도 누군가와의 염문설을 묻기위해 존과의 합방을 급하게 서둘렀다는 이야기정도는 존또한 들었기에 분명 천대받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소문은 순 거짓이었던 모양이었다. 그래, 스물 두살이면 혼기가 찬 나이고 그래서 했겠지. 그리고 존은 사실 이런 생활도 나쁘지않았다고 생각하며 잠이들었다.



#


존이 깨어난 시간은 잠든지 얼마 되지않은 시간이었다. 꼬르륵 하는 커다란 소리에 자기가 놀라 존은 잠에서 깨었다. 언제나 배고픈 시간이었다. 새벽은 배가고팠고 존은 언제나처럼 침을 삼키며 배고픔을 참으려 했지만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너무 커서 폴이 일어날 것 같았다.


꼬르륵-


하고 커다란 소리가 다시 한 번들리고 존은 소리가 나지않도록 자신의 배를 세게 쾅쾅 때렸다. 그러나 꼬르륵 거리는 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결국 존은 조심조심 침대에서 내려와서 방 구석에 쭈그려 앉았다. 그리고 계속해서 침을 삼키고 배를 꾹꾹 눌렀다. 그러나 소리는 멈추지않았다. 배가 고팠다. 저녁에 약간 먹은 스테이크가 생각났다. 존은 결국 참지 못하고 자신의 팔을 콱 물어 질겅질겅 씹었다. 배가고팠다. 배가 고팠다. 배가...


"뭐해, 상처나잖아."


순간 누군가 갑자기 존의 팔을 확 잡아당겼다. 존은 놀라 몸을 퍼뜩 떨었고 그 곳에는 화가 난 표정을 짓는 폴이 있었다. 순간 존은 겁이 번쩍 들어 고개만 도리도리 저었다. 언제나 이런 일이 있다가 들키면 할아버지나 아버지에게 매를 맞고는 했다. 그 때 존의 배에서 커다랗고 꼬르륵-하는 소리가 났다. 그 소리는 천둥처럼 컸다.


"배고파?"


폴은 그 소리를 듣자 미간을 더 좁혔다. 그러자 존은 겁이났다. 그렇게 많이먹는다며 타박하는 어른들의 소리가 생각났다. 존은 쉬이 대답하지 못했고 그러자 폴은 더욱 화가 난 목소리로


"내가 배고프냐고 묻잖아. 왜 배에서 그런 소리가 나고 왜 팔을 씹는데."


라고 물었다. 그 소리는 꾸짖는 것 같았고 존은 결국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뚝뚝 흘렸다. 아 큰일났다. 그냥 매질을 맞는다면 다행이었지만 이대로 쫓겨나면 어쩌지. 존이 덜덜 떨고있는데 폴은 존의 팔을 거칠게 잡아당기고 성큼성큼 방 밖으로 나섰다. 


"잘못..했어요! 잘못 했어요! 안그럴게요. 소리내지 않을 수 있어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시 한 번 꼬르륵 거리는 소리가 났고 존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폴은 더욱 험악한 표정을 짓더니 존의 허리를 잡아 들어올려 아예 옆구리에 껴버리고 짐짝을 들듯 방 밖으로 나섰다. 존은 이대로 쫓겨난다고 생각했다. 폴은 다정한데 내가 다 망쳤어. 어떻게해. 이대로 쫓겨난다면 집에서도 쫓겨날 것이 분명했다. 그럼 난 어디로 가야하지.


"아무도 없어?!"


존이 덜덜 떠는 사이 폴은 어느 곳에 존을 앉혀두며 크게 소리쳤다. 존은 자신이 어디 앉아있는지 한참 생각하다가 곧 그 곳이 저녁을 먹었던 식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존이 지금 상황을 판단하는 사이 폴은 시종을 부르는 종을 울렸고 곧 허둥지둥 시종들이 달려나왔다. 


"존이 배고파해. 먹을걸 만들어 와줄래? 자는데 부탁해서 미안하네."


폴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존의 어깨를 잡고 둥글게 엄지손가락을 문질렀다. 시종들은 곧 식탁에 촛불을 밝히고 부엌으로 나갔고 존의 앞에는 접시와 식기들이 대령되었다. 


