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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게이(비틀즈,블러,오아시스,롤링스톤즈) / 글러 / 트위터/ 티스토리 수위글 비밀번호DM or 맞연성러 Michelle(미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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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폴]Here Today

비틀즈/단문 / 2014. 3. 30. 03:57

존 레논+폴 매카트니



#

내가 죽었을 때 천사가 말했다. 단 한 번 네 바람을 이뤄주겠다고. 그래서 당연히 난 내가 다시 살아나게해달라는 소원을 빌었는데 천사는 그 건 안된다고 했다. 화가 난 나는 나를 쏜 놈을 죽일까 했는데 그 때 눈에 밟히는 존재가 있었다. 그건 엉엉 울고있는 폴이었다. 폴이 우는 모습은 마음아팠지만 사실 난 폴에게 내 존재가 그정도로 대단하다는데 조금 우쭐했다. 그래서 생각했다. 이기적일지 모르지만 폴이 나를 잊을 것 같으면 나를 영영 잊지않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어야겠다.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 시간동안 폴은 단 한 번도 나를 잊지않았다. 정말 많은 시간.....내가 폴과 함꼐한 시간보다 더 오랜시간 그래 그런 시간이 흘렀다.




#

"난 언제까지 이 일로 괴로워해야 하는거지?"


요코가 또 비틀즈의 해체는 폴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했고 폴은 화를 냈다. 내가 지켜본 폴은 언제나 나때문에 괴로워했다. 요코가 존에게 제일 상처준 건 폴이라고 했을 때도 내가 정신차리지 못하고 너에게 말한 내 인터뷰들의 네 발목을 잡았고 자칭 내 팬이라는 자들이 너에게 돌을 던졌다.


'아니야! 아니야! 아니란말이야! 폴을 괴롭히지 마. 요코.'


나는 수없이 소리쳤지만 내 메아리는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았다. 그래도 폴은 나를 언제나 사랑한다고 말해주었다. 인터뷰에서도 내 사진을 보면서 혼자서도 그렇게 말했다. 나때문에 갈갈이 찢겨 상처입는 와중에도 폴은 여전히 나를 사랑했고 나는 그 것을 애태우면서 지켜보는 수 밖에 없었다.


내가 남기고 온 것들 때문에. 너는 상처받느구나. 언제나 나 때문에. 


폴은 자신이 만든 노래를 부를 때도 언제나 요코의 허락을 받아야했다. 난 대체 왜 그래야하는지 알 수 없었고 우리들 중 누구도 신경쓰지 않던 문제였지만 그래야했다. 언제나 고개를 들고 나보다 더 당당하게 누군가에게 자신의 주장을 말하던 폴은 요코앞에서 아무 말도 하지못하고 그저 웃었다. 나는 그게 싫었다. 내가 요코와 함께 있을 때 폴이 진저리치게 싫어하는 모습이 좋았다. 지금 폴은 웃고있었다. 바보처럼 웃고있었다. 나때문에 자존심을 버리고.


폴은 노래를 해야했다. 노래는 폴에게 전부였고 인생이었다. 그 것을 놓을 순 없었다. 폴은 계속 노래를 해야했고 그러려면 계속해서 요코의 허락이 필요했다. 폴은 요코에게 몰매를 얻어맞고있었다. 나는 그 사실을 삼십년 내내 봐야했다. 


폴이 힘들어 한 기간동안 나는 끝없이 괴로워해야했다. 나는 정말이지 후회스럽다 못해 나라는 존재에대한 환멸과 진저리침을 느낄정도였다. 모든게 싫었다. 폴이 매카트니ㅡ레논 이고싶어한 결정을 마음대로 레논ㅡ매카트니로 올려버린 것도 애초에 그렇게 올리자고 한 것도 모두의 만류를 말리고 요코와 결혼한 것도. 


