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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게이(비틀즈,블러,오아시스,롤링스톤즈) / 글러 / 트위터/ 티스토리 수위글 비밀번호DM or 맞연성러 Michelle(미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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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뱀파이어 다이어리와 상관없음. 본적읎음.


비틀즈


존 레논 x 폴 매카트니


중세 au 주의




#


눈을 떴다. 그냥 눈을 떴다. 어둠 속에 한참을 잠겨있다가 그냥 어느순간 정신이 들었고 반사적으로 눈꺼플을 들어올렸다. 일어났을 때 그가 내 곁에 있었다.


"깻구나 폴. 네가 죽은 줄 알았어."


그는 나를 안고 훌쩍훌쩍 울음을 터트렸다. 나는 영문을 몰라 멍하니 있었다. 그 상황이 인식되지 않았다. 그냥 가슴이 축축했고 눈을 깜빡일 때마다 점저 익숙해져오는 바깥 풍경이 낯설었다.


"이제 다신 나를 떠나지 마, 폴리."


그는 내 허리를 팔로 끌어앉고 나를 올려보며 그렇게 말했다. 그표정이 너무 애절해보여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웃는 모습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


내 이름은 폴매카트니라고 했다. 그리고 그의 이름은 존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함께산다고 말하면서 와인잔에 붉은 액체를 한가득 담아주었다. 나는 그 것을 쭈욱쭈욱 마셨다. 처음엔 와인이라고 생각했으나 알코올은 느껴지지 않았고 그 것은 무척 달면서도 약간 새콤했다. 


내가 꿀꺽꿀꺽 그 것을 전부 마시자 그는 웃는듯 슬픈듯 애매한 표정으로 바라보더니 내 입가를 엄지손가락으로 슥-쓸어주고 


"잘했어. 폴리."


하고 나를 칭찬해주었다. 대체 뭘 잘했다는건지 모르겠지만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는 내가 몸이안좋다고 말했다. 특히 나는 햇빛을 보면 안된다고 했다. 그제야 나는 두꺼운 커튼으로 가려진 창가가 보였다. 


"나는 밖을 볼 수 없는거야?"


하고 내가 묻자 그는 머뭇머뭇 하다가


"밤에는 봐도 돼."


하고 대답했다. 


"이렇게 어두운데 밖이 밤인지 낮인지 어떻게 알아?"

"걱정마 낮에는 창문을 전부 잠궈두니까. 열리지 않으면 낮이야."



#


내가 사는 곳은 성이었다. 그 것도 엄청 높은 성 말이다. 어떻게 그걸 알았냐하면 글쎄 내 방 창문을 열었더니 아래로 까마득한 절벽이 펼쳐졌다. 그리고 반듯한 성벽도 말이다. 내가 있는 창은 못해도 5m는 되어보였다. 근처에 마을하나 보이지않고 절벽으로만 둘러쌓인 이 곳은 시선을 멀리까지 해보아도 뾰족하고 높은 돌산만이 이 곳을 감싸고있을 뿐이었다. 이 곳은 마치 요새 같았다. 나는 실없이 대체 여긴 어떻게들어오는거지? 날아들어오나 하고 멍청히 생각했다. 


복도엔 항상 촛불들이 일렁거렸다. 언제 불을 켜두는지는 몰라도 항상 촛불은 꺼지는 법이 없었다. 덕분에 나는 내방에서 초를 들고 복도를 나가는 습관을 버렸다. 이 곳에는 방이 굉장히 많았는데 내가 아는 것이라고는 내 방 뿐이었다. 내 방이 몇층인지는 몰라도 내가 있는 층 복도에는 내 방 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한 층만 아래로 내려가도 사정은 달랐다. 한번은 존을 찾으러 내려갔는데 그 복도에 굉장히 많은 방들이 있어서 그 방 문들을 전부 열어보았다. 그 방들은 텅텅 비어있었고 복도에 있는 것처럼 붉고 두꺼운 카펫만이 놓여있었다. 텅 빈 돌벽은 나를 무섭게했다.


나는 그리고 계단을 내려가고 또 내려가고 그러다가 나중에는 방문들을 둘러보지도않고 계단만을 내려갔다. 그러나 내가 10층을 널게 내려가도 계단은 계속계속이어져있었다. 나는 무서웠다. 나는 이제 몇층을 올라가야하는지도 몰랐고 위로 향하는 빙글빙글 꼬아진 계단들은 까마득해 보였다.


"존....! 존!"


나는 길을 잃었다는 생각에 울상을 지으며 존을 불렀다. 그러나 내 목소리는 넓은 성 벽에 부딪혀 메아리 칠 뿐이었다. 애초에 이런 곳에서 내 목소리가 들릴리 없었다. 내가 어떻게하지 싶어서 발을 동동 구르자 등 뒤에서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불러? 폴."

"어, 언제왔어?"

"방금."


나는 너무 놀라 몸을 경직시켰다가 곧 그게 존의 목소리라는 걸 깨닫고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그 곳엔 존이 웃고있었다. 내가 말까지 더듬으며 묻자 존은 웃으며 내 허리를 끌어안아 내가 떨리지 않을 때까지 나를 토닥여주었다. 그치만 네가 내려오는거 못봤는데......이렇게 높은데 내려오는걸 봤으면 아까 봤을텐데. 나는 그 말을 할까말까 계속 고민하다가 그 말을 삼켰다. 


"올라가자."


존은 관자놀이에 입맞춰주고 내 허리에 팔을 두르고 내 무릎 밑에 손을 넣어 나를 번쩍 들어올렸다. 내가 그렇게 가볍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무슨 종이짝을 드는 것 같았다. 내가 그런 존을 멀뚱히 보자 존은 나랑 자신의 코를 비볐다.


그리고 존은 한번에 세-네 계단씩 성큼성큼 올라갔다. 힘들지도 않은지 거의 뛰는 수준이었다. 덕분에 나는 여기까지 내려오는데 굉장히 오래걸렸는데 존은 금방 내 방앞에 나를 내려주었다. 


"아래층에 함부로 내려가지마. 방이 많고 다 똑같이 생겨서 헷갈릴거야."


존은 웃고있었지만 왠지 화가난 것 같아 보였다. 아니, 화가났다. 존의 눈 밑에 미세하게 경련하고있었다.


"그럼 널 보러갈 수 없잖아. 난 네 방도 모르는데"

"내가 필요하면 널 불러. 그럼 금방 갈게."

"알았어."


내가 변명하듯 그렇게 대꾸하자 존이 말했다. 나는 이 넓은 성에서 어떻게 내가 부르자마자 오냐고 묻고싶었지만 방금 있었던 일을 기억하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러자 존은 말을 잘듣는 어린아이를 대하듯 내 머리를 슥슥 쓰다듬었다.


혹시 나는 존의 어린동생이나, 사고를 쳐서 낳은 아들인가?



#


내가 내 얼굴을 볼 기회는 거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곳에는 거울이나 내 얼굴을 비출 그 무엇 하나 없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내 얼굴을 알게된 것은 내가 방에있는 책상서랍을 뒤졌을 때였다. 그 곳에는 일기장이 두개, 그리고 정말 두껍다는 말도 부족할만큼 내 손바닥을 전부 펴도 어려울만한 백과사전 같은 양장책이있었다.


나는 그 책을 펴보았다. 그 책의 제목은 사랑스런 폴리였다. 나는 존이 나를 폴리 라고 애칭을 지어 부르던 것을 떠올렸다. 나는 그 책을 펼쳐보았다. 그 곳에는 아주아주 어린아이의 얼굴이 그려져있었다.


나는 그 것을 손으로 쓸어보았다. 그건 바로 그 위에 그려진 것인지 금방 내 손에 번져왔다. 나는 화들짝 놀라 손을 때었다. 그리고 점점 페이지를 넘겼다. 대부분 그냥 그 아이를 그려놓은 것이었는데 페이지를 넘길수록 그 아이는 자라갔다. 그리고 그아이는 점점커서 아장아장 걸었고 또 아이가 되었다.


아이는 객관적으로 보기에 예뻤다. 속눈썹도 길고 눈도 커다랬다. 그 눈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반짝였다. 어느 순간부터 그 폴리가 웃는 모습. 폴리가 반찬투정하는 모습. 폴리가 침대에 오줌쌌다고 우는 모습. 등등이 옆에 쓰여져있었다. 나는 왠지 부끄러워졌다.


아이는 또 소년이되었고 그리고 청년이 되었다. 청년이 되고부터 누드로 그린 그림들이 생겨났다. 어느 그림은 상반신만 그려져 있었는데 뭔가 우는듯 아픈듯 달뜬 모습이기도 했다. 그 옆에는 내 밑에서 우는 폴리 라고 쓰여져있었다. 대체 뭐지? 아픈걸 달래준건가 하며 나는 페이지를 넘겼다.


청년은 이제 자라지 않았다. 그렇지만 늙어갔다. 청년의 눈옆에 주름이 생겨나더니 페이지를 주르륵 넘기자 어느새 볼살도 쳐지고 머리에 희끗희끗한 것들도 생겨났다. 청년은 중년이 되었지만 그림들은 여전했다. 여전히 여러 모습을 그렸고 또 사랑스럽다고 쓰여져있었다. 청년때부터 그려오던 누드화도 여전했다.


중년은 곧 노인이 되었다. 이제 그 그림은 확연히 늙었단 모습이 떠오를정도였다. 어느 순간부터 그 노인의 눈빛은 매우 슬퍼졌다. 그리고 마지막에서 오십 페이지 쯤 남았을 때 부터 모든 그림은 한가지였다.


그 노인은 눈을 감고있었다. 그 방은 자신의 방이었고 그는 잠든 것처럼 누워있었다. 넘기도 넘겨도 그 그림이었다. 마치 판에박은 같은 그림인마냥 그랬다.


잠든 폴리. 잠든 폴리. 잠든 폴리. 잠든 폴리. 스무 페이지 정도는 페이지를 넘기고 넘겨도 모두 같은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 그림은 그대로였으나 옆에 쓰여진 글씨가 변했다.


일어나. / 일어나. / 일어나 폴리. / 아침이야. / 제발 일어나. / 일어나줘. / 일어나라니까!!!!. / 일어나 제발 제발 일어나줘. / 일어나 일어나란말이야. / 내 곁에 잇어줘. / 나 떠나지마. / 폴리 일어나. / 부탁이야 일어나.


나는 그 그림을 한참보다가 촛불에 비춰진 내 손을 보았다. 제대로 본 적 없었는데 내 손은 주름으로 쭈글쭈글했다. 저 그림은 내 그림이었다.



#



존은 오늘도 그 와인잔에 든 쥬스를 들고 나를 찾아왔다. 나는 꼴깍꼴깍 쥬스를 넘기며 존을 보았다. 존은 주름하나없이 예쁜얼굴이었다. 아무리 많이 쳐줘봐도 30대? 아니면 20대일지도 몰랐다. 사실 20대처럼 보였다.


"존."

"왜, 폴리?"

"나는 몇살이야?"


내가 그렇게 묻자 존은 잠시 멈칫했다. 그리고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존의 눈동자가 촛불에 일렁였다. 왠지 무서운 눈이라 나는 몸을 약간 움츠렸다.


"70살이었나. 71살이었나. 어렵네. 나이세는건 서툴러서. 그건 왜 물어?"


그림으로 봤을 땐 그래도 60대쯤이지 않을까 했는데 70대였구나 나. 생각보다 엄청난 나이에 나는 우울해졌다.


"아니야 아무 것도."


내가 그렇게 대답하자 존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내 손에 자신의 손을 깍지껴 나와 이마를 대었다. 그리고 말했다.


"걱정마 폴리. 넌 여전히 예전만큼 예뻐."


그 말에 조금 가슴이 두근거렸던 것 같다.




#


나는 서랍에서 일기장 두개를 꺼냈다. 하나는 자물쇠로 단단히 잠겨져 있었는데 나는 그 것을 열어보려고 열쇠를 찾다가 결국 찾지못하고 포기했다. 그리고 두번 째 일기장을 꺼냈다. 그 것은 하얀 백지에 새 일기장이었다. 나는 깃펜을 들고 천천히 그 일기장 첫페이지에 글을 써내려갔다.




1. 그의 이름은 존 레논이다.


2. 나는 폴 매카트니이다.


3. 나는 햇빛을 보면 안된다.


4.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게 좋다.


5.나는 70대이다.


6. 존은 30대이다? 20대는 아니겠지.


7. 존은 내가 아래로 내려가는게 싫은가보다.


그런데 존은 내 아들인가? 설마 손자?   (만년필로 찍찍 그은 표시.) 

Posted by Michelle(미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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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알]not bond 2

블러/돔섭 / 2013. 11. 30. 05:04


블러


알렉스 제임스 x 데이먼 알반


돔섭 au주의





데이먼이 유년시절을 떠올리라면 제일 처음 기억나는 것은 장난감대신 장난감만큼이나 작은 아주 소구경총을 사격장에 쏘아대던 자신의 모습이었다. 데이먼은 그 곳에서 자라났다.


 


데이먼은 자신이 왜 그 곳에 있는지알 수 없었다. 버려졌는지 아니면 이 곳에서 태어났는지 그 어떤 것인지 예전 기억은 없었다. 데이먼은 다만 그 곳에서 도구로서 키워지고 있을 뿐이었다. 데이먼은 아이들과 어울려노는 대신 서로를 힘과 기술로 억누르며 아이들이 동화책을 읽을 때 인체의 급소를 외우며 그 곳에서 커갔다. 조금이라도 약하다 싶으면 바로바로 치워지는 곳이었다. 데이먼은 가뜩이나 힘없는 몸뚱이로 살아남기위해 그 곳에서 발버둥쳐야했다. 


 


어린시절 남아있는 막연한 공포와 삶에대한 집착이 데이먼이 기억하는 유년시절의 전부였다. 데이먼은 힘이 약했고 덕분에 나날이 느는 건 숨는 법이나 총을 멀리서 쏘는 법, 칼을 다루는 법등이었다. 그렇게 데이먼이 15살이 되었을 무렵 데이먼은 그 무리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사람이 되었다. 덩치도 힘도 부족하던 데이먼에게는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 데이먼은 곧바로 한 사람에게 보내져 이젠 같이 지내던 애들이아닌 모르는 사람들을 쏘게 되었다. 임무는 보통 두 명이서 한조로 하는 것이 보통이었고 데이먼은 자신보다 노련한 선배의 아래로 파트너가되어 들어갔다.


 


그리고 데이먼은 그 파트너를 보자마자 느낀 감정에 전율해야했다.


 


데이먼의 파트너인 선배는 돔이었고 그 역시 데이먼을 보자마자 엄청난 감정의 전율을 느꼈다. 선배는 그 것이 본드라는 것을 알았다. 데이먼은 두려움과 공포 외에 감정에대해선 전혀 문외하게 컸기 때문에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몰랐다. 데이먼은 그에게서 특별한 관계인 돔과 서브와 일반인인 스위치 그리고 둘의 정신적 결합인 본드와 각인에대해 설명했지만 데이먼에게 그 것은 지식 외에 그 어떤 무언가로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데이먼이 느끼는 감정은 그저 선배가 너무 좋다는 것 뿐이었다. 그는 데이먼의 정신적 지주였고 마음의 위안이었다. 데이먼은 그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데이먼은 그가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했다. 몇 번인가 그의 실수를 자신이 뒤집어 썼고 그가 원하면 무슨 행위인지 몰라도 그 자리에서 다리를 벌렸다.


 


데이먼은 선배에게 좋다는 말로 표현이 안 될 정도로 집착했다. 그와 무엇을 하든 함께하려고했고 그에게서 전혀 떨어지려고하지않았다. 그리고 상부가 데이먼의 그런 이상현상을 눈치챈건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몰랐다. 그리고 얼마지나지않아 데이먼에게 처음으로 단독 암살 명령이 주어졌다. 데이먼에게 거부권은 없었다. 데이먼은 언젠가 독립하는 이런 날이 올 줄 알았고 그 일에대해 큰 거부감을 느끼지는 않고있었다.


 


그러나 타켓의 사진을 봤을 때 데이먼은 절망해야했다. 데이먼의 첫 암살타켓은 바로 자신의 파트너인 선배였다. 그는 이미 이 곳에 오래있어 치워져야하는 너무 많은 것을 아는 요원이었고 데이먼은 경험이 부족할 뿐 굉장한 실력이 있는 미래가 기대되는 유망주였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몰랐다. 데이먼은 이 사실을 즉시 선배에게 고했다. 데이먼은 그에게 도망가자고 말했다. 데이먼은 그와 함께라면 평생 쫓기면서 살아도 좋노라고 그에게 매달렸다. 그리고 그는 데이먼에게 총구를 들이댔다.


 


"이건 다 너 때문이야!"


 


너랑 내 본딩 때문에 그래! 그는 그렇게 말하며 데이먼을 원망스럽게 쳐다봤고 망설이지않고 데이먼에게 방아쇠를 당겼다. 타앙-! 소리와 함께 총알이 데이먼의 살을 스쳐가며 생채기를 남겼다.


 


데이먼은 더이상 말없이 주머니 속에있던 칼을 쥐었다.








 


다음 날 데이먼은 목표를 처리했다는 보고서와함꼐 상부를 찾아갔다. 상부는 수고했다며 데이먼에게 돈과 함께 본드가 일어나지않게 조심하라고 말했다. 그리고 데이먼이 서브인 줄 몰랐다며 아쉽다는 말도 덧붙였다. 데이먼은 멍하니 자신의 손에 쥐어진 돈뭉치를 바라보았다. 데이먼은 울지 않았다. 그 것은 오랜 습관이었다. 우는 것은 약하다는 증표였고 얕보이면 그 즉시 목숨을 잃었다. 그러니까 데이먼은 울지 않았다. 다만 그저 그의 심장을 찔렀던 자신의 손을 바라봤을 뿐이었다.


 


데이먼은 그제야 선배가 말했던 돔과 서브의 각인이 어떤 의미인지 깨달았다.


 




데이먼이 두번째로 본딩이 된 것은 몇년 후 데이먼이 잠복하는 임무를 갔을 때였다. 데이먼의 임무는 자신이 원하는 타켓의 비서에게서 정보를 캐오는 일이었는데 우습게도 데이먼은 그 여성을 보자마자 본딩되어 버렸다. 그리고 둘은 달콤하게 사랑했다. 여느 평범한 연인들처럼 키스하고 사랑을 속삭이고 행복을 느꼈다. 데이먼은 처음으로 자신이 서브인 것에 감사했다. 데이먼은 자신의 인생이 그녀만 있다면 그 어떤 것도 상관없다고 느꼈다.


 


그리고 데이먼은 그녀또한 그럴 것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오, 나의 아름다운 천사. 이름을 부르는 것 만으로도 달콤한 그녀.


