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폴/AU]뱀파이어 키스5
비틀즈
존 레논 x 폴 매카트니
뱀파이어 au설정 주의
21.
소녀는 폴과 조지를 아무 말 없이 자신의 집에 데려왔다. 해가 뜨기 전 어둡게 커튼을 치고 방에 향을 피워주었다. 폴은 아무 것도 하지 못한 것에 비해 폴보다 작은 소녀는 조지의 옷을 벗기고 물수건으로 상처를 닦아냈으며 붕대를 메어주었고 곧 조지의 숨소리는 편안하게 바뀌었다.
소녀는 폴에게 이 분에게 무얼 좀 먹여야겠어요 하고 말한 뒤 자리를 비켜주었다. 폴은 머뭇거리다가 집 밖으로 나가 지나가는 살쾡이 한마리를 잡아 칼로 동맥을 잘라 피를 빼낸 뒤 그 것을 그릇에담아 조지의 입에 조금씩 흘려넣어주었다.
꽤 오랜 시간이 흘러서야 붕대 안에 있던 피가 잦아졌다. 조지가 완전히 괜찮아져서 잠이 든 후 폴이 겨우겨우 정신을 차려 다시 나왔을 때는 이미 날이 밝아 해가 뜨고 있었다. 폴은 떠오르는 해를 보며 눈부심에 인상을 찡그렸다.
그러고보니 해가 뜨는 걸 본 지 꽤 오래된 참이었다. 예전엔 조지가 낮에 일어나 움직였으므로 조지에게 맞춰 낮에 일어나있고 밤에 자고는 했지만 조지가 밤과 낮이 바뀐 후 폴과 존도 낮밤이 바뀌어서 낮에 잠들어버렸다.
그리고 해가 떠올라 햇빛이 쏟아지는 곳에서 소녀가 폴 쪽으로 걸어왔다. 그녀는 햇빛 만큼이나 눈부셔서 폴은 자신이 눈부신 이유가 햇빛 때문인지 소녀 때문인지 알 수 없게 되었다. 햇살이 허공에 부숴지고 소녀가 힘들게 들고오는 물동이안에서 물이 밖으로 튀면서 햇빛에 반짝였다.
"이리 줘."
폴은 곧 린다에게로 가 물동이를 건내받았다. 소녀는 폴을 보며 "감사합니다." 하고 웃었다. 폴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폴은 소녀에게 어떻게 감사를 표해야할지 몰라 괜시리 이리저리 왔다갔다거렸다. 그 사이 소녀는 조지의 더러워진 옷을 빨아주고 벽난로에 불을 피웠다.
그리고 폴이 살쾡이를 잡아오느라 바닥에 떨구어진 핏자욱을 보면서도 소녀는 아무 말도 하지않고 핏자욱을 닦아주었다. 폴은 괜시리 무안해져 자신의 손가락만을 만지작거렸다. 타닥타닥 나무 타는 소리만이 둘 사이를 메웠다.
"내가 두렵지 않니?"
한참이나 지나서 폴이 겨우 뱉은 말은 그 것이었다. 달리 더 어떤 말을 해야하는지 알 수 없었으니까. 소녀는 그런 폴의 질문을 이해하지 못했는지 한참이나 폴을 바라보다가 대답했다.
"제가 왜 무서워야하는데요?"
"그야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다쳐있었고...."
대답이 아니라 반문이었다. 폴은 자신에게 질문이 돌아올 줄은 몰랐던터라 횡설수설하며 대답했다. 스스로 말하고도 점점 부끄러워졌는지 폴의 귀 끝이 달아올랐다.
"당신은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울고있었잖아요. 그 사람 때문에. 나쁜 사람들은 남을위해 울지않아요."
폴은 소녀의 대답에 말문이 막혀 소녀를 그저 멍하니 바라보는 수 밖에 없었다. 그런 폴이 재미있었는지 소녀는 다시 한 번 싱긋 웃어보였다.
"그쵸?"
그리고 그 때 폴은 처음으로 구원 받은듯한 기분이 들었다.
22.
존이 폴과 조지를 겨우 찾아낸 건 저녁이 되어서였다. 앨런에게 말을 듣자마자 거의 맨 발로 뛰쳐나온 존이 집으로 향했을 때 본 것은 이미 잿더미가 된 집이었다. 존은 그 잿더미 속에 버려진 조지의 향주머니를 주워들었다.
그 자리에 남은 것은 없었다.
존은 손안에서 이미 그을려 안이 터진 향주머니를 꾸욱 쥐었다. 두고 가는게 아니었는데. 존은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폴과 조지는 보이지 않았다. 존은 다행히도 본능적으로 폴이 죽지않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느낌이 존에게 알려주었다. 언제나 그랬다. 멀리 있어도 존에게는 폴이 느껴졌다. 언제나.
존은 눈을 감고 자신의 육감을 믿는 편을 택했다.
'폴, 폴'
하고 존은 속으로 몇 번이나 폴을 불러 폴이 느껴지는 곳으로 달렸다. 소실점이 아주 멀리서 보이다가 곧 가까워져 뒤로 넘어갔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어느 자그마한 오두막집 앞이었다. 그 집은 아주 예전 폴과 존, 그리고 나무꾼 부부가 살던 집과 아주 비슷한 생김새였다.