"그...그치만"

"쉬-괜찮아. 뭐가먹고싶어? 네 팔은 말고. 네 팔은 식사를 마치고 주치의한테 데려갈거야. 얌전히 있어."


폴은 그렇게 말하며 존의 이빨자욱이 있는 팔목을 들어올려 그 위에 입맞추었다. 존이 어버버거리는 사이 존의 앞에는 저녁에 보았던 커다란 스테이크가 구워져 나왔고 폴은 이번에도 자신이 고기를 썰어 존의 앞에 디밀어 주었다. 존은 포크를 잡고 머뭇거렸다. 여전히 배에는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났으나 쉽게 손을 댈 수가 없었다.


"왜 안먹는거야? 존. 말을 해줘야 알지. 맛이 없다던가 다른게 먹고싶다던가."


그러자 폴이 다시 존에게 말했다. 존은 머뭇머뭇거리며 포크로 고기 끝을 찍었다 놓았다를 반복하다가 결국 더듬더듬 폴에게 사실을 실토했다.


"그...그치만 많이 먹으면 더 커질텐데요."

"괜찮아, 난 네가 나보다 커도 난 상관없어."

"살도 찔텐데."

"괜찮아, 넌 지금 너무 말라서 살좀 쪄야해. 살이 더 찌면 예쁠걸? 내 눈은 정확해."


존이 말하자 폴은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고 바보같은 걸로 고민한다며 다시 고기를 떠밀어주었고 결국 존은 그 자리에서 스테이크를 다섯접시나 비운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존의 배는 빵빵해졌고 폴은 웃으면서 존의 배를 쿡쿡 찌르다가 데려올 때 그랬듯 안아서 침대에 뉘어주었다. 잠들 때까지 자장가를 불러주는 것도 잊지않았다.


#


그 일을 시작으로 존은 정말 세상에 이런 삶이 지속만 된다면 이 곳이 천국이나 그 어떤 곳이라고 생각될정도로 행복에 감싸여있는 기분이었다. 존은 태어나서 처음 사랑을 받는 기분이었고 하루하루 눈 뜨는 것이 기분이 좋았다. 그 누구도 존에게 화장을 하지않았다고 화내지도 않았고 식사를 몇접시나 해도 뭐라하는 사람이 없었다. 폴은 일에서 돌아오면 존을 데리고 화원에 데려가거나 냇가에 들어가 함께 발을담그고 물장구를 쳤다.


그 날도 존은 폴과 함께 아침을 먹고 폴을 배웅하는 길이었다. 폴은 학자로서 마을 중앙 쪽에 있는 연구실에 가곤했는데 왕궁에서 일하다가 좌천된 경우였다. 존은 폴이 왜 좌천되었는지 몰랐으나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고 좋은 일일리 없기에 폴에게 딱히 물은 적도 없었다.


"다녀올게. 존."


폴은 마차에 타기 전에 다정하게 존의 관자놀이에 입맞춰줬고 일찍오겠다고 속삭였다. 그러자 함꼐 배웅하러 나와있던 시종들이 그 모습을 보더니 서로 킥킥거리고 밤에 재미가 좋으신가봐 하고 속닥거렸고 존의 얼굴은 확 붉어져서 더듬더듬 다녀오세요 하고 말했다.


폴이 가고나면 존은 할 일이 없어서 정원을 뛰놀고는 했다. 처음엔 치마라 불편했지만 폴은 존이 눈이나빠 치마자락에 걸려 자꾸 넘어지자 바지를 입고다니라고 이야기했고 곧 재단사를 불러 존에게 바지옷을 수십벌을 해 옷장을 채워주었다. 존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바지를 입고 정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


그 날도 존은 마지를입고 마을에서 집으로 들어오게 길을 내놓은 냇가에서 마음 껏 멱을 감고있었는데 그 날따라 냇가에서 좀 떨어진 곳으로 많이 가버렸다. 그 곳은 집 정원이라기도 산이라기도 애매한 점이었는데 그 곳은 길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도 없는 곳이었다. 아니 아무도 없는 곳이어야 했다.


"이봐, 꼬마야."


