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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게이(비틀즈,블러,오아시스,롤링스톤즈) / 글러 / 트위터/ 티스토리 수위글 비밀번호DM or 맞연성러 Michelle(미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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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암 갤러거 x 노엘 갤러거



유아퇴행소재 주의




돌이켜보면 그 사고는 신이 리암에게 장난치듯 선물로 준 짧은 백일몽과 같은 것이었다. 




"형,형. 노엘-우리애."

"으으응-저리가아아아."


리암은 밤늦게야 겨우겨우 집으로 들어왔다. 그저 시키는대로 노래하고 또 노래하면 됐을 뿐인 예전과는 달리 지금 리암의 업무량은 지나치게 많았다. 아니 지나치다는 말을 여기에 쓰는 건 좀 이상한 일일지도 몰랐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리암이 하는 일은 겨우 노엘이 하던 일의 오분의 일 정도밖에 되지 않았으니까. 노엘이 사고로 일을 할 수 없게 된 후 그 일의 절반은 겜이 나머지는 리암과 앤디가 20%쯤 그리고 크리스가 10%를 가져갔다. 사실 리암은 처음에 그 일을 우습게 여겼다. 기껏해야 노엘 혼자 해내던 것을 자신이 해내지 못할 건 없다고 여겼던 리암이었지만 그 판단이 무색하게도 리암은 아침일찍나가서 밤 늦게까지 전화기와 씨름하고 싸인을 하고 또하며 결제를 하고 또하고를 반복해야했다. 아무리 일이 처음이라 서툴다고해도 한사람이 감당했다고는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잠자는 시간만 뺴면 뭘 그리 바쁜척을 하면서 밀어내더니 진짜로 바쁘긴 바빴나보다 하며 리암은 과거에 노엘이 바쁘다며 자신을 밀어낼 떄마다 잔뜩 뿔이 나 주변에 쿵쿵거리며 시비를 걸고 다니던 것이 '조금은' 미안할 지경이었다. 


"노엘. 그러지 말고 얼굴 좀 보여 줘. 응? 나 지금 12시간도 넘게 있다가 온 거잖아."


리암은 침대에서 등을돌려 색색거리며 자고있던 노엘의 뒤에서 노엘을 끌어안고 볼록 튀어나온 노엘의 배를 쓰다듬으며 어리광을 부리듯 말했다. 집안에서 자고있던 따끈따끈히 몸이 데워진 노엘은 체온이 밖에 있다 들어와 여즉 차가운 기운이 남은 리암이 자신을 안자 잠이 깼는지 칭얼거리며 리암을 밀어냈는데 그럴 수록 리암은 더더욱 노엘에게 바짝 붙어 노엘의 뒷통수부터 뒷목까지 쪽쪽거리며 노엘에게 부벼댔다. 노엘은 싫다는 듯 몸을 바르작댔지만 굳이 리암이 그러는 것을 밀쳐내거나 하지까진 않았고 리암은 그런 노엘에게 틈도없이 밀착하며 노엘을 품에 가득 담았다.


"우리애, 우리애. 응?"


리암이 계속해서 칭얼거리자 노엘은 볼을 부루퉁히 부풀리면서도 결국 리암 쪽을 향해 몸을 돌렸다. 이미 꽤 불러온 배덕분에  움직이기 꽤 힘들어보였지만 리암이 노엘의 허리 뒤에 손을 넣어 자신 쪽으로 돌려주어서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노엘은 아직 졸음이 남았는지 느리게 눈을 꿈뻑꿈뻑거리는 노엘의 얼굴에 키스를 퍼붓고는 고개를 숙여 볼록히 나온배에도 키스했다. 그 안에는 여즉이 되도록 믿어지지않는 자신과 노엘의 아이가 있었다.


"행복하다."


리암은 그렇게 속삭이며 눈을 감았다. 분명 집에 들어오는 순간까지도 끈덕지게 남아있던 모든 무거운 것들이 날아가는 것같았다. 그래 씨발 우리애만 이상태로 있어준다면 그런 일같은거 천년만년도 하지. 우리애만 이렇게 있어준다면.


"계속 예쁘게 이렇게 있어줘. 노엘"





사고가 나던 날 낮에 둘은 또 싸웠다. 아니 싸우기만 했다면 그냥 다른 날과 같았겠지만 그날은 유난히도 심하게 싸웠다. 주먹질이 오갔고 노엘은 리암이 휘두른 주먹에 입안이 찢겼고 리암은 노엘의 발에 채여 허벅지에 커다란 멍이 들었다. 주변 사람들이 말리고 나서도 진정이 되지않아서 리암은 씩씩거리며 달려들려고 했고 노엘은 지친듯한 표정으로 손을 털고 있었다.


아, 그 표정이다. 정말 질린다는 표정. 리암은 그리고 또 상처받았다. 사실 이유는 알고있었다. 노엘도 지치겠지. 나라도 지칠거야. 동생의 이유없는 반항과 짜증. 납득할수없는 이유로 트집을 잡으며 내는 화. 그렇지만 리암은 그 것 외에 표현할 방법을 몰랐다. 자신의 안에 있는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노엘을 안고싶었다. 사랑을 속삭이고싶었고 다정히 굴고 노엘이 자신에게 웃어주었으면 했다. 그렇지만 노엘은 자신에게 그러지 않았다. 항상 다른사람에게만 웃어주는 노엘이 밉고 또 서러워서 화를 내고 또 내고 쏟아내고 쏟아내도 결국 그 감정은 끝이 없어서 계속해서 노엘에게 화를 내고. 넌 그렇게 항상 지친다는 표정을 하고. 


리암은 정말 미칠거같았다. 이런 감정을 가진 자신이. 그리고 몰라주는 노엘이. 야속하고 괴롭고 또 죽어버릴 것 같았는데 그게 자신의 일방적인 땡깡이라는 걸 알고있어서 더 그랬다. 리암은 거의 한계에 달해있었다. 점점 노엘과 싸우는 주기가 짧아지고 지금만해도 노엘이 겜에게 웃어주는 걸 보고 화가나 노엘의 어깨를 밀며 아무런 이유도 설명하지 않고 소리를 질렀다. 그럼에도 리암은 이게 전부 노엘의 탓인 것만 같았다. 노엘이 자신의 앞에 있으니까 노엘이 나에게 웃어주지 않으니까. 노엘이 자신을 사랑한다고 해주지 않으니까. 나는 너때문에 죽을 것 같은데.


"씨발 너같은 거...너같은 거....."


리암의 눈에 눈물이 가득 차올랐다. 리암은 울먹이며 입을 열었는데 노엘은 그만듣고싶다는 표정으로 몸을 돌렸다. 노엘의 뒷모습이 보였더. 노엘의 뒷모습은 노엘의 키만큼 작았지만 리암에겐 너무 큰 존재감이었다. 노엘이 등을 돌렸다. 자신에게. 듣고싶지도 않다는 듯이. 


"너같은거 없어져버렸으면 좋겠어!!!!!씨발 세상에서 사라져버렸음 좋겠다고!!!!차라리 태어나지 말지 그랬어!!!!!!"


그리고 리암은 자신을 잡고있던 스탭을 바닥으로 밀치고 뛰었다. 앞도 보지않고 뛰었다. 눈물이 줄줄 흘렸고 아무것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다. 그냥 뛰고 또 뛰었다. 심장은 터질것처럼 쿵쾅쿵쾅 뛰었는데 리암은 차라리 이대로 심장이 터져 죽어버렸으면 그렇게 바라고 또 바랐다. 리암이 멈췄을 때는 공연장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곳이었다. 얼마나 달렸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고 리암은 그 날 더이상 노엘을 볼 자신이 없었다. 리암은 그대로 길에서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는 여자들 중 호텔까지 따라올만한 여자를 잡고 그대로 근처 싸구려 모텔에 들어가 이름모를 여자에게 자신을 묻었다.


노엘이 리암을 찾아나섰다가 사고를 당한 시각이었다.




리암이 노엘의 사고를 안 건 아주 늦은 시간이었다. 리암은 여자를 안고 모텔안에있던 냉장고를 열어 마시고 또 마셔 술에취해 잠들었다. 밖에서 쿵쿵 문두드리는 소리가 났지만 리암은 전부 무시했다. 해가 중천에 떠서야 일어난 리암은 그제야 아픈 머리를 부여잡고 샤워를 했다. 아 우리애 화났겠지. 그래도 분명 리암이 칭얼거리듯 달라붙거나 하면 결국은 모르는 척 무심하게 빨리 노래나 하라며 이마를 밀게 분명했다. 노엘은 그리 그걸 붙잡고 있는 편이 아니었으니까.


리암은 이미 연습에 들어갔는지 아니면 자신이 오지않아 모두 돌아갔는지 알아보기위해 핸드폰을 찾았다가 곧 자신이 핸드폰을 두고왔다는 걸 기억해냈다. 아 그래 정신없이 달려오느라 두고왔지. 프론트에서 전화나 빌려야겠다. 리암은 그렇게 생각하며 여즉 젖은 머리를 대충 털고 티비를 켰다.



리암은 뛰쳐나왔던 그 날처럼 달리고 또 달렸다.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것처럼 쿵쿵 거렸는데 멈출 수가 없었다. 리암은 병원 앞에 도착하고나서야 택시를 타거나 매니저를 불렀으면 훨씬 빨랐을거란 사실을 깨달았지만 그런 것따위는 기억도 나지 않을정도였다. 리암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병원 문을 밀었고 문을 열자마자 대기하고있던 기자들에의해 번쩍번쩍 플레시가 터졌다. 리암은 바보같은 모습으로 덜덜 떨며 


"형은...형은...." 


하고 입을 열었다. 사람들은 아무도 대답을 하지않았고 리암을 구경하기 바빴고 리암은 그자리에 멍하니 있었다. 모두 다 거짓말같았다. 하얗게 펑펑 터지는 이 플레시들도 자신을 향해있는 시선도. 그 누구도 다급하거나 하지않았고 그냥 평소 길을 가거나 신곡을 발표하거나했을 때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너같은거 없어져버렸음 좋겠어!!!하고 소리지르던 자신의 목소리가 빙빙 멤돌고 뉴스에서 보았던 노엘이 구급실에 실려가는 모습이 오버랩되어져 보였다.


리암은 그대로 기절했다.




리암이 눈을 떴을 때는 하얀 병원천장과 울고있는 어머니의 모습이 보였다. 리암은 오랜만에 보는 어머니를 보며 무어라 말을 하려고 헀지만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 잠시 멍하니 있었다. 엄마가 왜여깄지? 여기가 어디야. 리암은 잠깐 자신이 술에취해 사고를쳐서 쓰러졌다고 생각했지만 곧 자신이 왜 여기와있는지 기억해냈다.


"엄마...형은? 형은..."


리암은 멍하니 물었다. 엄마가 여기있는거보니 괜찮은건가? 폴형은 어디있지? 우리애는 화가 많이났을까. 여러 생각들이 빙빙 돌아 머리 속을 돌아다녔다. 어머니는 대답없이 울기만 했고 리암은 그런 어머니를 달래지도 못한 채 멍하니 있다가 한참 후 폴이 와서야 노엘이 어디있는지 알 수 있었다.



리암이 병실 안에 들어갔을 때 안은 조용하게 가습기가 돌아가는 쉭쉭거리는 소리만 났다. 노엘의 침대가 다섯걸음쯤 앞에 있었는데 리암은 그거리가 굉장히 멀어보였다. 리암은 천천히 한걸음을 앞으로 내딛었다. 마치 발에 철근이라도 단양 한걸음이 무거웠다. 리암은 손안에 땀이차는 걸 느끼고 바지에 비벼닦으며 다시한 번 한발자욱을 내딛었다. 습습-거리는 가습기 소리가 나고 호흡이 가빠졌다.


겨우 다섯걸음을 내딛은 앞에 노엘이 눈을 감고 있었다. 색색 거리고 숨을 내뱉는 노엘의 표정은 평안하기만 해서 리암은 그냥 모두들 자기에게 장난을 치는 거라고 여겨질 지경이었다. 노엘은 이마에 하고있는 붕대만 아니라면 그냥 자고있는 것처럼 보였다. 


"노엘?"