 


데이먼은 겉잡을 수 없게 그녀에게 빠져들었고 그녀에게 헌신했다. 데이먼은 그녀를 믿었고 그녀만이 자신의 전부라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데이먼은 그녀가 자신에게 무언가를 물었을 때 모든 것을 대답해주었다.


 


그 것이 설령 기밀이라도. 사랑은 데이먼의 눈을 가렸고 이성을 마비시켜 그의 혀를 움직이게 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않아 데이먼이 몸담고 있던 곳은 그녀가 모시고있던 사람에게 괴멸되었다. 그리고 그 정보의 출처는 데이먼이었다. 데이먼은 다시 한 번 그녀를 찾아갔다. 그녀는 데이먼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데이먼은 망설임없이 그녀의 급소를 찔렀다. 그녀는 데이먼의 품에 안겨 숨을 거두는 그 순간까지도 데이먼에게 사랑했노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날 데이먼은 6살 이후 처음으로 울음을 터트렸다.


 


소속되었던 곳이 사라지고 데이먼은 이 곳 저 곳에서 러브콜과 함께 목숨의 위협을 받았다. 데이먼은 대부분의 러브콜을 거절했다. 사격실력은 알아줄만큼 수준급이었기 때문에 자신을 지킬 힘도 충분했고 혼자 활동할 여력도 충분했고 무엇보다 누군가의 곁에 있는게 거북스러웠기 때문이었다. 데이먼은 그 후 5년동안이나 거의 프리랜서로서 활동을 했다. 돈만 쥐어주면 이중, 삼중 간첩노릇도 했고 다리또한 벌렸다. 데이먼이 성공시키는 일이 늘어날수록 데이먼의 몸값은 불어났고 데이먼은 이 쪽 계에서 이름만 대면 알아줄 정도였다.


 


그런 데이먼에게 3번째 본드가 일어났다. 상대방은 아주아주 어린 아이였다. 그 아이는 데이먼이 목숨을 앗아간 이의 아이였고 데이먼은 이 아이라면 자신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데이먼은 그 아이를 키웠다. 물론, 그아이에게 내가 네 부모를 죽였다는 것을 말하지 않았다. 다만 자신은 부모님의 친구라고 이야기했을 뿐이었다. 아이는 겨우 5살이었고 부모의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데이먼은 그렇게 25살 때 은퇴선언과 함께 일을 그만두고 이제 그아이를 키웠다. 아이에게 항상 사랑한다고 말해주었고 아이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드디어 아이가 10살이 되었을 때 아이또한 데이머을 사랑한다고 말해주었다. 데이먼은 이렇게 아이와 평생 함께있으리라고 생각했다. 남들에겐 평생에 한 두 번 올까말까한 본딩이 자신에겐 세번이나 일어났으니 이제 이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아이가 15살 데이먼이 30살 때 데이먼은 임신을 했다. 데이먼은 이제 자신또한 평범한 가정을 꾸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것이 얼마나 안일한 생각이었는지 안 것은 얼마 후였다. 일의 발단은 데이먼의 예전 행적이었다. 데이먼은 자신의 자취를 감춘다고 잘 감췄지만 꽤 끈질기게 추격해온 쪽이 있던 모양이었다. 데이먼의 배가 막 불러왔을 때 즈음 아이가 납치당했고 데이먼은 당연히 아이를 구하러 갔다.


 


그리고 부른 배를 한 손으로 휘어잡고 한손으로 역으로 상대방의 인질을데리고 나타났을 때 아이를 잡고있던 쪽은 상황이 불리한 것을 알았는지 아이를 향해 말했다. 부모님의 원수가 네 자식을 배고있노라고




파악-!!!


 


데이먼은 협상을 통해 서로의 인질을 교환하고 깔끔하게 일을 마무리짓기로 했지만  이미 그 말은 그의 입 안을 떠나 아이의 귀로 들어간 후였다.아이는 충격적인 표정을 지으며 데이먼을 바라보았다.


 


"날 속인거에요?"


"아냐, 아니야. 나는..."


"제 부모님을 죽였어요?!"


"내 말좀 들어봐..."


 


짜악-!!!!!!


 


아이는 데이먼의 뺨을 세차게 내리쳤다. 데이먼은 피할 수 있었지만 그대로 뺨을 얻어맞았다. 그리고 그에게 매달렸다. "잘못했어. 내가 다 잘못했어." 그렇지만 그는 그대로 뒤도 돌아보지않고 창고를 나가버렸다.


 


그 뒤 아이는 집에 자주 들어오지 않았다. 돌아와도 항상 술냄새와 여자향수냄새를 진하게 뭉쳐왔고 데이먼에게서 돈을 뺏어 나가기를 반복했다. 데이먼은 이 것이 다 자신의 잘못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 그는 종종 집에들어오면 데이먼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아직 10대 소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힘은 엄청나서 데이먼의 머리채를 잡아 책상 위에 내리꽃기도했고 주먹으로 데이먼을 마구 내리치기도했다. 데이먼은 그때마다 부풀어오른 배를 팔로 보호하며 몸을 둥글게 말았다.


 


"이러지마...우리 아기가..."


"우리아기 웃기시네!!!!!"


 


그는 배를 필사적으로 안고 보호하는 데이먼을 비웃듯 데이먼의 배만을 노려 발로 차댔다. 데이먼은 그때마다 더 몸을 둥글게말고 제발 아이가 이 상황을 잘 버텨주기를 기도할 뿐이었다. 다행히 아니는 잘 버텨 데이먼은 산달을 앞두고 있었다. 이제 막바지로 거의 출산일을 코앞에 두고 있을 때 즈음 그는 술에 취해 들어와 자고있는 데이먼의 배를 의자를 들어 내리쳤다. 데이먼은 그대로 응급실에 실려갔고 목숨을 건졌지만 데이먼과 그의 아이는 그러지 못했다.


 


데이먼은 아기집을 많이 다쳐 다시 아이를 가지기 힘들거라는 판정을 받았다. 아이는 데이먼이 입원한 동안 한 번도 데이먼을 찾지 않았다. 데이먼은 밤마다 갓난 아기가 자신의 품에 안겼다가 피투성이가 되어 사라지는 악몽에 시달렸다. 데이먼이 퇴원해서 제일 처음 한 일은 아이의 배를 긴 칼로 꿰뚫는 일이었다. 그는 데이먼에게 살려달라고 빌었지만 데이먼은 텅빈 눈으로 "우리 아가 옆에 있어줘야지..."라는 말을 반복할 뿐이었다.


 


그렇게 데이먼에게 새겨졌던 세번 째 각인이 사라졌고 데이먼은 다시 일을 시작했다.


 


데이먼은 이제 돔이라면 지긋지긋했다. 아이를 가질 수도 행복한 가정을 가질 수도 없었다. 데이먼은 본딩을 원하지 않았다. 데이먼은 일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폐쇄된 곳에서 사람을 죽이는 대신 자신의 기술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싶다며 자신이 들어갈만한 조직을 찾았다. 그 중 걸린 한 조직이 있었다. 암살을 기본으로 하는 곳은 아니었지만 호신용으로 이런 저런 것을 가르치는 것이었고 데이먼은 많은 돈을 조건으로 받았기 때문에 그 것에 만족했다. 그렇지만 한가지는 확실히 했다. 그 곳에 돔이 없어야했고 데이먼은 조사를 시작했다.


 


데이먼은 조직의 모든 서류를 검토했다. 조직원들 대부분의 스위치였고 조직원들 중에는 돔3 명과 서브 한명이 있을 뿐이었다. 돔 3명은 나란히 데이브, 제이미, 알렉스엿고 서브는 그레이엄이였다.


 


서류 검토결과 데이브는 이미 본딩된 상태였고 각인이 새겨진 돔과 서브에게는 본드가 일어나지 않았기 떄문에 데이브는 그를 서류를 목록에서 제했다. 두번 째인 제이미도 마찬가지였고 데이먼은 마찬가지로 그의 서류 또한 뺐다. 마지막은 알렉스였다. 조직원이 아니라 그 조직 담당 의사였고 그의 서류에는 엄연히 서브와 결혼까지 했다는 표시가 있었다. 데이먼은 알렉스의 서류까지 재했다. 이 곳에 들어가도 본딩에대한 염려는 없었다.


 


데이먼은 얼마 후 그 조직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제 그 지긋지긋한 본딩을 경험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데이먼을 안심시켰다. 그리고 데이먼이 그 곳에 들어가 처음으로 인사를 하게 된 날 데이먼의 그런 생각이 무색하게도 데이먼은 본딩되었다.


 


상대는 알렉스 제임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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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


알렉스 제임스 x 데이먼 알반


돔섭 au주의







알렉스 제임스는 도미넌트(이후 돔)였다. 그의 부모들은 모두 스위치였지만 알렉스는 돔으로 태어났다. 그리고 알렉스에게 본드가 이루어진 것은 알렉스가 고작 7살 때 일이었다. 상대는 알렉스네 근처로 이사온 한살 어린 여자아이였다. 그 여자아이는 서브미시브(이후 서브)였다. 그 둘은 서로를 보자마자 강한 끌림을 느꼈다. 그 둘은 항상 서로와 함께였다. 알렉스는 고작 8살 때 처음으로 그 아이와 키스했고 16살 때 그녀와 사랑을 나눴다. 알렉스와 그녀는 서로를 열렬히 사랑했다. 그 것은 서로에게 서로에대한 각인이 새져졌다는 사실과는 다른 좀 더 근본적인 것 같았다. 알렉스와 그녀는 서로가 돔과 서브의 관계가아닌 보통 스위치들로 태어났어도 서로에게 사랑에빠져 결혼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녀와 알렉스는 알렉스가 18살 법적으로 혼인신고가 가능하게 되자마자 두 가족의 축복아래 결혼했다. 알렉스는 행복했고 그녀또한 행복했다. 이 둘은 이 행복이 영원히 지속되리라 믿었다. 알렉스는 20살이되자마자 아버지의 기대에 따라 의과대학에 입학했고 그녀는 알렉스의 부모님을 모셨다. 알렉스의 꿈은 의사가 아니라 부모님의 가업을 이은 평범한 농장주였지만 가족을 위해서라면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알렉스는 가족을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 아버지의 기대보다는 그녀를 행복하게해주고싶어서였다. 알렉스는 많은 돈을 벌어 그녀와 언젠가 태어날 자신의 아이를 부족함없이 지내게 해주고 싶었다. 또한 부모님이 더이상 힘들게 일을 하지않아도 될만큼의 돈을 벌어 부모님을 쉬게해드리고 싶었다. 알렉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열심히 공부했다.


 


의대는 총 6년과정이었고 전원 기숙사제였기 때문에 알렉스는 아내를 방학 때 외에는 보지 못했다. 하루종일 공부를 하면서도 알렉스는 아내가 생각났다. 그리고 그녀를 생각하며 더 열심히 했다. 알렉스는 24살이 되었을 때 실습 과정을 밟기시작했다. 알렉스는 섬세한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살을 가르고 내장을 해집는 그 일을 하는데 많은 노력을 필요로 했다. 적성에도 맞지않고 흥미도없는 그 일을 알렉스가 오래도록 버틸 수 있던 것은 순전히 아내에대한 사랑 덕분이었다. 알렉스는 아내만 있다면 의사가아니라 신도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알렉스가 막 26살이되어서 처음으로 의사자격증이 나왔을 때 알렉스가 맡은 첫 환자는 우습게도 자신의 아내였다. 그녀는 암이었다. 발견했을 때는 이미 수술로는 감당할 수 없는 불치병이었고 알렉스는 그녀를 살리기위해 더더욱 열심히 공부했다. 하지만 알렉스의 노력에도 그녀의 병세는 점점 악화될 뿐이었다. 그녀는 점점 마르고 쇠약해졌다. 독한 약으로인해 그녀의 머리카락은 벌써 반이나 빠져있었고 이빨도 몇군대 빠져있었다.


 


그 때마다 그녀는 울면서 "나 괴물같지? 이제 싫지?" 하고 알렉스에게 물었다. 알렉스는 그때마다 부드럽게 웃으며 그녀에게 "아니야, 당신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워."라고 말해주었다. 알렉스는 밤잠도 제대로 자지못하고 그녀에게 매달렸다. 그렇지만 그녀는 차도를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알렉스가 28살이 되던 생일. 둘의 10주년 결혼기념일 날.


 


그녀는 알렉스의 품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고 알렉스와 그녀에게 새겨졌던 각인이 사라졌다. 알렉스는 사라진 각인을 느끼며 엉엉 울었다.


 


그녀가 세상을 떠났을 때 처음에 알렉스는 아내와의 추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알렉스는 집에서 거의 나오지 않았고 하루종일 그녀의 사진이 가득한 앨범만을 앨범이 다 닳아 해지도록 봤다. 알렉스의 부모님이 알렉스가 걱정되어 몇 번이나 찾았지만 막무가내였다. 알렉스는 그녀의 유골함을 집 안에 두었고 하루종일 그 유골함을 쓰다듬으며 말을 걸었다.


 


알렉스는 아내가 죽은지 한참이되어도 그녀의 사망신고를 하지 못했다. 알렉스는 그녀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알렉스는 자신의 호적에 아내란에서 그녀의 이름이사라지는 것을 원치 않았고 그 것을 볼 자신도 없었다.


 


그렇지만 그런다고 그녀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렉스는 아내가 죽은지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알았다. 알렉스는 자신에게 이런 운명을 준 신을 원망했다. 그 후 알렉스는 아주 오랜 시간을 혼자보냈다. 알렉스에게는 그녀 뿐이었고 그녀는 알렉스에게 놓을 수 없는 과거의 잔상이었다. 알렉스는 여러 곳을 떠돌면서 불법적인 루트로 떠돌이 의사 생활을 시작했다.




알렉스에게 다시 본드가 일어난 것은 우연이었다. 알렉스는 자신이 돔이라는 것을 아주 오랜시절 잊고 살았다. 그리고 돔은 각인상대가 없으면 언제 어느때 어느 서브를 만나 본딩과 함께 각인이 새겨질지 모르는 일이었다. 알렉스는 자신이 수술을 하기로 한 갱단의 보스 정부에게 각인이 되었다. 그 것은 매우 어려운 수술이었고 마피아 항쟁 중 일어난 일이기에 불법적 루트로 알렉스에게 맡길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수술을 위해 둘이 처음 마주 했을 때 알렉스는 두근두근-심장이 크게 뛰었고 이름도 모르는 그 여성에대한 무한한 사랑스러움이 생겨났다. 그리고 곧바로 수술은 시작되었다. 수술은 어려웠고 이미 총알은 조각나 심장근처까지 파고들어 알렉스가 손을 보더라도 살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알렉스는 더 보지않고 수술 도중 그녀의 숨을 멎게했다. 이제 막 알렉스에게 새겨지던 각인은 그 타켓이 죽자마자 사라졌다. 알렉스는 자신에게 몰려오는 상실감에 손을 덜덜 떨고 자신의 심장 부근을 움켜쥐었다.


 


알렉스는 그녀 외에 그 누구도 자신의 곁에 둘 생각이 없었다. 알렉스는 그 누구도 자신의 서브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알렉스는 곧장 본딩이 일어나지 않을만한 환경의 직장을 수소문했다.


 


그렇게 선택한 것이 여느 불법 조직 블러의 정보원(소위말하는 불법적 루트의 정보조직)과 같은 일을하는 조직원들의 모임에 있는 의사일이었다. 알렉스는 그 아래로 들어가며 그 곳에 들어가면 몇년 간 밖으로 나올 수 없다는 것을(보안문제로인해) 몇 번이나 확인했다. 알렉스가 그 일을 택하면 재계약을 하는 이상 수 년동안 볼 사람은 자신과 그 곳의 조직원들 뿐이었다.


 


알렉스는 그렇게 그 일을 시작했고 그 일을 할 수록 그 일이 마음에 들었다. 비록 사람의 목숨을 해치거나 피해를 주는 존재들이었지만 그들의 생명도 살리고 돈도 벌 수 있었으니 일석이조라고 생각했다.(물론 대부분 부모님께 송금하지만.) 알렉스는 회사의 기대에 맞게 일을 잘해냈다. 지금 껏 쌓아온 실력이 있었고 불법 루트에서 자주 놀았기 때문에 총알파편을 제거하거나 칼에 찔린 상흔을 치료하는 것에 능숙한 실력자였다.


 


알렉스는 이 곳에서 몇번이나 재계약을 하면서 일을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알렉스는 이 곳에서 살을 가르고 내장을 해집을 때마다잠깐이나마 괴로운 생각을 잊을 수 있었고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기고 자신의 손에의해 살아나는 그들을 보며 묘한 일그러짐을 느꼈다. 왜 나의 아내는 저렇게 살아나지 못했을까.


 


그렇게 알렉스가 그 생활에 적응하고있을 때 즈음 위에서는 그 조직에 새로운 조직원을 보냈다. 이곳의 조직원들의 실적이 좋지않아 가르칠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새로온 그 조직원을 소개하기위해 모두 그 건물의 일층에 모였을 때 알렉스는 그를 보자마자 심장이 타들어가는 듯한 열기가 자신을 잠식하는 것을 느꼈다.


 


심장이 두근두근 크게 뛰었고 그에대한 막연한 사랑스러움과 애정 집착, 그리고 안정감이 솟아났다. 알렉스는 이게 어떤 증상인지 알 고 있었다. 지금 본드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었다. 알렉스는 자신의 안으로 한꺼번에 해집고 들어오는 감정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휘청였다. 이럴 수는 없었다. 어떻게 들어온 곳인데 여기서 본드가 일어날 수는!


 


'타앙-!!!'


 


그리고 알렉스가 본딩이 일어나는 혼란스러움을 다 정리할 새도 없이 바로 곁으로 총알이 스쳐간 것은 직후였다. 알렉스의 볼에 잔상처가 나고 그 반동에의해 휘청이며 앞을 봤을 때 그 앞에는 자신만큼이나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고있는 새로온 지저분한 금발머리 조직원이 보였다. 알렉스는 그를 보며 무언가 말을 하려고 했지만 이 번에 그는 놓치지않고 그대로 알렉스를 향해 총을 겨눴다. 알렉스는 이제 죽는구나 하고 눈을 감았다. 어차피 미련또한 없었고 이렇게 된 이상 아내의 곁으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그만해. 데이먼."




그렇지만 그런 조직원의 방아쇠 걸린 손은 곧 제지되었다 알렉스는 그대로 다시 눈을 떴다. 그 앞에는 당장이라도 울 듯한 표정의 데이먼이 서있었다.




"그렇지만...."


"뭔진 몰라도 다짜고짜 총을 들이대는 건 아니잖아"




데이먼의 곁에있던 데이브는 어리둥정해하면서 코 끝을 찡그리며 둘을 번갈아보다가 데이먼을 보며 훈계하듯 데이먼의 등을 툭툭-치며 말했다.




그는 가뜩이나 구하기 힘든 의사란 말이야. 상부에서 엄청 질책할걸. 




