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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게이(비틀즈,블러,오아시스,롤링스톤즈) / 글러 / 트위터/ 티스토리 수위글 비밀번호DM or 맞연성러 Michelle(미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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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 롤링스톤즈 크로스오버 주의


존 레논 x 폴 매카트니

폴 매카트니 x 믹 재거

믹 재거 x 존 레논

믹 재거 x  링고 스타

믹 재거 x 조지 해리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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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


존 레논 x 폴 매카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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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


존 레논 x 폴 매카트니



비현실적 설정 주의




네가 죽었다.


어느날 갑자기. 그냥 죽어버렸다. 물론 사람이 죽는거야 당연한 일이지만 너는 정말 그 어떤 준비를 할 시간조차 주지않았으며 너무도 빨리 내 곁을 떠났다. 우리는 표면상으론 화해했었지만 서로에대한 앙금을 다 풀지못한 상태였고 너에대한 원망으로 아직 밤을 세우며 예전만 못한채 우리는 울며 서로를 그리워하고 오해는 아직 엉망으로 엉킨 실타래같은 채였는데도 너는 그렇게 가버렸다. 


죽으려고했다. 그냥 그래 그 생각 밖에 남지 않았다. 그렇지만 주변에서 계속해서 나를 막았고 나는 덕분에 레코드실에 틀어박혔다. 그 곳에서 하루종일 작곡을하고 노래를 만졌다. 그러고 있으면 현실은 너무나 동떨어지고 나와 노래만 남는 기분이라 나는 거기에 모든 정신을 쏟았다. 조금만 정신을 놔도 네가 생각나서 나는 미칠것같았고 너에대해 생각하지않기위해 나는 나에게 쉬는 시간을 주지않았다. 스튜디오에서 쪽잠을자고 작곡만하고 그 것만을 반복한지 며칠이되고 몇주가되고 일년이되었다. 나는 이년이 지나서야 나는 네가 죽었다는 걸 받아들였고 노래를 발표했다.


here today. 네가 언제나 나와함께있다는 이 곡은 사실 어떻게보면 현실도피이나 난 계속 그렇게 생각하기로했다. 나는 항상 너와 함께있고 너와 노래를 부른다고. 자만이고 오만일 수도 있으나 난 네가 죽고나서 항상 내 곁에있을거라고 생각햇다. 왜냐하면 난 폴 매카트니이고 넌 존 레논이니까. 이유는 그거면 충분했다.



#


"폴리."


꿈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꿈일 수 밖에 없었다. 눈 앞의 너는 너무나 멀쩡한 모습이었고 언제나 그렇듯 알 수 없는 눈을 하고있었다. 나는 꿈일 걸 알면서도 당연히 너에게 달려가 안기었고 너는 기꺼이 나를 안아주었다. 너의 품은 따뜻했다. 나는 그 너른 품에 마음 껏 나를 맡기고 훌쩍이며 대답했다.


"응, 존."


네가 불러주는 폴리라는 애칭이 너무좋아서 나는 더 불러달라며 네품에 얼굴을 부비고 칭얼거렸고 너는 내 머리를 쓰다듬고 환하게 웃으며 몇 번이나 말해주었다. 폴리. 폴. 나의 폴리. 아름다운 나의 폴리. 폴리. 폴리.


나는 너의 그 중얼거림에 나도 응응 거리고 대답하며 네 얼굴 전체에 키스를 퍼부어댔다. 목에다도 키스했고 그 빌어먹을 안경 위에도 키스했다. 네 머리카락에도 키스했고 나중에 나는 눈이 빨개져서 너를 보았는데 너는 왜 우냐며 내 눈가에도 키스해주었다. 너에게 부딪힐 때 나에게 닿는 안경이 아파 나는 나중에 네 안경을 벗겨주었는데 너는 내가 안경을 벗기자 마자 내 입술에 네 입술을 문질렀다.


나는 네 목에 팔을 감으며 그대로 입을 벌렸다. 내 목에 축축히 미끄러져오는 혀에 신음했고 내 유두를 짓누르는 네 손가락에 헐떡였으며 내 안을 파고드는 너에게 매달려 마음 껏 신음을 내질렀다. 그리고 그냥 어느 순간 정신을 놨던 것 같다.