리암은 천천히 노엘의 이름을 불렀다. 노엘이름을 이렇게 발음했던가? 그걸 발음하는 입안의 혀나 바람빠짐 모든게 낯설게만 느껴졌다. 리암은 갑자기 노엘이 일어나 비명을 지르며 제목을 조르고 네가 없어지라며!!!하고 외칠것만 같아 두려워졌다. 사고가 나는 순간 노엘은 그 생각을 했을까? 그러니까 대체 왜 날 찾으러간거야. 나같은 새끼 그냥 내버려 두지. 리암은 노엘이 눈을뜨기 전에 이자리에서 도망치고싶어졌다. 


"음-."


리암이 다시 한 번 노엘을 부를까 생각하는 사이 노엘이 앓는 소리를 내더니 눈을 천천히 떳다. 리암은 갑자기 숨이 가빠졌다. 머리 속에 분명 할말이 정리되있었는데 그 모든게 누가 갑자기 한곳에 뭉쳐넣은듯 빙글빙글 꼬여갔고 리암이 입을 열기도 전에 노엘이 파란 눈동자가 보였다.


"노엘 그러니까...나는 내 말은."


노엘의 눈동자와 마주치자마자 리암은 다시 사라져버리라고 외치던 자신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이게 뭐지? 아 죄책감이구나. 리암은 자신의 심장을 꾹꾹 누르다못해 터트려버릴 것 같은 그 무게에 눌려 말도 제대로 하지못하고 헉헉거렸다. 노엘 그러니까 난 그말은 내말은 그 말만이 리암의 입안에서 맴돌고 또맴돌았다.


"리암."


노엘은 그렇게 한참이나 같은 말을 반복하는 리암을 보다가 그모습이 우스웠는지 리암의 이름을 부르며 그냥 웃어버렸다. 노엘이 웃었다. 리암의 소원대로 리암을 보며 눈꼬리가 휘게 정말 예쁘게 웃었다. 리암은 그 모습에 입을 다물었다. 노엘은 웃고있었고 그건 리암이 언젠가 바라던 거였다. 뚝뚝 하고 노엘의 사고소식에도 노엘의 상태를 듣고도 흐르지 않던 눈물이 그제야 흘러넘쳤다.


"왜 울어. 리암?"


리암이 울기 시작하자 노엘은 깜짝 놀란듯 손을 뻗어 리암의 뺨을 자신의 손으로 감쌌다. 노엘은 제가 울것처럼 울상을 지었다. 노엘의 손이 리암의 뺨에 닿고있었다. 그것 역시 리암의 소원이었다.


"미안해 형...미안해...미안해...내가 잘못했어. 형."

"왜울어 울지마. 리아암-."


리암은 엉엉 울자 노엘은 저또한 울며 리암을 끌어안았다. 노엘의 작은 몸은 리암을 안는다기보다 안기는 것에 가까웠고 리암은 그런 노엘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울음을 토해냈다. 자존심 강한 노엘이 우는 걸 본건 아주 어린시절 이후로 처음이었고 리암은 그 것에 절망했다.  다 자신 때문인 것 같았다. 제가 망가트린 것만 같았다. 제가 이렇게 바라서. 차라리 노엘이 없었으면 편했을까 라고 생각해서 사고가 났고 노엘이 자신을 안아주었으면 해서 노엘이 이렇게 된 것만 같았다.


리암은 노엘의 등을 끌어안았다. 품안에 노엘이 가득 들어와 안겼고 그게 서러워 리암은 더더욱 크게 울었다. 모든게 리암이 바라던 것이었다. 리암이 바라는대로 이루어졌다. 최악의 방식으로.




'사고 휴우증이 커. 유아퇴행인거 같대. 기억은 그대로인데 지능이 굉장히 어려졌어. 이게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대. 아마 평생 저렇게 살아야 할지도 몰라.....'


큰형이 말해주었던 이야기가 계속해서 리암의 머리에서 울렸다. 노엘이 망가졌다. 자신을 보고 지친다는듯한 표정을 짓는 질린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 노엘은 여기 없었다.


노엘은 여기 없었다.



Posted by Michelle(미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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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이스


노엘 갤러거 x 리암 갤러거



우울증 및 정신병 소재 주의. 




"우리애, 나 사랑해?"

"약먹었냐? 무슨 헛소리야."

"나 사랑해? 나 사랑하지? 응?"


리암은 가끔 유난스레 치근덕거렸다. 노엘에게 안겨와 부벼대는 리암은 무대 위에서나 침대에서처럼 노엘을 떡주무르듯 주물러대는 것이 아니라 (리암이 얼마나 심하냐하면 자신의 위에서 자신의 다리를 잡고 퍽퍽 박아올리고있는 노엘의 엉덩이를 계속 주물럭거려서 짜증이난 노엘이 리암을 그 자리에서 엎어버리고 후배위로 하기도 했다. 그랬더니 리암이 지는 내 엉덩이 만지면서 자기는 못만지게한다고 징징거려서 결국 리암의 손등 위로 자신의 손을 덮어 깍지껴잡아주며 달랬다.) 그냥 이렇게 사랑해달라고 조르는 날이 어쩌다 꼭 한번 씩은 있었다. 그러면 열중 대여섯번은 노엘은 밖에서 이러지 말라고 꾸중을 하곤 했고 두번은 나머지 멤버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은밀하게 사랑을 속삭여주었고 나머지는 아래층 화장실로 가서 급하게 변기커버를 내리고 콘돔껍질을 뜯고는 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가 그랬듯 오늘은 노엘이 받아주지 않는 날이었다. 


"헛소리하지말고 심심하면 나가서 앤디랑 놀아라."


노엘은 뽀뽀를 해달라며 입술을 오리처럼 쮸-내밀고 바퀴가 달려있는 의자에 거꾸로 앉아 등받이에 팔을 걸치고 자신을 보고있는 리암의 머리를 밀어버렸다. 리암의 의자는 쭉 밀려가 버렸다. 노엘은 새로쓴 노래의 가사가 막 떠오르는 참이라 리암의 어리광을 받아줄 형편도 안됐거니와 리암이 예쁘다고 오냐오냐하면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 알기 때문이었다. 리암은 조금만 예뻐해줘도 머리끝까지 기어올라서 "씨발 나 공연 안해." 하고 술이나 퍼마시고 일정을 펑크내거나 여자랑 염문설을 잔뜩 퍼트리고 와서 그래도 나 사랑하지? 하고 샐샐 웃어대기 일수였다. 예뻐해줄 때마다 저러니 도저히 예뻐해줄래야 예뻐해  줄 수가 없었다. 진짜 저 씨발년을 진짜 어쩌면 좋을까. 다섯살이나 어린대다가 하는 짓만 보면 열살은 더 어려서 무릎위에 올려놓고 어화둥둥하기도 모자란 시간인데 저건 도무지 도와 주지를 않는다. 특히 리암은 이렇게 바쁠 때마다 지랄이었다. 지금 곧 새앨범 발표로 바빠죽겠는데 곡이 한곡도아니고 두 곡이나 모자라는 상황이었다. 지금까지 써놨던 곡들은 지금 앨범과 느낌이 맞지를 않아 실을 수가 없었다.


"그래 나 사랑안하지? 씨발, 넌 내가 노래불러주니까 사랑해주는 척 하는거잖아."


그러자 잔뜩 골이 난 리암이 볼이 퉁퉁 부어서 의자를 뒤로 휙 돌려버렸다. 그런데도 바퀴달린 의자는 착실히 노엘과 다시 가까워지고 있었다. 노엘은 어이구 저걸 그냥. 하고 속이 빤히 보이는 행동에 한탄하면서도 결국 일어서서 리암 쪽으로 향했다. 그래 씨발 노래가 중요하긴한데 그건 이미 자기 머리 속에 전부 기억되있을 뿐더러 중요하면 리암보다 중요하겠어, 물론 이 말을 리암 앞에서 내뱉을 순 없지만 말이다.


"이디엇."


노엘이 리암을 부르자 리암은 그 말을 듣고 움찔 했지만 뒤를 돌지않았다. 대신 더 골이 난 목소리로 


"내가 얌전히 노래만 불렀으면 좋겠지. 내가 필요한게 아니라 내 목소리가 필요한거지."


불퉁거렸다. 이젠 목소리에 물기가 어려있기까지 했다. 노엘은 리암의 등 뒤로 가서 리암의 어깨를 잡았다. 리암은 여전히 의자의 등받이를 꼬옥 안고 노엘 쪽을 보지 않았다.


"우리애, 여기봐 봐."


노엘은 자기가 낼 수 있는 최대한 다정한 목소리로 리암을 불렀다. 리암은 힐끔 뒤를 돌아보았다가 곧 입술을 삐죽히 내밀고 다시 노엘 쪽에서 고개를 돌렸다. 노엘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리암의 등을 안고 고개를 숙여 리암의 귓가에 자신의 입술을 묻고 속삭였다.


"이디엇, 그걸 꼭 말해야 알아? 알잖아 나는..."


노엘은 작게 속삭였고 곧 리암은 킥킥거리며 의자를 뒤로 돌렸다. 그리고 곧 리암은 노엘에게 팔을 뻗어왔고 노엘은 그대로 리암에게 입맞췄다. 




#


교통사고였다. 그 사고는 오랫동안 함께 일하던 스탭들을 앗아갔고 리암은 깨어나서 한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는 노엘의 말에 리암은 엉엉 울다가 비명을 지르며 일어나기만을 반복했다. 노엘에게 안겨 울 때나 비명을 지를 때가 리암이 목소리를 내는 전부 였는데 성대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니랬지만 목소리를 내지 않았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을 해주지 않았다. 스탭들과 리암이 꽤나 친한 관계였기에 리암이 이 일로 꽤나 충격을 받았던거라고 대충 짐작할 수 있었으므로 노엘은 더이상 리암에게 사고에 대해 묻는 걸 금지했다.


시간이 지난 후 천천히 리암은 다시 말할 수 있었는데 리암은 그 후부터 사람이 많은 곳에 가는 걸 꺼려했다. 노엘은 그런 리암의 곁에 꿋꿋히 있어주었다. 리암은 노엘에게만은 계속해서 어리광을 부렸지만 어째서인지 그 일을 곧 그만두었다. 그리고 얼마 후 리암은 그 일을 극복한 것 처럼 정상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했다. 다시 노래를 불렀고 무대에도 섰고 싸움도 하고 다녔다. 전처럼 사고를 치고 다녔지만 사실 노엘도 모두들 리암이 이 일을 넘긴 것 같다고 안심했다. 적어도 표면 적으로는 그렇게 보였다.



#


공연이 끝나며 언제나와 같이 축하파티가 있었다. 겜도 앤디도 모두 취해있었는데 리암은 아주 테이블에 머리를 박고 흐느적거렸다. 노엘도 잔뜩 취해서 겜의 어깨 위에 올라왔다가 내려와서 비틀비틀거리며 아무 의미 없는 말을 짓걸이고 있었다. 오늘 공연은 반응이 좋았고 또한 노엘도 공연 중 몇번이나 흥분해서 기타를 잡고 고개를 젖히며 무아지경에 빠져들었다. 끝내주는 공연이었고 그 공연의 여운이 남아 모두들 술을 연거푸 마셔댈 수 밖에 없었다.


"아, 우리ㅇ....."


리암이 몸도 가누지 못하자 한창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노엘은 리암이 조용하다는 걸 깨닫고 리암이 엎어져있는 테이블 쪽으로 다가갔다. 그러자 리암은 발소리에 고개를 들었다가 노엘을 발견하고 헤실헤실 웃으며 팔을 벌려 노엘에게 안기려 일어났다. 노엘은 기분이 좋았고 리암과 안고싶었기 때문에 순순히 팔을 벌려주었는데 그 순간 리암의 표정이 뚝 하고 굳어지고 팔을 내렸다.


"리암?"

"아무 것도 아니야. 좀 취했나봐."


리암이 팔을 내리자 노엘은 의아한 듯 리암의 이름을 불렀다. 리암은 받아주지않아도 스킨쉽에 꽤나 끈질긴 편이었고 또한 노엘이 이렇게 안아주려는데 마다할 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노엘이 의아한 표정을 짓자 리암은 자신의 이마를 손으로 짚어 책상에 팔을 괴었다. 