데이브가 그 말을 덧붙이고나서야 데이먼은 손을 내렸다. 데이먼은 인상을 찌푸렸고 그대로 뒤로 돌아 성큼성큼 그 자리에서 벗어났다. 데이브는 그런 데이먼을 보며 




"원래 저런 애는 아니야, 오히려 꽤 따뜻하고 정도많아. 지금 건....흠 쟤가 가끔 원래 이해못할 행동을 해서. 이해해줘."




하고 웃으며 알렉스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렇지만 그런 데이브의 말은 하나도 알렉스의 귀에 들려오지 않았다. 알렉스는 다만 자신에게 새겨져버린 '각인'을 느끼며 어떻게 해야할지 알 수 없어 멍하니 있을 뿐이었다.












불법정보 조직 




블러 - 제대로 된 형체를 찾을 수 없이 흐릿다고 너희는 평생이가도 우리조직의 명확한 형체는 못볼거라는 도발적인 이름.




오아시스 -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너희들은 우리조직을 평생 찾아헤멜 것이라는 도발적인 이름.




둘은 앙숙 관계이다.


'블러 > 돔섭'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알알]not bond 2  (0) 2013.11.30
Posted by Michelle(미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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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au시리즈 제 2부


오아시스 비틀즈 크로스오버 주의 / 해리포터 au 주의



비틀즈


존 레논 x 폴 매카트니 x 존 레논

링고 스타 x 조지 해리슨

폴 매카트니 x 노엘갤러거 



오아시스


리암 갤러거 x 노엘 갤러거 x 리암 갤러거

앤디  벨 x 노엘 갤러거

잭 스타키 x 앤디 벨




노엘이 하루 중 제일 좋아하는 시간은 해가 뉘엿뉘엿 져갈 때 즘 부터 저녁만찬이 시작하기 전까지의 약 삼십분이넘게 나는 시간 중에 학교교사 뒷편에서 폴과함께 하는 시간이었다. 일주일 중 거의 매일 둘은 만났다. 정확히는 폴은 항상 그 곳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이 일이었고 노엘은 그 곳에 앉아서 폴을 기다렸다. 둘은 이제 그 곳에서 말은 안했지만 만난다고 암묵적인 약속을 한 것과 같이 되었다.


그리고 어느 날처럼 폴이 파이프를 챙겨 그 곳을 향했을 땐 이미 노엘이 앉아 편지를 읽고 있었다. 벌써 삼일이 넘게 호울러가 아닌 일반 양피지에 잉크로 적어내려간 조잡하기 짝이없는 편지였다. 


"요즘 호울러가 안오나봐?"


폴은 기척없이 노엘의 뒤에 다가서 파이프에 불을 붙이며 물었다. 흡하고 깊게 빨아들인 연기는 폴의 입 안에서 한번 휫돌아 목안으로 넘어갔다가 다시 나와 동그란 형체를 만들어내며 폴의 입 안에서 나왔다. 동그란 링모양 그 연기는 허공에 오리떼처럼 떼지어 총총 가다가 허공에 흝어졌다.


"동생이 글씨를 배우기 시작한 모양이에요."


노엘은 뒤에서 갑작스레 들려온 폴의 목소리에도 놀라는 기색없이 대꾸하며 편지를 전부 읽은 후 다시 둘둘 말아 망토에 달린 주머니에 찔러넣었다. 스펠링이 거의 틀려서 알아볼 수 있는 문장은 거의 없었고 우리애(용케 이 건 틀리는 법이 없었다.) 와 보고싶어 언제와 바보 등 드문드문 단어만으로 내용을 추리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읽지않아도 내용은 뻔했지만 말이다.


"흠-그래? 좀 서운한데, 네 동생 목소리에 정이 들 것 같았는데."


폴은 그런 노엘이 귀염성없다고생각하면서도 낄낄웃으며 그의 곁에 걸터앉아 파이프를 빠끔빠끔 피워댔다. 폴이 뱉어대는 담배연기가 매케하게 뿜어지는 것이 느껴졌지만 노엘은 그 냄새마져도 좋게느껴지는 듯한 착각이들었다. 붉은 노을이 호그와트의 언덕아래로 넘어가며 폴과 노엘의 뒤로 기다란 그림자를 만들어내었다.


"닮았어요?"


느릿느릿 져가는 노을을 두 눈에 담고 말없이 앉아있던 노엘이 돌연 물었다. 아무래도 계속 동생의 호울러를 기다리는 듯보이는 폴이 신경쓰였기 때문이었다. 리암의 호울러가 계속 폴에게 무언가를 살려내는 듯한 것이 계속해서 마음에 걸렸다. 노엘은 어린시절부터의 경험으로 눈치가 빨랐고 이 호울러가 자신과 폴을 이어주는 매게체이자 폴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라는 것 쯤은 알 수 있었다. 그 것이 노엘을 기쁘게하면서도 불안하게했다.


"뭐가?"

"제 동생이랑 그 분이랑....."


폴은 모르는 척 물었다. 노엘은 폴이 일부러 그러는 것이라는 걸 노엘은 바로 알았지만 포기하기엔 노엘의 안에 그 사람에대한 궁금증이 너무 컸다. 그 사람은 누구일까. 그냥 친구였다는 그사람. 죽은걸까? 아직 살아있는걸까. 무슨관계일까. 설마 아직 호울러가 도착하나?


"그 분?"

"그러니까 그 호울러 보내신 분이랑...목소리가..."


폴이 다시 반문했다. 이쯤되면 폴이 묻지말라고 일부러 벽을 긋는 뜻이 있을지도 모르고 더 물었다간 폴의 기분이 상할수도있다는 걸 알았지만 노엘은 다시 한 번 끈질기게 물었다. 그냥 넘어가기엔 노엘을 괴롭히는 이 궁금증은 너무 컸고 그리고 그 사람을 떠올리며 보였던 폴의 눈빛이 자꾸 노엘을 괴롭혔다.


"나한테 노래를 불러줬다는 사람말이야?"


결국 폴이 킥킥 웃으며 노엘이 묻는 것에대해 내뱉었다. 노엘은 폴이 이야기하자 고개를 크게 끄덕거렸다. 폴은 그런 노엘을 보며 


"고게 그렇게 궁금했냐, 요녀석아."


하고 노엘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쿡-눌렀고 곧 그래 호기심많을나이긴 하지하고 킥킥 웃었다. 그리고 노엘게서 고개를 돌려 다시 노을이 지는 언덕너머를 바라보았다. 이미 노을은 거의 다 저물어 하늘은 주홍빛에서 보라색으로 변해있었다.


"글쎄, 그녀석은 목소리가 가는편이니까 비슷하다면 비슷하지만. 네 동생 변성기 전이니까."


그렇지만 폴의 눈은 거의 저물어버린 노을이나 하늘을 담고있지않았다. 폴은 예전에 보았던 그 눈을 하고 하고있었다. 아련하고 그리움을 담은. 노엘은 그 눈이 무척 예쁘디고 생각하면서도 무척 불쾌하다고 생각되었다.


"듣고싶니?"

"어....네."


폴은 한참이나 생각하는듯 하다가 노엘을 향해 물었다. 폴이 이렇게 나올줄 몰랐기에 놀란 표정으로 폴을 보았지만 폴은 여전히 노엘을 보지않고 해가 완전히 넘어가는 것을 보고있었다. 노엘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폴을 바라보다가 저도모르게 긍정을 표했다. 


"그럼 너한테만 들려줄게."


폴은 그렇게 말하며 완전히 해가넘어가고 하늘이 깜깜해지는 걸 보았다. 주변이 완전히 어두워지고 둘의 뒤 쪽에 있는 벽에 횃불이 켜지며 둘을 비추었다. 어두운 주변을 밝히는 건 그 불 뿐이라 노엘은 순간 폴과 자신 단 둘만이 이 세상에 남은듯한 착각을 느꼈다.


"우리 둘만의 비밀이야. 노엘"


그리고 폴이 노엘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씨익-웃었다. 어린아이같은 웃음이었다. 쿵-하고 노엘의 심장이 머리 위까지 올라갔다가 배꼽아래로 떨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쿵쾅쿵쾅 심장이 병이라도 걸린 듯 빠르게 뛰고 얼굴에 열이 올랐다. 노엘은 그제야 자신이 왜 자신이 폴의 그 사람이 신경쓰였는지 알 수 있었다.


열한살 남들은 풋풋한 첫사랑을 겪을 무렵이었고 그 것은 노엘도 피해가지못했다. 다만 노엘은 남들보다 조금 더 뜨거운 열병같은 첫사랑에 삐졌다는 것을 스스로 알 수 없었다.




몰래 만나는 것도 아니고 공개된 장소에서 매일같이 이루어지는 일학년의 제자와 폴교수의 밀회는 학생들의 입과 입을통해 전해졌고 그 것이 조지와 링고의 귀에 들어가는 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호오-금단의 사랑인가."


조지는 그 소식을 듣자마자 입이 찢어져라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그 것을 보고 링고는 한숨을 쉬며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조지는 신이나서  아아-스무살이 넘는 나이차를 둔 교수와 제자의 사랑이라니. 이 얼마나 드라마틱하냐며 희곡연기를 펼쳐대기 시작했고 링고는 혀를 쯧쯧 찼다.


"놀러가볼까?"


그러나 조지는 이 스캔들소식이 꽤나 마음에 드는 듯 방방 뛰며 망또를 걸쳤다. 놀러가볼까?라고 물은 주제에 당장이라도 그 곳에 뛰어갈 태세였다.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은데. 조지"


링고는 끄응-하고 곤란하다는 듯 웃으며 조지의 망토자락을 잡았다. 그러자 조지는 불만인 표정을 짓더니 곧바로 두 손을 앞으로 모아쥐고는 눈을 커다랗게 떴다. 


"오, 안돼 안돼-그거 하지마. 안볼꺼야."


링고는 조지가 손을 모으자 빠르게 고개를 돌리려 했지만 조지가 더 빠르게 링고의 앞을 막았다. 그리고 눈썹을 일부러 쳐지게해 안쓰런 표정을 지어보이며 링고를 바라보고 말꼬리를 길게 늘리며 말하기시작했다.


"리-잉-고-오."


안타깝게도 링고는 호그와트에서부터 결혼한 지금까지 주욱 조지를 이기는 법을 알지 못했다.





조지는 오랜만에 신이났는지 팔랑팔랑 거의 춤을 추다시피 하며 폴이 담배를 피우는 건물 뒤편으로 향하고있었다. 링고는 그런 조지모습에 절로 한숨이 나왔지만 곧 춤을추는 님프와같은 모습의 조지를(폴이 이 이야기를 들으면 웃다 실신했을지도 모른다.) 보며 절로 흐뭇하게 입에 미소를 걸었다. 좋은게 좋은거라고 오랜만에 호그와트 사총사들이 뛰어놀던 그 곳에 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조지는 아이를 낳느라 금연을했고 덩달아 금연을 한 통에 폴이 담배를 피우는 장소로 변해버린 그 곳에는 잘 가지않게된 터였다. 그리고 또한 사총사들 중 이 곳에 없는 한명이 떠오르기 때문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한창 신이나서 뛰어가던 조지는 그 곳에 근처에갔을 때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걸음을 멈추는 수 밖에 없었다. 링고도 덩달아 걸음을 멈추었다. 조지의 표정은 급격히 굳어갔고 링고도 웃을 수 없게 되었다. 너무나 그리운 목소리이자 이 곳에 들려선 안되는 목소리가 이 곳에서 들려오고있었다. 이 곳에 없는 마지막 사총사의 목소리.


'Oh my love-'


존의 목소리였다.


'for the first time in my life'


노래가 계속 이어지자 조지가 그 곳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링고도 곧 그 뒤를 따랐다. 그 곳엔 붉은 호울러가 입술모양을 만들며 허공에 떠 파닥파닥 노래하는 것이 보였다. 조지는 그 것을 보며 아주 오래 전 연회장에서 호울러를 받고 수줍게 얼굴을 붉히며 기쁨을 숨기지않던 폴을 떠올렸다. 조지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봄바르다!!!!!"


조지가 크게 외치며 지팡이를 꺼내 호울러를 겨눴다. 노래를 하던 호울러는 다음 소절을 잇지 못하고 허공에서 공중분해되었다. 놀란 폴이 흝어지는 호울러의 조각을 주우려 두 손을 모아 들었지만 조지가 더 빠르게 폴의 손을 잡아 붙들었다.


"폴!!!!!"


으르렁거리는 사자후처럼 조지가 비명에가까운 소리를 터트렸다. 폴과 함께 노래를 듣던 노엘은 갑작스런 불청객에 놀라 일어섰으며 싸우는 것처럼 보이는 두 교수님을 말리려 둘에게 다가갔지만 곧 씩씩거리며 라며 폴의 멱살을 잡고 흔드는 조지덕에 뒤로 나동그러질 뻔 했다. 다행히도 빠르게 다가온 링고가 노엘을 뒤에서 안아 넘어지는 것을 막아주었다.


"폴 매카트니!!!너 언제부터 이랬어!!!!이거 다신 안한다며!!!!너..."


조지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다 돌연 눈물을 터트렸다. 폴은 입을 살짝 벌려 벙긋 거리다가 미안해....라고 말하며 조지를 안아주었다. 링고는 한숨을 쉬며 조지를 달래주기위해 손수건을 들고 둘에게 다가갔다. 


왜 니가 사과해. 나쁜자식아.  조지가 폴의 어깨에 얼굴을 마구 부벼대며 끅끅 거렸다. 노엘은 허공에 흝날려 바닥에 떨어지는 호울러조각들을 바라보았다. 



결국 링고가 조지를 안고 한참 달랜 후에야 상황은 조금 진정될 수 있었다. 조지는 여전히 코를 훌쩍거렸지만 이제 울지는 않았다. 폴은 고개를 숙이고있었고 링고는 골치아프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넌 어서 연회장으로 가렴."


조지는 코먹는 소리로 노엘을 향해 말했다. 노엘은 그런 조지를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갑자기 폴과의 시간을 방해받은데다가 폴을 마음대로 끌어안기까지했으니 기분이 좋을리 없었다. 거기다가 자신을 쫓아내기 까지...


"그리고 폴 넌 저녁 먹을생각하지말고 따라와."


그리고 조지는 폴의 손목을 잡고 성큼성큼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덕분에 노엘은 폴과 작별인사도 하지못했다. 노엘의 인상은 구겨질대로 구겨졌다. 지금 폴교수님이랑 단 둘이 어딜가는거야?! 노엘의 안에서 무언가 울컥울컥 치고 올라왔다.


"미안하구나. 놀랐지?"

"아뇨 괜찮아요."


노엘의 표정이 좋지않은 것을 보자 링고가 무릎을 굽히고 노엘의 어깨를 쥐며 물었다. 노엘은 물론 많이 놀라고 화가났지만 대외용 대답을 했고 링고는 다정한 표정을 지으며 노엘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상담교사로 유명하다더니 왜 그런지 노엘은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장으로 데려다줄까?"

"네."


링고는 다시한 번 다정히 웃으며 물었다. 노엘은 거절할까 하고 생각하다가 문득 링고가 이 상황을 알고있다는 걸 깨닫고 고개를 끄덕였다. 회장으로 가는 길에 이 것에대해 물어볼 순간은 지금이 아니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조지교수님을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마렴.아깐 너무 감정적이 되서 그러셔. 사실 다정하고 좋은 분이란다."


이제 막 초겨울이 된 호그와트의 날씨는 쌀쌀했고 링고는 노엘이 춥지않게 모포를 불러내어 노엘의 어깨를 감싸주곤 어깨를 잡고 회장까지 천천히 걸으며 말했다. 알고보면 세상에 나쁜사람이 어딨어 라고 노엘은 속으로 삐죽거렸지만 곧 자신의 이미지를 생각해 고개를 끄덕거렸다.


링고는 다행이다 라며 웃었고 사실 내 안사람이라 그런게아니라 착하고 좋은사람이야 라고 노엘이 묻지않은 일을 조잘조잘 떠들기 시작했다. 그러고보니 이 두 분 부부사이였지. 그렇게 생각하자 폴교수님이 조지교수님과 단 둘이 있다는 사실에도 노엘은 안심이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링고가 떠드는 사이 둘은 회장 거의 앞까지 왔다. 


"링고 교수님."


노엘은 지금 묻지않으면 더 이상 물을 기회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링고의 말을 끊으며 링고를 불렀다. 링고는 덧니를 들어내고 웃으며 응?하고 대답했다. 노엘은 긴장되어 주먹을 꽈악 쥐었다. 


"그 사람 누군지 교수님은 알고계세요? 그 호울러 노래의 주인이요."


노엘은 그 것을 묻고 숨을 한 번 흡-들이키었다. 링고가 어떤 대답을 할지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를 것 같았다. 링고가 으음-하고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노엘을 바라보았다. 링고가 시간을 끌자 마른침이 꼴깍꼴깍 넘어가고 심장이 쿵쿵 뛰었다.


그리고 링고가 소리를 내려 입을 열었다. 노엘은 다가올 대답에 바싹 긴장하며 어금니를 깨물었다.


"어린애는 몰라도된단다."


팍-하고 김이 새는 기분이었다. 노엘은 잠시 그 대답을 이해못하고 서있다가 어버버 하며 다시 링고를 불렀다. 그러나 링고는 더이상 듣지않겠다는 듯 노엘을 회장쪽으로 떠밀며 


"이만 들어가렴."


하고 말했다. 노엘은 링고가 정말 대답해줄 의향이 전혀 없다는 것을 깨닫고 링고를 한 번 뒤돌아봤다가 회장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이 고작 이 학교의 일학녀 난 어린아이일 뿐이라는 사실을 노엘은 새삼깨달았다. 어리게 태어나고싶어서 이렇게 태어난 것도 아닌데. 


노엘은 회장으로 들어가며 자신의 망토 주머니에 들어있는 호울러조각들을 욺켜 쥐었다.




그 날 아주 늦은 밤 노엘은 기숙사 창 너머로 자신과 폴이 매일 만나는 장소를 내려보았다. 그 곳에는 누군가 무엇을 찾는지 하늘에 빛모양 구를 커다랗게 띄어놓은 상태였고 덕분에 기숙사창으로 빛이들어 아이들은 눈부시다며 불만을 토했다. 노엘은 그 사람이 누구고 뭘 찾고있는지 알고있었지만 그저 폴이 하는 행동을 내려다보다가 아이들의 징징거림에 못이겨 커튼을 치고 침대에 몸을 뉘었다.


침대 옆 옷걸이에 걸린 노엘의 망토가 빛을 받아 반짝거리고있다가 커튼이 쳐짐으로 인해 곧 어두컴컴한 색으로 변하였다. 그리고 그 망토의 주머니는 볼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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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au시리즈 제 2부


오아시스 비틀즈 크로스오버 주의 / 해리포터 au 주의



비틀즈


존 레논 x 폴 매카트니 x 존 레논

링고 스타 x 조지 해리슨

폴 매카트니 x 노엘갤러거 



오아시스


리암 갤러거 x 노엘 갤러거 x 리암 갤러거

앤디  벨 x 노엘 갤러거

잭 스타키 x 앤디 벨





내가 얼마나 널 사랑하는지 너는 모른다. 





