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알/알콕] 바다가 보이는 집 中2
블러
알렉스 제임스 x 데이먼 알반
데이먼 알반 x 그레이엄 콕슨
이건 망상이고 블러는 내 상상속 블러시다.
그 시기엔 모두가 힘들었다. 너도 그리고 그레이엄도, 데이브도 모두 힘들어했다. 우리는 오아시스를 제치고 1이라는 숫자를 거머쥐었지만 실질적으로 우리는 패배했다. 파티 날 그레이엄은 견디지 못하고 창문에서 뛰어내렸고 발매일을 맞췄던 너는 언론부터 시작해서 길거리 꼬맹이까지 이곳 저곳에서 신나게 두들겨맞아야 했다. 모든 욕은 너에게 쏟아졌고 나는 모두가 힘들어하던 그 때에 오아시스보다는 너에대한 생각에 오히려 못견뎌했다.
나는 결국 다른 방법을 택했다. 오아시스를 제치고 무대에 오를 때 나는 오아시스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었다. 그레이엄이 마지막까지 말렷지만 난 상관없다는 듯 웃었다. 왜 재밌잖아. 난 기어코 무대에 올랐고 야유가 쏟아졌지만 나는 들은 척도 하지않았다. 나는 일부러 여러가지 행동을 했다. 우리에대해 욕을 한 노엘의 엉덩이를 꼬집는다던가 하는 것 말이다. 사람들은 우리만보면 오아시스의 노래를 불러댔고 나는 그럴 때마다 웃으면서 그 걸 즐기는 듯 행동했지만 사실 내 신경은 오로지 너에게만 곤두서 있었다. 그래서 상관하지 않았던 것 뿐이었다.
정말이지 그 사람들이 나에게 뭐라고하던 오아시스와 우리를 비교하던 그건 상관없는 일이었지만 네가 괴로워하는 건 나에게 상관있는 일이었다. 그렇게 줄타기를 하는 것처럼 아슬아슬 하던 때 결국 일이 터졌다. 노엘은 한 방송사에서 너와 나에게 에이즈에 걸려 죽어버리라는 발언을 했고 노엘은 자존심때문인지 뭣때문인지 몰라도 우리에게 사과하지 않았다. 그건 사실대로 말하면 아무리 걸걸한 말을하는 이미지의 갤러거지더라도 비난을 피하기 힘든 일이었고 오히려 우리에게 좋은 기회였을지도 몰랐다.
그렇지만 내 생각만큼 좋지 않았다. 나는 그 이야기를 웃고 말았고 나중에 만나면 엉덩이르 다시 꼬집어주고 술이나 마셔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너는 그 것을 견디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 날 저녁 난 그 방송에대해 입장이어떤지 듣고싶어하는 인터뷰들로부터 잔뜩 콜을 받았던 걸 무시하느라 핸드폰을 꺼놓고 잠들었다가 곧 쨍그랑하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난 불을 켰고 왠 짱돌이 날아와 내 방 창문을 깼다는 걸 깨닫고 곧 방망이를 잡았다. 많은 생각이 들었다. 오버가 아닌가 라고 생각할지도 몰랐지만 그 때는 지금과 달리 모두가 어지럽고 과격한 시기였다. 내 팬들이나 혹은 우리에대해 불만이 많은 오아시스 팬들일 가능성도 충분했고 어느 번짓수 잘못찾은 병신같은 강도일 지도 몰랐다.
그러나 내가 야구방망이를 들고 일층까지 내려가 발견한 것은 우리집 앞에 거의 들어눕다시피 기대있는 너였다.
"뭐야, 너 술마셨어?"
나는 투덜거리며 너를 부축해 안으로 들였다. 너는 헤헤 하고 바보처럼 웃으며 나에게 부볐고 나는 징그럽다면서 너를 밀어내는 척했지만 사실 존나 좋아서 더 안고있었다. 술취한 너는 몰랐겠지만 말이다. (그래 그레이엄에겐 조금 찔리긴 했지만 정말 그레이엄 앞에서 당당하지 못할 짓은 하지 않았다.) 나는 너를 술에서 깨게하기위해 물도 마시게 해보았지만 넌 통 깨지않았고 나는 너를 내 침실로 데려갔다.
불을 켜자 바닥에 깨져있는 유리파편이 눈에들어왔는데 그 순간까지 난 병신같이 이새끼가 내 창문을 깼어! 하고 화가 난다기보단 취한 네가 바닥에 유리조각을 보지못해 다칠까 조심조심하기만 했다. 나는 너를 눕히고 편하도록 옷 단추를 조금 풀러주었고 (사심이 없진 않았지만 정말 그럴 의도였다.) 춥지 않도록 이불까지 덮어 준 후 나는 소파에서 잘까해서 일어났는데 네가 내 팔을 잡았다.
"해줘...."
"뭐?"
"괜찮을 거라고 해줘."
너는 그리고 이마를 내 손등에 대었다. 너는 왠지 열이 나는 것 같기도 했는데 그제야 난 네가 울었다는 것과 그 이유를 바로 알 수 있었다. 난 오아시스에대해 아무 감정이 없었지만 (심지어 리암이 어느 술집에서 그레이엄에게 욕설이 섞인 해코지를 했다고 들었을 때도 사실 웃고 넘겼다. 너는 격분했지만. 그래, 사실 반쯤은 너를위해 일부러였지만 반쯤은 정말 재미있었다.) 그 때 처음으로 노엘의 엉덩이를 꼬집는 대신 얼굴을 한 대 갈겨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너는 힘들어하고있었다. 그 예전처럼.
나는 그레이엄이 잠깐 생각났다. 사실 네가 힘들다면 그 곁을 지켜야할건 내가 아니라 그레이엄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곧 그레이엄이 창문에서 뛰어내렸던 걸 깨닫고 그만두었다. 대신 너와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그 자리에서 무릎을 굽혀 바닥에 대고 네 이마를 쓸었다. 네 눈동자는 젖어있었고 그 눈동자를 움직여 나를 보고 있었다. 네 눈동자에 내가 비추는데 내 방안에 오직 네 눈동자만 빛나는 것 같았다.
너에게 키스를 한다면 이 순간 하고싶다고 잠시 생각했다. 그렇지만 난 그 대신 네 눈동자에 고인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리고 속삭였다.
"괜찮을거야."
"괜찮아? 정말 괜찮아?
"네가 전에 그랬잖아. 우리 1집내고 한창 저평가 받을 때 3집 쯤이면 달라져있을 거라고. 근대 어떻게됐지?"
내가 그렇게 말하자 너는 비실비실 웃으며
"맞아 난 대단해"
하고 실실 웃으며 눈을 감았다. 나는 네가 잠들 떄까지
" 괜찮을 거야. 괜찮아. 괜찮아."
하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고 곧 네 숨은 고르게 변했다. 나는 다시 방의 불을 끄고 커튼을 대충 친 후 네 옆에 다시 한 번 섰다. 어둠 속에서도 이상하리만큼 선명히 네 모습이 그려졌다. 나는 네 이마 끝에 살짝 손가락을 댔다가 고개를 숙여 네 이마에 입맞췄다. 너에게선 술냄새가 났다.
그리고 나는 방에서 나와 그레이엄에게 전화했다. 얼마 후 그레이엄은 우리 집에 왔고 미안하다며 데리고 가려고 하는 그레이엄도 우리 집에서 재웠다. 다음날 아침 우린 셋이 나란히 아침을 먹었고 너와 그레이엄은 같이 우리 집을 나섰다.
길고 긴 브릿팝 전쟁이 끝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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