"괜찮아?"


리암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고 상태가 좋아보이지 않자 노엘이 걱정되는 듯 리암의 곁으로 다가가 앉았다. 노엘은 아직까지 리암이 교통사고 후 힘들어하던게 걸렸다. 보기엔 저래도 어린시절부터 꽤나 약한 구석이 있는 녀석이었다. 어릴 때부터 그럴 때면 항상 견디지 못하고 다섯 살 많은 제 형품을 찾고는 했으므로 그 것을 노엘이 놓칠리 없었다. 리암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있었고 몸도 덜덜 떠는게 확실히 상태가 좋지 않아보였다.


"리암 일어나 나한테 기대."


노엘은 리암을 일으켜 자신의 어깨에 기대게했다. 키 차이가 꽤 나서 꽤 불편했지만 이런상태의 리암을 누구에게 섣불리 맡길 수 없었다. 리암은 괜찮아 괜찮아 하면서 노엘을 몇 번이나 밀어냈으나 곧 노엘이 엄한 표정을 짓자 노엘의 어깨에 얼굴을 기댔다. 둘은 택시를 타고 숙소로 갔고 노엘은 낑낑거리며 리암을 질질끌다시피해 겨우 침대에 뉘었다. 


"무슨 일 있어?"


노엘은 누워있는 리암의 이마를 쓸어주며 물었다. 퍽 다정한 목소리였는데 자기도 하고 민망했는지 큼큼거리고 리암 쪽을 보고있지않았다. 리암은 그런 노엘을 한참이나 보더니 손을 들어 노엘의 손목을 잡으려다 말다를 반복했고 결국 손을 얌전히 자신의 배 위에 모은 채 고개를 돌렷다.


"없어, 그냥 좀 많이마셨나봐. 어지러워서. 그냥 잘래."


리암이 그렇게 말하자 그래 하고 노엘은 신발을 벗었다. 리암은 자신이 함께 자주는 걸 좋아했고 또 오랜만에 엉켜자야지 하고 생각한 탓이었다. 그러나 리암은 노엘의 등을 밀며


"네 방 가서 자. 좁단말이야."


하고 밀어버렸다. 싱글사이즈 침대에 둘이 누워 잔 적도있는데 하물며 그루피를 데려올까 배려해 더블사이즈의 침대가 좁을리 없어서 노엘은 인상을 좁혔으나 리암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날이 있다고 생각해 곧 수긍했고 다시 신발을 신고


"좋은 꿈 꿔라, 이디엇."


하고 리암의 관자놀이에 키스해준 후 귓볼에 한 번 더 키스하고 술기운에서인지 리암의 기분이 좋지 않아보여서인지 몰라도 답지않게 달콤한 사랑의 말을 속삭여준 후 호텔의 불을 껐다. 호텔은 곧 컴컴해졌고 문을 닫는 소리가 들렸다. 조용한 방안에는 쉑쉑거리는 리암의 약간 거친 숨소리만 울려 퍼졌다. 리암은 한참이나 어두운 호텔 천장을 바라보고있다가 곧 울음을 터트리며


"노엘....노엘."


하고 노엘의 이름을 불렀다. 그리고 자신의 옆에 하나 더 마련된 베게를 꼭 끌어안았다. 숙소는 난방이 잘돼 따듯했지만 리암은 왠지 얼어붙을 것 처럼 추웠고 노엘이 키스를 떨어뜨리던 온기가 그리워졌다. 리암은 당장에라도 노엘에게 다시 돌아오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햇다.


"노엘은 날 싫어해."


리암은 훌쩍거리며 혼잣말을 하듯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체온을 찾듯 몸을 둥글게 웅크렸다. 노엘이 와서 안아줬으면 좋겠다. 키스하고  사랑한다고해주고 자신의 몸에 노엘을 묻었으면 하고 바랐다. 그렇지만 그럴 수 없었다. 노엘이 싫어하니까.


"모두가 날 싫어해."


리암은 그렇게 말하곤 아주 큰소리로 엉엉 울었다. 그렇지만 호텔은 비싼만큼 방음이 철저했기에 그 울음소리는 방 안으로만 울려 어디로도 퍼져나가지 못했다. 리암은 그렇게 한참을 울다가 잠이 들었다. 꿈에는 죽어버린 스탭들이 나왔다. 리암은 그들에게서 필사적으로 도망쳐 어두운 터널을 달려나가도 또 달려나갔다. 뒤에서 뻗어오는 손들이 괴물의 촉수처럼 무서웠다. 그리고 한참을 달린 끝에야 터널 끝으로 빛이 들어왔다. 그 끝에는 한 사람이 서있었다.


"노엘!!!!"


리암은 손을 뻗으며 그 곳에 서있는 사람을 불렀다. 빛이 찬란히 들어오고 곧 실루엣만 보였던 사람의 얼굴이 명확히 보였다. 리암이 외친대로 그는 노엘이었다. 노엘은 리암을 돌아보았고 리암은 훌쩍거리며 노엘의 품에 안기려 헀으나 노엘은 그런 리암의 손을 뿌리쳤다.


"씨발 짜증나는 새끼, 얼굴도 마주하기 역겨워."


노엘은 험악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다. 리암은 놀라 뛰던 몸을 멈추고 황망한 표정으로 노엘의 이름을 불렀지만 노엘은 더욱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네 목소리만 아니라면 평생 안보고 살텐데."


라고 말하고 뒤를 돌아 걸어가기 시작했다. 리암은 계속해서 노엘의 이름을 불렀지만 노엘은 돌아보지않았고 리암이 노엘을 따라가려 했을 때 리암은 어느 새 그 스탭들에게 붙잡혀있었다. 리암은 노엘의 이름을 마구 울부짖으며 발버둥쳤지만 그들이 당기는 힘은 강력해서 리암은 점점 다시 터널로 빨려들어갔고 노엘은 점점 빛 속으로 멀어져갔다. 그리고 곧 빛은 사라지고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암흑 만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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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ichelle(미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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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리암 갤러거 x 노엘 갤러거


유아퇴행주의.



"리아암...."


훌쩍훌쩍거리는 코먹는 소리가 났다. 칭얼거리는 울음소리, 그 소리는 짜증을 유발했다. 겜과 앤디가 신신당부를 해서 잠그지못한 내 방문은 손잡이만 돌리면 금새 시끄러운 쇠소리를 내며 열렸고 나는 그 소리에 잠에서 깼지만 너무 피곤하기도 했고 응석을 받아줄 기분이 아니라 내가 자는 걸 알면 그냥 갈까 해서 모른 척 눈을 뜨지 않았다. 


'가라, 가라. 제발 가라.'


눈을 감고 나는 속으로 몇 번이나 중얼거렸지만 내 애원이 무색하게도 내 침대 메트릭스는 누군가의 무게로 흔들렸고 내 옆에 앉은 사람은 손바닥으로 내 가슴을 짚은 채 나를 흔들어 깨우기 시작했다. 


"리아아암-"

"뭔데."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트릴듯한 그 목소리에 나는 결국 짜증을 내며 일어나는 수 밖에 없었다. 맨 처음에 보인 건 하얀 다리였다. 헐렁한 파자마가 허벅지를 아슬아슬하게 가려 뒤로 돌면 엉덩이아래선이 살짝 삐져나온게 보이는 상태인 그 모습은 시발 어디 잡지에라도 실리면 필시 수많은 이들이 환호성을 지를만한 모양새였으나(심지어 약 세달전만해도 나조차 그랬을 것이었다.) 그 모습은 내게 불쾌감만을 유발할 뿐이었고 나는 짜증을 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가 바지 안입으면 감기걸린다고했잖아. 팬티는 또 어쩐거야."

"힝...그치만 오줌쌌는걸."

"어디에 쌌어."

"침대에....."


나는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지린내를 풍기며 젖어있을 노엘의 방을 상상했고 곧바로 그 것을 치워버리고 메트리스를 새로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니 침대를 바꿔야지. 그 침대는 당장 내다버리고. 


"좋아, 오늘은 같이자야겠군."


나는 반쯤 항복하듯 옆으로 몸을 비키며 이불을 들췄고 곧 노엘은 히히거리며 내 품을 파고들었다. 그리고 나는 다시 자려했으나 노엘은 찡얼찡얼 나에게 자장가를 불러달라고 했고 결국 나는 노엘의 배를 토닥이며 겨우겨우 졸린 머리를 굴려 내가 아는 노래 중 그나마 자장가일 만한 노래를 겨우겨우 찾아 흥얼거려주었다. 존 레논의 뷰티풀 보이였다.


"잘자 우리애."


노엘은 그렇게 인사했으나 한참동안을 잠들지 못하고 내 품안에서 뒤척였다. 노엘이 잠이 든 것은 내가 노래를 다섯 번이나 반복해 불러준 후였다. 나는 노엘의 머리를 쓸어주었고 그의 이마에 습관처럼 짧게 키스를 떨어트렸다.


"잘자 ,우리애."




#


나는 노엘에게 버림받았었다. 사람들은 우리사이가 이러쿵 저러쿵 내가 먼저 그의 기타를 부쉈느니 어쩌니 이야기했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버림받은 것은 나였다. 버젓히 내가 있는데 혼자 솔로앨범을 준비하던 것도 그였고 오아시스를 돌연 뛰쳐나간 것도 그였으며 보란듯이 솔로앨범으로 성공을 거둔 것도 그였다. 노엘은 오아시스를 나가고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사랑받았고 멋진 곡들을 발표해냈고 나는 그 것을 손가락을 빨며 지켜보는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씨팔 오아시스는 절대 해체 안할거라고 말하고 다녔는데 그사이 노엘은 매니져한테 편지를 대필시켜가며 사과문을 전하고 혼자 끝을 맺었다. 노엘은 돌아오라는 내 말에 어떠한 언질조차 주지 않았으며 나에게 돌아오려 하지 않았다.


"이 씨발 새끼야 왜 자꾸 전화 끊어, 집 앞이야. 얼굴보고 말로 해 제발."

"전화걸지마."

"아 우리애, 형. 진짜.... 나한테 화난거야? 제발."

"전화하지말라고, 몇 번을 말해? 우린 끝났어."

"아 제발, 왜그러는데. 응? 진짜 생리해?? 내가 잘못했다고 하잖아. 정말 이럴거야?"

"피해자 인양 굴지마!!!! 씨발 네가 그랬잖아. 존나 어차피 너랑 난 옛날에 끝났고 난 별볼 일 없다고."

"우리애....노엘....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건 너도 알잖아. 응?"

"사실이 아니긴 뭐가 아니야!!! 네가 그랬잖아 씨발!!! 너는 그래 옛날부터 그랬어. 무대에서나 나한테 살갑게 굴지 언제 한 번 나한테 제대로 군 적이나 있어? 우리애 좋아하시네. 한 번이라도 날 형 취급이나 한 적 있냐고!!!!! 넌 항상 그런 식이지. 내가 발 동동 구르는 건 생각도 안하고 갑자기 나타나서 나 무대 안올라가 라고 얘기하거나 녹음에 나타나지도 않고 그 뒷수습은 항상 내 몫이고!!!! 그런데 한 번 고마워 하기는 커녕 남 무시하고 병신취급이나하고!!!! 사람 바보처럼 만들고 씨발....나는...나는 너때문에...."


노엘은 분에 찬 듯 씩씩거리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니 그 소리는 곧 울음소리로 바뀌었다. 전화기 너머로 그런 말 해놓고....잘도...뻔뻔하게...하는 목메인 소리가 들려왔다. 그 모습에 해체 얼마 전 공항에서 보았던 노엘의 우는 모습이 생각났다. 우리는 사이가 나빠질 대로 나빠져서 비행기도 따로 탈 지경이었는데 그 떄 내가 노엘에게 화를 냈었다. 이유는, 이유는 그래. 별 시답지도않은 인터뷰 때문이었는데 난 거기에 너무 화가나 노엘에게 할 말 못할 말 전부 퍼부었고 노엘은 결국 눈물을 터트렸다. 그 빌어먹을 프라이드 높으신 치프께서 결국 울음을 터트리고 나서야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지만 차마 나는 사과하지 못했고 안절부절하면서도 사과하고 싶지않아 씩씩거리며 자리를 떴었다. 그래 그정도로 우리사이는 정말 빌어먹을 정도로 최악이었다. 사실 해체는 어쩌면 예고된 일일지도 몰랐다.