노엘에게서 편지가 온 것은 그로부터 며칠이 지나지 않은 후였다. 리암은 어느 날 처럼 자신의 키만큼이나 높은 의자에 원숭이처럼 매달려올라가 앉아 발을 흔들었고 어머니는 그런 리암의 앞에 스콘과 시리얼을 부어주었다.


"이거 싫어."


리암은 입을 비죽내밀며 숟가락을 집어들어 시리얼을 마구 휘저어댔다. 그러자 어머니는 리암의 코를쥐고 "편식하면 못써."하고 리암의 코를 흔들어댔다. 리암은 결국 맛없는 시리얼을 입에 넣어야했다. 


우리애는 이럴 때 난감한듯 웃다가 냉장고에서 딸기라도 꺼내 씻어 얹어주고는 했는데. 리암은 식사시간 내내 우울해졌다. 어제도 그제도 리암은 이 것을 먹었다. 어머니는 그닥 가정적인 주부가 아니었고 가끔 끼니를 챙겨주지않으면 리암은 의자를 밟고 올라가 찬장에서 스콘을 꺼내먹고는 했다.


"부우우-"


부엉이 울음 소리가 들려온 것은 그 때였다. 리암의 어머니는 당연한듯 부엉이 쪽으로 손을 내밀었고 리암의 어머니 손에는 매일 배달되는 예언자일보가 툭하고 떨어졌다.


리암의 어머니는 예언자 일보를 받았다. 리암은 부엉이가 자신의 쪽으로 올 것을 기대했지만 부엉이는 다시 창문으로 날아가버렸다. 꾸욱- 리암은 숟가락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리암은 자신에게 중얼거렸다. 괜찮아. 답장이 없어도 이제 육십밤만 더 자면 볼 수 있어.


그리고 리암의 어머니는 예언자일보를 펼쳤고 리암은 시리얼을 아무렇게나 퍼서 자신의 입 안에 넣었다. 아드득 맛없는 시리얼이 입안에 씹혔다. 리암은 시리얼을 씹는 것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바닥으로 무언가 툭-떨어진 것은 그 때였다. 어머니와 리암의 시선은 곧바로 그 바닥으로 향했다. 떨어진 것은 하얀 편지지였다.


"우리애!!!!!!!!!!!!!!!!!!!!"


리암의 입 안에 있던 시리얼 파편들이 마구 허공에 튀었다. 어머니는 잔소리를 할까하다가 그만두었다. 리암은 거의 뛰어내리다시피 의자에서 내려와 어머니께 달려갔다. 우당탕-하고 중간에 한 번 구르기도 했다.


"리암 조심해."


어머니는 리암을 타이르고 슬쩍 편지를 보았다. 이러다가 노엘로부터 온 편지가아니면 얼마나 실망할까 싶어서였다. 그러나 다행히도 편지의 뒷편엔 NG라는 글씨가 보였다. 어머니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너희 형이 우릴 잊지는 않았나보다. 그렇지?"


어머니가 그렇게 말하자 리암은 고개를 크게 끄덕거렸다. 입이 함지박만하게 벌어진 리암은 얼른 편지를 내놓으라며 손을 번쩍들고 발을 방방 뛰었다. 


"안돼. 엄마 먼저 읽을거야."


어머니는 키득키득 웃고 그런 리암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편지를 위로 올렸다. 리암은 이제 막 6살이었기에 어머니에게까지 손이 닿지 않아 조금 풀이 죽었지만 그래도 노엘에게서 편지가 왔다는 것이 기쁜지 표정이 환히 피어있었다.


저리도 좋을까.


노엘이 가자마자 몇날 며칠을 울며불며 밥을안먹겠다. 노엘을 데려와라. 노엘있는 곳에 가겠다고 때를 쓰던 아이이다. 그리고 노엘에게 호울러를 쓰는 법을 가르쳐주고나서야 리암은 조금 진정했다.


리암에게 노엘은 라이너스의 담요같은 존재였다. 그리고 그 이유는 그의 어머니가 제일 잘 알고있었다. 그렇기에 어머니는 리암에게 더이상 무어라 말을 하지 못했다.




리암의 가장 오래된 기억은 정말 어렸을 때이다. 아장아장 기어다니는 리암은 두세살정도였고 그는 고작 다섯살 많을 뿐인 노엘의 품 속에 있었다. 


"울어....엄마...."

"쉬쉬-괜찮아. 키드. 듣지마. 노래불러줄까?"


리암은 아직 어려서도 있지만 그렇다 치더라도 또래아이들보다 말을 더디게 했다. 버벅버벅 말하는 리암은 거의 단어만을 배열하는 수준이었지만 노엘은 리암의 말을 알아듣고 리암을 더더욱 꼭 안아주었다. 무언가 던지는 소리와 함꼐 우는 소리가 들려왔고 아버지의 당황한 목소리도 들려왔다.


"내가 미워서...."

"아니야. 키드. 엄마는 조금 아프신 것 뿐이야. 엄마는 널 사랑하셔."


노엘은 이제 자신의 가슴께보다 좀 작은 동생을 꼬옥 안고 리암의 귓가에 물론 나도 널 사랑해. 네가 있어서 기뻐 라고 속삭여주며 리암의 자그마한 머리를 안고 팔로 최대한 리암의 귀를 막았다. 그렇지만 부모님의 방은 바로 아래층이라 그게 소음을 막아주지는 못했다.


와장창-


결국 아래층에선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났을 때 침대가 젖어들었다. 노엘은 자신의 바지에 축축한 무언가가 닿자마자 이불을 빠르게 들추었다.


"흐으...."


리암이 울음이 새는 소리를 냈다. 리암이 결국 두려움에 오줌을 지린 모양이었다. 아래가 무거워지자 리암도 자신의 아래를 바라보았다. 그 곳엔 축축히 젖은 바지가 보였다.


"괜찮아. 이건 울일이 아니야. 알았지? 키드는 그래도 되는거야."


리암이 울 것 같아 보이자 노엘은 리암의 볼을 잡고 리암과 이마를 맞대며 리암을 바라보았다. 리암은 한참이나 노엘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노엘이 그렇게 말한다면 맞는 것이다.


"그래. 착하지. 기다리고있어. 이거 세탁물 맨 밑에 둘거니까."


노엘은 리암이 고개를 끄덕이자 머리를 쓰다듬여주며 빠르게 침대 시트를 벗겨냈다. 지팡이를 이용하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노엘은 아직 마법을 사용할줄 몰랐다. 이따가 아버지에게 말하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하며 노엘은 시트를 둘둘말아 내고 그다음에 리암의 바지를 벗겼다.


"엉덩이들어. 착하지."


노엘이 말하자 리암은 등만을 침대에대고 다리와 엉덩이를 하늘높이 들었다. 착하다 착하다. 노엘은 반복 적으로 말해주며 리암의 바지를 벗겼고 물수건을 가져와 젖은 리암의 다리를 닦아준 후 몰래 화장실에서 귀저기를 가져와 리암에게 팬티대신 입혔다.


어머니는 리암이 귀저기를 차는 걸 싫어해서 고집스레 리암에게 팬티를 입히곤했다. 리암은 아직 화장실을 가리지 못하는데도 말이다.


"이거 차면 엄마가..."

"엄마가 뭐라고 하면 아빠가 채워줬다고해. 알았지?"


리암은 노엘의 말에 영문을몰라했지만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노엘이 시킨대로 해서 나빴던 적은 얼마안되는 리암의 기억 속에도 없었기에 그러했다.


둘은 다시 침대에 누웠다. 시트가 없는 침대의 감촉은 까끌했지만 노엘이 끌어안아주고있었기에 리암은 어찌되든 상관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밑에선 와장창거리는 소리가 나고있었고 이젠 참지못했는지 아버지의 화난 소리마저 들려왔다.


그러면 노엘은 리암에게 큰 소리로 자장가를 불러주었다. 자장가는 원래 조근한 목소리로 부르는 것이지만 노엘은 최대한 목청껏 노래를 불렀다. 그렇지만 리암은 언제나 그 노엘의 커다란 노랫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었다. 적어도 그 노랫소리가 무언가 깨지고 부숴지는 소리보단 훨씬 커다란 안정감을 주었다.


리암에게 노엘은 그랬다. 


자신을 사랑한다고해주고 입맞춰주고 팔을 뻗으면 마주 안아주는. 집안의 유일한 존재였다. 어머니는 리암을 보면 항상 눈물을 지었다.


노엘의 아버지는 나쁜 사람이었다. 노엘의 어머니가 마녀라는 것을 알고 그녀를 이용하면 돈을 벌 것 같아 사랑을 미끼로 그녀를 꾀어내어 노엘을 가졌다. 그리고 어머니는 노엘을 가졌다는 이유와 그에대한 사랑만으로 모든 것을 버리고 머글세상으로 향했다.


노엘의 아버지는 마녀라는 것을 공개하길 원했고 그녀는 그럴 수 없다고했다. 그건 너무나 큰 범죄였다. 아마 그 때부터였을 것이다. 노엘의 아버지는 어머니를 때리고 그리고 어린 노엘을 때렸다. 노엘의 어린시절의 기억은 엉망진창이었다.


우는 어머니. 소리지르는 아버지. 자신을 때리는 아버지. 고통. 고통. 고통. 고통. 고통. 아버지가 때리고 난 날이면 어머니는 자신을 끌어안고 울고는 했다. 그러면 노엘은 고사리같은 작은 손으로 그녀를 위로했다. 그 때 즈음이었을 것이다. 어머니가 우울증약을 먹게된 것은.


결국 둘은 이혼했고 어머니는 곧 현재 아버지와 재혼하셨다. 노엘의 아버지는 노엘에대한 모든 권리를 잃고 기억도 잃었기에 노엘의 성은 현재 아버지를 따라 갤러거가 되었다.


그리고 노엘이 다섯살이 되던 해에 리암이 태어났다. 그게 문제였다.


어머니는 우울증약을 아직 복용 중이셨고 그 상태에서 임신을했다. 모든 산모들은 아이를 낳은 후 우울증을 겪게된다.


"끔찍해!!!!누가 저 애좀 치워요!!!!!!!!!"


아이를 낳고 처음 눈을 떴을 때 리암의 아버지가 자신의 품에서 우는 리암을 안고 그녀에게 처음으로 아이를 건냈을 때 그녀가 처음으로 한 말이었다.


그녀의 우울증은 쉽게 나아지지 않았다. 그녀는 울고 또 울었다. 리암의 아버지는 그녀를 달래주느라 여념이 없었고 그녀는 급기야 자살기도까지 하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그런 어머니를 안고 함께 우셨다.


어린 리암은 그 사이에 방치되었다. 응애응애-구슬프게 우는 아이의 울음소리는 아무도 들어주지않았다. 


노엘은 그 때 겨우 다섯살이었다. 다섯살. 그렇지만 노엘은 자신이 어린시절 울면 아버지가 저를 어떻게 대했는지 기억하고있었다.


노엘은 울고있는 리암에게서 저 자신을 보았다. 


아마 그 때 였을 것이다. 누가 어떻게 할 새도없이 자연스레 리암을 돌보는게 노엘이 된 것은. 리암의 어머니가 병이 나아 리암을 온전히 돌볼 수 있을 때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으며 이미 그 때는 모든 관계가 형성된 후였다.


리암은 노엘을 처음으로 봤고 노엘에게 손을 뻗었으며 노엘에게 처음으로 웃었고 엄마라는 말대신 키드라는 말을 처음했으며 노엘을 향해 처음으로 기어갔고 노엘을 향해 아장아장 걸어갔다.


리암의 모든 것은 노엘을 향해있었다. 



리암의 어머니는 자신과 리암의 관계가 그리고 리암과 노엘의 관계가 노엘이 호그와트로 떠나면서 조금은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리암은 여전히 노엘만 찾았다.


어머니는 한숨을 쉬며 자신에게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내는 리암의 시선을 한 껏 받은 채 편지를 읽어나갔다. 편지의 첫 말은 상투적인 안부인사와 그리고 자신은 잘 지낸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어머니는 힐끔 하고 리암을 바라보았다. 리암은 어머니가 자신을 바라보자


"뭔데? 뭔데? 우리애가 뭐래? 나한텐 아무 말도 안해?"


하고 어머니를 재촉했다. 어머니는 다시 편지를 바라보았다.


"음, 노엘이 리암 네가 많이 보고싶고 그립다는구나."


어머니의 말이 떨어지자 리암은 당장 춤을 출 것 처럼 날뛰었다. 그리고 또? 그리고 또? 내가보낸 호울러는 들었대? 우리애 언제온대? 응응?


어머니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리암은 칭얼거리며 어머니에게 달려들었다. 평소에 스킨쉽도 없던 녀석이. 그녀는 쓸쓸히 그렇게 생각하며 편지를 뒤로 숨겼다.


"응. 노엘이 호울러 잘 받았고 너무 기쁘대. 그런데 다음부턴 편지로 보내줬으면 좋겠다네?"


편지? 편지 어려운데. 


아직 글을 잘 모르는 리암은 그 소리를 듣고 울상을 지었지만 곧 비장한 표정으로 주먹을 꼭 쥐고 고개를 끄덕였다. 


편지? 알았어!


그리고 리암은 곧바로 두두다다 자신의 방으로 달려갔다. 밑에서 어머니의 "리암! 아침밥은 먹어야지!" 하는 목소리가 들렸지만 리암은 무시한 채 아버지의 방에 들어가 서재를 마구뒤져 양피지와 깃펜을 찾아내었다.


그리고 삐뚤빼뚤한 글씨로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우...디...애...보...거...싶...어.......


리암은 정성스레 편지를 썼다. 깃펜을 쥐는 힘이 부족해 잉크가 손에 번졌다. 그렇지만 리암은 양피지에 단 한방울의 잉크도 흘리지 않았다. 삐뚤빼뚤한 글씨와 엉망인 문법과 철자들로 리암은 양피지를 한가득 적어내려갔다.


오느른....씨디얼을 머거써....마덥더... 


용캐도 글씨가 길어짐에도 리암은 잉크가 손바닥을 적시다못해 손목까지 타고 흐르는데도 양피지엔 단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다. 그렇지만 양피지에 글자가 차 갈수록 리암이 흘리는 눈물에 글자가 뚜둑뚜둑 번져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우리애....."


리암에게 백밤은, 남은 육십 밤은 너무 길었다.


편지는 쓰고 멈추고를 반복하여 결국 그 날 저녁에 완성되었다. 리암은 벌써 몇 번 이나 잉크범벅이 된 손을 씻었다. 그렇지만 얼마나 오래방치되었는지 리암의 손바닥은 잉크가 지워지지않아 검푸른색으로 변해있었다.


리암은 벌써 자신의 키의 반절은 되게 쓴 양피지 편지에 입을 맞추고 돌돌 말아 서툴게 리본을 묶었다. 엉망인 모양새였지만 리암은 만족했다. 그리고 그 것을 꼬옥 안고 리암은 어머니에게 달려갔다.


"엄마!!!이거 우리애한테 보내줘요!!!!"


어머니는 그런 리암을 보며 웃고 노엘이 받으면 기뻐하겠구나 하고 대답했다. 그녀는 리암이 글씨를 몰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엄마, 리암이 호울러좀 그만보내라고해요. 왜 걔한테 호울러 사용법을 알려주신거에요? 제가 얼마나 창피를 당하고있는지 알기나 해요?'


노엘로부터 온 편지가 그녀의 화장대 위에서 펄럭였다. 질투에 눈이 멀어 쓴 노엘의 편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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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au시리즈 제 2부


오아시스 비틀즈 크로스오버 주의 / 해리포터 au 주의



비틀즈


존 레논 x 폴 매카트니 x 존 레논

링고 스타 x 조지 해리슨

폴 매카트니 x 노엘갤러거 



오아시스


리암 갤러거 x 노엘 갤러거 x 리암 갤러거

앤디  벨 x 노엘 갤러거

잭 스타키 x 앤디 벨






"노에에엘- 노엘. 우리애. 언제와. 엄마가 방학 때 온댔는데 방학이 언제야. 응? 진짜 백밤자고와? 백밤은 너무 길어. 그냥 오면 안돼? 으......으아아아앙"


백밤은 무슨 이백밤도 넘게자야 간단다. 멍청한 우리애야. 덧셈도 못하다니. 가을에 입학해 초여름에 끝나 방학을 맞는 호그와트의 특성 상 아직 쌀쌀하긴커녕 가끔 덥기도한 이 날씨에 집으로 돌아가는 건 무리였다. 


"또 동생이야?"


익숙한 호울러에 아이들의 킥킥 거리는 웃음소리가 더해졌다. 노엘은 입안가득 스콘을 우물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리암은 레번클로 아이들사이에서 꽤 명물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하루가 멀다하고 호울러를 보내오니까.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제 시작하자마자 소리를 지르는대신 징얼거리는 걸로 대신한다는 것이었고 나아지지않은 점은 끝에 결국 꼭 울음을 터트린다는 점이었다. 아마 노엘의 예상보다 리암은 자신을 더 좋아하는 모양이었다.


어 지간히 우애가 깊은 남매라고 동생이 입학하는 걸 기대한다며 꼭 레번클로에 오길 바란다고 아이들은 종알거렸다. 그 때마다 노엘은 "우리애는 멍청해서 레번클로는 무리야."하고 받아쳤다. 아마 그리핀도르나 슬리데린(아버지가 머글은 자신과는 다르게 리암은 아버지가 순수혈통이었으므로)이 아닐까하는게 노엘의 추측이었다. 그보다 남자앤걸 알면 많이 놀랄텐데. 리암은 변성기가 오지않은대다가 엄청나게 미성이어서 다들 여자아이로 착각하는 듯 했다. 곤란하단말이야.....



그리고 그날 노엘은 수업을 마치고 호울러를 들고 기숙사 밖에 후미진 곳에 앉아 붉게 물들어가는 노을을 바라보았다. 슬슬 폴이 올 시간이었다. 해가 져갈수록 노엘은 기분이 좋아졌다. 노엘은 하루 중 이 시간이 제일 기분이 좋았다. 스스로도 그 이유를 알지 못했지만.


"오늘 연회장에서 시끄럽던데."


그리고 어느 샌가 다가온 폴이 노엘의 곁에 앉아 킥킥 웃으며 파이프를 물고는 그렇게 말했다. 노엘은 "뭐 여전하죠.' 하고 으쓱 어깨를 올렸다. 폴이 노엘 앞에서 담배를 피우게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은 일이었다. 노엘은 그게 자신을 좀 더 편하게 생각하는 뜻인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동생이 어지간히 귀엽나봐."

"제가 키웠거든요. 다섯 살이나 차이가나서."