존은 그 곳에서 한창 첨벙거리며 물고기를 괴롭히고 있었는데 누군가 존을 불렀다. 이런 곳까지 누가 와있다는데 놀라 존은 냇가에서 첨벙거리며 나왔는데 그 곳에는 멀끔한 모습을 하고있는 사람이 보였다. 나이또래는 폴 즘일까로 보이는 사람은 존이 놀라자 킥킥 웃으며 존에게 다가왔다. 존은 주춤주춤 뒷걸음질쳤다.


"새로온 종이냐?"

"누구세요?"


그 사람이 묻자 존은 잔뜩 경계하는 표정을 지우지 않으며 되물었다. 멀끔해보이지만 혹시 강도이거나 집안의 무언가를 훔치러 온 사람, 아니면 폴과 반대파의 사람일 수도 있었다. 밖에선 누가주는 음식을 먹어서도안되며 언제나 조심하라고 폴은 존에게 말한 적이 있었다.


"쉿, 날 모르는구나. 그렇지?"


존이 자신이 누군지 묻자 그 사람은 약간 놀란 표정을 짓더니 곧 잘됐다는 듯 씩 웃어보이곤 품을 뒤적여 금화를 꺼내어 존의 앞에 까닥까닥거리며 흔들었다. 존은 그 모습을 바라보고있었다. 대체 뭐하자는거지?


"이집에 폴이라는 사람 알아? 도련님인데."


그 사람은 존이 금화를 받지않자 다가가 존의 손에 금화를 쥐어주고는 존에게 윙크를 해보였다. 존은 이 상황이 잘 이해가 가진 않았지만 일단 목숨을 위협받진 않는 것 같아 잠시 고민하다가 순순히 대답했다.


"아는데 누구시죠?"

"혹시 폴을 불러줄 수 있을까?"


존이 대답하자 그 사람은 파란 눈을 반짝거리며 존에게 물었다. 그 모습은 누가봐도 잔뜩 기대를 담고있었는데 존은 그 모습을 보고 그 사람을 폴의 친구로 단정지었다.


"그는 일하러 갔어요."

"그래, 하긴 그렇겠구나."


존이 조심스래 폴의 부재사실을 전하자 그 사람은 눈에띄게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음 어쩐다 하고 고민하더니 품 속에서 흰 편지봉투를 꺼내었다.


"그럼 혹시 이 편지좀 폴에게 전해줄 수 있을까? 아주 중요한거야."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그 편지를 존에게 건냈다. 그러나 존은 모르는 사람에게 받은 뭔지모를 편지를 폴에게 건내줘야할지 망설여져 받는걸 망설였는데 그러자 그 사람은 품에서 이번엔 금화를 한 주먹 꺼내 존의 주머니에 넣어주며


"제발, 부탁이야. 전해주기만 하면 돼. "


하고 존의 손을 꼭 잡았다. 존은 금화는 필요없었지만 그 모습이 굉장히 급박해보여서 결국 그 편지를 받고 의심을 지우지 않은 표정으로


"전해주기만 하면 되는거죠?"

"정말 고마워!"


하고 물었고 그 것은 허락의 의미였으므로 그 사람은 기뻐하며 존을 꽉 끌어안았다. 그리고 존이 자신의 품에서 벗어나려하자 존의 귓가에 입술을 대고


"폴도 기뻐할거야."


하고 속삭이곤 몸을 때었다. 존은 그 모습이 어쩐지 폴이 자신에게 자주 해주는 행동과 닮아 소름이 끼쳐 귀를 잡으며 후다닥 떨어졌고 그는 키득키득 웃으며 손을 때곤 부탁해-라는 말을 한 번 더 넘기고 사라졌다.


그 날 저녁 폴은 돌아오자마자 존의 볼에 다시 키스해주었고 곧 저녁시간이 되었다. 저녁을 먹기 전 존은 받은 편지가 생각났지만 식사가 준비되었고 식사를 마친 후 폴에게 편지를 전해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존이 식사를 하자 폴의 어머니가 또 무어라 쏘아댔지만 폴은 유들하게 받아치며 존의 허리를 잡았고 존은 폴이 말한대로 그 곳에 신경쓰지않으며 우물우물 식사를 해댔다.