일어나자마자 제일 처음 든 생각은 자괴감이었다. 너를 사랑하고 네가 그립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꿈이라니. 꿈은 욕망의 반영이고 내가 그런 식으로 너를 그리워했다는 사실에 난 견딜 수 없어서 내 얼굴을 감쌌다. 내가 너무 더럽게 느껴졌다.


"응....폴리 조금 더 자자."


그래 내 허리에 네가 허리를 감아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


"존?"


나는 내가 꿈속의 꿈을 꾸는 중이라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네가 이 곳에 있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몰랐다. 내가 너를 부르자 너는 내 몸에 자신의 몸을 엉켜오며 다시  자자고 칭얼거렸고 나는 맨살에 닿는 네 따뜻한 피부를 느끼며 다시 눈을 감았다. 그래 어차피 꿈인거 너를 더 느끼자 하는 심보였다.


다시 눈을 떳을 떄 당연하게도 내 옆은 비어있었다. 당연한일이지만 나는 그게 너무 허망했다. 바보같이 혹시나 하는 기대를 했었나보다. 나는 갑자기 밀려오는 서러움과 너에대한 그리움을 참지못하고 소리내어 엉엉 울어버렸다.


존...존...하고 네 이름을 부르며 목놓아 엉엉 울고있자 내 방문이 벌컥 열렸다. 나는 내가 또 자살할까봐 달려온 사람인가 싶어 기분이 좋지않아 이불을 확 뒤집어썼는데 그 이불은 금방 거두어졌다. 내가 너무 화가나 벌컥 화를 내려고 하자 내 앞에는 네가 무너질 것 같은 표정을 짓고있었다.


"폴리 울지마. 왜 울어, 응? 왜 울어. 왜."


너는 내 얼굴을 감싸고 나에게 키스해주며 나를 달래주었다. 그리고 우린 다시 한 번 알몸이되어 침대에 뒹굴었다. 지독히 긴 몽정이었다.



#


계속 잠을 잔 탓인지 꽤 격했던 정사 후에도 잠은 오지 않았다. 너는 수건을 가지고 와서 내 뒤를 긁어주었고 나는 얌전히 그 것을 받고있었다. 너는 내가 계속해서 울자 발갛게 부어오른 내 뒤에 몇번이나 키스해주며 아프냐고 물었고 나는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도 도리질을 쳤다. 그러자 정말 내가 많이 아프다고 생각했는지 너는 내 뒤에 연고까지 덕지덕지 칠해주었다. 


나는 내가 꿈에서 깨면 너를 다시 볼 수 없다는 사실에 뿌옇게 흐려지는 시야를 다잡고 네 얼굴을 열심히 들여다 보았다. 그러자 너는 그렇게보면 자신의 얼굴이 닳겠다고 농담이 던지며 나에게 또 키스해주었다. 나는 그래도 그냥 한참을 널 보고 있었는데 보통 이 쯤에서 끝을 맺어야하는 꿈이 깨질 않는 것이었다. 이쯤되면 악몽이었다. 네가 널 보면 볼수록 일어나서 내 상실감은 커질테니까


그러거나 말거나 너는 나에게 옷을 입혀주며 밥을 먹으러 내려가자고 말했고 나를 공주님안기로 들어주기까지했다. 너는 그 미친 마녀탓에 비쩍 꼴아있는 상태였던데다가 무거운 내 무게가 걱정되었으나 어차피 꿈이니까 하고 네 품에 가만히 있었는데 너는 정말 낑낑거리며 내려갔고 꿈임에도 나는 조금 기분이 좋지 않았다.


너는 곧 네가 구웠다며 팬케이크를 내왔고 약간 타긴했으나 나는 그 것을 먹었다. 그리고 그냥 이 꿈에 안주하고싶다는 생각을 하며 포크로 쿡쿡 팬케이크를 찔러댔다. 존이 다친다고 포크가지고 장난하지 말라고 했으나 별로 들을 생각이 나지 않았다.