폴은 언제나 나 때문에 괴로워했다. 예전부터 그랬다. 내가 신시아에게 못되게 군 걸 넌 언제나 신시아와 줄리안을 위로하며 그 곁에 서있었다. 내가 상처를 줘도 너는 기타를 들고 웃으며 날 찾아왔다. 아 그래 너는 언제나 내 앞에서만은 자존심을 접어줬다. 내가 오블라디 오블라다의 노래를 깍아내렸을 때도 넌 그냥 내 조언대로 템포를 빠르게했고 조지와 싸웠을 때 그러지 않았을 지언정 나와 싸웠을 땐 네가 먼저 나를 찾았다. 나는 그럴 떄마다 안심하며 더더욱 널 할퀴었다. 널 상처입히고 널 밀었다. 그리고 결국 내가 남긴 거라곤


"요코 왜 이번 투어 저작권문제에 싸인하지 않겠다는 거에요?"

"미안하지만 폴. 이번에 금액을 좀 올려줘야겠어요. 15%정도로?"

"그건 너무 갑작스러운데요. 그 개런티면 콘서트 티켓 값을 올려야 해요."

"오, 폴. 당신은 살만하잖아요. 당신 팬들은 당신을 보기 위해서라면 얼마든 쓸걸요?"

"하지만 난 .....제 팬들이 돈이없어서 콘서트 표를 사지못하는 걸 원하지 않아요."

"그럼 이 협상은 안되겠네요. "

"요코, 요코? 여보세요? 끊지말아요! 요코!!!!


내가 마지막까지 남긴 건 너에게 상처 뿐이라 정말이지 그런 네 초라한 모습을 보기 괴로웠다. 그리고 더 괴로운 건 난 내게 남은 소원으로 그 모든 문제를 없앨 수 있었으나 잊혀지는게 두려워 그 것을 하지도 못하는 바보같은 나. 한심한 나. 언제나 그런 내 자신. 



#

그리고 또 많은 시간이 흘렀다. 넌 여전히 노래를 했고 내가 견딜 수 있었던 건 언제나 사랑한다는 네 말 때문이었다. 난 그래서 존재할 수 있었다. 난 죽으면 언제나 내가 사라진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모두의 기억에서 잊혀져버리니까. 아무도 나에대해 기억하지않게 되버리고 내 노래를 들어주지 않는 건 너무 슬펐다. 너에게 잊혀지지면 내 존재가 완전히 지워져버린다고 생각했다. 그럼 난 견딜 수없을 것 같았다. 


난 내 소원을 어떻게 쓸지 이미 정해둔 상태였다. 난 한번도 다른 유령을 본 적이 없었고 조지가 내 곁에 없는 걸 보면 죽어서도 만날 수 없는 모양이었다. 그럴 바엔 모두 다 죽고나면 그 때 모두 다 모이게 해달라고 해야지. 그렇게 생각해왔었다. 요코가 죽기 전까지는.


요코가 죽었다. 사실대로 말하면 난 기뻤다. 넌 더이상 요코의 허락을 받지 않아도 됐고 눈치를 볼 필요도 없었다. 널 옭아맨 모든 내 죄들이 사라졌다고 생각했다. 이제 레논ㅡ매카트니는 온전히 너의 것이었고 내 유지는 네가 온세상에 이어주고 있었다. 


요코가 죽은 날 너는 조용히 축배를 들었다. 이런 일로 기뻐해서 나에게 미안하다고 하는 너의 뺨에 나는 조용히 입맞추며 나도 기쁘니 걱정말라고 했다. 그리고 너를 끌어안았다. 너는 날 느낄 수 없었지만 나에겐 느껴졌다. 나는 조용히 너를 안고있었다.


하지만 요코의 장례식 날 모든 일이 터졌다.


"평생 어머니를 괴롭혀놓고 어딜 뻔뻔하게 나타나!!!!가!!!!가란 말이야!!!당신이 아버지도 잡아먹더니 이젠 어머니까지 잡아먹은거야!!!!어머니가 그랬어!!!당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왜 평생 우리 가족을 괴롭히는거야?! 이제 진절머리가 나!!!! 당신을 평생 원망할거야!!!!미워 할거라고!!!!! 당신이 그렇게 뻔뻔히 불러대는 우리 아버지 곡들 다 못부르게 할거야!!!!당신은 이제 다신 당신이 내세우는 그 노래를 하지 못할거야!!!!!!"