식사를 마친 후 폴과 존은 손을 잡고 방으로 돌아왔는데 존은 그제야 폴에게 쭈뻣거리며 이거...하고 편지를 내밀었다. 폴은 존이 자신에게 쓴 편지인가 싶어 웃으면서 존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뭐 이런걸 하면서 편지의 겉봉투를 훑어보다가 편지에 쓰여진 이름을 보고 얼굴이 굳어졌다.


"이거 어디서 받았어?"


폴은 존을 큰소리로 다그치며 존의 어깨를 꽉 잡았다. 존은 너무 놀라서 딸꾹질을 했는데 그러자 폴은 "어디서 받았냐고!!!" 하고 더 큰 소리를 내며 존의 어깨를 아프게 쥐고 흔들었다. 폴이 쥔 어깨가 너무 아파서 존은 찔끔찔끔 눈물이 났다. 이렇게 화를 내는 폴을 보는 건 살을 씹었을 때 외 처음이었고 폴은 그 때보다 훨씬 화가 나 보여서 존은 자신이 무언가를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울먹이며


"정원 뒤에서..."


하고 대답했다. 그러자 폴은 편지를 쥐고 밖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해가 벌써 진 후라서 폴이 달려나가자 시종들은 깜짝 놀라며 횃불을 잡고 따라 달려나갔지만 폴은 정말 빠르게 뒷마당에 개울 쪽으로 달려가더니 소리치기 시작했다.


"믹!!!믹!!!!!!!!!!"


폴은 숨을 헐떡거리며 계속 그렇게 소리쳤다. 존도 폴을 따라 달려나왔다가 그 소리를 들었는데 그 소리를 듣고 시종들이 무어라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믹!!!!!!!!!!"


폴은 한 번 더 그 이름을 마구 소리치며 뛰어다녔다. 그 때 폴의 어머니가 폴 쪽으로 성큼성큼 다가가 폴의 손목을 잡아당겼다. 폴은 그대로 넘어졌고 폴의 어머니는 그런 폴을 향해 손을 높이 들었다.


짜악-!!!


하고 큰 소리가 울리고 폴의 고개가 돌아갔다.


"네가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구나!"


어머니는 굉장히 노한 목소리로 폴을 나무랐다. 언제나 어머니에게 유들하게 받아치던 폴은 맞은 뺨을 잡고 바닥만 바라보았다. 


"기껏 쓸모없는 거랑 결혼해서 잠잠하게 해놨더니! 그 때문에 네가 그렇게 굴어도 봐준 거였는데! 네가 감히...!"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다시 한 번 손을 들려다가 어느새 허둥지둥 나온 아버지에게 손목을 잡았고 아버지는 어머니를 달래며 집 안으로 데려갔다. 시종들도 힐끗힐끗 눈치를 보다가 끼어야 할 일이 아닌 걸 알았는지 집 안으로 들어갔다. 존은 폴이 아직도 앉아있는 곳에 다가가 부어오른 폴의 뺨을 잡으며


"폴, 미안해요. 폴. 내가...내가 편지를 받아와서...다신 안그럴게요."


하고 제가 맞은 것처럼 울었는데 폴은 그런 존을 보다가 씁쓸히 웃고


"아니야, 고마워 존."


하고 존을 안아주었다. 존은 폴의 품에서 펑펑 울다가 지쳐 잠들었고 폴은 존을 안고 침실에 뉘어주었다. 



#


폴은 자신의 책상에 앉아 편지를 뜯지않은 채 편지를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그 곳에는 from. 믹 이라는 글자만 쓰여져 있었다. 폴은 천천히 그 편지를 들어 촛불에 가까이 대어 초에 그을리게 했다. 그러자 편지주의가 갈색으로 타더니 그 위로 글씨가 정확히 들어났다.


나의 하나뿐인 사랑스런 피앙세에게.


from. 믹 재거


폴은 그 편지봉투를 한참이나 들여다 보다가 끝내 눈물을 터트렸다. 폴은 존이 깨지않게 엎드려 숨적여 조용히 울었다. 그리고 다시 이름을 불렀다.