존의 말은 적중해서 나는 포크로 한참 팬케이크를 찌르다가 그 것으로 내 손가락을 찔러버렸다. 꽤 힘을 주어 찌른 탓에 나는 비명을 질렀고 내 손가락에선 피가 줄줄 새어나왔다. 나는 쓰라린 손가락을 쭉쭉 빨았는데 그러다가 번뜩 내 머릿 속을 스치는 게 있었다.


"어..아프네....?"

"당연히 아프지 멍청아! 내가 하지 말라고했잖아!"


존은 그렇게 소리를 지르며 허둥지둥 소독약을 가져와 내 손가락을 닦아주었다. 존이 손을 놀릴 대마다 내 손가락이 따끔따끔하고 아파왔다. 아프다...아프다...아팠다.


"존 이거 꿈 아니야?"

"꿈은 무슨 꿈? 너야말로 꿈이라도 꾼거야? 정신을 어디다 두고"


네가 다치면 속상하잖아 하고 존은 투덜거리며 내게 반창고까지 붙여주었고 나는 멍하니 네 모습을 바라보았다. 꿈이 아니었다. 이게 현실이었다. 그럼 네가 죽었던 건 뭐지? 복잡하게 머리 속 기억이 얽히기 시작했다. 존이 죽고 난 후 이년은 현실감이 없었다. 매일 작업을 하고 노래를 만들고 그 것의 연속이었다.


작업을 하고...작업을하고....노래를 만들고 거기엔 존이 없고......어 존이 정말 없었던가?


머리 속의 기억이 뒤죽박죽으로 얽히기 시작했다. 




#


요즘 폴은 기분이 한창 좋아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매일 죽상이던 얼굴이 활짝 펴서 출근했고 작업실에서 살다시피하더니 이젠 연습만 끝나면 쪼르르 집에 달려가는 것이었다. 가끔 꽃도 사들고 들어가는게 봄바람이 부는게아니냐며 다들 반겼다. 그도 그럴 것이 존이 죽고 난 후로 폴의 곁은 텅텅 비어있었기 때문이었다. 누가 그 자리를 채워준다면 폴에게 그만큼 좋은 일이 있을리 없었다.


"폴 요즘 좋은 일 있나봐요?"


총대를 맨건 신입 스탭이었다. 그도 그럴게 폴은 사생활을 터치당하는 것을 싫어했으며 혹시 아니라서 억지로 웃고있다던가 하는 일일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친구상을 당한(지 몇년이나됐으나 그 둘은 특별한 관계였으므로)대다가 존이 죽고난 후로 음악평론가들 사이에서 한창 까내림을 받고있는 폴이라서 그런 질문은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응 오늘 존이랑 저녁먹기로 했거든!"


그러나 예상 밖으로 폴은 환하게 웃으며 대답해주었다. 어찌나 환하게 웃으며 얘기하던지 신입스탭은 '어머 그래요? 잘됐네.' 하고 저도 환하게 웃으며 맞장구를 쳐줄 뻔 했더란다. 폴이 그렇게 대답하자 주변스탭들 분위기가 순식간에 싸해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폴은 존이 기다린다며 얼른가봐야겠다고 코트를 집어들었고 신이 난 발걸음으로 콩콩 뛰며 스튜디오실에서 사라졌다. 그 때까지도 모든 스탭들은 얼어있었다.


폴 매카트니가 존에 대한 그리움에 미쳣다는 소문이 스튜디오실에 파다하게 나기 몇십분 전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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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레논 x 폴 매카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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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레논 x 폴 매카트니








가짜톡을 종료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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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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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뱀파이어 다이어리와 상관없음. 본적읎음.


비틀즈


존 레논 x 폴 매카트니


중세 au 주의




#


눈을 떴다. 그냥 눈을 떴다. 어둠 속에 한참을 잠겨있다가 그냥 어느순간 정신이 들었고 반사적으로 눈꺼플을 들어올렸다. 일어났을 때 그가 내 곁에 있었다.


"깻구나 폴. 네가 죽은 줄 알았어."