"우리애, 내가 다 해명할게. 그럴 수 있어. 제발. 나는...나는 그냥 네가 솔로 준비를 한다고 해서 화가나서 그랬어. 네 노래는 나만 부르게 해준 다고 했잖아. 응? 우리애. 제발 내 말좀 들어봐."

"네 그 이중인격같은 변명에는 질렸어. 이제 내가 네 전화받는 일은 없을 거다. 이디엇."

"잠깐, 노ㅇ-"


그 전화가 나랑 노엘의 마지막 통화였다.


그래 사실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다. 우린 정말 건드리면 폭팔할 화산같은 상태였고 그 것을 알고있었다. 그런데 인정할 수 없었다. 인정하기가 두려웠다. 어차피 한 번 돌아온 전적이 있으니 어쩌면 노엘이 돌아올거라고 나는 그렇게 믿고 기다렸지만 노엘은 그 것을 끝으로 끝끝내 전화를 받지 않았고 며칠을 노엘의 집 앞에서 밤을 새도 나에게 들려오는 건 파파라치들의 플래쉬 세례 뿐이었다.


정말 끝이었다.


나는 그 것에 정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화가났고 보란 듯이 앤디와 겜, 그리고 크리스를 데리고 밴드를 다시 만들었다. 그러자 나를 빼고 모두에게 밴드를 제안할 생각이었던 노엘은 더더욱 뿔이 났다. 우린 유치한 신경전을 하며 서로를 헐뜯고 싸웠고 정말 화가 많이 났는지 우리 외에 타인은 건들이지 않는 불문율을 깨고 노엘은 심지어 앤디에게까지 화를 내기 시작했다.


노엘은 내가 거짓말을 치며 공연을 하지않으려 했다고 나를 헐뜯었고 나는 노엘을 고소하겠다고 소리를 질렀다. 나는 노엘에게 보란 듯이 먼저 앨범을 냈는데 사실 그 흥행은 꽤나 부진했다. 평론가들은 우리를 마구 까내렸고 사실 그게 정말 노엘이 없으면 안된다는 소리인 것 같아 난 또 더 서러웠다. 노엘은 우리가 앨범을 내도 전혀 개의치않게 천천히 작업을 하여 반녀이 더 되는 시간이 되서야 앨범을 냈는데 사람들은 노엘과 우리 밴드를 경쟁붙였으나 장르가 달랐기 때문에 무산되었다. 한가지 내가 억울했던 건 노엘은 우리의 몇배가 되는 앨범 판매수량을 가졌고 나는 그것에대해 심정이 어떠냐는 인터뷰어의 말에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우린 애초에 이럴 수 밖에 없는 장르잖아. 우리가 추구했던게 그거고! 전통 락 말이야!" 


겜은 그렇게 말하며 내 어깨를 두드렸으나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평론가들의 말이 머리 속을 둥둥 떠다녔고 노엘에 비해 한참 떨어진 앨범 수가 신경쓰였다. 평론가들은 노엘도 깍아 내렸으나 노엘은 씨발 상이란 상은 전부 휩쓸고 다녔고 거기에 우리의 자리는 없었다. 솔직히 점점 자신이 없었졌고 우울해졌다.


노엘의 앨범을 들었다. 오아시스 시절에 썼다던 곡들이 뭔지는 몰랐으나 나를 버리고 썼을(적어도 내가 생각하기엔 그런) 그 노래들이 너무 좋아서 나는 더더욱 우울해졌고 여전히 사랑받는 듯 많은 러브 콜들을 받는 노엘을 보며 속이 쓰렸다. 그렇다고 우리 측이 일이 없다거나 한 건 아니었다. 사실대로 말하면 오아시스의 프론트맨은 나였고 노엘은 싱어송라이터로서면 모를까 기타리스트로선 정말이지 인기가 있는 편이 아니었으므로 팬층이 대다수 넘겨온 쪽은 우리였으니 우리 일거리가 떨어지거나 사랑받지 못할 일은 없었다. 한물 갔다는 소리야 들을지 몰라도 그건 노엘도 똑같았다. 그러나 노엘은 새로운 팬층을 확보했고 점점 우리는 정말 확연히 갈리기 시작했다.


나중에 우리의 음악적 성향은 너무 많이 갈려서 이젠 정말 와 씨발 재결합이고 나발이고 하려고해도 할 수 조차 없게되었을 때 즘에서야 나는 재결합에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기 시작했다. 노엘은 더 예전부터 그랬으나 그래도 난 노엘이 재결합을 하자면 그래 까짓꺼 그러지 뭐 하자고 할거다 라고 대답할거라며 은근슬쩍 노엘에게 내 마음을 간접적으로 전했는데 노엘은 무슨 철판을 둘러 바늘하나 안들어 갈 것처럼 '우린 비즈니스 적으로 전부 끝났다.' 라고 하고다니는 거였다. 그럼 난 또 서러워져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울었다.


내가 우린 재결합을 절대 하지않을거라고 말하고 다니기 시작하자 오아시스의 팬들은 꿈도 희망도 전부 버렸는지 그래 그냥 음악만 그만두지말라며 한숨을 쉬곤했는데 사실대로 말하면 나는 그들에게 제발 포기하지 말아달라고 하고싶었다. 나는 몰라도 팬들이 부탁하면 혹시 들어주지 않을까 하는 내 바보같은 바람이었다. 제발 포기하지마. 노엘한테 재결합하자고 좀 졸라줘. 나대신 씨발 제발 졸라달란 말이야. 나는 그 소리를 삼키고 삼키며 노엘을 비웃는 말을을 하고 그를 깍아내렸고 노엘은 그에 응대조차 하지 않았다.


"그 질문의 답은 비디아이의 멋진 프론트맨이야."


노엘은 가끔 무슨 생각인지 그런 소리를 하곤 했다. 아니 사실 재결합에 대한 이야기만 아니면 노엘은 나를 그닥 나쁘게 말하지 않았다. 우리 음악을 말할때도 아마추어들이아니라며 잘하겠지 라고 말했었으니까. 그런데 나는 그 소리가 너무 서러웠다. 씨발 버릴거면 그냥 정말 여지조차 주지 말던가. 나는 그런 인터뷰를 보고나면 또 노엘이 그리워 견딜 수 없었고 베게를 끌어안고 울었다. 나를 버렸으면서 왜 저렇게 다정하게 구는거야. 씨발 나를 병신이라고 하란말이야. 쓸모없다고 나는 병신이라고.


"노엘...우리애..."


나는 목이 상할까봐 크게 소리내어 울지조차 못했다. 나는 목을 관리해야했고 그 결과 공연에서조차 제대로 큰 소리로 노래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나를 배려해 엠프의 소리를 낮췄는데 나는 그 때마다 내 성에 차지 않았다. 내 머리 까지 아니 내 영혼까지 징-하고 울려줄 그런 커다란 소리가 필요했다. 마음 껏 지를 수 있던 예전의 무대가 그리웠고 사실대로 말하면 예전처럼 다 때려치고 무대를 뛰쳐나가고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젠 그러지 못했다. 이제 내가 그러면 내 뒤를 대신 이어받아 줄 사람이 없었고 그 것을 처리해줄 사람이 없었다.


노엘의 빈자리는 너무 컸고 내가 감당해야 할 건 너무 많아졌다. 막상 그게 내 어깨에 놓이고 보니 그제야 노엘의 어깨에 놓였을 무게가 약간은 실감났다. 그러나 아직까지 나는 많은 부분을 겜과 앤디에게 맡겨두고 있었기 때문에 그 무게가 정확히 얼만큼인지는 알 수 없었고 막연히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이었다. 그냥 그래, 노엘도 힘들었겠구나


"노엘....노엘...."


그리고 또 노엘이 그리웠다. 공연장에서 크게 노래를 부르며 우리애라고 외치고 울고 싶었다. 그럼 노엘이 내 곁으로 돌아올 것 같았고 그럼 다 괜찮을 것 같았다. 내 등에 커다란 날개가 돋아서 노엘에게 날아가고싶었다. 노엘이 그리웠고 노엘이 재결합에대해 말하면 상처받았고 노엘이 나에대해 조금이라도 좋은 소리를 하면 기대를 가졌다. 재결합을 원하는 대중들의 목소리는 곧 내 목소리였다. 실현되지 않을 꿈임에도 그랬다.


나를 버린 노엘이 너무 미웠다. 그래도 노엘이 다시 나를 데려가지않을까 기대했다. 노엘이 사랑받는 걸 보고 시기하고 미워하고 질투했다. 노엘은 이제 너무 멀리있는 것 같았고 나보다 높히 있는 것 같았다. 무대에 오르는게 힘들었고 목소리는 이제 많이 나아졌으나 크기가 여전히 예전같지 못했다. 그런데 대관절 같이 마약을하고 같이 담배를 했는데 노엘은 더 성량이 좋아지고 음성이 풍부해졌다. 그 걸 깨달을 때마다 노엘은 여전히 사랑받고 나는 쓰레기같이 느껴졌다. 나는 점점 자신이 없어져서 이젠 사람들이 모두 나를 비웃는 것만 같았고 내 팬이라는 사람들도 사실 나를 비웃는게 아닐까 마음을 졸였다. 그러면서도 노엘은 항상 찬양을 받을 것만 같았다. 나는 점점 추락하고 노엘은 점점 높은 곳을 향해 가는 것 같았다.


노엘은 이제 닿을 수 없는 사람 같았다. 그래서 생각했다. 이제 노엘이랑 같이 있으려면 노엘을 그 높은 곳에서 이 진창까지 밀어버려서 굴러떨어뜨려야 한다고. 아주 이 진창에 빠트려서 다시는 나올 수 없게 이 깊은 곳에 쳐박고 쳐박아 내 곁에두고싶다고. 그냥 그렇게 생각했다.



#


"씨발!!! 우리얘 어딨어!!!어딨냐고!!!!!"


나는 의사의 멱살을 잡고 소리를 질렀다. 겜과 앤디가 옆에서 나를 말렸는데 그런 건 들리지도 않아서 나는 의사를 바닥에 밀다싶이 해버렸다. 여기까지 찾아온 파파라치들이 나를 찍어댔고 


"골치야, 내일 가쉽지에 망나니 타이틀을 붙고 다시 등장하겠군. 그렇게 예전이 그리워?"


하고 머리를 짚는 겜의 비꼬는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한 간호사가 잔뜩 흥분한 내가 무서웠는지 덜덜 떨며 노엘이 있는 병실을 알려주었고 나는 그 길로 마구 뛰쳐들어갔다. 거기엔 호흡기를 찬 채 눈을 감고있는 노엘이 보였다. 해체를 하고 마주보는 건 처음있는 일이었다.


삐-삐-삐-하고 규칙적으로 울리는 기계음과 흡-흡-하고 숨을 들이마쉬는 소리가 들렸다. 곁에는 울고있는 어머니와 폴형이 보였다. 나는 재정신을 차릴 수 없었고 겨우겨우 내가 내뱉은건


"엄...마...."


하고 형편없이 엄마를 부르는 일 뿐이었다. 엄마는 내가 부르자마자 내 품에 달려들어와 엉엉 크게 우셨다. 나는 어머니를 달래들여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손이 움직이지 않았다. 숨도 쉬어지지 않는 것 같았다. 내 눈은 누워있는 우리애에게만 고정되어서 눈도 제대로 깜빡일 수 없었다. 지금 이 상황이 굉장히 비현실적이고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노엘은 저런대 누워있을 사람이 아니었다. 언제나 당당히 남들을 내려봐야했다. 노엘은 그래야했다. 왜냐하면 노엘은 노엘이었으니까. 저렇게 누워있으면 안됐다.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고 머릿 속이 혼미해졌다. 생각이 끊겼다 이어졌다를 뚝-뚝하며 반복되었다.


"우리애...."


폴형이 다가와 울고있는 어머니를 품에안고 저도 울었고 나는 천천히 우리애에게 다가갔다. 내가 다가갈 때마다 호흡기에 취이이-하고 숨을 쉬는 소리와 뚜-뚜-뚜-규칙적으로 울리는 소리가 퍼져나갔다. 그 소리가 점점 나를 압박해오는 것 같았다. 나를 무겁게 짖누르고 날 삼켜버릴 것 같았다. 나는 당장이라도 토할듯 울렁거리는 가슴을 움켜쥐고 우리애에게 다가가 다시 우리애를 불렀다.