믹, 믹...믹. 믹. 보고싶어. 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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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ichelle(미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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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


존 레논 x 폴 매카트니 x 존 레논

믹 재거 x 폴 매카트니 x 믹 재거




존의 아주 어린시절 기억은 다른 남자아이들과 약간 달랐다. 치렁치렁한 드레스와 뾰족하고 아픈 작은구두, 그리고 크게 크지못하도록 등에 찬 이상한기계와 마르게 만들기위해 아주 조금만 주는 먹을거리. 우는 어머니. 쓸모없다며 자신의 아래를 벽돌로 찍어누르려고하는 아버지. 단 한번도 짧게 잘라본 적 없는 머리. 앞이 보이지 않지만 예뻐보여야 한다며 자기전에만 겨우 쥐어주던 안경. 손가락질. 손가락질. 손가락질. 


그리고 처음으로 자신을보고 웃어주던 사람.


폴.



#


존이 태어난 레논가는 몰락해가는 귀족이었다. 그들은 과거에 바로 왕의 곁에서 영향을 행사하는 명성이 드높은 귀족이었으나 그들이 지지하던 왕자의 반대파가 왕위에 오르고 그들은 급격히 몰락해갔다. 왕의 곁에서 작은 보직으로 물러나고 먼 변방으로 물러나며 그들은 재기를 꿈꿨지만 새로 오른 왕은 레논가를 철저히 짖밟았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 수록 과거의 영광은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빛을 발해 녹슬어갔다. 그들은 삐걱거렸고 어느 집안은 귀족임에도 당장 끼니를 걱정해야할 정도였다. 결국 레논가는 살기위해 어떻게든 다른 세력에 매달려야했다. 레논가에서 자존심을 버리고 엎드리고 찾으며 찾은건 매카트니가였다.


매카트니가는 현 왕비의 외가측되는 가문으로 그 가문에는 아들이 한명 있었는데 막 열살이 된 폴은 아직 형질이 발현되지 않아 약혼을 미루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하나뿐인 아들인지라 만약 아무 여자랑 결혼시켰다가 오메가이기라도 하면 후사를 기대할 수 없었고(여성이 알파가 아닌이상) 매카트니가는 특이하게도 가훈이 평등이었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그들의 후계자는 폴이었다.


레논가에서 마지막 끈으로 붙잡은 것은 폴이었다. 레논가에선 매카트니가에게 제발 자신들과 약혼해달라고 매달리며 가문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가보를 내밀었다. 그럼에도 매카트니 가에서 주저했는데 그 이유가 레논가에는 이미 아이들을 낳아기를 형편이 안되서 본가측에 아이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레논가에선 아이를 임신중이라며 다시한 번 매달렸고 남자가 태어날지 여자가태어날지 하다못해 알파가태어날지 오메가가 태어날지 알 수 없다며 다시 거절하자 정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만약 폴의 짝으로 아이가 맞지않는다면 가보를 받지않고 파혼한다고까지 이야기했다. 정말 최후의 보루인 샘이었다.


그렇게 거의 끼워팔기식으로 성사된 약혼은 약혼식조차 치뤄지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사실 본가엔 임신한 사람들이 없었고 그나마도 거의 다 늙은 사람들이 다였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첩까지 들여서 아이를 가지고싶어했지만 그 걸 들켰다간 바로 파혼인 걸 알았기 때문에 정말 밤낮으로 임신이된다는 모든 약들을 먹이며 주술까지 써가며 임신을 기원했다.


그렇게 기적적으로 한 부부가 임신했다. 본가에서 약간 빗나가긴했지만 바로 위촌까지는 본가에 속해있었고 사실 본가에선 아이를 낳을만한 부부가 없었으므로 그들은 본가로 받아들여졌다. 그들이 본가로 들어왔을 때 그 부부는 본가의 일원들에비하면 그나마 젊었지만 그나마도 산모가 40대였다. 심각한 노산에 다들 아이가 잘못될까 노심초사했고 부른배를 보며 여자아이이기를 기도했다. 