"많이 보고싶어?"


사실 그렇게 그립지는 않았다. 향수병이라는게 그런 것이었다. 훅 찾아왔다가도 극복하면 별 거 아니었고 노엘은 다시 학교생활에 금방 익숙해져 집은 별로 생각나지않았다. 그 곳을 생각하기엔 학교는 너무 즐거웠고 그리고.....


"네."


폴과 함께있는 시간이 좋았다. 그렇지만 노엘은 그 것을 굳이 입 밖에 내지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 대답을해야 폴과 좀 더 교감을 깊게 형성할 수 있는지 노엘은 본능적으로 알고있었다. 


"방학 때 볼 수 있잖아 그래도."


아 니나다를까 노엘이 대답하자 폴이 위로의 말을 건냈다. 그리고 노엘에게 건내는 말과 눈빛에는 연민과 동질감 그리고 언뜻 깊은 슬픔이 자리잡고있었다. 폴 스스로는 잘 모르는 듯 했지만 노엘은 알고있었다. 노엘이 그리움에대해 말하면 폴은 저런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폴은 저를 더 잘 대해준다. 동질감을 느끼는 걸까.


대체 무엇에?


노엘이 깊게 생각하기 전에 폴은 주머니에서 지팡이를 꺼내 휘둘렀다. 노엘의 주머니에 있던 호울러가 파닥 파다닥 나와 노엘의 앞에서 척척 열려 입술 모양으로 벌어졌다.


"노에엘-노엘!"


노래하는 듯한 리암의 목소리가 호울러를 타고왔다. 폴은 저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킥킥 웃었다. 전에 한 번 노엘이 이유를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폴은 그에대해 아는사람이랑 하는 짓이 닮아서 라고 대답했다. 


칭얼거림으로 시작한 리암의 목소리가 울음소리로 바뀌고 사라질 때 까지 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어딘가 조금 아련한 표정으로 호울러를 바라보며


"널 많이 그리워하나 봐." 


라고 중얼거렸을 뿐이었다. 이 때의 폴은 왠지 건드릴 수 없는듯한 느낌이 나서 노엘은 조용히 폴이 파이프를 전부 피울 때까지 기다렸다. 


빠 끔빠끔소리를내며 폴의 입술이 오무려졌다가 호-소리를 내면 하얀 링이 폴의 입속에서 나와 공기 중에 흝어졌다. 폴은 장난스레 가끔 그 링을 리암에게 온 호울러가 움직이는 입모양에 맞춰 모양을 만들기도 했고 가끔 노엘의 얼굴을 만들어내기도 했고 또 가끔은 동그란 안경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동그란 안경모양의 연기를 만들어내면 폴은 항상 손을 휙휙 내저어 그 연기를 지워버리긴 했지만.)


"이주문은 왜만드셨어요?"


폴이 파이프를 전부 피우고 마음을 가라앉혔을 때 즈음 노엘은 그렇게 물었다. 보통 호울러는 부모님들이 잔소리를 하려고 만들어낸 경고성 편지로 다시 듣는 걸 달가워할 사람들은 없었기에 복구주문을 만들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나도 호울러를 자주받았거든 "


폴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을하곤 파이프를 탁탁털어 품에넣었다. 그 대답만으로 노엘은 그 호울러가 폴이 노엘에게온 호울러를 보며 아련한 표정을 짓는 것과 관계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누구한테요?"

"친구한테."


노엘은 이 일에대해 조금 더 알고싶어졌다 .왠지 모르겠지만 모르고 넘어가면 안된다는 생각에 노엘은 조금 더 물고 늘어졌다. 가슴 속에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솟았다. 이유없이 가슴이 답답해졋다.


"나보다 두살이나 많은 녀석이 있었는데 말이야"


그리고 노엘이 그 사람에대해 어떠게 더 물을까 생각하기도 전에 폴은 이어대답했다. 한 번 말이 트이니 뒤는 어렵지 않았는지 폴은 노엘이 듣는지 확인도 하지않은 채 허공을 보며 얘기했다. 폴은 추억에 젖은 눈을 하고있었다.


"먼저 졸업해버렸다고 매일매일 호울러를 보내서 노래를 불렀지뭐야. 근대 그 노래가 계속 듣고싶어서."


그 리운듯한 아련한듯한 조금 슬프면서도 기쁨을 곱씹는 듯한. 많은 복합적인 감정이 폴의 목소리와 함께 전해졌다. 폴은 추억을 더듬고있었고 노엘은 그 추억 속에서 벽을 느꼈다. 까마득한. 아마 노엘이 태어나기도 전의 일이였을 그 시간의 벽이 아주 두껍게 노엘에게 형상화 되었다가 사라졌다.


"그래서 만들었어."


이제 폴은 눈을 감고있었다. 완전히 그 때로 돌아간 듯 추억에 잠겨있었고 노엘은 그 것이 달갑지않았다. 폴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한없이 풀어져있었고


"매일 그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그리고 슬프게 들렸다. 노엘은 그 것만으로도 그 사람이 얼마나 폴에게 소중한지 알 수 있었다.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가슴이 조금 아려왔다. 


"가족이었어요?"


노 엘은 폴의 이야기를 더 듣고싶지않았다. 폴에대해 알아가는 것은 좋았지만 왠지 이 이야기는 별로 기분좋지않았다. 그렇지만 노엘은 더 물었다. 이 것에대해 알고싶었다. 이유는 몰랐다. 기분이 좋지않았지만 알고싶었다. 이유는 스스로도 몰랐다. 


"아니."


그리고 폴에게서 부정의 답이 나왔을 때 노엘의 기분은 끝도 없이 추락했다. 그제야 노엘은 폴이 말하는 사람이 가족이기를 바랐다는 것을 깨달았다. 왜지? 내가 왜 그걸 바랐을까?


"그냥....."


그러거나 말거나 폴의 말은 이어졌다. 폴은 다시 눈을 떴다. 그리고 노엘을 바라봤다. 폴의 눈은 커다래서 감정이 마치 구슬처럼 잘 비춰져보였다. 


"그냥 친구였어."


그리고 폴의 눈에 슬픔과 괴로움이 스쳐갔다. 노엘은 저도모르게 비통한 신음을 터트릴 뻔 한 것을 간신히 참아냈다. 

그럼 누구냐고 더 캐묻고싶었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두근두근 기분나쁘게 심장이 뛰었고 손에 식은 땀이 찼다.


"이런, 주책맞게. 재미없는 얘기였지?"


폴은 노엘을 향해 눈을 접어 예쁘게 웃어보였고 노엘은 폴의 눈가에 접히는 주름을 보며 여전히 근사한 웃음으라고 생각했다. 폴의 눈이 예쁘게 휘었다가 다시 동그래졌을 때 아까와 같은 같은 슬픔이나 괴로움은 보이지 않았다.


속이 쓰려왔다.


"아뇨, 재밌었어요."


노 엘은 그렇게 대답하고 짧게 목례를 한 후 자리를 떴다. 더 이상 그 곳에 있을 자신이 없었다. 쿵쾅쿵쾅하고 심장이 기분나쁘게 뛰었다. 이 기분은 뭐지? 왜 난 기분이 좋지않을까? 스스로도 알 수 없는 감정에 허우적거리며 노엘은 알 수 없이 들끓는 자신의 속에 화를 주체하지 못했다.


호울러를 보며 슬프게 웃던 폴교수님이 생각났다. 내 호울러를 다시 재생시켜주며 그를 상상했을까? 아직도 그 호울러를 끊임없이 상상하곤 할까?


망할 호울러!!!!!


노엘은 씩씩거리며 리암이 보낸 호울러 조각들을 주머니에서 꺼내 바닥에 집어던졌다. 이딴걸 교수님에게 보여주는게 아니었는데. 


노 엘은 그 날 잠들기 전까지 하루종일 폴이 누구를 생각하는지에대해 생각하다 잠들었고 채 창문을 닫지못한 채 잠들었기 때문에 호그와트 밖에서 불어온 바람들은 레번클로 기숙사 안까지 들어와 노엘이 던져놓은 호울러의 조각들을 자신의 몸에 담아 밖으로 실어냈다. 


살랑살랑 바람이 불었다. 


그 리고 그 시각 리암은 오늘도 오지않은 노엘의 답장을 기다리며 엄마가 가르쳐준대로 호울러에 녹음을 하고있었다. 바쁜 엄마와 아빠를 대신해서 항상 리암이 오늘있었던 일을 들어주는 건 노엘 뿐이었기에 리암은 언제나처럼 노엘에게 얘기했다.


"우리애, 그래서 오늘 나 정말 커다란 도토리를 봤어. 도토리를 만지려니까 나무가 막 화를 냈는데."


비록 이제 대답은 돌아오지 않지만 리암은 재잘재잘 열심히 얘기했다. 오늘 본 것 들은 것 느낀 것 모든 걸 노엘과 나누고 싶은 것처럼 아주 시시콜콜한 이야기 까지도 리암은 전부 이야기했다.


"흐....윽....노엘....어딨어 보고싶어...."


그렇지만 언제나 그렇듯 리암은 울음을 참지 못했다. 결국 리암은 엉엉 울음을 터트리며 노엘을 찾았다. 달래주는 손길은 없었기에 리암은 한참이나 울다가 호울러를 저장하는 수 밖에 없었다. 


훌 쩍훌쩍- 채 그치지 않은 눈물을 자그마한 손으로 닦아내며 리암은 호울러를 예쁜 봉투에 담아 내일 보내기위해 그 위에 작은 스티커와 함께 LG라고 삐뚤삐뚤한 글씨를 써내었다. 그리고 그 편지에 소중히 입맞추고 서랍에서 부스럭부스럭 무언가를 꺼내 펼쳤다.


백밤만 자면 온다는 엄마의 말을 굳게 믿고 그 날부터 표시해둔 리암의 공책이었다. 리암은 그 공책에 하루도 거르지 않고 표시를 했기에 벌써 공책에는 꽤 많은 짝대기가 찍찍 그어져있었다.


스윽-


리암은 거기에 오늘도 획 하나를 추가했다. 그리고 하나하나 세어봤다. 하나 둘 셋........서른 둘 서른 셋. 벌써 꽤 많은 양이었고 리암은 뿌듯해졌다. 이제 육십밤도 남지않았다 .울지말자 울면 우리애가 싫어할거야.


리암은 자그마한 손으로 아직 물기가 남아있는 눈가를 슥슥 닦고 오늘도 혼자 잠을 청했다. 리암은 쉽사리 잠을 이루지 못하고 몸을 뒤척였지만 곧 리암의 숨소리는 색색 고르게 변했다.


"노에엘....."


그리곤 간간히 갈 곳 없는 잠꼬대 만이 리암의 방에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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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au시리즈 제 2부


오아시스 비틀즈 크로스오버 주의 / 해리포터 au 주의



비틀즈


존 레논 x 폴 매카트니 x 존 레논

링고 스타 x 조지 해리슨

폴 매카트니 x 노엘갤러거 



오아시스


리암 갤러거 x 노엘 갤러거 x 리암 갤러거

앤디  벨 x 노엘 갤러거

잭 스타키 x 앤디 벨





열살이 되면 으레 그렇듯 노엘은 부엉이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열한 살의 생일을 얼마 남기지않은 날의 아침식사 도중이었다. 


아 드디어 올게왔구나하고 노엘은 생각했고 노엘의 어머니와 양아버지는 기쁘게 노엘을 축하해주셨다. 단지 노엘보다 어린 리암만이 그 편지를 보고 새하얗게 질렸다가 빽하고 울음을 터트리며 노엘이 가지않던가 자신도 호그와트에 보내달라고 칭얼거리기 시작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날부로 리암은 노엘의 방을 점거해 그 방에서 나가지않았았다. 자는 그 순간까지도 말이다. 결국 노엘은 매일 밤 리암을 끌어안고 좁다란 일인용 침대에 부대껴 자야했다.


"형, 우리애. 나 우리애 사랑해. 가지마. 응? 나랑 여기 있자. 나랑 평생 있어. 형가면 나 죽어버릴거야."


어 디서 그런 말을 배워온건진 몰라도 리암은 어린나이에 자신이 할만한 말이 아닌 말을 칭얼거리며 노엘에게 안겨들었다. 이건 분명 어머니가 머글세상에서 맛을들여 아직도 끊지못하고 보고있는 아침드라마의 영향이라고 확신했다. 왜냐하며 어머니는 어릴 때부터 리암을 무릎에앉히고 종종 tv를 보면서 이유식을 먹이곤 했으니까. 


"그건 사랑이 아니래도. 너 내가 그 것좀 보지말랬지."


안봐도 뻔한 상황에 노엘은 혀를 차며 리암을 말리려했지만 리암은 그런 것은 모른다며 노엘의 허리를 작은 팔로 꽈악 안아왔다. 그리고 노엘은 그런 어린 동생을 내칠만큼 차마 모질지는 못했다.


누가뭐래도 어린시절부터 끼고왔던 다섯살이나 어린 저의 친동생이었다. 


"그래 알았어."

"나 떠나고 가지 않을거지?"

"그래. 안가."

"진짜? 나랑 평생 있어줄거야?"

"그럼. 평생 있어줄거지?"

"그럼 나랑 결혼도해줄거야?"

".....너 결혼이 뭔지는 아냐?"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는거랬어. 아니야?"

"맞긴 한데...."

"왜, 우리애는 나 사랑안해? 난 우리애 사랑하는데."


제발 엄마....그 드라마좀 보지 말라구요. 노엘은 끙-하고 신음하며 자신을 울듯하게 쳐다보는 리암을 바라보았다. 거절하며 리암은 당장 또 아침처럼 울음을 터트릴 기세였다.


"그래그래, 결혼해줄게."

"약속이야? 약속."

"그래 약속."


결 국 노엘은 마지못해 새끼손가락까지 걸며 약속을해주었고 리암은 신이나서 노엘의 품에 파고들어 헤헤 웃었다. 저거 두고두고 흑역사로 남을텐데. 노엘은 혀를 찼지만 곧 그 것도 추억이려니 하고 넘기고 자신의 품에 꼭 안기는 작은 동생을 안고 이렇게 생각하며 자신도 잠을 청했다. 


'다섯살짜리가 뭘 알겠어.'


그렇게 생각하고 넘긴 것을 노엘은 두고두고 후회했지만 그건 돌이킬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노엘은 어느 날 리암이 늦잠을 자고있는사이 숨겨두었던 짐들을 챙겨 어머니와 양아버지의 배웅을 받으며 집을 나섰다. 


노엘은 레번클로에 배정받았다. 어느정도 예상했던 결과였고 솔직히 어디든 상관없었기 때문에 노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 노엘을 반겼고 노엘은 그 곳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어렵지않게 첫 친구를 사귀었다.


그 리고 길어진 연회 끝에 각 교수님들의 인사가 이어졌고 그 곳에서 노엘은 폴을 처음으로 보았다. 폴은 무어라무어라 얘기했지만 별로 귀에들어오는 이야기는 아니었고 노엘은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에 더 집중했다. 노엘의 폴에대한 첫 인상은 '다행히 깐깐해보이지는 않는 교수님이구나.' 다만 그 것이었다.


학교의 생활을 풍족했다. 솔직히 말하면 연회음식은 맛있었고 배고플 땐 언제든 집요정을 불러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밤늦게까지 몰래 떠들어 재미있었고 기숙사의 유령인 회색숙녀를 찾아다니는 것도(그녀는 다른기숙사 영혼들과 달리 사람이 나타나면 도망갔다.) 재미있었으며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도 재미있었다.


그 리고 얼마 뒤 연회장에 아침 일찍 앉았을 때 아이들의 머리 위로 부엉이들이 날아들었다. 투둑투둑 편지와 소포들이 하나 둘 테이블 위로 떨어졌고 어떤 아이들은 머리에 맞기도했다. 그리고 노엘은 한 통의 소포와 두 통의 편지를 받았다. 그리고 그 두가지 편지 중 하나는 붉은 색을 띄고있었다.


"우리애!!!!!!!!!!!!!!!!!!!!"


왠 붉은색 편지가....라고 생각 하기도 전에 편지가 파드득거리며 입술 모양으로 변하더니 크게 소리쳤다.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에 아이들의 이목이 집중되었고 노엘은 귀를 조금 붉게 물들였다. 이 바보가...호울러 사용법을 대체 누가 알려준거야!


"바보 멍청이 똥개 해삼 거짓말쟁이!!!!!!!!!!!나한테 거짓말쳤어!!!!!!!!!!!!!!!!!으아아아아아아앙으아아앙!!!!!!!!!!!!!!다시 돌아와 으아앙아아아앙!!!!!!"


리암의 편지는 욕으로 시작해서 원망 그리고 울음으로 끝났다. 한참이나 엉엉엉 울어내던 호울러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지더니 파스락소리를 내며 종이조각이되어 흝어졌다. 노엘은 그 종이조각을 주워 주머니에 담았다. 


"누구야?"

"동생."

"귀엽다. 오빠를 많이 좋아하나봐."


꺄 르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이어졌고 노엘은 차마 변성기가 안와서그렇지 남자아이라고 말할수는 없어 고개를 끄덕이며 좀...나이차이가 많이나거든 하고 대답했다. 아이들은 다섯살이라는 나이차이를 듣더니 놀라워하며 우리가 오학년이나 되야 입학하겠다고 모두들 신기해했다. 노엘은 리암이 남자라는 걸 들키지 않을 때까지 오년이란 유예기간이 남았다는 대에 안도하며 나머지 편지와 소포를 뜯었다. 다행히도 나머지 하나의 편지는 어머니가 보낸 정상적인 편지였고 소포는 양아버지가 보내신 입학기념 선물이었다. 


노엘은 그제야 집이 조금 그리워졌다.



그 리움이라는 것은 참 우스워서 생각하지않을 땐 모르다가 한번 터지면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퉁퉁 불어 부피를 더해가버린다. 노엘도 그러했다. 학교에 처음왔을 땐 낯선 환경에 적응하느라 그리고 이 생활을 즐기느라 잊고있었다. 노엘에겐 매일 늦게까지 어른의 잔소리를 듣지않고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게 처음이었고 움직이는 계단도, 빗자루를 타고 나는 경험도 처음이었으며 기다란 양피지에 레포트를 써가는 것도 처음이었다.


그렇지만 그 것들이 적응되자 우습게도 다시 예전의 생활이 그리워졌다. 매일매일 눈이 휘둥그레하게 차려지는 연회상이아니라 어머니의 음식이 아이들의 웃음소리말고 동생의 칭얼거림이 교수님의 잔소리보다 양아버지의 말소리가 그리워졌다. 그리고 그 건 다른아이들도 마찬가지여 보였다.


그리고 그 날부터 노엘은 조금 무기력해졌다. 노엘은 매일매일 수업이 끝난 후 혼자 건물 밖에 앉아 어머니의 편지를 읽거나 리암이 보낸 호울러를 쓰다듬었다. 이걸 다시 들을 수 있으면 좋을텐데.