내 사랑하는 아들 션이었다. 


그 날 이후 션은 모든 저작권관련 싸인을 거부했다. 너는 이제 나와 함꼐 쓴 곡들을 노래할 수 없었다. 너는 상처입었다. 상처입고 또 상처입었다. 너는 비틀즈가 아니라도 많은 멋진 곡들을 가지고있었지만 우리가 함꼐 쓴 곡들은 특별했다. 왜냐하면 그 곡들은 그 곡들은....우리가...너와 내가....


"존......."


너는 침대 위에서 네 무릎을 안고 쭈구려 앉아 울었다. 네 등이 언제나 나를 뒤에서 지탱해주던 그 넓은 등이 작게 흔들렸다. 그 등은 좁고 초라해보였다. 그제야 알았다. 나는 지금 껏 도망다녔다. 사실 널 상처입히는건 내가 아니니까. 그녀에겐 나도 속아왔어. 그러니까 내 잘못이 아니야. 은연 중에 그래 그렇게 생각해왔던 모양이었다. 그렇지만 이번엔 확실했다. 내가 아니 내 일부가 너를 상처주고있었다. 너를 할퀴고 쥐어짜고 있었다. 그 옛날 내 과오와 같이. 그래 그건 확실히 나였다. 내 그림자였다.


"존 어딨어 나 좀 안아줘. 내가 힘들면 항상 그래줬잖아."

'폴...나 여기있어.'

"존 어디있어....날 구해줘"

'폴, 폴 나 여기있어.'

"존..."


너는 울었다. 울고 울고 많이 울었다. 넌 더이상 작곡도 하지 않았고 투어도 나가지 않았다. 넌 하루종일 집에서 기타를 들고 우리의 노래를 불렀다. 넌 많이 지쳐보였다. 내가 너를 좀먹고있었다. 내가....내가......


나에게 넌 언제나 구원이었는데 난 언제나......




#


그 날 밤 옅게 잠자는 너의 손을 잡았다. 


"존....존....."


너는 언제나처럼 그렇게 잠꼬대를 했고 나는 웃으며 네 머리를 쓸어주었다. 많은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젠 결단을 내릴 시간이었다. 난 언제나 두려웠다. 사람들에게 잊혀지는게 두려웠고 네가 날 잊는게 두려웠다. 내 노래들이 더이상 사람들에게 불려지지 않는게 두려웠다. 내 존재가 아무렇지도 않게 되버리는 것이....그 모든 것이 두려웠다. 그렇지만 더 두려운 건...


"폴...나 여기있어."


여기있어...언제나 여기있어. 네 곁에.



#


며칠 뒤 폴 매카트니의 트위터 SNS 질문 타임이 왔다. 오랜 잠적으로 은퇴설이 돌아 결국 매니저가 강구한 방법이었다. 나는 몰래 열심히 조금씩 마우스를 움직여 복사해뒀던 글을 창에 붙여넣어 폴에게 물었다.


'단 한 번이라도 존을 만난 걸 후회한 적 있나요?'


그 것을 묻고 나는 폴을 보았다. 폴은 매니저가 불러주는 질문에 앉아서 대답해주고 있었고 매니저는 대답을 적고 있었다. 


"폴, 존에대한 질문이 왔는데 아무래도 존팬인가봐요. 그냥 넘길까요?"

"어떤 질문인데?"

"단 한번이라도 존을 만난 걸 후회한 적 있냐는데요. 솔직히 맞다고해도 거짓말이라고 할테고 아니라고 하면 난리가 날테니 그냥 넘기는게...."


폴은 그런 매니져를 한참이나 보더니 자기가 직접 답하겠다며 노트북 앞에 앉았다. 그리고 답이 왔다.