아이가 정말로 생기자 매카트니가에서 레논가에 조금씩 지원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전처럼 위엄을 떨칠 순 없었지만 적어도 굶어죽는 사람은 없었으며 어느정도 다시 성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생겼고 어느정도 사치스런 생활을 할 수 있게되었다. 하급이지만 엄연히 귀족으로서 생활을 누릴 수 있었고 이를 잃을까 두려워 레논가에선 더더욱 그 아이에게 매달렸다. 그렇게 폴이 열두살이 되는 해에 아이는 태어났다. 태어난 아이는 남자였다. 아이가 태어난 날 모든 식구들이 아이를 낳는 모습을 지켜보았고 아이의 탯줄을 자르고 성별을 확인하자마자 모두들 절망했다. 아이가 태어나 기뻐해야할 그 날 레논가에선 곡소리가 울려퍼졌다.


매카트니가에 남자아이임을 알리자 그 쪽에서 대놓고 떨떠름한 기색을 보였다. 장로들은 쩔쩔맸고 아이 덕분에 본가에 입성했던 부부는 얼굴이 파리해졌다. 아이를 키우며 다들 폴이 오메가이기만을 바랐으나 아이가 돌이되던 해 폴은 알파로 각성했다. 그러자 매카트니가에서 약혼파기를 바랐는데 레논가에선 거의 울다시피하며 아이가 오메가인 거 같다고 매달렸다. 아이가 오메가라면 약혼을 파기할만한 구실이 아니었기 때문에 매카트니가에선 기다렸다.


태어난 아이는 남자였기때문에 존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노산이라 그런지 아이는 태어나서부터 앞을 잘 보지 못했다. 아예 보이지않는 것은 아니었으나 이리저리 부딪히고 다니기 일수였고 가뜩이나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인데 하자까지 있는 아이이니 가문에서 곱게보는 사람이 있을리 없었다. 존은 집안의 천덕꾸러기처럼 자라났다.


존은 언제나 눈치를 보았다. 어머니는 자신을 보면 눈쌀을 찌푸렸고 아버지는 존을 때리는 시늉을 했으나 차마 '물건'에 흠집은 내지못하고 물건만 집어던질 뿐이었다. 유모들은 그나마 존을 가여워했으나 단지 그뿐이었고 어른들은 존만보면 인상을 찌푸렸다. 


존은 언제나 숨이막혔다. 존은 아주 어린시절부터 신부수업을 해야했다. 조막만한 손으로 요리하는 법을 배웠고 자수와 뜨게질을 배우며 머리를 치렁치렁하게 길었다. 존은 여덟살이 되어 처음 사교파티에 나갔을 때 즘 뭔가가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다. 자신처럼 치마에 레이스를 주렁주렁매단 남자아이는 없었다. 다행이도 존이 남자아이인 줄 아는 아이들은 없어서 존은 여자아이들과 어울렸지만 존은 밖에서 뛰놀며 전쟁놀이하는 남자아이들을 보고 부러움을 느꼈다.


그 날 존은 집으로 돌아와 몰래 옷걸이를 길게 만들어 칼처럼 휘두르다가 아버지에게 걸려 종아리가 터지도록 회초리를 맞았다. 주렁주렁한 치마를 걷어올리고 매를 맞으며 존은 울었다. 


"네 지금 모습을 네 남편이 보면 뭐라고 하겠니!!! 부끄러운줄 알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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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살이되자 어느 아이들이 그렇듯 존이 쑥쑥자라나기 시작했다. 존은 또래남자아이들보다 좀 더 컸는데 그러자 집안에 비상이 걸렸다. 가뜩이나 여자아이도아닌데 저렇게 커서야. 누군가 "혹시 오메가가 아닐지도 몰라." 라고 했다가 할아버지의 불호령을 들어야했다. 


존은 그 날부터 하루에 한 끼 밖에 먹지못했다. 그나마도 밥이 반공기가 전부였다. 존은 밥을 더 먹고싶었는데 어른들은 그럴 때마다 존에게 화를내며 그렇게 먹어대다간 뚱뚱해질거라고 소리를 질렀다. 존은 그 이야기에 반밖에없는 음식을 그나마도 잘 넘기지 못하고 꾸역꾸역 삼켜야했다. 어린아이에게 배고픔은 너무나 큰 고통이었다. 밤이면 존의 배는 엄청난 소리로 울어댔고 존은 살금살금 음식이 보관된 곳으로 가 보았으나 그 곳은 자물쇠가 걸려있었다.