"우리애."


내 눈엔 어느새 눈물이 가득 고여있었다. 씨발 어떻게된거야. 왜 이런 꼴로 누워있는거야? 얼굴 곳 곳에 커다란 거즈를 붙이고 머리에 붕대를 감은 노엘은 노엘이 아닌 것 같았다. 노엘은 정말 작고 초라해보였다. 그리고 그제야 나는 내가 빌었던 소원을 기억해냈다. 노엘은 밑바닥 아래로 끌어내려 달라던. 그러자 이 모든게 전부 내 책임인 것만 같았다. 다 내 욕심 때문에 내가 노엘이랑 같이있고 싶어해서....


"우리애, 내가 잘못했어...눈 좀 떠봐."


눈물은 기어코 내 눈가에서 흘러넘쳐 내 턱으로 흘러내려 뚝뚝 아래로 떨어졌다. 나는 창피한줄도 모르고 그렇게 울며 링거가 꽃혀있는 노엘의 손을 잡고 거기에 볼을 비볐다. 그러자 노엘의 손이 내 뺨을 감쌌다.


"어?"


나는 너무 놀라 다시 눈을감고 침대에 누워있어야할 노엘을 쳐다봤고 노엘의 파란 눈이 거짓말처럼 나와 마주하고 있었다.



#


노엘은 큰 교통사고가 나 수술이 끝나고 혼수상태가된지 채 다섯 시간도 되지않아 깨어났다. 사람들은 형제간의 기적이라며 내 사진을 마구 찍어댔는데 나는 얼떨떨해서 아무 말도 하지못했다. 씨발 나는 노엘이 교통사고를 당했고 지금 의식이없다는 소리를 듣고 미친듯이 달려와 막 울려고했는데 노엘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 버린 것이었다. 정말 별로 슬퍼할 새도 없었다. 노엘은 깨어나자마자 이런저런 검사들을 받았지만 정상 판단을 받았다. 


"이거 먹을래."


단 한가지 지능면만 뺴고 말이다.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노엘은 지금 유아퇴행상태인 것 같다고 말했고 이건 외상문제가 아닌 외상후스트레스같은 정신적 질환이며 언제 괜찮아질지 알 수 없다고했다. 내일이 될 수도 있고 어쩌면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할 수도 있다고. 그러나 나는 의사의 귀찮은 그 말들을 전부 설렁설렁 넘겼다. 그 이유는 아까부터 초콜릿을 손에 들고 내 품에 착 달라붙어있는 노엘 때문이었다. 


"응응, 먹어. 먹어. 내가 백개 사다줄게."


나는 노엘을 내 무릎에 올려놓고 허리를 안고 등에 얼굴을 묻으며 실실 쪼갰다. 노엘이 나를 보고 화도 내지않고 오히려 웃어주었다. 노엘이 웃는 걸 본게 얼마만인지 기억도 나지않아 내 얼굴도 저절로 풀어졌다. 노엘의 등에 기대어있자 정말 아무런 걱정도 우울감도 사라지는 것 같았다. 


옛날부터 형의 등은 그랬다. 나를 모든 것으로부터 지켜주고 모든 걸 해결해주었다. 노엘의 등은 만능 해결사였다. 토마스로부터도 나를 지켜주었고 내가 돈이없어 아이들이 과자를 손에 든 것을 보며 손가락을 빨고있을 떄도 형은 어디서 구한지 모를 돈으로 나에게 과자를 안겨주었다. 나를 성공시켜주었고 멤버들이 탈퇴해 어떻게하지 어떻게하지 발을 동동 구를 때도 이 널찍한 등이 다 해결해주었다. 여기 기대있으면 밴드 일 같은건 신경쓰지않아도 됐다. 그러니까 의사 말이 들어올리 없었다. 시발 그걸 듣는건 내 일이 아니야. 형이 여기있는데 내가 왜 저걸 들어야 해.


나는 노엘을 품에 안고 놓을 생각을 하지않았고 노엘의 볼이나 뒷목에 몇 번이나 입술을 부벼댔다. 당연히 그 모습은 전부 파파라치에 찍혀나갔는데 나는 그딴 거 다 신경안썼다. 필요하면 알아서 막고 아니면 말겠지. 나는 정말 오랜만에 내 세상을 만난 것 같았고 마음 껏 어리광을 부렸다.


그리고 노엘의 거처를 놓고 토론이 벌어졌다. 어머니는 자신이 데려가겠다고했으나 너무 나이가 드셨다며 폴형이 반대했고 폴형은 아이와 아내를 책임진 가장이므로 힘들다고 말했다. 형과 어머니는 나를 힐끗보다가 그래 그럼 비싼 요양시설을 알아보는게 낫게다. 아니면 간병인이나 하고 말했는데 나는 그에 펄펄 뛰며


"왜! 내가 있잖아! 나! 나 이 번에 투어도 끝났고 한가해! 내가 형이랑 있을래!"


하고 내 주장을 강력히 어필했다. 형은 걱정스러운 얼굴을 했지만 어머니는 너희들이 보기좋다며 노엘이 어린시절 나를 얼마나 많이 돌봐줬는지 이야기했고 그래 너희끼리 싸우니 마음이 안좋더라. 같이 지내고 그럼 낫겠지. 그러면서 오랜만에 보기 좋다고 호호 웃으셨다. 어머니가 말을 안해도 형이 내 손을 잡고 이리저리 데려가던 일들은 아직도 내 머릿 속에 선명했으므로 나는 고개를 마구 끄덕거렸고 우리애는 내가 데려가게 됐다.



#


노엘을 우리 집으로 데려가는 날 나는 신이나서 꽃단장을 했다. 노엘이 쓸 방을 노엘이 좋아하는 따뜻한 색에맞춰 사람을불러 정리하고 가구들을 싹 새로사고 요크셔티도사고 우유도 사고 하느라 노엘을 찾아온 것은 첫 날을 빼고 퇴원하는 오늘이 두 번 째였다. 우리애에게는 좀 미안했지만 내가 집을 꾸민걸 보며 우리애도 감탄할거란 생각이 들어 나는 신이 났다.


내가 노엘을 집으로 데려가자 노엘은 불안하다는 듯 고개를 뚤래뚤래 저어대며 주변을 보았다. 나는 말이 없는 노엘에게 여전히 신이 나서 말을 걸어댔다.


"우리애 무슨 말이라도 해봐? 응? 아니면 내가 기타 가져다줄까? 우리 노래할래? 네가 쓰더 거랑 똑같은 거 사놨어. 튜닝도 해놨고 엠프도 있어! 끝내주지?"


나는 노엘에게 칭찬받고싶어서 펄쩍펄쩍 뛰며 말했지만 노엘은 뚱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나를 외면했다. 나는 조금 무안해져서 큼큼 목을 가다듬었는데 노엘은 총총 소파 쪽으로 가며


"티비볼래."


하고 마는 것이었다. 나는 내 노려이 부정당한거같아 속상해졌지만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알아주겠거니 하고 고개를 끄덕거리며


"나, 저번에 결승전 녹화한거있어. 그거 볼래? 맨시티가 아주 맨유를 발라버린다니까!"


하고 오랜만에 노엘과 소리를지르며 어깨동무를하고 맨시티 응원가를 부를 생각에 신이 났는데 노엘은 내게서 리모컨을 빼앗아 들더니 채널을 휙휙 돌려 내가 대체 존재하는 지 조차 몰랐던 어린이 채널로 돌리고는


"그런거 몰라, 난 이거 볼꺼야."


하고 말했다. 나는 잠시 어리벙벙해서 티비를 바라보았다. 그 곳에는 색색깔에 물렁하고 뚱뚱해보이는 사람모양 젤리들이 움직이며 노래하고있었다.


"저거? 씨발 춤추는 젤라빈말이야?"


농담이지? 라는 말을 밖으로 내뱉지 않으며 내가 묻자 노엘은 갸우뚱하며 나를 바라보았다. 저런 행동은 노엘과 어울리지 않았다.

 

"응! 저거볼거야!"


노엘은 한참동안 나를 보며 눈을 깜빡거리다가 정말 티하나없이 (내가 순간 무장해제 될 정도로) 해맑게 웃더니 다시 티비로 시선을 돌렸다. 나는 사색이되어서


"우리애?"


하고 불렀으나 우리애는 나를 돌아보지 않았다. 나는 순간 가슴에서 뭔가 스멀스멀 불안감이 드는 걸 느꼈다. 뭔가 이상했다. 이 건 자신이 생각하던게 아니었다.


"우리애?"


내가 한 번 더 불렀으나 들려오는 대답은 없었다. 대신 노엘은 티비에 집중했는지 이젠 입까지 헤-하고 벌리며 풀린 동공으로 티비를 응시했다. 난 순간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오싹하게 등줄기에 소름이 돋는 걸 느꼈고 그 길로 비명을 지르며 집에서 뛰쳐나갔다.


세상에 저건 씨발 우리애가 아니었다.




Posted by Michelle(미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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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노엘 갤러거 x 리암 갤러거



네임버스 주의.




노엘은 태어나서부터 피부에 마치 각인처럼 새겨져있는 이 네임이라는 싫었다. 어머니는 이 네임하나만을 보고 자신의 아버지인 토마스와 결혼해 세명의 아이를 낳았다. 어머니는 언제나 불행해했다. 사랑해서 한 결혼도 아니었고 아버지는 무능력했다. 당장 끼니걱정을 해야했으며 아버지는 언제나 가족들에게 손을 댔다. 형, 자신 그리고 어머니까지. 가장 오래된 희생자인 어머니는 자신의 막내동생을 임신을 했을 때도 맞았다. 어머니는 만삭이되어 부른 배를 안고 어떻게든 아이를 지키려고했고 다섯살먹은 자신과 여섯살먹은 형은 그런 어머니 대신 얻어맞으며 아이를 지켰다. 


태어난 아이는 아주 작았다. 어머니는 해산을 할 틈도 없이 일을하러 나갔고 그 조막만한 아이를 돌보는건 순전히 형 폴과 노엘 몫이었다. 두 형제는 곧 아이를 사랑하게되었다. 조막만한 그아이는 틈만나면 삑삑 울어 사람 속을 다 긁어놨는데 그래도 노엘을 보고 꺄르르 웃을 때면 그렇게 천사같을 때가 없었다.


리암이 어느정도 크자 아버지의 폭력은 리암에게까지 이어졌다. 아직 어린 리암은 아버지 발길질에 데굴데굴 굴러갔고 노엘은 자신도 작은 몸집으로 그런 리암을 끌어안거나 리암을 화장실에 밀어넣고 문을 잠그곤 했다. 화장실 안에선 리암이 빽빽 우는 소리가 울렸고 그게 시끄럽다며 노엘은 더 얻어맞았지만 끝까지 화장실 앞을 막고 서서 비키지않았다. 아버지는 그에 독하다고 노엘을 더 때렸다.


아버지는 폴이나 노엘을 때린 후 술을마시고 잠들곤했는데 그제야 노엘은 겨우겨우 다리를 절룩이며 화장실문을 열었다. 그러면 리암은 노엘에게 파고들어 으엥으엥 울었는데 노엘은 그 때마다 리암이 다친 곳이 없는지 살펴보며 실없이 웃었다. 그러나 노엘이 언제고 리암을 볼 수도 없는 노릇이었고 폴과 노엘이 없는 집 안에 있으면 리암은 아버지의 폭력을 피할 수 없었다. 한 번은 노엘이 학교에갔다가 돌아와 얼굴에 새파랗게 멍이 든 리암을 보고 리암에게 화를 낸 적도 있었다


"내가 나 없을 때 문 잠그고 방 밖으로 나오지 말랬잖아! 이 멍청아!"

"그치만 배고팠단말이야."