그는 나를 안고 훌쩍훌쩍 울음을 터트렸다. 나는 영문을 몰라 멍하니 있었다. 그 상황이 인식되지 않았다. 그냥 가슴이 축축했고 눈을 깜빡일 때마다 점저 익숙해져오는 바깥 풍경이 낯설었다.


"이제 다신 나를 떠나지 마, 폴리."


그는 내 허리를 팔로 끌어앉고 나를 올려보며 그렇게 말했다. 그표정이 너무 애절해보여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웃는 모습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


내 이름은 폴매카트니라고 했다. 그리고 그의 이름은 존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함께산다고 말하면서 와인잔에 붉은 액체를 한가득 담아주었다. 나는 그 것을 쭈욱쭈욱 마셨다. 처음엔 와인이라고 생각했으나 알코올은 느껴지지 않았고 그 것은 무척 달면서도 약간 새콤했다. 


내가 꿀꺽꿀꺽 그 것을 전부 마시자 그는 웃는듯 슬픈듯 애매한 표정으로 바라보더니 내 입가를 엄지손가락으로 슥-쓸어주고 


"잘했어. 폴리."


하고 나를 칭찬해주었다. 대체 뭘 잘했다는건지 모르겠지만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는 내가 몸이안좋다고 말했다. 특히 나는 햇빛을 보면 안된다고 했다. 그제야 나는 두꺼운 커튼으로 가려진 창가가 보였다. 


"나는 밖을 볼 수 없는거야?"


하고 내가 묻자 그는 머뭇머뭇 하다가


"밤에는 봐도 돼."


하고 대답했다. 


"이렇게 어두운데 밖이 밤인지 낮인지 어떻게 알아?"

"걱정마 낮에는 창문을 전부 잠궈두니까. 열리지 않으면 낮이야."



#


내가 사는 곳은 성이었다. 그 것도 엄청 높은 성 말이다. 어떻게 그걸 알았냐하면 글쎄 내 방 창문을 열었더니 아래로 까마득한 절벽이 펼쳐졌다. 그리고 반듯한 성벽도 말이다. 내가 있는 창은 못해도 5m는 되어보였다. 근처에 마을하나 보이지않고 절벽으로만 둘러쌓인 이 곳은 시선을 멀리까지 해보아도 뾰족하고 높은 돌산만이 이 곳을 감싸고있을 뿐이었다. 이 곳은 마치 요새 같았다. 나는 실없이 대체 여긴 어떻게들어오는거지? 날아들어오나 하고 멍청히 생각했다. 


복도엔 항상 촛불들이 일렁거렸다. 언제 불을 켜두는지는 몰라도 항상 촛불은 꺼지는 법이 없었다. 덕분에 나는 내방에서 초를 들고 복도를 나가는 습관을 버렸다. 이 곳에는 방이 굉장히 많았는데 내가 아는 것이라고는 내 방 뿐이었다. 내 방이 몇층인지는 몰라도 내가 있는 층 복도에는 내 방 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한 층만 아래로 내려가도 사정은 달랐다. 한번은 존을 찾으러 내려갔는데 그 복도에 굉장히 많은 방들이 있어서 그 방 문들을 전부 열어보았다. 그 방들은 텅텅 비어있었고 복도에 있는 것처럼 붉고 두꺼운 카펫만이 놓여있었다. 텅 빈 돌벽은 나를 무섭게했다.


나는 그리고 계단을 내려가고 또 내려가고 그러다가 나중에는 방문들을 둘러보지도않고 계단만을 내려갔다. 그러나 내가 10층을 널게 내려가도 계단은 계속계속이어져있었다. 나는 무서웠다. 나는 이제 몇층을 올라가야하는지도 몰랐고 위로 향하는 빙글빙글 꼬아진 계단들은 까마득해 보였다.


"존....! 존!"


나는 길을 잃었다는 생각에 울상을 지으며 존을 불렀다. 그러나 내 목소리는 넓은 성 벽에 부딪혀 메아리 칠 뿐이었다. 애초에 이런 곳에서 내 목소리가 들릴리 없었다. 내가 어떻게하지 싶어서 발을 동동 구르자 등 뒤에서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불러? 폴."