글 만으로는 충족안되는 그리움이라는게 있었다. 이 순간 노엘은 가족의 목소리가 간절했고 그 것이 비록 울음소리일 뿐이라도 그 목소리가 듣고싶었다. 노엘은 이제 고작 호그와트 일학년. 열한살난 아이였다. 노엘의 코 끝이 조금 시려졌다.


폴 이 그런 노엘을 발견한 건 정말 우연이었다. 이 곳은 폴이 간간히 파이프를 피우는 장소로 자신의 학창시절부터 애용하던 곳이었다. 그리고 그 곳에 손님이 있는 경우는 드물었다. 왜냐하면 그 곳이 폴의 장소라는 것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알기 때문이었다. 굳이 교수님의 구역에서 뛰노는 학생들은 없었다.


"안녕, 미스터...갤러거였나?"


물 론 이 신입생은 몰랐겠지만 말이다. 폴은 자신의 장소에 오랜만에 손님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활짝 웃으며(아마 조지나 링고와 그 곳에서 놀던 일이 생각났을지도모른다.) 그 곳으로 달려갔고 그 아이가 자신이 담당하는 아이라는 것을 알고 더더욱 표정이 밝아졌다. 그렇지만 상대방의 표정은 우울하기 그지 없었다.


"아, 네. 뭐,"


노 엘은 미적지근하게 대답했다. 역시 이 곳이 자신의 구역인줄 몰랐던 모양이었다. 혼자만의 시간을 방해받은 노엘은 기분이 좋지 않아보였으나 폴은 개의치않고 노엘의 곁에 앉았다. 일단 이 곳은 자신의 구역이었고 그리고 학생 삼당도 폴의 일 중에 하나였다. 물론 폴에게 굳이 상담을 청하는 아이들은 없었지만 말이다.(아이들은 어느 기숙사를 막론하고 대부분 링고를 찾았다.)


"뭐가 잘 안되니?"

"아뇨, 그건 아닌데...."


노 엘이 답을 주저하며 입술을 우물거리자 폴은 저 나이 때 고민이야 뻔하지. 교우문제, 조금 이르면 이성문제. 별 것 아닌일로 세상이 무너질 듯 슬프기도 기쁘기도 한 나이이고. 아이들에겐 아이들의 세상이 있으니까. 폴도 이미 한 차례 겪었던 시절이었다. 이제 삼십대 중반을 넘어선 폴에게는 조금 까마득한 시간이지만 말이다.


대화는 거기서 더 이어지지 않아 잠시 끊겼다. 노엘이 더이상 대답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대신 노엘은 어머니의 편지를 품 안에 넣고 주머니 속에 호울러조각들을 만지작거렸다. 폴은 그런 노엘의 행동을 조금 더 기다려주었다.


"호울러네. 다 쓴."


그 렇지만 노엘에게선 더이상 답이 나올 것 같지 않았기에 결국 폴은 살짝 투시를 하는 것을 택했다. 별로 좋지않은 일이라는 걸 알고있었지만 폴은 참을성이 많은 편이 아니었다. 노엘은 예상대로 마음대로 간파당한 것이 기분좋지않은지 조금 인상을 찡그렸고 폴은 씨익 웃더니 난 아무 것도 안했다는 듯 능청스레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집에서 온거야? 엄마 잔소리? 아니면 두고온 애인?"

"동생이요."


이미 들킨 마당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노엘은 폴의 질문에 순순히 대답했다. 퍽이나 집이 그리운 모양이었다. 이제 다시 재생되지않을 종이조각을 쓸어모아 가지고있는 걸 보면 모양이었다. 


폴 은 주머니에서 지팡이를 꺼내 노엘의 주머니 위를 살짝 건드리며 주문을 읇조렸다. 반짝 하고 약한 빛이 지팡이에서 흘러나왔다가 사라졌다. 노엘은 깜짝 놀라 그자리에서 파드득 일어났고 그리고 얼마 지나지않아 주머니에서 나가려고 바둥바둥거리며 오르는 주머니의 무언가 때문에 주머니에서 손을 떼여했다.


"우리애!!!!!!!!!!!"


쩌렁쩌렁한 리암의 목소리가 울렸다. 노엘은 잠시 눈을 깜빡이며 자신의 눈 앞에 빨갛게 입술로 변해 움직여대는 종이를 바라보았다.


바보 멍청이 똥개 해삼 말미잘부터 시작해서 돌아오라며 엉엉 우는 목소리까지. 몇조각이 빠졌는지 중간에 지직거릴 때도 있지만 말은 꽤 매끄럽게 이루어졌고 곧 엉엉 울음소리가 잦아들었다. 


"내가 만든  주문이야."


폴은 킥킥 웃으며 멍하니 호울러를 보고있는 노엘을 보고는 다시 주머니에 지팡이를 넣었다. 이윽고 호울러는 허공에서 다시 조각조각나 흝어졌고 노엘은 그 것들을 허둥지둥 쓸어담아 주머니에 다시 넣었다. 귀여운 녀석이었다.


"감사합니다."


노 엘은 리암의 추태를 들킨 탓인지 아니면 자신이 집을 그리워한다는 걸 들킨게 부끄러운지 얼굴을 붉히며 모기만한 목소리로 그렇게 웅얼거렸고 폴은 그 것에 우쭐해졌다. 봐, 난 한다면 엄청나다니까. 그런데 우리 학생들은 그걸몰라. 꼭 문제가 생기면 링고만 찾아가지(정작 자신도 문제가 생기면 링고부터 찾는 다는 걸 폴은 깨닫지못하고있었다.)


"또 듣고싶으면 와. 해줄게. 다른 호울러가 와도. 지금 보니까 한 번으로 끝날 것 같지않은데."


폴은 득의양양해져서 허리에 팔을 얹고 그렇게 말했고 베시시웃었다. 커다랗게 쌍커플 진 눈이 접혀 눈가에 잔주름을 만들어냈다. 노엘은 어쩐지 그 모습이 근사하다고 생각했다.


수업이 끝나고 저녁만찬이 시작하기 전. 노을이 지기 전 무렵. 이게 두사람의 암묵적 약속의 시작이자 노엘의 첫사랑의 전조였다.


또한 나중에 리암이 알며 뒷목잡고 쓰러질 일 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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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


존 레논 x 폴 매카트니


뱀파이어 au설정 주의




21.


소녀는 폴과 조지를 아무 말 없이 자신의 집에 데려왔다. 해가 뜨기 전 어둡게 커튼을 치고 방에 향을 피워주었다. 폴은 아무 것도 하지 못한 것에 비해 폴보다 작은 소녀는 조지의 옷을 벗기고 물수건으로 상처를 닦아냈으며 붕대를 메어주었고 곧 조지의 숨소리는 편안하게 바뀌었다.


소녀는 폴에게 이 분에게 무얼 좀 먹여야겠어요 하고 말한 뒤 자리를 비켜주었다. 폴은 머뭇거리다가 집 밖으로 나가 지나가는 살쾡이 한마리를 잡아 칼로 동맥을 잘라 피를 빼낸 뒤 그 것을 그릇에담아 조지의 입에 조금씩 흘려넣어주었다.


꽤 오랜 시간이 흘러서야 붕대 안에 있던 피가 잦아졌다. 조지가 완전히 괜찮아져서 잠이 든 후 폴이 겨우겨우 정신을 차려 다시 나왔을 때는 이미 날이 밝아 해가 뜨고 있었다. 폴은 떠오르는 해를 보며 눈부심에 인상을 찡그렸다.


그러고보니 해가 뜨는 걸 본 지 꽤 오래된 참이었다. 예전엔 조지가 낮에 일어나 움직였으므로 조지에게 맞춰 낮에 일어나있고 밤에 자고는 했지만 조지가 밤과 낮이 바뀐 후 폴과 존도 낮밤이 바뀌어서 낮에 잠들어버렸다. 


그리고 해가 떠올라 햇빛이 쏟아지는 곳에서 소녀가 폴 쪽으로 걸어왔다. 그녀는 햇빛 만큼이나 눈부셔서 폴은 자신이 눈부신 이유가 햇빛 때문인지 소녀 때문인지 알 수 없게 되었다. 햇살이 허공에 부숴지고 소녀가 힘들게 들고오는 물동이안에서 물이 밖으로 튀면서 햇빛에 반짝였다.


"이리 줘."


폴은 곧 린다에게로 가 물동이를 건내받았다. 소녀는 폴을 보며 "감사합니다." 하고 웃었다. 폴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폴은 소녀에게 어떻게 감사를 표해야할지 몰라 괜시리 이리저리 왔다갔다거렸다. 그 사이 소녀는 조지의 더러워진 옷을 빨아주고 벽난로에 불을 피웠다.


그리고 폴이 살쾡이를 잡아오느라 바닥에 떨구어진 핏자욱을 보면서도 소녀는 아무 말도 하지않고 핏자욱을 닦아주었다. 폴은 괜시리 무안해져 자신의 손가락만을 만지작거렸다. 타닥타닥 나무 타는 소리만이 둘 사이를 메웠다.


"내가 두렵지 않니?"


한참이나 지나서 폴이 겨우 뱉은 말은 그 것이었다. 달리 더 어떤 말을 해야하는지 알 수 없었으니까. 소녀는 그런 폴의 질문을 이해하지 못했는지 한참이나 폴을 바라보다가 대답했다.


"제가 왜 무서워야하는데요?"

"그야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다쳐있었고...."


대답이 아니라 반문이었다. 폴은 자신에게 질문이 돌아올 줄은 몰랐던터라 횡설수설하며 대답했다. 스스로 말하고도 점점 부끄러워졌는지 폴의 귀 끝이 달아올랐다.


"당신은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울고있었잖아요. 그 사람 때문에. 나쁜 사람들은 남을위해 울지않아요."


폴은 소녀의 대답에 말문이 막혀 소녀를 그저 멍하니 바라보는 수 밖에 없었다. 그런 폴이 재미있었는지 소녀는 다시 한 번 싱긋 웃어보였다.


"그쵸?"


그리고 그 때 폴은 처음으로 구원 받은듯한 기분이 들었다.




22.


존이 폴과 조지를 겨우 찾아낸 건 저녁이 되어서였다. 앨런에게 말을 듣자마자 거의 맨 발로 뛰쳐나온 존이 집으로 향했을 때 본 것은 이미 잿더미가 된 집이었다. 존은 그 잿더미 속에 버려진 조지의 향주머니를 주워들었다.


그 자리에 남은 것은 없었다.


존은 손안에서 이미 그을려 안이 터진 향주머니를 꾸욱 쥐었다. 두고 가는게 아니었는데. 존은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폴과 조지는 보이지 않았다. 존은 다행히도 본능적으로 폴이 죽지않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느낌이 존에게 알려주었다. 언제나 그랬다. 멀리 있어도 존에게는 폴이 느껴졌다. 언제나. 


존은 눈을 감고 자신의 육감을 믿는 편을 택했다. 


'폴, 폴'


하고 존은 속으로 몇 번이나 폴을 불러 폴이 느껴지는 곳으로 달렸다. 소실점이 아주 멀리서 보이다가 곧 가까워져 뒤로 넘어갔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어느 자그마한 오두막집 앞이었다. 그 집은 아주 예전 폴과 존, 그리고 나무꾼 부부가 살던 집과 아주 비슷한 생김새였다.


존은 불길한 기분을 느꼈다.


"폴!!!!!"


존은 폴의 이름을 부르며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안에서 꺄르르 웃고있는 소녀와 폴을 보았다. 존의 머리가 차게 식었다. 우드득-존이 연 문에 힘을 줘 문고리가 부숴져버렸다. 그 소리에 폴이 깜짝놀라 존을 바라보았다. 둘의 눈이 마주쳤다.


"어디갔다가 이제와, 이 바보야!!!!!!"


그리고 폴이 존에게 달려가 안겼다. 폴은 안심했다는 듯 존에게 얼굴을 부비며 엉엉 울었다. 조지가 아팠어. 근대 막..사람들이. 웅얼웅얼 거리는 폴의 목소리가 울음소리와 존의 품에 묻혀 잘 들리지 않았지만 존은 


"미안해, 내가 다 잘못했어."


하면서 폴의 등을 쓸어주었다. 차게 식었던 머리가 폴과 닿자마자 언제그랬냐는 듯 따뜻하게 온기를 품었다. 폴은 정말로 안심한 듯 보였고 존은 폴을 한참이나 달랜 후에야 폴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존은 폴의 눈물을 닦아주며 폴에게 키스하려고했지만 폴은 소녀의 눈치를 보며 고개를 피했다.




23.


밤이 되자 조지가 일어났다. 조지는 일어나자마자 존에게 엄살을 부리며 자신을 버리고갔다고 얘기했고 존은 조지에게 폴을 지켜주어 대견하다며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리고 폴이 또 조지를 안고 칭얼댔고 존과 폴은 드디어 그 집을 나올 수 있었다.


가는 길에 소녀가 배웅을 나왔다. 폴은 걸음이 잘 떨어지지않는지 몇 번이나 어물쩍거리며 소녀의 곁을 멤돌았다. 존은 기분이 언짢아 계속 그 모습을 힐끔힐끔보고있었다. 뭔가 이상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조지는 조잘조잘 떠드는 채로 소녀는 존과 폴, 조지를 산 앞길까지 안내했다.


"이리로 가시면 안전하실거에요."


소녀는 상냥하게 말했다. 너무 상냥해서 마치 이세상 것이 아닌 것 같았다. 존은 더더욱 기분이 언짢았다. 언짢은 이유가 상냥한 이 소녀 때문인지 아니면 계속해서 어물어물거리는 폴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뭔가 이상했다.


"이름 알려줄래?"


폴은 겨우겨우 용기를 내 소녀에게 물었다. 폴의 볼은 발갛게 되어있었다. 그제야 존은 왜 기분이 나쁜지 알 수 있었다.


"린다에요. 린다 루이스."


소녀는 그렇게 말했고 셋과 인사를 하고는 헤어졌다. 존은 폴에게 갈 것을 재촉했지만 폴은 린다의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멍하니 보며


"린다."


라고 저도 모르게 웅얼거렸다. 존은 순간적으로 들끓는 살의를 가라앉히기 위해 주먹을 꽉 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어 피가 배어나왔다.



24.


린다가 가자 폴은 네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떽떽 거렸다. 린다의 앞에서 조심하던 것과는 다른 태도였다. 존은 그런 폴의 어리광을 꾹 참고 받아주었다. 어차피 이제 보지 않을 소녀였다. 존은 피가 묻지 않은 손으로 폴의 손을 꽉 잡았다. 폴은 피하지 않고 존의 손을 마주잡았다. 서늘한 자신의 손바닥에 따듯한 폴의 손바닥이 닿아 온기를 맞대어주었다.


존은 안심했다. 봐, 이제 안 볼 거라니까.


"존, 우리 이제 어디로 가?"


조지가 산길을 가던 중 생각난듯 존에게 물었다. 집은 불타버렸고 그들에겐 돌아갈 곳이 없는 셈이었다. 존은 그 말에 폴을 힐끗 바라보았다. 말할 타이밍을 재야했다.


"아냐, 다시 집을 짓고살거야. 몸상태 안좋은건 알겠지만 며칠만 풀밭에서 참아."


역시나 폴의 대답은 예상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존은 속으로 한숨을 쉬며 폴의 손바닥과 자신의 손바닥을 비비적거렸다. 곧 폴이 화를내며 손을 뗄 것이다. 


"집엔 돌아갈 수 없어."

"왜?"


존이 말하자 조지가 반문했다. 존은 일부러 폴 쪽을 보지않았다.


"그 사람들 이번에만 올 거 아냐. 계속 올거야."

"지금껏 그랬잖아. 뭐가 문제야? 네가 막아주면 되잖아."

"오늘처럼 내가 없는 경우는 어쩌고? 게다가 이젠 조지도 있잖아. 우린 그렇다고 쳐도 조지는 위험해. 조지는 햇빛에 노출되면 안되고 성수에 닿으면 잘 나아지지도 않잖아."

"우리가 주의하면 돼!"

"그럴 수 없다는 걸 알잖아, 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손바닥이 내쳐졌다. 봐 내쳐질거라니까. 존은 순식간에 온기를 잃어버린 손바닥 안에 온기가 날아가지않게 반대 쪽 손으로 손을 마주대었다.


"그럼 어쩌자고? 다른 마을에 가자고?"

"어느마을에 가던 마찬가지야. 얼마 있지않아서 사람들은 우릴 찾아낼거야. 우린 가뜩이나 밤에 활동하니까."


둘 사이의 기류가 이상하게 흐르자 조지는 폴과 존의 눈치를 흘끔 보며 한 발자욱 물러났다. 폴은 존을 노려보았고 존은 폴을 보지않았다.


"그러니까...."


존은 마른침을 삼켰다. 


"그러니까 나랑 같이 우리같은 동족이 많은 곳에......"


찰싹-하고 살과 살이 부딪치는 마찰음이 났다. 존의 고개가 옆으로 돌아갔다.


"네 짓이구나."


존은 대답을 하지 못했다. 폴은 그런 존을 한참이나 바라보다가 일부러 존의 어깨를 치고 존을 지나쳐 조지의 앞으로 가 조지의 손목을 잡아 채 산길을 걸어 나갔다. 존은 폴을 잡으려고 했으나 폴은 다시 한 번 존의 손을 내치곤 조지를 당겨 자신 품쪽으로 끌었다. 조지는 아무 말도 하지못한 채 폴에게 끌려가는 수 밖에 없었다.


"개자식, 네가 조지를 다치게 했어."


폴은 욕짓거리를 내뱉었고 조지는 폴에게 끌려가면서 계속해서 뒤를 돌아 존을 보았다. 존은 바닥을 보고있어 표정이 보이지 않았다. 산 길을 전부 내려온 후 폴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펑펑 울었다.


조지는 존이 내려와 폴을 달래주길 기대했으나 존은 보이지 않았다. 결국 폴의 들썩이는 어깨는 조지가 안아주는 수 밖에 없었다.





25.


폴은 그 후 산으로 돌아가 린다의 집과 가까운 곳에 집을 짓기 시작했다. 조지는 폴을 도와 얌전히 집을 만들었다. 집이 만들어졌을 때 방은 두개였는데 조지는 모른 척 방 하나에 커다란 침대를 만들어 들여놓았다. 폴은 그런 조지에게 아무 말도 하지않았다.


그리고 매일매일 밤마다 조지는 존이 오기를 기다렸다. 폴은 요즘 낮에 무슨 할 일이 그렇게 많은지 낮에 일어나 밤에 자버렸기 때문에 조지는 딱히 할 일이 없었다.


조지는 존을 기다리며 집 앞을 어슬렁거렸다. 혹시 존이 못 찾는 건 아닐까? 존을 찾으러 가봐야 할까? 존은 어디있을까?