리암은 맞은 것도 서러운데 형이 화까지내자 속상했는지 또 울음을 터트렸고 결국 노엘은 다시 리암을 달래야했다. 이날 일로 이렇게 살 순 없다고 생각한 노엘은 어머니에게 매달리다시피하며 도망가자고 이야기했다. 어차피 돈을 버는 것도 어머니이고 폴과 자신이 학교를 그만두고 돈을 벌테니 제발 도망가자고. 그리고 어머니도 당연히 그러자고 이야기할거라고 노엘은 생각했지만 어머니의 답은 달랐다.


"그건 안돼, 노엘. 이건 내 운명이란다."


어머니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팔뚝 안쪽에 새겨진 아버지의 이름을 보여주었다. 노엘은 잠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어머니는 그런 노엘을 안아주며 중얼거렸다.


"힘든거 알아. 그렇지만 조금만 참으렴. 엄마 운명은 이렇지만 너희의 운명의 상대는 이렇지 않을거야. 너희 운명의 상대는 다를거야."


그 모습이 마지 주문과도 같아 노엘은 소름이 끼쳤다. 




#

형제들의 미약하지만 그나마 방패막이 되어주던 어머니는 결국 노엘이 15살 때 돌아가셨다. 이유는 잦은 구타로인해 상할때로 상한 내장과 과로 등 복합적인 원인이었다. 폴과 노엘은 아버지를 신고했으나 돌아오는 건 증거부족으로인한 석방 뿐이었다. 덕분에 노엘과 폴은 더 많이 얻어맞아야했다. 


노엘은 달아나고 싶어했으나 폴은 스무살이 되기 전까진 이 곳에 있어야한다고 이야기햇다. 그 전까진 운명의 상대가 정확히 누구인지 알 수 없으니 그래야한다고 했다. 그게 운명이라고. 그놈의 운명. 운명타령에 노엘은 정말 속이 터질 지경이었지만 폴만 두고 갈 수 없었으므로 노엘은 집에 남는 수 밖에 없었다.



#

아버지의 폭력은 리암과 노엘, 폴이 클 때까지 계속되었다. 폴은 20살이 되어 상대방의 이름이 정확히 새겨지자마자 자신의 운명의상대를 찾아 미련없이 집을 나가버렸다. 이제 리암을 구해주는 건 노엘 뿐이었고 그나마도 이젠 어느정도 사정을 알게 된 아버지가 화장실 문을 막아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노엘은 그럴 때마다 리암이 맞지않게 리암을 최대한 감싸안았는데 이제 꽤 커다래진 리암은 노엘 품에 채 들어오지 않아서 그런 건 소용이 없었다.


"씨발 많이 아프냐?"


자기도 입에 찢어져서 주제에 달걀을 꺼내 멍든 리암의 광대를 문질러주며 노엘이 묻자 리암은 아프지않다며 히히 웃었다. 노엘은 시발 이 이디엇이 머리를 맞더니 미쳤나 아픈데도 웃네 하고 툴툴거렸는데 그럼 리암은


"괜찮아 맞아도. 형이 왕자님처럼 구해주잖아."


하고 대답했다. 노엘은 그럼 멍청이 멍청이 하면서도 리암을 안아주었다. 이젠 자신만큼 커다래진 리암이 여전히 작게 느껴졌다. 




#

노엘은 스무살이 되었다. 노엘이 스무살이 되는 생일 날 노엘은 엄청난 통증에 눈을 떴고 원래 자신의 이름과 상대방의 이름이 새겨져있던 어깨가 타듯이 아픈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 위에 이름이 새겨졌다. 라일라라는 아주 사랑스러운 여성의 이름이었다. 


노엘이 스무살이 된 그 날 아침 식탁에서 아버지는 노엘에게 나가라고 이야기했다. 노엘이 돈을 벌어오긴했지만 사회의 오랜 관습이 그랬으니 딱히 노엘을 데리고있을 생각은 하지도못했다. 모두가 그랬다. 스무살이되면 부모님을 떠나 이름이 새겨진 상대를 찾아나선다. 그는 아직 스무살이 안되었을 수도 있고 나이가 훨씬 많을 수도 있었기에 어리다면 눈에띄지않게 그 사람의 주변에서 그가 클 때까지 기다리거나 나이가 있다면 그 길로 결혼을 하면 그만이었다.


"운명의 상대를 찾아나서야지. 용돈 붙이는 거 잊지말아라. 네 어머니 기일은 챙겨야지."


아버지는 그렇게 말하고 낄낄 웃었다. 노엘은 더러운 그 입에 어머니 이름을 담지말라고 하고싶었으나 그러지 않았다. 노엘은 그 길로 가서 짐가방을 챙겨 내려왔다. 어차피 가진거라곤 비틀즈 씨디들과 옷 몇가지가 다였으므로 짐은 식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다 챙겨졌다.


"그래, 내 운명을 찾아야지."


노엘은 그렇게말하며 짐가방을 들었다. 리암은 불안한듯 노엘과 아버지를 번갈아보다가 사태파악을 하고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그렇지만 리암도 이 상황을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걸 모르는 건 아니라서 시리얼에 얼굴을 쳐박고 울음을 삭혔다. 그게 형을 볼 수 없어서 슬픈건지 이제 저 혼자 그 폭력을 온전히 견뎌내야하는게 슬픈건지 노엘은 알 수 없어 조금 묘한 표정을 지었다. 노엘은 성큼성큼 리암에게로 걸어가 리암의 손목을 붙들었다.


"따라와. 멍청아."


리암은 시리얼을 먹던 숟가락을 내려놓지도 못하고 그대로 노엘에게 질질 끌려갔다. 뒤에서 아버지가 무어라 소리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노엘은 개의치 않았다. 아직 파자마 차림이었던 리암은 놀라서


"형 어디가는데."


하고 물었는데 노엘은 거기에 


"몰라, 근대 따라와."


하고 대답했다.



#

노엘은 공원화장실에 가서 리암에게 가방을 던져주고 옷을 갈아입고오라고 이야기했다. 화장실안에서 열어본 가방에는 노엘의 옷가지와 섞여서 리암의 옷가지들도 마구잡이로 들어가있었다. 리암은 옷을 꿰어입었고 노엘은 리암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말하고 은행에 들어간 후 둘은 작은 복덕방에 갔다. 둘은 며칠간 집을 보러다녔는데 그동안 공원벤치에서 잠이 들었다. 리암은 추워서 집에 돌아가자고 했는데 그 때마다 노엘이 꼭 안아주면서 


"조금만 참아 곧 우리 집에 갈거야."


라고 말했다. 그 우리집이라는 의미를 리암은 잘 몰랐지만 노엘의 표정이 비장해보여서 고개를 끄덕거리는 수 밖에 없었다. 얼마 후 둘은 낡고 좁은 아파트 한채를 구할 수 있었다. 노엘은 리암에게 여기가 우리 집이라고 말했고 리암은 잘 알아듣지 못했지만 노엘이 그렇다면 그렇다는 거였으므로 그 작은 아파트에 자리잡았다.


노엘은 공장에서 일을 했다. 노엘은 새벽에 나가서 밤 늦게 들어왔는데 그 때마다 작은 빵조가리를 들고오고는 했다. 그럼 리암은 아침에 그 딱딱한 빵조가리를 먹으며 학교에 가곤했는데 그게 공장에서 받은 노엘의 점심임을 리암은 미처 알지 못했다. 노엘은 그렇게 돈을 벌어서 리암을 학교에 보냈다. 리암은 자신도 학교를 그만두고 돈을 벌겠다고 했으나 그 때마다 노엘의 엄한 표정이 돌아와서 그 것을 포기해야했다.


리암은 형과 사는게 좋았다. 좀 가난하긴해도 밥을 굶지는 않았고 좁은 방에서 잠들어있으면 얼마 지나지않아 문이열리고 형이 옷을 벗고 자신의 옆에 눕는다. 자신이 깨기 전에 형은 가지만 항상 머리맡에는 빵과 조금의 용돈이 놓여있었다. 한달에 두번정도는 노엘이 쉬었는데 쉴 때면 노엘은 꼭 리암을 축구경기장에 데려다주고는 했다. 리암은 그 때 마음껏 노엘에게 어리광을 부릴 수 있었고 둘은 경기결과를 보며 소리지르거나 침통해하며 시간을 보냈다. 


힘들긴했어도 리암은 그 시간이 너무 좋아서 그냥 이 시간이 쭉 계속되었으면 했다. 



#

리암이 18살 때 집에 한 사람이 찾아왔다. 그 사람은 금발의 아름다운 여자였는데 그는 자신의 이름이 라일라라고 했다. 리암은 그 이름을 듣자마자 그 사람이 누군지 알아차렸다. 노엘의 운명의 상대였다. 리암은 이 생활이 끝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자신은 아버지에게 돌아가야했고 형은 저 여자와 살게될거다. 


리암은 그 여자에게 나가라고 소리지르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밤이 늦게 노엘은 돌아왔다. 그리고 온 여자에게 누구냐고 물었다. 리암은 그 여자가 이름을 말하자마자 노엘이 그 여자를 따라나설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노엘은 그 여자에게 화를내며 나가라고 말했다. 그 날 노엘은 리암과 오랜만에 같은시간에 잠자리에 들었는데 둘 모두 잠이 들지 못해서 계속해서 몸을 뒤척여야했다.


리암은 그 날 이후부터 노엘의 팔에 새겨진 라일라라는 글씨가 신경쓰였다. 형이 운명을 싫어한다는 걸 알고있었으나 언제까지 자신을 끼고살 수는 없는거였다. 이유는 짐작할 수 있었다. 아마 나때문에. 그리고 내가 스무살이 되자마자 나는 운명의 상대에게 가야하겠지.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수 없었다.


리암이 눈에띄게 우울해하자 눈치빠른 노엘은 그 낌새를 잡아내고 그 다음날부터 이름이 새겨진 어깨에 붕대를 감고다니기 시작했다. 덕분에 리암은 그녀의 이름을 다시 볼 수는 없었고 눈에서 보이지않자 리암은 어느정도 그 것에대해 잊을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예전생활의 반복이었다. 


노엘은 개처러 일해서 기어코 자신은 졸업하지못한 고등학교를 리암은 마지막까지 졸업시켰다. 졸업식에서 노엘은 리암에게 꽃다발을 안겨주며 처음으로 울었다. 그 지독한 고생의 대가였다. 리암은 그런 노엘을 보고 놀리려고했는데 자신도 울음이나서 같이 울었다. 



#

얼마 후 리암은 스무살이되었다. 스무살이 되는 생일날 리암은 종아리 안 쪽에 타는듯한 통증을 느꼈고 곧 거기에 반코라는 이름이 새겨진 것을 확인했다. 노엘은 얼굴을 싹 굳혔다. 반코는 올해 40대에 가까운 술주정뱅이였다. 가끔 막노동을하고 그 돈으로 술을 마시고 다니는 마을에서 유명한 망나니였는데 툭하면 주먹질을하고다녀 마을사람들 시선이 고울리가 없었다. 처음엔 다른사람이겠지 다른사람이겠지 했으나 그 바로 다음날 누군가 둘의 집 문을 두드렸다. 반코였다.


"씨발 존나 늦게크네. 기다리느라 죽는 줄 알았어. 빨리 가자고."


반코는 리암의 손목을 잡아끌며 말했다. 그러자 노엘이 리암의 반대 쪽 손목을 잡았다.


"못가. 누구마음대로 데려가."

"뭐? 눈 없어? 여기 씨발 내이름 써있잖아. 반코! 내 이름말이야. 내꺼라는 표시라고."


그러면서 반코는 리암을 확 당겨다 자신의 품에 안았다. 술냄새가 섞여 악취에가까운 숨이 리암의 목덜미에 닿았다. 리암은 소름이 끼치는 걸 느꼈다. 


"지랄하고있네. 그런거 좆까. 씨발 우린 그런거 안믿어." 


노엘은 그런 반코의 가슴을 밀며 다시 리암을 잡아당기고는 문을 닫으려고했다. 그러자 반코가 막무가내로 손을 우겨넣더니 리암을 잡으려고 휘저어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마치 어린시절 화장실 창문으로 자신을 잡으려고 팔을 뻗어대던 아버지 모습과 겹쳐보여 리암은 뒷걸음질쳤다.


"넌 내 거야. 몰라?"