"어, 언제왔어?"

"방금."


나는 너무 놀라 몸을 경직시켰다가 곧 그게 존의 목소리라는 걸 깨닫고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그 곳엔 존이 웃고있었다. 내가 말까지 더듬으며 묻자 존은 웃으며 내 허리를 끌어안아 내가 떨리지 않을 때까지 나를 토닥여주었다. 그치만 네가 내려오는거 못봤는데......이렇게 높은데 내려오는걸 봤으면 아까 봤을텐데. 나는 그 말을 할까말까 계속 고민하다가 그 말을 삼켰다. 


"올라가자."


존은 관자놀이에 입맞춰주고 내 허리에 팔을 두르고 내 무릎 밑에 손을 넣어 나를 번쩍 들어올렸다. 내가 그렇게 가볍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무슨 종이짝을 드는 것 같았다. 내가 그런 존을 멀뚱히 보자 존은 나랑 자신의 코를 비볐다.


그리고 존은 한번에 세-네 계단씩 성큼성큼 올라갔다. 힘들지도 않은지 거의 뛰는 수준이었다. 덕분에 나는 여기까지 내려오는데 굉장히 오래걸렸는데 존은 금방 내 방앞에 나를 내려주었다. 


"아래층에 함부로 내려가지마. 방이 많고 다 똑같이 생겨서 헷갈릴거야."


존은 웃고있었지만 왠지 화가난 것 같아 보였다. 아니, 화가났다. 존의 눈 밑에 미세하게 경련하고있었다.


"그럼 널 보러갈 수 없잖아. 난 네 방도 모르는데"

"내가 필요하면 널 불러. 그럼 금방 갈게."

"알았어."


내가 변명하듯 그렇게 대꾸하자 존이 말했다. 나는 이 넓은 성에서 어떻게 내가 부르자마자 오냐고 묻고싶었지만 방금 있었던 일을 기억하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러자 존은 말을 잘듣는 어린아이를 대하듯 내 머리를 슥슥 쓰다듬었다.


혹시 나는 존의 어린동생이나, 사고를 쳐서 낳은 아들인가?



#


내가 내 얼굴을 볼 기회는 거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곳에는 거울이나 내 얼굴을 비출 그 무엇 하나 없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내 얼굴을 알게된 것은 내가 방에있는 책상서랍을 뒤졌을 때였다. 그 곳에는 일기장이 두개, 그리고 정말 두껍다는 말도 부족할만큼 내 손바닥을 전부 펴도 어려울만한 백과사전 같은 양장책이있었다.


나는 그 책을 펴보았다. 그 책의 제목은 사랑스런 폴리였다. 나는 존이 나를 폴리 라고 애칭을 지어 부르던 것을 떠올렸다. 나는 그 책을 펼쳐보았다. 그 곳에는 아주아주 어린아이의 얼굴이 그려져있었다.


나는 그 것을 손으로 쓸어보았다. 그건 바로 그 위에 그려진 것인지 금방 내 손에 번져왔다. 나는 화들짝 놀라 손을 때었다. 그리고 점점 페이지를 넘겼다. 대부분 그냥 그 아이를 그려놓은 것이었는데 페이지를 넘길수록 그 아이는 자라갔다. 그리고 그아이는 점점커서 아장아장 걸었고 또 아이가 되었다.


아이는 객관적으로 보기에 예뻤다. 속눈썹도 길고 눈도 커다랬다. 그 눈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반짝였다. 어느 순간부터 그 폴리가 웃는 모습. 폴리가 반찬투정하는 모습. 폴리가 침대에 오줌쌌다고 우는 모습. 등등이 옆에 쓰여져있었다. 나는 왠지 부끄러워졌다.


아이는 또 소년이되었고 그리고 청년이 되었다. 청년이 되고부터 누드로 그린 그림들이 생겨났다. 어느 그림은 상반신만 그려져 있었는데 뭔가 우는듯 아픈듯 달뜬 모습이기도 했다. 그 옆에는 내 밑에서 우는 폴리 라고 쓰여져있었다. 대체 뭐지? 아픈걸 달래준건가 하며 나는 페이지를 넘겼다.