매일매일 존을 기다리며 드는 생각이었다. 폴이 조지와 대화가 사라져갈 수록 조지는 존이 그리웠다. 폴은 조지에게 신경쓰지 않는 것처럼 보였고 조지가 배고프다고 깨워도 조지를 밀어내기 일 수였다. 조지는 요즘 거의 혼자 사냥을 해야했다.


그 날도 조지는 혼자 사냥을 나갔다. 사냥을 가면서 존이 혹시 돌아올까봐 마당에 커다랗게 글씨를 써 두는 것을 잊지 않았다. 


조지가 주로 잡는 건 작은 초식동물 류였다. 폴과 존이 큰 동물은 건드리지 못하게 하기도 했고 그리고 조지 자체가 아직 사냥능력이 뛰어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 날도 조지는 킁킁 거리며 산고양이 작은 동물의 체취를 찾아 두리번 거렸다. 그리고 막 고라니로 보이는 동물의 엉덩이를 잡아채려 헀을 때 누군가 조지의 뒷목을 잡아당겨 조지의 체중이 뒤로 쏠려 휘청였다.


"네가 조지구나? 그렇지?"


그리고 자신을 잡아당긴 사람의 얼굴을 보기도 전에 누군가 물었다. 상대방은 대답을 바란 건 아닌지 조지가 대답도 하기 전에 조지의 입은 무언가에 의해 막히고 눈이 가려졌다. 눈이 가려지기 전에 잠깐 존을 본 것도 같은 착각이 들었다.


폴이 찾을텐데.


라고 생각을 했지만 입이 막혀 조지는 소리조차 지를 수 없었다.






다음편이 1부 끝.


존,폴 태어남 ㅡ    이 뱀파이어가 됨 ㅡ 존 폴 동거 ㅡ 조지 태어남 ㅡ 조지, 존폴과 만남  ㅡ  존이 조지를 물어 조지가 뱀파이어가 됨 ㅡ 폴 린다 만남  ㅡ 존 폴 헤어짐 ㅡ      가          을 따라감



2부.


폴 린다 결혼  ㅡ                     ㅡ                         ㅡ                     ㅡ조지,링고 만남 ㅡ                         ㅡ                       ㅡ                         ㅡ                     

ㅡ                         ㅡ                      ㅡ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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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레논 x 폴 매카트니


뱀파이어 au설정 주의




16.

 

솔직히 말하면 조지는 거의 존에게 끌려 갈 뻔했다. 말은 안해도 입 안에 달콤하면서도 약간 쌉쌀하고 촉촉이 흐르던 평소에 마시던 것과 다른 그 느낌을 다시 경험해보고싶었기 때문이었다. 차라리 전처럼 맛없는 짐승 피의 맛만을 알고있다면 조지는 이렇게까지 고민하지 않았을 것이었다. 그러나 이미 한 번 맛보고 만 것이었고 그 맛과 향은 꿈에 나올 정도로 눈 앞에 아른거리며 조지를 괴롭혔다.

 

“다시 마시고싶지않아?”

 

라는 존의 말에 자신은 억지로 끌려가는 척 모든 것은 존이 주도한 일인 척 조지는 몸에 힘을 빼고 자의적으로 끌려가고있었다. 조지가 존의 손을 뿌리친 것은 문 밖으로 거의 나가 문을 닫았을 때 즈음이었다. 폴이 손수 손으로 꿰어 조지에게 달아준 (조지가 산을 헷갈려 길을 잃어도 존이나 폴이 찾아갈 수 있게 강한 향신료가들어있는) 주머니가 하필 문에 걸렸고 조지는 문에걸린 그 주머니를 빼기위해 몸을 멈춰야했다.

 

주머니를 당긴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조지는 왠지 문에걸린 것이 폴이 자신을 잡아당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조지는 존의 손을 놔버렸고 조지가 자신의 손을 놓자 존은 약간 인상을 찌푸리며 뒤를 돌아봤다. 


존의 찌푸린 얼굴을 본 조지는 잠시 고민했다. 이대로 다시 존의 손을 잡을지 아닐지. 고민은 아주 잠깐이었다.

 

“이거 폴이 아는 거야?”

 

존이 입을 열기 전에 조지가 먼저 말했다. 존은 뭐야 라고 물으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폴이 아는거냐고 물었잖아.”

 

대답은 알고있었다. 왜 하필 폴이 없는 시간에 자신에게 이러는지 알고있었으니까. 조지는 자신을 먹을거냐고 물었을 때 엉엉 울던 폴을 기억했다. 그리고 자신이 처음으로 흡혈을 할 때 찡그린 표정의 폴도. 처음 사람의 피를 마셨을 때 자신을 외면했던 얼굴도. 보지 않았어도 괴로운 표정이었겠지.

 

“이미 아는 대답을 왜물어? 나한테 죄책감을 느끼게 하려고?”

 

이번엔 조지가 대답하지 못했다. 둘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조지가 먼저 존에게서 시선을 내리깔았다. 그런 조지를 보며 킥킥-하고 웃는 존의 웃음 소리가 들렸다. 조지는 어쩐지 자존심이 상했지만 저 말에 대답할 수 있을만큼 조리있지도 존에대한 존경심이 덜하지도않았다.

 

“폴은 동물이든 짐승이든 죽은것의 피만 마셔. 어줍지않은 최책감 때문인지 인간처럼 되고싶은건진 모르겠지만.”

 

"아니면 자기가 채식주의자나 평화주의자라도 되는 줄 아나봐?"


조지는 놀라 다시한 번 존을 바라보았다. 킥킥거리는 웃음소리랑은 달리 존은 무표정했다.

 

"그렇지만 너랑 난 다르잖아? 살아있는 사람 피 마셔본 적 없지? 끝내줘"

 

존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꿀꺽-하고 침이 조지의 목구멍 넘어로 삼켜졌다. 듣기만해도 입 안에 침이 고였고 어떤 맛인지 유추해낼 수 있었다. 전에 마셨던 것과 같은 아니 그보다 더 달콤하고 환상적이겠지.

 

그러고보면 존은 폴이 없는 날 종종 조지에게 오늘 하루종일 집에있었다고 해줘 라고 말해달라며 나가는 일이 있었다. 어린시절 조지는 자신의 우상인 존의 부탁을 아주 잘 들어주었지만 머리가 크고나서는 존이 폴을 두고 바람을 피우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그 부탁을 잘 들어주지않았다.

 

그렇지만 지금은 알 거 같았다.


"자, 어서?"


하고 존은 다시 손을 내밀었지만 조지는 끝끝내 그 손을 잡을 수 없었다. 자신을 보며 우는 폴이 생각났고 그리고 본능적인 불안감과 두려움도 있었다. 과연 살아있는 인간의 피를 마셔도 되는 것인가. 조지는 거기까지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었고 별로 생각하고싶지 않았다. 현실감이 별로 없었다. 조지는 단 한 번을 빼면 죽, 동물의 피만을 마셔왔고 그 건 고기를 먹는 것과 별 반 다르게 느껴지지 않았으니까.


"너도 폴도 정말 짜증나게 구네."


결국 존은 자신의 손을 잡지않는 조지를 두고 짜증스럽다는 듯 중얼거리며 혼자 사라졌다. 조지는 계속 그 자리에 서 있었고 얼마 후 폴이 돌아와 조지에게 존이 어디있는지 물었지만 조지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오랜만에 폴의 품에 안겨 어리광을 부렸고 폴은 "우리 조지가 왜이럴까?" 하면서도 빙글빙글 웃으며 조지를 안아주었다. 


오랜만에 조지는 폴과 같은 방에서 둘이 잤다.



17.


콱-하고 물면 육즙처럼 톡 하고 입안에 터지는 액체를 존은 좋아했다. 그리고 여기있는 모든 이들이 그 것을 좋아했다. 벌써 몇 번을 마셨는지 입 안은 그 진득한 액체로 가득했고 그 향이 입 안 가득히 퍼져서 숨을 쉴 때마다 향이 퍼져나왔다. 존은 왠지 몽롱한 기분을 느끼며 잠깐 비틀거렸다.


"존. 존 괜찮아?"


여자 뱀파이어 중 하나가 꺄르르 웃으며 존에게 다가와 존을 부축했다. 존은 헤롱거리며 여자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흡-하고 숨을 들이마쉬었다. 자신에게 나는 것처럼 비릿한 피냄새가 났다. 그 것은 향기로우면서도 왠지 머리가 아파왔다. 존은 흐릿하게 뭔가 다른 냄새가 생각날 것 같기도 해 가물가물 거리는 기억을 잡았다가 아 모르겠다. 어지러워. 하고 곧 놔버렸다.


"오, 우리 섹스하는거야?"


여자는 꺄르르 거리며 웃고 존의 뒷통수를 끌어안아 자신의 가슴 쪽으로 더 파묻히게 만들었다. 물컹물컹한 살이 존의 얼굴 가득 비벼져왔다. 누구랑 정말 다르네. 하고 존은 생각하다가 또 아 그게 누구지 하고 생각하며 입을 벌려 여자의 가슴을 덥썩 베어물었다. 이빨이 살을 뚫고들어가며 콰직-거리는 소리가 났다. 여자는 이미 여러 번 물렸는지 가슴 여기저기에 이빨자욱이 나있었고 피가 흘렀지만 꺄르르 웃었다.


"뭐야 뭐하는건데, 같이해. 나도할래."


그리고 어디선가 존처럼 피에 취해 헤롱거리는 믹이 나타나 여자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있는 존의 뒤에서 허리를 끌어안고 장난스레 허리짓을 하는 시늉을 하다가 곧 존의 등에 가슴을 찰싹 들러붙이고 존의 어깨죽지를 물었다. 쭈욱쭈욱- 피를 빨아드리는 소리가 생생히 들려왔다. 피를 마셔서인지 피를 빨려서인지 정신이 점점 아득해지고 실실 웃음만 나왔다. 


뱀파이어들끼리의 흡혈은 서로를 미치게만들었다. 정신을 놓게만들고 그리고 흥분하게 만들었다. 머릿 속이 점점 까맣게 점멸되는 기분이었다. 존은 마지막으로 잡은 의식의 끝자락에서 자신을 보고 웃는 따뜻한 갈 색 눈동자를 보았다.



18.


조지는 엄마 꿈을 꾸었다. 꿈에 엄마가 나왔는데 엄마는 돌아가시기 전 그러니까 병에 걸리기 전 생생하던 모습이었고 조지는 아주 어린 모습이었다. 그리고 엄마는 조지를 안아주고 있었다. 


"엄마, 어디갔다왔어. 보고싶었잖아."


조지는 아이처럼 엉엉 울며 엄마에게 매달렸다. 엄마는 쉬-쉬-하고 조지를 어르며 조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주었다. 조지는 계속해서 엄마의 품을 파고들었다. 떨어지고 싶지 않은 것 처럼. 그리고 계속해서 불렀다.


"엄마, 엄마."


하고. 


엄마는 조지가 부를 때마다 


"그래그래, 우리 조지." 


하면서 조지에게 답해주었다. 그리고 얼마나 엄마를 불러댔을까. 조지는 어느새 엄마가 대답을 하고있지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엄마?"


조지는 다시 한 번 부르며 엄마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있던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조지의 앞에는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져있는 엄마와 엄마의 목에 이를 박고 피를 빨고있는 현재의 자신이 보였다.


조지는 헉-하고 숨을 들이쉬며 일어났다. 눈을 떳을 땐 어머니의 보드라운 젖무덤대신 판판한 폴의 가슴이 조지의 눈 앞에 있었다. 언제 울었는지 눈가는 축축했고 폴의 가슴팍은 젖어있었는데 폴은 꿈 속의 엄마처럼 조지를 꼬옥 끌어안고 잠을 자고있는 채였다.


색색-하고 아직 잠들어있는 폴을 조지는 빤히 보다가 조지는 다시 폴의 품에 파고들어 눈을 감았다. 그 다음에는 그냥 폴이 자신을 안아주고 존이 자신을 무등태워주는 아주 어릴 적 꿈을 꾸었다. 




19.


존은 깨질 것 같은 머리를 부여잡고 일어났다. 눈 앞이 캄캄했고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존은 습관적으로 옆자리를 더듬으며 폴의 이름을 불렀다. 


"폴이아니라 미안하게됐네."


사람의 손목이 잡히자 존은 폴이라고 생각하며 잠시 안심하고 다른 손으로 눈을 비볐다. 평소라면 잘잤냐며 들려올 목소리 대신 킬킬 거리는 웃음소리와 함께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리 어젯 밤 기억안나? 화끈했잖아. 자기야."


존은 눈을 비벼 겨우겨우 눈을 떴다. 눈 앞에는 자신에게 손목을 잡힌 채 다른 손으로는 담배를 집고 거의 나체인 상태로 자신을 보며 샐샐 눈웃음을 짓고있는 믹이 보였다. 후-하고 존이 믹을 쳐다보자마자 믹은 입술을 내밀어 담배연기를 가득 존의 얼굴에 뿜었다. 존은 작게 기침을 했다.


"왜, 마누라한테 걸릴까봐? 난 세컨드라도 좋은....."


믹은 일부러 콧소리를 내며 존이 살짝쥐고있는 자신의 손을 살짝 달겨 존과 손을 마주댔다가 슬금슬금 존의 팔을 쓸며 존의 가슴 쪽으로 손을 향했다. 그리고 막 존의 옷 앞섶을 헤치려 했을 때


"세컨드 좋아하시네. 미친년."

"아파!!! 아 놔!!!!뭐하는데!!!"


믹은 콧소리 대신 날카로운 비명을 질러야했다. 믹의 뒷통수를 잡고 잡아당긴 키스 때문이었다. 정말로 모근이 뽑힐 정도로 머리채를 단단히 틀어 쥔 키스 때문에 믹은 "내 머리 뽑혀!!!뽑힌다니까?" 하면서 담배도 집어던지고 버둥거려야 했다.


"허허, 기운이 넘치네. 달링"


그리고 믹의 비명을 듣고왔는지 어느새 로니가 와서 웃으며 둘을 중재시켰다. 키스의 손에는 승리자의 증거로 믹의 보드라운 머리카락이 한웅큼 쥐어져있었다.


"그 달링 누구말하는거야? 나야? 키스야."


믹은 심통이났는지 괜히 씨근덕거리며 로니에게 카랑카랑 심술을 부렸다. 로니는 난감한듯 한 번 더 허허웃고 달링즈 라고 했다가 결국 믹에게 얻어맞아 나자빠졌다. 믹은 씩씩거리다가 


"온리 원 아니면 안되는 주제에. 어디서 세컨드 타령이야."


라고 말한 키스와 이차전을 붙었다. 물론 둘의 싸움은 오래가지 않을 터였지만 당장은 시끄러웠다. 존은 귀를 막으며 인상을 찡그렸다. 어제 피를 너무 많이 마셨는지 아직도 머리가 아파왔다.


"여긴 왜왔어?"


결국 존은 둘 대신 로니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로니는 자신과 친한 편이 아니라 이렇게 찾아오는 경우가 드물었다.


"맞아, 앨런이 불러. 조지에관한 일이라는데?"


아, 이런.


그리고 존은 자신이 왜 이 곳에 왔었는지 기억해냈다.



20.


"조지, 미안해. 괜찮아? 뺨좀봐. 어떻게해."


조지는 울지말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입 안이 너무 쓰려 말을 잘 할 수 없었다. 조지는 괜찮다는 표현으로 대신 고개를 끄덕거릴 뿐이었다. 줄줄 폴의 눈에 눈물이 섔다. 아, 폴이 우는 건 싫은데. 조지는 손을 들어 폴의 눈물을 닦아주고 싶었지만 지금은 손도 채 움직일 수 없었다.


"미안해. 나때문에. 나때문에..."


폴은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조지는 그런 폴 품 안에 가만히 있었다. 



그 날은 존이 없는 것 빼면 꽤 평화로운 오후였다. 조지는 악몽을 꾸긴 했지만 다시 잠이 들었고 기분좋은 예전 꿈을 꾸었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떳을 때 아직 해가 조금 남아있는 상태라 조지는 해가 질 때 까지 방안에서 눈이라도 감고있어야지 하고 생각했다.


뭔가 타는냄새가 난 것은 그 때 였다. 뭔가 확하고 쏘는 냄새가 조지의 코를 파고들었다. 조지는 본능적으로 뭔가 잘못됐다는 걸 깨닫고 폴을 깨웠다.


"사탄들을 물리쳐라!!!!!!"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깨달은 것은 그 소리가 들린 바로 직후였다.


해가 떠있었기 때문에 조지는 섣불리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보통 이 일을 해결하는건 존이었고 존이 없는 날에 그들이 찾아온 것은 처음이었다. 폴은 어떻게해야할지 몰라 이불로 조지를 둘둘 감싸고 조지를 끌어안았다.


"어떻게하지?"


집에 불을 붙였는지 아래에선 계속 타는 냄새가 났다. 그리고 밖에는 해가 떠있었다. 폴은 


"존 빨리와...존 어디있어...."


하고 계속 중얼거렸지만 불길만 더 거세질 뿐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결국 결단을 내려야 하는 건 폴이었다.


폴은 공격 의사가 없다는 표시로 손을들고 천천히 계단 아래로 내려갔다. 생각해보면 멍청한 행동이었으나 폴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그리고 횃불이나 성수따위가 폴이 나타나자마자 던져진건 당연한 일이었다.


"아악!!!!!!!!"


폴의 비명소리가 났고 조지는 밖에 해가 떠있음에도 불구하고 뛰쳐나갈 수 밖에 없었다. 조지는 나가자마자 폴이 물건을 맞지 않게 주저앉아있는 폴을 당겨 뒤로 달아났다. 그렇지만 조지는 햇빛으로 인해 비틀거리고 곧 피부에 큰 화상을 입었고 폴 대신 몇 번인가 횃불을 얻어맞았다.


폴이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옷으로 조지의 피부를 칭칭 감싸 달아난 건 약간 후의 일이었다. 폴은 달아나면서도 계속해서 존을 찾았지만 존은 보이지 않았다. 


폴은 어떻게해야할지 몰라 조지를 끌어안은 채 울며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조지는 상처가 깊었고 겨우 숨을 몰아쉬고있어서 곧 죽을 것만 같았다. 폴은 너무나 두려웠다. 조지를 이대로 잃을까봐. 병에 걸려 서서히 꺼져가던 조지의 모습이 지금과 겹쳐보였다. 


"조지, 안돼 나 두고 가지마."


폴은 거의 엉엉 울며 조지에게 애원하다시피 매달렸다. 그리고 수풀 쪽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린 건 그 때였다.


폴은 긴장했다. 지금은 조지도 다친상태였고 존도 없었다. 지금 사람들을 만나면 폴은 사람을 공격해야했다. 그렇지만 사람 수가 많다면, 글쎼. 도망친다고해도 조지는? 머리 속이 엉망으로 뒤엉켰다. 조지의 이름 만이 머리 속에 가득 채워졌다가 흐물흐물 녹다가 사라졌다.