존은 배가고파서 울었다. 한 번은 너무 배가고파서 자신의 살을 깨물거나 일기를 쓰다가 지우개가 살코기로보여 뜯어먹기도했다. 그 때마다 존은 정신나간짓을 하지 말라며 종아리를 맞았다. 존은 앙상히 말라있었는데 그래도 키가 커서 어른들은 화를냈다. 그 때부터 존은 일부러 작아보이기위해 몸을 구부정하게 하고다니기 시작했다.


한편 폴은 22살의 아름다운 알파로 자랐다. 알파에게 아름답다는 수식어는 어울리지 않았으나 정말 아름답다는 말밖에 할 수 없을정도로 폴은 아름답게 자라났다. 어찌나 아름다운지 오메가였으면 알파들이 피튀기는 경쟁을 하느라 오히려 큰일났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였다. 폴은 예쁘고 여리게생겼는데 어느알파들과 마찬가지로 키가 커다랬다. 알파들의 특징이었다. 


폴은 왕자님같은 외모 탓에 뭇 여성들에게 엄청난 인기였다. 거기에 뛰어난 가문의 알파메일이기떄문에 더 그랬다. 왕가 친척인 귀족의 아들이었기에 폴과 결혼하면 진짜 왕자님과 결혼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며 부와 동시에 그 멋진 폴에게 사랑받을 수 있으니 얼마나 멋지겠는가! 


폴은 사교파티에서 언제나 여성 그리고 일부 오메가 남성들에게 둘러쌓여있었다. 폴이 약혼한 사실이야 공공연히 알려져있었으나 상대는 힘없고 약한 레논가, 거기다가 아이가 성질발현이안되서 언제 깨질지 모르는 약혼이었다. 유명무실한 약혼자가 걸림돌이 될 리 없었다. 그녀들은 폴에게 대차게 대쉬했고 폴은 그 인기를 즐기며 불나방처럼 이여자 저여자 혹은 오메가들과 어울렸다. 사실 폴도 한 번도 얼굴조차 보지못한 약혼자에게 애정이 있을리 없어서 몇 번은 깊은 관계까지 간 적 있었다.


그러자 살얼음판을 걷는건 레논가였다. 폴이 이렇게 연애를 하고다니다가는 갑자기 어느 여자를 임신시켰다던가 누군가와 눈이맞아 야반도주를 할지도 몰랐다. 가문에선 어서 존이 오메가형질을 발현하길 재촉했으나 존은 보통 형질변화가 시작하는 13살이 될 때까지도 아무런 형질에 변화가 없었다. 이쯤되면 베타가 아닌가 의심이 되던 찰나 큰 사건이 터졌다.


그건 세기의 섹스스캔들이었다. 왕의 총애를 받는 아들인 믹 재거 왕자는 폴 매카트니와 외가쪽 친척관계였는데 어린시절부터 줄 곧 잘 어울리곤했고 항상 붙어다니는 사이였다. 그리고 한 밤 중 폴이 믹과 키스하는 모습을 본 시녀가 나왔고 그 소문은 막을 새도 없이 둘이 한 두번 뒹군 사이가 아니라 틈만나면 궁정정원에서 알몸으로 구르던 사이가 되었다.  


사촌지간 거기다가 알파간의 스캔들은 더할나위없는 추문이었고 그를 잠재우기위한 방법은 결혼 밖에 없었다. 열세살이 된 존은 그렇게 팔려가듯 스물다섯살의 폴에게 시집아닌 시집을 가야했다. 매카트니가에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으나 레논가에선 더할 나위없는 기회였다. 그 사항이 결정된지 단 삼일만에 존은 넌 이제 다른집에서 살아야한다며 마차에 구겨넣어졌다. 존은 정말 아무 것도 모른 채 마차에 실렸다.