그러자 반코의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울렸다. 리암은 겁에질린 표정을 지었고 노엘은 당장 꺼지라며 반코를 발로차서 밀어버렸다. 문이 닫히고나서도 반코는 한참 문을 쾅쾅거렸는데 노엘은 그런 리암이 듣지못하게 리암을 이불 속에 파묻어버리고 제가 꼭 끌어안고있었다.



#


얼마 후 반코는 소송을 냈다. 제 짝을 주지않는다는 것이었다. 관습이긴했으나 결혼이 강제가아니므로 그 소송은 기각되었으나 그 사건에대한 손가락질이 시작되었다. 자신의 피부위에 새겨진 이름의 상대는 당연코 자신의 운명 일 수 밖에 없었고 운명의 상대와 결혼하는 건 당연한 일인데 그걸 거스르는게 좋게 보일리 없엇다.


그 일로 노엘은 공장에서 잘렸고 리암은 취업을 하지못하게됐다. 얼마 간은 가진 돈으로 버텼지만 곧 식량이 바닥나고 수도까지 끊기자 노엘은 막노동을 시작했다. 힘도 세지않으면서 작은 체구로 막노동을하는 노엘의 몸에는 언제나 멍이 가득했는데 리암도 나가려고하면 노엘은 기어코 리암은 하지못하게했다.


무슨 일이라도 도우려 리암은 어느 회사의 청소일을 시작했다. 리암은 회사원들에게 방해가되지않기위해 밤늦게부터 새벽까지 일했는데 노엘은 항상 리암에게 조심하라고했다. 리암은 이젠 자신보다 훨씬 작아진 노엘을보고 나보다 네가 조심해야지 하고 말했지만 노엘은 영 못마땅한 표정이었다.


그 날도 리암은 늦게까지 화장실 청소를 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빨리가서 씻어야지 안그러면 형이 화장실 누린내를 맡을지도 몰랐다. 그건 왠지 부끄러웠다. 리암은 오늘 받은 월급으로 오랜만에 노엘과 고기를 사먹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리암이 채 집에 들어가기도 전에 리암은 누군가 자신의 입을 손수건으로 확 막아버리는 걸 느끼며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


눈을 떳을 때 리암은 달리는 차 안이었다. 리암은 휙휙 바뀌어가는 창 밖을 보며 주변을 두리변거렸다. 처음보는 차 안이었다. 리암은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눈만 꿈뻑꿈뻑 떴다.


"깻어? 달링?"


소름돋는 목소리와 함께 두꺼비처럼 두껍고 우툴두툴한 손이 리암의 볼을 훑었다. 리암은 힉 소리를 내며 창가에 붙으며 그 쪽을 바라봤고 거기엔 반코가 낄낄거리며 다시 운전대를 잡고있었다. 


"뭐야 씨발 여기가 어디야!"

"어디긴 차 안이지. 우린 우리 집에 가는 중이고."

"여기 우리집 아니야! 빨리 나 내려줘!"

"착하게 굴어야지. 리암, 내 성질 돋우지 마. 응?"

"꺼져 씨발 차 세우라고!!!!"


리암은 반코를 밀고 운전대를 빼앗다시피하며 차를 돌리려 했다. 그러자 반코가 리암을 창문쪽으로 밀어버렸다. 리암은 유리창에 머리를 쿵 소리가 나도록 부딪혔다. 반코는 차를 멈춰세웠고 리암은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문을 열려고 손잡이를 잡았지만 차문은 잠겨있어서 덜컥거릴 뿐 문이 열리지 않았다.


"성질 돋우지 말랬잖아."


반코는 으르렁거리며 리암이 있는 차 시트를 뒤로 확 져치고 리암의 허벅지 위에 올라앉았다. 리암은 버둥거리며 몸을 빼려고 했으나 반코는 리암의 머리채를 잡아올리고 무릎으로 리암의 배를 꽉 눌렀다.


"으..씨발"


리암이 고통스러운 듯 뒤척이자 반코는 리암의 뺨을 세개 한 대 쳤다. 머리가 띵했고 리암의 코에선 코피가 줄줄 흘러내렸다. 그리고 잘칵거리며 바지버클 내려가는 소리가 들렸다. 리암은 얼굴이 창백해져서 정말 죽을 힘을 다해 반코를 밀어내려했지만 곧 반코의 벨트에 손목을 묶인 채 물고기처럼 아래만 퍼덕이는 수 밖에 없었다.


"첫날밤이 차안이라니 낭만적이잖아. 응?"


반코는 그렇게 말하며 리암의 귓바퀴를 핥았다. 리암은 노엘의 이름을 부르며 울었지만 노엘은 오지 않았다. 곧 리암의 울음섞인 비명소리만 차안에 울려퍼졌다.



#


"걸레질좀 제대로 못해? 씨발. 집안일 하나 못하고."


반코는 허리를 숙이고 걸레질을 하고있는 리암의 엉덩이를 걷어찼다. 리암은 그대로 고개를 걸레에 쳐박았는데 엉덩이가 뒤로 올려진 상태였다. 반코는 그런 리암의 엉덩이를 빤히 보다가 그대로 리암의 바지를 잡아챘다. 리암의 바지는 고무줄 바지라 그대로 종아리까지 내려갔다.


반코는 그대로 보이는 리암의 구멍에 침을 뱉고 그대로 손가락을 쑤셔넣었다. 리암이 아픈듯 앓는소리를 냈는데 걸레에  얼굴을 쳐박은 상태라 입을 벌리자 구정물이 입안으로 들어왔다. 리암은 퉷하고 입안에 들어온 더러운 침을 뱉었는데 그러자 


"씨발 너 지금 침뱉냐? 서방님이 씨발 봉사해주겠다는데."


하면서 리암의 뒷통수를 잡았다가 바닥에 그대로 내리꽃았다. 리암은 본능적으로 덜 아프기위해 얼굴을 옆으로 돌렸는데 그러자 짜증을 내며 걸레를 들어 리암의 입 안으로 쳐박았다.


반코는 제대로 풀어주지도 않고 손가락으로 대충 리암의 뒤를 훑은 후 리암에게 삽입했다. 리암의 뒤는 이미 헐대로 헐어서 볼일만 봐도 피가 비출 정도였는데 반코는 신경도 쓰지않고 리암의 뒤에서 거칠게 허리를 움직였다. 입안에 물어진 걸레에선 역한 냄새가 올라와 구역질이 났지만 리암은 그걸 뱉을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물고있었다.


어차피 계속 반복되는 일이었다. 


#


리암은 차 안에서 강간을 당하고 울면서 노엘만을 찾았다. 처음으로 벌려진 아래는 끊어질듯 아팠는데 거의 들어가지않자 그는 삽입을위해 커터칼로 리암의 뒤를 일부러 찢어버렸다. 일이 끝났을 땐 안에 사정해서 정액과 피가 줄줄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렸는데 리암은 너무 소리를 질러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정도였다.


반코는얌전히 눈물만 흘리고있는 리암이 만족스러운듯 입술에 입을맞췄다. 두꺼운혀가 리암의 입안을 여기저기 훑고 다녔다. 리암은 입을 벌리고만있었다. 침이 줄줄 입밖으로 새어나왔다. 


반코가 그렇게 달려 도착한 곳은 시골의 한 마을이었다. 반코의 고향이었는데 반코는 거기에 마을사람들에게 자신의 운명의 상대를 찾아왔다며 어린애라고 자랑을 하고 다녔다. 리암은 그 곳에 도착하자마자 도망을 치려햇는데 곧 잡혀왔다. 리암을 잡은 사람은 옆 집 할머니였다.


리암은 처음 도망치려는 시도를 한 날 마을광장에서 마구 얻어맞았다. 리암을 도와주는 사람은 없었다. 다들 도망치려는 마누라는 단속을 잘해야지 하면서 혀를 찼을 뿐이었다. 리암은 억울하고 무서웠다. 형에게 전화를 하려고했는데 집안의 전화는 전부 끊겨있었고 이 곳의 주소조차 알 수 없었다. 시골에는 그 흔한 공중전화하나 없었다.


리암은 총 다섯번의 도망침 끝에 다리를 절게 되었다. 아주 도망칠 수 없게해준다며 반코가 커다란 바위로 리암의 종아리를 찍어버린 것이었다. 한 번은 마을에있는 파출소에 신고했는데 경찰은 오히려 반코에게 전화해서 반코보고 리암을 찾아가라고 했다. 리암은 모든 희망을 잃었다. 


폐쇄적인 시골 사회에서 리암의 편은 아무도 없었다.


이 곳은 산 위였고 다리를 절며 도망칠 수는 없었다. 버스가있기는 했으나 버스를 타고 도망갔다간 금방 들킬 것이었다. 리암은 매일매일 집안일을 하고 다리를 절며 근처 식당에서 설거지를 했다. 그리고 번 돈으로 반코는 술을 마셨다. 술을 마시고 리암을 때렸다. 리암을 매일매일 거칠게 안고 그러면서 리암의 허벅지 안쪽에 새겨진 자신의 이름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게 내꺼라는 표시야. 이게 네 운명이야. 이게 네 운명이야. 난 네 운명의 상대야.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매일 지속되는 폭력은 리암의 트라우마를 불러일으켰다. 한 번은 반코가 술에취해 때리자 리암은 몸을 웅크리고 


"때리지 마세요, 아빠. 아빠..."


라고 했는데 반코는 그게 마음에들었는지 계속 아빠라고 부르라고하며 리암을 안았다. 리암은 그러면 노엘을 찾았는데 노엘의 이름을 부르면 어김없이 반코의 폭력이 날아왔다. 


어느순간부터 리암은 이제 노엘을 부르지도 않았고 울지도 않게 되었다. 아주 어린시절 언젠가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맞으면서 햇던 말이 생각났다. 이게 내 운명이란다.


"그래 이게 내 운명이야."


리암은 순응했다. 그래 이걸로 되었다. 자신이 없으면 노엘은 이제 그 라일라라는 여자랑 결혼할 수 있었으니까. 그게 노엘의 운명이었다. 그 예쁜여자랑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알콩달콩 사는거. 그리고 자신의 운명은 이 것이었다.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그래 왜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이미 오래전부터 정해져있는. 그런 운명이었다. 노엘과 산 것은 그냥 이런 운명 전에 신께서 잠깐 그래 아주 잠깐 주신 그런 것이라고 리암은 생각했다.


그 기억이라도 없었으면 자신의 인생에 영원히 빛나는 날은 없었을 테니까



#


리암이 이 곳에 온지 삼년이 지났다. 리암은 두번 임신했다가 반코에게 얻어맞아 유산을 했다. 리암은 어느 날처럼 식당일을 끝내고 돌아와 빨래를 널었다. 그리고 늦은 밤이 되어서야 반코가 들어왔다. 반코는 술에 취한 채였는데 언제나 있던일이었기에 리암은 익숙하게 반코의 코트를 잡았다.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


반코가 물었는데 리암은 언제나와같은 술주정으로 여기고 대답을 하지않았다. 그러자 반코가 리암의 엉덩이를 주물럭거리며 낄낄웃고는 말을 이었다.


"네 형을 봤어."


순간 코트를 개던 리암의 손이 멎었다. 반코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어...어디서?"

"산 아래 주유소에서, 널 찾고있더군."


심장이 두근두근 뛰었다. 리암의 안에서 언제나 매말라있던 무언가에 살짝 불이 붙는 것 같았다. 리암은 기대에 가득 찬 눈으로 반코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내 친구들을 시켜서 늘씬하게 두들겨줬지." 


반코는 그렇게 말하며 각목으로 후드려치는 시늉을 했다. 리암은 머릿 속이 새하얗게 변하는 기분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반코는 낄낄거리며 말을 이었다.


"아마 여기까진 오지도 못할걸?"

"이....새..."

"뭐라고?"

"이 씨발새끼야!!!!"


리암이 반코한테 달려든 건 순식간이었다. 처음 일년을 빼고 벌써 몇년동안 리암이 대든 적이 없었기에 반코는 리암이 미는 걸 잡지못하고 뒤로 넘어갔다. 그러자 리암이 반코에게 주먹질을 하기 시작했다.


"노엘한테 왜그래!!!!!노엘한...컥...!"

"이 씨발년이 어디서..!"


