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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게이(비틀즈,블러,오아시스,롤링스톤즈) / 글러 / 트위터/ 티스토리 수위글 비밀번호DM or 맞연성러 Michelle(미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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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나의 어린 동생 조지에게.



오늘은 네 생일이다. 정확히는 어제 네가 태어났지만 오늘이 네 생일이었다. 우린 항상 언제 네 생일을 챙겨야 할지 몰랐다. 넌 항상 24일에 생일축하한다고 말하면 "오늘 내 생일 아닌데?" 라고 말했고 25일에 생일을 축하한다고 말하면 "내 생일은 지났어!" 라고 말했다. 어린시절 너도 나도 가난했기에 내가 너에게 줄 수 있는 건 거의 없었다. 내가 겨우겨우 동전몇푼을 끌어모아 너에게 준 선물은 평소에 존이 너에게 입다 주는 바지만도 못했으며 한창 식욕이 왕성한 너를 배불리 먹이기조차 힘들었다. 지금에서야 말하지만 난 거기에 꽤나 많은 자격지심을 느꼈다. 그래서 내가 돈을 벌어 너에게 제대로 된 첫 선물을 했을 때 난 뿌듯했다. 결국 너한테 그게 이미 있기는 했지만 말이다. 예전부터 가지고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거라 당연히 돈을 벌자마자 샀을텐데 왜 나는 그 것을 눈치채지 못했는지.


오늘 너에게 줄 생일 선물을 하나 샀다. 새로나온 턴테이블인데 그 것을 잘 포장해 방 한 쪽에 가져다 두었다. 처음 내가 이럴 땐 대체 누구에게 줄 거냐고 묻던 낸시도 이제 그냥 날 내버려 두었다. 매니져에게 부탁해 올리비아에게 장미 꽃도 보냈다. 네가 없는 축하는 웃기지만 난 꼭 누군가에게 이 것을 돌리고 싶었으니까. 네가 태어났었다는 사실을 함께 기뻐할 사람이 필요해서인지 아니면 쓸대없는 버릇인지는 모르겠지만 네가 이 일을 싫어하지 않았으면 한다.


조지 네가 크루슈나 곁에서 얼마나 행복할지는 모르겠지만(이게 맞니? 아직도 힌두교는 잘 모르겠구나.) 거기서도 네 생일을 축하받았으면 하는데 어떨지 모르겠다. 아 거긴 물질세계와 생일이 다르려나? 그렇다면 물질 세계의 생일은 쭉 내가 축하하도록 맡아주었으면 한다. 난 네 생일을 챙기는게 언제나 기쁘니까. 


조지 너에게 존의 안부를 묻고싶지만 너는 존과 함께 있지 않겠지. 그러니 존의 안부는 대신 전하마. 존은 잘 있단다. 가끔 공연을 할 때마다 이상하게 화면이 일렁거리는데 아무래도 존 같아. 정말이지 아직까지 어린애 같다니까? 30년이 넘게 지난 존도 이러는데 너도 여전하겠지? 10년 조금 넘게 지났구나. 내 안에 너는 여전히 어리기만 한 내 형제인데 네가 철이들어버렸다면 난 시원섭섭할 것 같다. 아무래도 넌 언제나 내게 어리기만 하다. 난 태어나서부터 쭉 언제나 너보다 8개월은 앞서있었으니까. 지금은 13년 8개월 앞서있지만 말이다.


조지 네가 내게 어린애취급받고싶어하지않고 인정받고싶어한 걸 잘 알고있다. 너에겐 아직 하고싶은 말들이 많이 있다. 널 인정하지 않은게 아니야. 내가 너를 만나고서 얼마나 너를 좋아했는지 너를 친형제처럼 여겼고 널 사랑했는지 사실 네가 모를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왜냐하면 우린 서로에대해 모두 같은 감정을 느꼈었으니까. 다만 내가 눈치채지 못했던 건 네가 얼마나 힘들어했을지 그 사실이다. 내가 그 사실을 안건 아주 나중이었다.


나와 존은 언제나 서로의 노래를 신랄하게 비평했고 그건 너에게도 적용되었다. 나는 노래를 말하는 성격이었고 존 또한 그랬다. 나는 완벽한 것만을 추구했고 네 노래는 어쩐지 내 성에 차지않았다. 내가 뱉은 말들이 얼마나 날카로운 칼날이되어서 네 안을 베어 갔을지 깨달은건 우리가 해체한 후였다. 존은 끝없이 내 노래를 깍아내렸고 그 때 난 정말 내가 쓰레기같이 느껴졌다. 그 때 알았다. 넌 항상 이런 기분이어겠구나. 그 점에대해 항상 사과하지 못한게 걸린다. 그깟 자존심이 뭐라고 말이다.


존은 에릭에게 조지대신 연주해달라고 할정도였지만 사실 너는 대단했다. 너는 그런 취급을 받을 사람이 아니었고 사실 우리 그룹만 아니었다면 좀 더 나은 취급을 아니 대단한 취급을 받았을 것이었다. 이제와서 말이지만 넌 정말 멋진 뮤지션이었다. 조지, 나의 베이비 브라더. 넌 이미 나만큼 성장해있었고 내가 너에게 가르치거나 해야하는 게 아니라 너와 내가 공동으로 작곡을 하거나 네가 내 작곡을 도울 정도로 말이다. 그걸 난 너무 늦게 깨달았다.


너와 화해했을 땐 이미 네가 많이 아픈 후였다. 너와 다시 함께한 시간은 기뻤지만 정해진 예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네가 나와 화해한 이유가 있었으니까. 난 사실 항상 머리로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한다고 생각했지만 마음 한구석에선 항상 네가 언제나 내 곁에 남아있을거란 생각을 했을지 모른다. 그래서 난 아직 너를 보내지 못했다. 아직도 난 네가 내 곁에 있을 것만 같고 바빠서 자주 만나지 못할 뿐인 것 같아서, 너에게 전화하면 네가 전화를 받아 나에게 웃으며 오랜만이라고 해 줄 것만 같아.


그리고 난 널 찾아가겠지. 내가 산 틴테이블을 들고 너에게 말할거다.



"조지 생일 축하해."



태어나서 나와 만나고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줘서 고마워. 생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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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ichelle(미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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