존은 불길한 기분을 느꼈다.
"폴!!!!!"
존은 폴의 이름을 부르며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안에서 꺄르르 웃고있는 소녀와 폴을 보았다. 존의 머리가 차게 식었다. 우드득-존이 연 문에 힘을 줘 문고리가 부숴져버렸다. 그 소리에 폴이 깜짝놀라 존을 바라보았다. 둘의 눈이 마주쳤다.
"어디갔다가 이제와, 이 바보야!!!!!!"
그리고 폴이 존에게 달려가 안겼다. 폴은 안심했다는 듯 존에게 얼굴을 부비며 엉엉 울었다. 조지가 아팠어. 근대 막..사람들이. 웅얼웅얼 거리는 폴의 목소리가 울음소리와 존의 품에 묻혀 잘 들리지 않았지만 존은
"미안해, 내가 다 잘못했어."
하면서 폴의 등을 쓸어주었다. 차게 식었던 머리가 폴과 닿자마자 언제그랬냐는 듯 따뜻하게 온기를 품었다. 폴은 정말로 안심한 듯 보였고 존은 폴을 한참이나 달랜 후에야 폴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존은 폴의 눈물을 닦아주며 폴에게 키스하려고했지만 폴은 소녀의 눈치를 보며 고개를 피했다.
23.
밤이 되자 조지가 일어났다. 조지는 일어나자마자 존에게 엄살을 부리며 자신을 버리고갔다고 얘기했고 존은 조지에게 폴을 지켜주어 대견하다며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리고 폴이 또 조지를 안고 칭얼댔고 존과 폴은 드디어 그 집을 나올 수 있었다.
가는 길에 소녀가 배웅을 나왔다. 폴은 걸음이 잘 떨어지지않는지 몇 번이나 어물쩍거리며 소녀의 곁을 멤돌았다. 존은 기분이 언짢아 계속 그 모습을 힐끔힐끔보고있었다. 뭔가 이상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조지는 조잘조잘 떠드는 채로 소녀는 존과 폴, 조지를 산 앞길까지 안내했다.
"이리로 가시면 안전하실거에요."
소녀는 상냥하게 말했다. 너무 상냥해서 마치 이세상 것이 아닌 것 같았다. 존은 더더욱 기분이 언짢았다. 언짢은 이유가 상냥한 이 소녀 때문인지 아니면 계속해서 어물어물거리는 폴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뭔가 이상했다.
"이름 알려줄래?"
폴은 겨우겨우 용기를 내 소녀에게 물었다. 폴의 볼은 발갛게 되어있었다. 그제야 존은 왜 기분이 나쁜지 알 수 있었다.
"린다에요. 린다 루이스."
소녀는 그렇게 말했고 셋과 인사를 하고는 헤어졌다. 존은 폴에게 갈 것을 재촉했지만 폴은 린다의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멍하니 보며
"린다."
라고 저도 모르게 웅얼거렸다. 존은 순간적으로 들끓는 살의를 가라앉히기 위해 주먹을 꽉 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어 피가 배어나왔다.
24.
린다가 가자 폴은 네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떽떽 거렸다. 린다의 앞에서 조심하던 것과는 다른 태도였다. 존은 그런 폴의 어리광을 꾹 참고 받아주었다. 어차피 이제 보지 않을 소녀였다. 존은 피가 묻지 않은 손으로 폴의 손을 꽉 잡았다. 폴은 피하지 않고 존의 손을 마주잡았다. 서늘한 자신의 손바닥에 따듯한 폴의 손바닥이 닿아 온기를 맞대어주었다.
존은 안심했다. 봐, 이제 안 볼 거라니까.
"존, 우리 이제 어디로 가?"
조지가 산길을 가던 중 생각난듯 존에게 물었다. 집은 불타버렸고 그들에겐 돌아갈 곳이 없는 셈이었다. 존은 그 말에 폴을 힐끗 바라보았다. 말할 타이밍을 재야했다.
"아냐, 다시 집을 짓고살거야. 몸상태 안좋은건 알겠지만 며칠만 풀밭에서 참아."
역시나 폴의 대답은 예상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존은 속으로 한숨을 쉬며 폴의 손바닥과 자신의 손바닥을 비비적거렸다. 곧 폴이 화를내며 손을 뗄 것이다.
"집엔 돌아갈 수 없어."
"왜?"
존이 말하자 조지가 반문했다. 존은 일부러 폴 쪽을 보지않았다.
"그 사람들 이번에만 올 거 아냐. 계속 올거야."
"지금껏 그랬잖아. 뭐가 문제야? 네가 막아주면 되잖아."
"오늘처럼 내가 없는 경우는 어쩌고? 게다가 이젠 조지도 있잖아. 우린 그렇다고 쳐도 조지는 위험해. 조지는 햇빛에 노출되면 안되고 성수에 닿으면 잘 나아지지도 않잖아."
"우리가 주의하면 돼!"