청년은 이제 자라지 않았다. 그렇지만 늙어갔다. 청년의 눈옆에 주름이 생겨나더니 페이지를 주르륵 넘기자 어느새 볼살도 쳐지고 머리에 희끗희끗한 것들도 생겨났다. 청년은 중년이 되었지만 그림들은 여전했다. 여전히 여러 모습을 그렸고 또 사랑스럽다고 쓰여져있었다. 청년때부터 그려오던 누드화도 여전했다.


중년은 곧 노인이 되었다. 이제 그 그림은 확연히 늙었단 모습이 떠오를정도였다. 어느 순간부터 그 노인의 눈빛은 매우 슬퍼졌다. 그리고 마지막에서 오십 페이지 쯤 남았을 때 부터 모든 그림은 한가지였다.


그 노인은 눈을 감고있었다. 그 방은 자신의 방이었고 그는 잠든 것처럼 누워있었다. 넘기도 넘겨도 그 그림이었다. 마치 판에박은 같은 그림인마냥 그랬다.


잠든 폴리. 잠든 폴리. 잠든 폴리. 잠든 폴리. 스무 페이지 정도는 페이지를 넘기고 넘겨도 모두 같은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 그림은 그대로였으나 옆에 쓰여진 글씨가 변했다.


일어나. / 일어나. / 일어나 폴리. / 아침이야. / 제발 일어나. / 일어나줘. / 일어나라니까!!!!. / 일어나 제발 제발 일어나줘. / 일어나 일어나란말이야. / 내 곁에 잇어줘. / 나 떠나지마. / 폴리 일어나. / 부탁이야 일어나.


나는 그 그림을 한참보다가 촛불에 비춰진 내 손을 보았다. 제대로 본 적 없었는데 내 손은 주름으로 쭈글쭈글했다. 저 그림은 내 그림이었다.



#



존은 오늘도 그 와인잔에 든 쥬스를 들고 나를 찾아왔다. 나는 꼴깍꼴깍 쥬스를 넘기며 존을 보았다. 존은 주름하나없이 예쁜얼굴이었다. 아무리 많이 쳐줘봐도 30대? 아니면 20대일지도 몰랐다. 사실 20대처럼 보였다.


"존."

"왜, 폴리?"

"나는 몇살이야?"


내가 그렇게 묻자 존은 잠시 멈칫했다. 그리고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존의 눈동자가 촛불에 일렁였다. 왠지 무서운 눈이라 나는 몸을 약간 움츠렸다.


"70살이었나. 71살이었나. 어렵네. 나이세는건 서툴러서. 그건 왜 물어?"


그림으로 봤을 땐 그래도 60대쯤이지 않을까 했는데 70대였구나 나. 생각보다 엄청난 나이에 나는 우울해졌다.


"아니야 아무 것도."


내가 그렇게 대답하자 존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내 손에 자신의 손을 깍지껴 나와 이마를 대었다. 그리고 말했다.


"걱정마 폴리. 넌 여전히 예전만큼 예뻐."


그 말에 조금 가슴이 두근거렸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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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랍에서 일기장 두개를 꺼냈다. 하나는 자물쇠로 단단히 잠겨져 있었는데 나는 그 것을 열어보려고 열쇠를 찾다가 결국 찾지못하고 포기했다. 그리고 두번 째 일기장을 꺼냈다. 그 것은 하얀 백지에 새 일기장이었다. 나는 깃펜을 들고 천천히 그 일기장 첫페이지에 글을 써내려갔다.




1. 그의 이름은 존 레논이다.


2. 나는 폴 매카트니이다.


3. 나는 햇빛을 보면 안된다.


4.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게 좋다.


5.나는 70대이다.


6. 존은 30대이다? 20대는 아니겠지.


7. 존은 내가 아래로 내려가는게 싫은가보다.


그런데 존은 내 아들인가? 설마 손자?   (만년필로 찍찍 그은 표시.) 

Posted by Michelle(미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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