조지를 어떻게하지? 조지가 죽을지도 몰라. 조지를 잃으면?


폴은 너무나 무서워졌다. 폴은 저 앞에 사람이 자신에게 공격을 퍼붓는 인간만이 아니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바람소리이거나, 아니면 산짐승이거나. 존이었으면 좋겠다. 제발 제발.


폴은 믿지않는 신을 마음 속으로 몇 번이나 찾았다.


"괜찮으세요? 어머 다치신거에요?"






어둠 속에서도 반짝거리는 금발머리의 약간 어린 소녀였다. 후에 폴은 그녀를 천사와도 같았다고 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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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au설정 주의





11.


그 날 밤 늦게까지 존은 돌아오지않았고 폴은 눈물을 그치지 않았다. 폴의 눈은 짓무르다못해 퉁퉁 부었다. 조지는 대디, 폴, 파파 등 여러 말로 폴을 부르며 폴을 달래려했으나 소용없었다. 폴은 계속해서 히끅히끅 울어댔고 결국 조지는 고민을하다가 존이 폴을 달랠 때 했던 행동을 그대로 했다.


'촉-'


둘의 입술이 맞닿았다. 깊게 입술이 맞물려져 닿은 폴의 뺨은 축축하게 젖어있었고 차가웠다. 폴은 놀랐는지 눈물을 멈추었고 딸꾹거리는 폴이 숨을 들이키는 소리가 둘의 입 안으로 퍼져나갔다.


"이제 그만 울어. 폴. 존도 곧 돌아올거야. 응?"


조지는 소매를 들어 젖은 폴의 얼굴을 슥슥 비벼주며 말했다. 폴은 그런 조지를 맹하니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자신의 골반깨에 오던 조지가 언제 이렇게 컸는지 알 수 없었다. 폴은 조지에게 안겨 존의 이름을 불렀고 조지는 그런 폴을 안아 도닥거리며 존은 곧 올거야 라고 반복해서 말했다.


그러나 해가 뜰 때 까지도 존은 오지않았다. 폴은 해가뜨자 다시 울었고 조지는 그런 폴 곁에 있었다.




12.


그 다음날 아침까지도 존은 오지않았고 폴은 그제야 좀 진정된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조지에게 배고프지? 라고 물으며 버릇처럼 빵을 구우려다가 멈칫했다. 폴은 조지를 바라보았고 조지는 폴의 시선을 피해 바닥을 바라보았다.


폴은 조지에게 사냥을 알려주겠다며 손목을 끌고 나갔다가 나가자마자 햇빛을 받아 지직-거리는 연기와 함께 크게 상처가 난 조지의 피부 덕에 다시 들어와야했다. 


"왜이러지? 난 한 번도 이런적 없었는데."


폴은 안절부절하며 조지의 피부에 젖은 수건을 대었고 조지는 아주 어릴 적 들었던 악마의 자식들은 햇빛과 성수를 두려워한다라는 이야기를 떠올렸다. 지금까지 폴과 존이 햇빛에 잘 돌아다니길래 미신인 줄 알았는데 아니엇던 모양이었다.


"햇빛에 닿으면 아픈 거 같아. 왠진몰라도."


그리고 빠른 폴의 조취로 조지의 모든 방에는 커튼이 길게 내려졌다. 조지의 방은 밤처럼 어두컴컴해졌고 폴은 계속해서 조지의 피부에 댈 약초같은 것을 댔으나 약초는 사실 소용있는 것처럼 보이지않았다.


다행히도 회복력은 월등해서 조지의 울긋불긋했던 피부는 곧 맨들거리게 변했고 폴은 혼자 나가서 사슴을 한마리 잡아와 조지의 앞으로 가져다 주었다. 폴이 늑대의 모습으로 사슴을 질질 끌고 오는 것을 보고 조지는 자신도 해보고싶어했지만 폴이 정색을 하는 바람에 그러지 못했다.


사슴의 피는 그런대로 먹을 만 했으나 어쩐지 텁텁한 느낌이 있었다. 조지가 반찬투정을 하자 폴은 다음엔 토끼를 잡아주겠다고 약속했다. 조지는 사람의 피는 마시지않느냐고 물으려다가 그만 두었다. 조지는 본능적으로 사람의 피를 갈구했고 그 것을 폴이 싫어한다는 것 또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해가 질 때 까지 폴은 자신의 방에서 멍하니 창 밖을 바라보았다. 말하지않아도 존을 기다린다는 걸 알 수 있었지만 해가지고 해가 저물어도 존은 오지않았다. 밤이 아주 깊어졌을 때 히끅거리는 폴의 울음소리가 집 안에 퍼졌다. 


울음 소리엔 간간히 존...이라는 이름이 섞여있었다. 조지는 가서 폴을 달래줄까하다가 소용없을 것 같아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짚어썼다. 그래도 폴의 울음소리는 아주 잘 들렸다. 결국 조지는 베게를 들고 폴과 존의 침대로 가 존의 자리에 누웠고 폴은 조지를 끌어 안은 채 훌쩍거렸다.


그렇게 아침이 되어서야 둘은 잠이 들었다. 



13.


조지는 해가 지고나서야 일어났다. 옆에 폴은 일어났는지 보이지 않았다. 조지는 밤에 자는 것보다 왠지 해가 떠있는 시간에 잔 것이 훨씬 개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지는 일층으로 내려갔지만 그 곳에도 폴은 없었다. 조지는 폴이 물을 길러 갔나 싶어 마중을 가기 위해 집 밖으로 나섰다.


"쉬-조지. 지금 혼자야?"


그리고 존의 목소리가 들려온 건 그 때였다. 조지는 깜짝 놀라서 뒤로 한 걸음 물러났고 존은 어디서 나타났는지 바닥에 있던 그림자 속에서 쑥 몸을 내밀었다. 조지는 놀라 거의 비명을 지를 뻔 했으나 존이 빠르게 다가와 조지의 입을 손으로 막는 바람에 그 비명은 존의 손바닥 안으로 삼켜졌다.


"폴은? 폴 없어?"


존이 폴을 찾자 조지는 물을 길러 간 것 같다고 대답을하고싶었지만 아직까지 입을 막은 손 덕분에 그러지못하고 고개를 도리질쳤다. 그제야 존은 미안미안 하고 눈이휘게 웃으며 손을 떼어주었다. 켁켁 조지는 짧게 기침을 했으나 곧 자신은 숨을 쉬지않아도 상관이없고 숨이 막히진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이제오면 어떻게해? 폴이 얼마나 울었는데!"


조지는 존을 다다다 몰아치며 말했다. 그러자 존은 폴이 많이 울었냐며 펄쩍뛰었다. 그리고 자신을 찾았느냐, 왜 찾았느냐. 혹시 아직 화났느냐. 나 미워하는거 아니지? 라고 물으며 전전긍긍했다. 대체 저렇게 걱정할 거면서 며칠 씩이나 왜 자리를 비운거지 하고 조지는 혀를 차고 존을 밀어 폴이 있을 것 같은 강가로 향했다.


"폴이 나 이제 보기싫다고하면 어떻게하지?"


존은 쩔쩔 메며말했고 조지는 그럴 일 없다고 몇 번을 다독이며 존의 등을 밀었다. 존은 조지보다 훨씬 힘이 쎘으나 어쩔 수 없이 밀리는 척 하며 조지에게 떠밀려 강가로 향했다. 그리고 강가에는 폴이 있었다. 폴은 강에있는 달 그림자 위에 멍하니 서서 달을 바라보았다.


"행운을 빌어."


조지는 폴 쪽으로 존을 확 밀며 그렇게 말했다. 갑작스레 미는 바람에 존은 "으악!" 하고 비명을 지르며 앞으로 엎어졌고 조지는 빠르게 나무 뒤로 몸을 숨겼다. 궁시렁거리는 존의 소리가 들려오고 곧 폴은 고개를 돌렸다.


"존?"

"어...폴, 나...나왔어."


폴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존은 더듬더듬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어색한 표정으로 자신의 팔을 긁으며 폴의시선을 피했다. 다다다-하는 발돋움 소리와 함께 폴은 존에게 달려들었다. 조지는 큰일났다. 폴이 존을 때린다 라고 생각하며 폴을 말려야하나 하고 순간 엉거주춤했지만 뒤이어 폴은 존의 품에 뛰어들다시피 하고 안겼고 존은 무게반동을 이기지 못해 폴의 허리를 감싸안으며 길가로 넘어져버렸다.


"폴?"

"왜왔어. 우린 가족도 아닌데. 이 바보야."


끅끅-하고 울음소리가 들렸다. 존은 한참이나 어떻게해야할지몰라 손을 이리저리 휘젓다가 결국 폴의 머리를 도닥여주는 쪽을 택했다. 폴은 며칠간 쉬지않고 울어서 눈물이 안나올 법 함에도 다시 펑펑 울었다. 강에들어가 이미 젖어있는 폴의 몸에서 나온 물과 폴의 눈물로 존의 옷은 빠르게 젖어갔고 둘은 달빛아래서 한참을 그러고있었다.


"이제...안오는 줄 알았잖아."


끅끅-폴이 울음을 삼키는 소리와함께 쉬쉬-하며 폴을 달래는 목소리와 미안해 하는 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둘이 입술을 맞물리는 소리도 들려왔다. 조지는 더 이상 보면 안될 것 같아 그 자리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조지의 판단이 맞았는지 숲에서 꽤 벗어났을 때 즈음 폴의 으응-하는 콧소리와 존의 헐떡거리는 숨소리가 숲을 가득 메웠다. 



14.


둘은 깊은 밤중이 되어서야 손을잡고 돌아왔다. 둘은 강에들어가 뒹굴기라도 했는지 쫄딱 젖어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뺨만은 발갛게 물들어있었다. 


폴은 조지에게 해사하게 웃으며 약속한 토끼라고 토끼와 다람쥐를 내밀었다. 살아있는 채였다. 조지는 비위가 상한 표정을 지었지만 곧 존이 


"살아있는 채로 마시면 더 맛있어."


라고 덧붙이는 통에 그럴 수 밖에 없었다. 확실히 전에 죽은 사슴의 피를 마셨을 때보단 훨씬 나았지만 뭔가 계속해서 목 안쪽에 텁텁히 걸리는게있었다. 이제 평생 이런걸 먹고살아야하나 하고 조지는 조금 시무룩해졌다.


그리고 존과 폴은 방에 들어가서 서로 무얼얘기하는지 속닥거리는 소리만 간간히 들려왔고 조지는 심심해져 밖으로나가 그간 폴이 있었기에 하지못한 일들을 했다. 


조지는 수미터나 되는 거리를 점프로 휙휙 뛰어다닐 수도 있었고 아직 좀 어설프긴했지만 박쥐로 변할 수도 있었다. (왠지 늑대로는 변할 수 없었다.) 그리고 조지는 박쥐로 변해 파닥파닥거리며 근처를 날아다니다가 부엉이한마리한테 걸려 죽을 뻔 하기도 하고 강 속에서 삼십분 째 나오지않고 잠수를 하기도 하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집으로 돌아갔을 땐 존과 폴이 거실에 나와있었다. 셋은 모닥불을 쐐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거나 같이 나무조각을 하기도 했다. 조지는 폴이 인간 수도꼭지라며 놀렸고 폴은 존에게 조지의 커텐을 열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러다 셋 중 누구도 존이 나간 이유였던 앨런에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자세한 내막을 모르는 조지도 궁금할 법 했으나 입을 다물었다. 


뭔가 중요한 것은 덮은 채 눈가리고 아웅 식으로 이어지는 행복같은 느낌이었다. 며칠 전만해도 아주 당연한 일이었는데 조지는 이 행복이 뭔가 어색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해가 뜨려했을 때 조지와 존폴은 각각 침실에 들어갔다. 조지는 어둠처럼 캄캄한 그 곳에서 잠이 들었다.



15.


조지가 눈을 뜬 건 잠든지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을 때 였다. 어디선가 비명소리와 무언가 깨지는 소리, 카드드득 거리는 소리같은 것이 들렸다. 결국 존과 폴이 다시 싸우는구나 라고 생각하고 조지는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짚어썼다가 다시 들려오는 비명소리에 몸을 벌떡 일으켰다.


그 비명소리는 여자의 것이었다.


조지는 커텐을 슬쩍 열어 밖을 바라보았다. 많은 햇빛에 노출되는게 아니면 간질거리는 수준이었으므로 참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곳에는 수많은 사람들과 그 곳에서 사람들을 처참히 찢어발기고있는 존을 보았다. 조지는 숨을 들이켰다.


존의 살육장면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조지는 이 곳에와서 한 번도 저렇게 마을사람들이 몰려든 것을 보지못했다. 왜? 하고 생각하면서도 조지는 일단 존이 위험할까봐 아래로 내려가려고했다. 그렇지만 조지의 방 문은 무언가에 막힌 듯 열리지 않았다. 조지는 다시 한 번 힘주어 문을 밀었다. 


"나오지마. 거기있어."


그리고 문 밖에서 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폴, 폴이야? 폴 큰일났어. 존이 바깥에...사람들이..."

"알아."

"안다고?"


조지는 혼란스러웠다. 자신에게 웃어주던 존과 폴, 그리고 바깥에서 아무렇지도않게 사람들의 목을 비틀던 존의 모습이 겹쳐보였다. 조지는 다시한 번 문을 열러 시도했지만 폴이 등으로 문을 막고있는지 문은 열리지 않았다. 


조지는 더이상 문을 열려고하지않고 그냥 문 앞에 주저앉았다. 머리가 아파왔고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피냄새도 나기 시작했다. 비릿한 냄새일 것이 분명한 피냄새는 이상하게도 달큰한하게 느껴져 입안에 침이 고이고 뱃 속에 꼬르륵 소리가 나게했다.


그리고 조지는 그 소리를 계속해서 듣다가 다시 잠들었다. 


조지가 눈을 떴을 땐 저녁이었다. 바깥에선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조지는 바깥으로 나갔다. 그리고 그 곳엔 존과 폴이 다투고있었다.


"폴, 저사람들은 또 올거야. 우린 안전한 곳으로 가야해."

"무슨소리야, 존. 여긴 우리의 고향이자 우리 집이야. 여길 두고 어딜가? 저 사람들도 저러다 말꺼야. 너도 알잖아. 전에도 그랬고."

"너도 봤잖아. 예전보다 수가 많아. 거기다가 은이나, 성수도 엄청 뿌려댔다고. 내 피부를 봐. 상처가 잘 아물지 않아. 난 괜찮지만 네가 다치면 어떻게해?"


전에도 그랬다는 소리에 조지는 현기증이 났다. 이런 일이 예전에도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폴은 다시한 번 소리치려다가 조지가 내려온 것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조지, 언제 일어났어? 이리와. 배고프지? 같이 사슴잡으러갈까?"

"사슴은 무슨, 아직 시체를 묻지 않았잖아? 사람들이 널려있는데."


존이 말하자 폴이 존을 한 번 노려봤지만 더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존은 조지의 손목을 붙잡고 밖으로 나갔다. 폴은 그런 둘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외면했다. 


집 마당에는 사람들의 시체가 한 무더기 쌓여있었다. 집 마당엔 구덩이가 여러개 파져있었고 그 곳엔 몇몇 시체들이 들어가있었다. 


"아무거나 골라서 빨아. 난 이거 만들어야하니까."


존은 구석에있던 삽을 들며 말했고 그제야 조지는 이상하리만큼 많은 집 주변에 무덤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마당에 다가서자 낮에 맡았던 달큰한 피냄새가 훅-하니 끼쳤다. 조지는 본능적인 거부감과 꼬르륵 소리를 내는 위장 그리고 침이 가득고여있는 입 사이에서 한참을 고민했다.


그리고 조지가 결국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시체의 팔부분을 잡아당겨 이를 박았을 때 조지는 천국을 맛본 기분이었다. 지금까지 마셨던 피는 다 거짓같았다. 그 것은 무척이나 달콤하고 부드럽게 입 속을 멤돌아 목으로 넘어갔다. 조지는 정도를 모르고 꿀꺽꿀꺽 마셔대서 시체는 곧 미라처럼 변했다.


성인 한명의 피를 다 마시고도 배가차지않아 조지는 여성한명의 피를 더 마셨다. 여성은 남성의 피보다는 감칠맛이 부족했지만 더 달고 부드러웠다. 조지는 뱀파이어가되고 처음으로 배가 부를 때까지 피를 마셨다. 그런 조지를보며 존은 낄낄 웃고 "맛있지?" 라고 물었고 조지는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이윽고 조지도 나서서 땅을 팠고 집 앞엔 수십개의 무덤이 만들어졌다. 존은 


"폴은 취향도 괴상하다니까-"


하며 마지막 시체를 묻고 손을 툭툭 털었다. 낮에 전투 때문인지 존의 손은 화상과 피자욱으로 뒤엉켜서 울긋불긋해서 조금 징그러웠다. 


그리고 그 날 셋은 아무런 말도 하지않은 채 각자 방에서 시간을 보냈다. 조지는 그 날 꿈을 꾸었다. 조지는 꿈 속에서 존처럼 사람들의 목을 비틀고 그 사람의 목덜미에 이를 박아 피를 마셨는데 그 피는 굉장히 향기롭고 달콤하고 맛이좋았다. 조지는 그 피가 너무좋아 계속해서 사람을 사냥해 피를 마셨다.


그리고 해가 저물어 일어났을 때 조지를 반긴 것은 폴이 잡아온 겨우겨우 숨이 붙어있는 죽은거나 진배없는 여우 한마리였다. 조지는 그 곳에 이를 꽃아넣고 피를 마셨으나 영 입맛이 돌지않아 몇 번 빨다가 그만두었다. 조지가 잘 먹지못하자 폴은 그거가지고 괜찮냐며 걱정스레 조지에게 물었다. 


"그냥, 입맛이 없어서그래. 어제 너무 무리했나봐."


하고 조지는 말했고 폴은 여우시체의 모피만을 뽑아 두고 손질했다. (폴은 종종 동물의 모피들을 모아 먼 마을에 팔아 화폐로 바꿔오고는 했다. 대부분 옷을 사는데 쓰였다.) 그리고 폴이 모피를 저장고에 두려 밖으로 나갔을 때 존이 조지의 팔을 잡았다.


"맛없지? 짐승 피는."


전부터 생각했지만 존은 돌려말하는 법이 없다고 조지는 생각했다. 조지는 잠깐 입을 달싹였다가 곧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존은 이미 확신을 하고 묻는 것이었고 딱히 조지의 대답을 바라는 것은 아니어서 조지가 대답을 하건 말건 뒤에 덧붙였다.


"가자, 맛있는거 먹게해줄게. 살아있는 사람 피 마셔본 적 있어? 끝내줄거야."


조지는 간 밤(실직적으론 낮이었지만)에 꾼 꿈이 생각났다. 어디선가 달콤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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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ichelle(미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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