마차로 가는 내내 생각했다. 아 이게 팔려간다는 거구나. 어린 존이었지만 세뇌에가깝게 들었던 탓에 존은 언젠가 이렇게 되리라 알 수있었다. 너는 폴을위해 태어났단다. 그에게 밉보이면안된단다. 그에게 사랑받아야하는데 넌 어쩜 이렇게 못생겼니. 안경을쓰지말아라 폴은 예쁜사람을 좋아한단다. 그는 우리에게 희망이란다. 폴. 폴. 폴. 한 번도 본적없으나 친숙한사람이었다. 그래 저는 그를 위해 태어났었다.



#


"아...안녕하세요."


마차에서 내린 존은 더듬더듬 말했다. 그 곳은 사교파티때나 보는 왕궁과도 비슷할만큼 넓은 집이었는데 마당 한가운데 커다란  분수가있었고 곳곳에 잘 관리된 꽃들과 잔디가 깔려있었다. 집까지는 어찌나 먼지 잘 보이지도않았는데 커다란 그 집은 마치 성처럼 높고 넓어서 그 것만으로도 존은 압도되어버렸다.


"흠, 아직 형질 변화가 오지 않았다지?"


존을 맞아주는 아주머니는 무서웠다. 붉은머리에 그녀는 뾰족한 안경을쓰고 머리를 틀어올리고있었는데 매서운 눈으로 존을 머리부터 발 끝까지 샅샅히 훑어보고있었다. 존은 왠지 자신이 발가벗겨져 커다란 뱀 앞에 있는 것 같다고 느꼈다. 존은 겨우 말을 더듬으며


"네"


하고 내뱉엇다. 


"오메가가 아니라면 이 집에서 나가야할거야. 너무 집에 정 붙이지 말거라."


그녀는 차갑게 말하고 안경을 치켜올린 채 존의 손목을 끌어 성큼성큼 집 쪽으로 향헀다. 그녀의 보폭은 너무 커서 구두를 신은 존은 발이 아팠지만 아무 말도 하지않았다. 그녀가 '세상에 이렇게 비쩍꼬른대다가 키만 멀대같이 커서는...하여튼.' 하고 들으라는 듯 궁시러거리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존은 더더욱 허리를 구부렸다.


"들어가."


그녀는 한 방 앞에 존을 내려다두었고 존은 커다란 문 앞에 섰다. 존은 문 앞에 멀뚱히서있었는데 그녀는 그런 존을 보다가 휙 몸을 돌려 가버렸다. 존은 다시 혼자남았다. 존은 그 문을 보며 많은 걸 생각했다. 자신이 결혼할 사람, 그리고 자신의 처지. 잘은 모르지만 자신은 그에게 반항을해서도 안되고 그에게 어떻게든 마음에들어야했는데 존은 자신이 없었다. 그는 너무 크고 못생겼었고 뚱뚱하고 앞도 잘 안보였으니까. 


존은 정말 한참동안이나 문 앞에있다가 똑똑 문을 두드렸다. 


"들어와."


맑고 힘있는 목소리였다. 누군지도 묻지않은 채 그는 그렇게 말했다. 존은 천천히 그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창가에 앉아있었는데 뒤에서 햇빛이 쏟아져내려 그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이리와 존."


그는 팔을 벌렸다. 존은 뭔가에 홀린듯 그리로 천천히 걸어갔다. 가뜩이나 나쁜 시력에 햇빛까지 쏟아져내려오니 그가 더더욱 보이지않았는데 무언가 심장이 간질거렸다.


"사실 기대하지 않았는데,"


바로 그 앞까지 가자 그는 허리를 숙여 자신과 존의 얼굴을 마주했다. 폴의 녹갈색 눈과 마주한 순간 존은 순간 숨을 쉬는 법을 잊어버릴 뻔 했다. 뒤에서 부숴지는 햇살이 이번엔 창문에서 쏟아져내리는게아니라 그의 몸에서 나오는 것 같았다.


"예쁜아이구나."


존은 그 말을 그대로 돌려주고싶다고 생각했지만 머리가 새하얗게 변하는 것 같아서 말을 할 수 없었다. 존은 태어나서 그렇게 아름다운 사람을 본 적 없었다. 폴 매카트니 그는 너무나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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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ichelle(미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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