'존 레논은 처음만난 그 순간부터 언제나 나에게 구원이었다.'




#


그날 밤 나는 소원을 빌었다. 내 소원은.....





#


"오늘은 살아있는 전서로 불리시는 폴 매카트니씨를 불러왔는데요 70이넘어서도 이렇게 쟁쟁하시니 대단하시죠.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여쭤보고 싶은게 있는데요 언제나 많은 곡들을 작곡하시는데 히트곡들 중에 몇몇 곡은 꿈과 관련되어있죠. 예스터데이도 꿈에서 들었고 렛잇비도 어머니가 나와서 지은 곡인데요. 특히 주목할 점은 스트로베리 필드 포레버나 어크로스 유니버스같은 곡은 폴매카트니의 다른 곡들과 다른 느낌을 주는데 꿈에서 누군가 불러준 노래라구요?"


"네 참 이상하죠? 이상하게 평소에 제가 쓰지않을만한 그 노래들을 꿈에서 항상 누군가가 불러주었는데요.."


"그 사람은 폴의 자의식인가요?"


"아니요, 그는 제가 아닌 거 같은데 아주 어릴 때부터 꿈에 나왔어요. 제가 16살 때부터? 그 사람은 제가 어릴 땐 어린 모습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전혀 나이를 먹지 않더라구요. 혼자 나이를 먹으니 좀 쓸쓸해요."


"그 사람이 항상 노래를 불러주나요?"


"항상은 아니지만 우린 같이 노래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가 저에게 불러주는 곡이 아니라 우리가 같이 작업한 곡들도 많아요. 아 꿈속의 사람에게 같이라는 건 조금 우스울지도 모르겠지만요."


"그는 어떻게 생겼나요?"


"안타깝게도 어떻게 생겼는진 기억나지 않아요. 그렇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그는 언제나 다정한 눈으로 날 보고있다는 거죠."


"그럼 그 사람의 폴이 뮤즈인가요?"


"아니요 저는 뮤즈보다 그 사람을 다르게 정의하고 싶네요."


"어떤?"


"소울 메이트라고요. 그는 어딘가 존재할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어요."




#



무너져내린다. 무너져내린다. 지워지고 지워지고 사라진다. 시간이 조금씩 되돌아갔다. 션은 태어나지 않았고 줄리안은 나같은 못난 아빠가 아닌 좋은 아빠를 만나 이제 레논이 아니게되었다. 레논 매카트니의 곡들에서 하나 둘 내 이름만이 붕 떠 공중에서 사라져 갔다. 나는 그 걸 보고있었다. 천천히 되돌아가는 시간. 비틀즈는 내가 아니라 폴이 조지와 시작해 다른사람과 만들었고 우린 함부르크에 더 늦게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폴은 웃고있었다.


"폴리. 폴..."


난 언제나 생각했다. 모두가 날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특히 폴 네가 날 잊지않고 때때로라도 좋으니 날 떠올렸으면 좋겠다고. 그러면 난 사라지는게 아닐 거 같았다. 모두가 내 노래를 부르고 폴 네가 내 노래를 부르고 그래서....


"폴."


이윽고 시간은 과거로 흐르고 흘러 너와 내가 만난 순간이 지나가고있었다. 나는 술에취해있었고 우린 만났다. 


나는 그 광경을 한참이나 보다가 눈을 감았다. 눈을 떴을 때 내 존재는 없었다. 그리고 시간은 점점 되돌아갔다. 


안녕 폴. 나의 폴리. 사랑스런...나의 폴리.



우스울지도 모르지만 난 이제 두렵지 않아. 모두가 날 잊고 내 노래를 잊고 그러면 내 존재가 사라진다고 생각했어. 그건 나에겐 너무 두렵고 슬픈 얘기지.


그렇지만 난 이제 두렵지 않아. 모두가 날 잊고 이젠 날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도 네가 내 노래를 불러준다면



난 언제나 여기 존재하는 걸.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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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ichelle(미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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