"그럴 수 없다는 걸 알잖아, 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손바닥이 내쳐졌다. 봐 내쳐질거라니까. 존은 순식간에 온기를 잃어버린 손바닥 안에 온기가 날아가지않게 반대 쪽 손으로 손을 마주대었다.
"그럼 어쩌자고? 다른 마을에 가자고?"
"어느마을에 가던 마찬가지야. 얼마 있지않아서 사람들은 우릴 찾아낼거야. 우린 가뜩이나 밤에 활동하니까."
둘 사이의 기류가 이상하게 흐르자 조지는 폴과 존의 눈치를 흘끔 보며 한 발자욱 물러났다. 폴은 존을 노려보았고 존은 폴을 보지않았다.
"그러니까...."
존은 마른침을 삼켰다.
"그러니까 나랑 같이 우리같은 동족이 많은 곳에......"
찰싹-하고 살과 살이 부딪치는 마찰음이 났다. 존의 고개가 옆으로 돌아갔다.
"네 짓이구나."
존은 대답을 하지 못했다. 폴은 그런 존을 한참이나 바라보다가 일부러 존의 어깨를 치고 존을 지나쳐 조지의 앞으로 가 조지의 손목을 잡아 채 산길을 걸어 나갔다. 존은 폴을 잡으려고 했으나 폴은 다시 한 번 존의 손을 내치곤 조지를 당겨 자신 품쪽으로 끌었다. 조지는 아무 말도 하지못한 채 폴에게 끌려가는 수 밖에 없었다.
"개자식, 네가 조지를 다치게 했어."
폴은 욕짓거리를 내뱉었고 조지는 폴에게 끌려가면서 계속해서 뒤를 돌아 존을 보았다. 존은 바닥을 보고있어 표정이 보이지 않았다. 산 길을 전부 내려온 후 폴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펑펑 울었다.
조지는 존이 내려와 폴을 달래주길 기대했으나 존은 보이지 않았다. 결국 폴의 들썩이는 어깨는 조지가 안아주는 수 밖에 없었다.
25.
폴은 그 후 산으로 돌아가 린다의 집과 가까운 곳에 집을 짓기 시작했다. 조지는 폴을 도와 얌전히 집을 만들었다. 집이 만들어졌을 때 방은 두개였는데 조지는 모른 척 방 하나에 커다란 침대를 만들어 들여놓았다. 폴은 그런 조지에게 아무 말도 하지않았다.
그리고 매일매일 밤마다 조지는 존이 오기를 기다렸다. 폴은 요즘 낮에 무슨 할 일이 그렇게 많은지 낮에 일어나 밤에 자버렸기 때문에 조지는 딱히 할 일이 없었다.
조지는 존을 기다리며 집 앞을 어슬렁거렸다. 혹시 존이 못 찾는 건 아닐까? 존을 찾으러 가봐야 할까? 존은 어디있을까?
매일매일 존을 기다리며 드는 생각이었다. 폴이 조지와 대화가 사라져갈 수록 조지는 존이 그리웠다. 폴은 조지에게 신경쓰지 않는 것처럼 보였고 조지가 배고프다고 깨워도 조지를 밀어내기 일 수였다. 조지는 요즘 거의 혼자 사냥을 해야했다.
그 날도 조지는 혼자 사냥을 나갔다. 사냥을 가면서 존이 혹시 돌아올까봐 마당에 커다랗게 글씨를 써 두는 것을 잊지 않았다.
조지가 주로 잡는 건 작은 초식동물 류였다. 폴과 존이 큰 동물은 건드리지 못하게 하기도 했고 그리고 조지 자체가 아직 사냥능력이 뛰어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 날도 조지는 킁킁 거리며 산고양이 작은 동물의 체취를 찾아 두리번 거렸다. 그리고 막 고라니로 보이는 동물의 엉덩이를 잡아채려 헀을 때 누군가 조지의 뒷목을 잡아당겨 조지의 체중이 뒤로 쏠려 휘청였다.
"네가 조지구나? 그렇지?"
그리고 자신을 잡아당긴 사람의 얼굴을 보기도 전에 누군가 물었다. 상대방은 대답을 바란 건 아닌지 조지가 대답도 하기 전에 조지의 입은 무언가에 의해 막히고 눈이 가려졌다. 눈이 가려지기 전에 잠깐 존을 본 것도 같은 착각이 들었다.
폴이 찾을텐데.
라고 생각을 했지만 입이 막혀 조지는 소리조차 지를 수 없었다.
다음편이 1부 끝.
존,폴 태어남 ㅡ 이 뱀파이어가 됨 ㅡ 존 폴 동거 ㅡ 조지 태어남 ㅡ 조지, 존폴과 만남 ㅡ 존이 조지를 물어 조지가 뱀파이어가 됨 ㅡ 폴 린다 만남 ㅡ 존 폴 헤어짐 ㅡ 가 을 따라감
2부.
폴 린다 결혼 ㅡ ㅡ ㅡ ㅡ조지,링고 만남 ㅡ ㅡ ㅡ ㅡ
ㅡ ㅡ ㅡ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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