반코는 처음에 놀라 조금 얻어맞다가 곧 정신을 차리고 몸을 뒤집어 리암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리암은 숨이 막혀 발버둥 쳤는데 반코는 술에취해서인지 화가나서인지 리암이 컥컥거리자 리암의 목을 부러트릴 기세로 목을 더 조르기 시작했다. 발버둥치는 리암의 힘이 점점 약해졌다. 그리고 이젠 흰자위가 보일 정도로 리암의 눈이 뒤로 돌아가며 입에서 거품이 나오기 시작했을 때 즘 퍽!!!소리와 함께 몸이 확 넘어갔다.


"씨발새끼야 남의 새끼한테 무슨짓이야."


리암은 콜록콜록 거리며 흐익흐익 숨을 겨우 뱉었다. 구역질도 조금 났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 리암은 겨우 정신을 차렸는데 거기엔 한쪽 눈이 퉁퉁부어 뜨지도못하고 이마에서 흘러내린 피가 굳어 볼 한쪽이 벌겋게 변한 노엘이 서있었다. 한손엔 각목을 쥔 채였고 그 곳엔 피가 묻어있었다. 리암은 그제야 쓰러져있는 반코가 보였다.


"씨발....씨발..."


노엘은 눈이 부어 리암이 잘 보이지않는지 한쪽눈을 벅벅 문지르며 욕만 내뱉었다. 리암은 지금 너무 현실감이 없어서 이게 사실인지 아닌지 알 수 없어서 노엘을 보고있었다. 노엘은 천천히 리암 앞으로 다가가 주저앉아 리암을 끌어안았다. 


"이 씨발 내가 안맞게 하려고 거기서 데리고 나왔는데...."

"노엘?"

"왜, 우리애야."


노엘의 품에선 집냄새가 났다. 아주 그리운 냄새 그래 우리집 냄새였다. 그제야 리암은 울음을 터트렸다. 몇년간 억눌러온 울음이었다. 노엘은 능숙하게 리암을 달래주었고 리암의 멍든 곳 이 곳 저곳을 쓸어주었다. 리암은 정말 한참이 지나서야 울음을 그쳤다.


"이제 집에 가자."


리암이 울음을 그치자 노엘은 리암의 손을 잡아 끌었다. 리암을 잡아끄는 노엘의 손목에도 리암의 손목에도 시퍼렇게 멍이 들어있었다. 리암은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켰다가 곧 고개를 도리질쳤다.


"안돼..."

"뭐?"


노엘이 되물었다. 그러자 리암이 희미하게 웃었다. 어디선가 본 웃음이었는데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어디서 봤더라 노엘은 기억을 더듬었다.


"어쩔 수 없어, 형 이게 내 운명이야."


노엘은 그제야 그 웃음을 어디서 봤는지 생각났다. 어머니였다. 그게 자신이라고 이야기하다가 결국 돌아가신 어머니. 노엘의 얼굴이 험악해졌다. 


"운명이라고?"

"그래."

"난 운명같은거 몰라."


노엘은 난폭하게 리암을 잡아 일으켰다. 리암이 불편한 다리로 절룩이며 일어나자 노엘의 얼굴엔 이제 냉기가 감돌았다. 


"씨발 그새끼가 이랬어?!" 


하고 다그치는 소리를 리암은 못들은 척 했다.


"지랄같은 운명타령 그만하고 짐이나 싸. 난 운명 그런거 좆도 모른다고."

"그치만 이건 운명이야...처음부터 정해져있는거라고. 내 허벅지에 적혀있어."

"넌 이 상황이 좋아? 어? 이렇게 맞으면서 개처럼 사는게? 씨발 어릴때부터 그랬더니 이게 좋은 거 같아?"


결국 노엘이 언성을 높혔다. 자주 화를 내지 않던 노엘이었는데 커다란 목소리로 노엘은 화를 냈다. 노엘이 그렇게 말하자 리암또한 울컥했다. 씨발 좋은 거 같아? 누가 이런 상황에서 좋겠어. 누가 기쁘겠어. 자신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내 말 안들려?! 이게 운명이라고! 내 종아리에 그렇게 써져있잖아! 반코라고! 이렇게 정해져있었다고! 형이야말로 왜그래! 형은 나랑 가야하는게아니라 그 라일라라는 여자한테 가야 돼! 그 금발머리 여자말이야! 그게 형 운명이니까! 형은 형 어깨가 안보여? 그게 운명이라고!"


리암도 목에 핏대를 높혀 소리질렀다. 억울했다. 너무 억울했다. 자신이 좋아서 이런 운명을 타고난 것도 아니었고 그냥 이런 운명인데 어쩔 수 없는 것 뿐이었다. 형처럼 좋은 운명을 가진 사람은 몰랐다. 좋은 여자와 운명. 그게 얼마나  복에 겨운줄 모르고 그깟 거 취급이나 하고!


"그 것 때문에 그래?! 그 씨발놈의 몸에 새겨진 이름 때문에?"

"그래!!씨발 그 것 때문에 그런다!!!"


리암이 소리를 지르나 노엘이 자신의 윗 옷을 벗어버렸다. 노엘의 어꺠에는 헤어지기 전에 보았던 그 붕대가 그대로 어깨에 메어져있었다. 노엘은 거칠게 그 붕대를 뜯어냈다. 그 붕대는 몇년간 풀지 않았는지 그 부분만 하얘서 몸 색깔과 달리 유난히 하얘서 그 곳에 새겨진 라일라라는 글씨가 잘 보였다. 


노엘은 그대로 걸어가서 거실 테이블에 있는 과도를 집어들었다. 그리고 그 것을 그대로 자신의 어깨에 가져다 대었다.


"운명같은거 개나 줘버려. 씨발 이게 내 운명이야."


그리고 노엘은 어깨에 글씨위를 과도로 그었다. LYLA 라는 글씨에 L자만 내버려두고 그 위를 천천히 그었다. 노엘의 어깨에서 피가 줄줄 새러나와 팔 전체를 적셨지만 노엘은 신경쓰지않았다. 노엘이 새긴 글씨는 Liam이었다.


"씨발 뭐하는거야! 그러면..."


리암은 놀라서 소리쳤다. 그러면...그러면 이름이 지워지잖아. 예쁜 아내도 귀여운 아이들도 전부 사라지잖아.....


"난 운명같은거 없어. 내가 누구랑 살지 그건 내가 결정해."


노엘이 대답했다. 리암은 입을 열 수 없었다. 운명 운명 운명 지겹게 들어왔던 그 단어가 어머니와 반코의 목소리로 재생되어 머리 속에 어지럽게 돌아다녔다.


"리암. 우리애."


리암이 대답을 하지않자 노엘이 다시 한 번 리암을 불렀다. 이번엔 아까보다 훨씬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이리와."


노엘은 과도를 던져버리고 멀쩡한 팔을 벌려 리암에게 말했다. 리암은 그런 노엘을 보다가 천천히 노엘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리암은 반도 가지못해 발목을 잡혔다.


"씨발 가기만 해! 어딜가! 넌 못가! 내가 네 운명의 상대라고!"


어느새 일어난 반코가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리암의 성하지 못한 다리를 잡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 순간 그동안 당했던 모든 일들이 리암의 머리 속을 스쳐갔다.


"난 그런 운명같은거 없어. 씨발아!"


리암은 멀쩡한 발로 반코의 얼굴을 걷어찼다. 어찌나 세개 찼는지 반코는 코피를 흘리며 뒤로 데굴데굴 굴러갔다. 리암은 달려가 노엘에게 안겼고 노엘은 리암을 부축해서 집 밖에 주차되어있는 자신의 차로 데려갔다. 노엘의 팔이 다쳐있어서 운전은 리암이 해야했다.


둘은 기름이 떨어질 때까지 달렸다. 달리는 동안 아무 말도 하지않았다. 기름이 떨어질 떄 즘엔 어느 작은 도시에 도착했었는데 어느새 밤은 거쳐서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둘은 그 마을의 병원에 들렸고 둘 모두 입원하게 되었다. 


이인실에서 둘은 다른 침대에 있었는데 리암이 이제 어떻게 하지 하며 불안해하자 노엘은 리암이 있는 곳으로 갔다. 둘은 좁은 일인용 병실침대에 옆으로 누워서 마주보았다.


"괜찮아 리암, 자고 일어나면 지금보다 더 좋아질거야."


노엘은 리암의 머리를 쓸어주며 말했다. 노엘의 어깨엔 예전처럼 붕대가 감겨져있었다. 그 말이 마법의 주문이라도 되는 것처럼 리암은 그제야 피로가 몰려왔다.


"응."


리암은 대답하고 노엘의 품을 파고들었다. 언제나 그랬다. 어릴때부터 자신이 맞고있으면 형은 나타나서 자신을 구해주었다. 다섯살 때도 열살 때도 열 다섯살때도 그리고 지금도 그랬다.


"잘자 리암."


리암의 이마에 부드러운 키스가 떨어졌다. 리암은 눈을 감았다. 오랜만에 푹 잘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Posted by Michelle(미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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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노엘리암]나랑

2013. 12. 1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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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이스


리암 갤러거 x 노엘 갤러거



무거운내용 아님.



#


노엘은 항상 싫다라고만했기에 리암은 당췌 노엘이 정말 싫은지 좋은지 알 수 없었다. 아주 예전부터 그랬다. 거의 초반에 몸을 섞을 때 우린 아직 성인이 되기 전이었는데 내가 허리짓말 하면 싫다면서 아응아응-울어대길래 나는 내가 그렇게 못하나 싶어서


"진짜 싫어?"


하고 물었더랜다. 그랬더니 노엘은 얼굴을 붉히면서


"그걸 내가 말해야아냐? 알아서 알아들어."


하고 내 허리에 자기 다리를 감았다. 그게 좋다는 표시인걸 알았기 때문에 아 그렇구나 부끄러운가보다 하면서 허리를 다시 움직이고 그리고 또 몸을 섞고 노엘은 계속 싫다고하고 그게 벌써 십년이 넘었다.




"내가 싫다고했잖아!!!!!!!!!!!"


나는 노엘의 위에 몸을 겹치고 있다가 그대로 내 배를 노엘에게 정통으로 얻어맞고 침대에서 굴러떨어져 나자빠졌다. 머리를 바닥에 부딪혔는지 띵-하고 울려왔다. 침대가 높기도 높았고 그리고 맞은 갈비뼈가 아팠다.


"씨발....니가 언제 안싫다는 적 있었어?!"


난 억울해서 소리쳤다. 노엘은 진짜 당췌 알 수가 없었다. 노엘은 정말 매번 싫다고했는데 대부분 그 것은 그냥 앙탈일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싫어싫어하면서도 내가 반쯤 누르듯 덮치면 못이기는 척 내 어깨나 허리에 팔을 둘러오곤 하는 것이었다. 그래도 노엘이 정말 싫어할 때가 있긴 있는게 문제였다. 노엘은 좋을 때도 싫어라고했지만 싫을 때도 싫어라고 했기 때문에 그걸 알아듣는 건 항상 내 눈치싸움이였다. 한 번은 진짜 싫어보이길래 하다가 관뒀더니 고자새끼라며 씩씩거리며 나가버렸고 오늘은 아무리봐도 오케이싸인같아서 싫다는걸 무시하고 덮쳤더니 이모양 이꼴이다. 


"그만큼 했으면 그런건 알아서 알아들어야지!"


그리고 이거보다 더 억울한 건 이거였다. 내가 씨발 락스타지 독심술사도아니고 어떻게 지 마음을 안다고 이젠 알아서 알아들으란다. 이럴 때면 생리한다는 말이 농담이 아닌 것 같았다. 보통 여자들이 저러지않나. 당췌 언어가 나눠져있는 것도 아니고 처음부터 좋을 때 좋다고했으면 이럴 일이 없을 것 아닌가. 나는 아직도 아픈 배를 부여잡고 끙끙 거리며 일어났다. 내가 끙끙거리자 노엘은 


"마...많이아프냐?"


하고 물었다. 걱정해줄거면 처음부터 발로 차지나 말던가. 내가 축구공도 아니고 아주 맨시티의 그 개새끼처럼 나를 침대 밖으로 뻥 하고 차버린 주제에 진짜 그렇게 걱정하는 것처럼 보이면 가식으로 밖에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몰라서 묻냐?"


하고 내가 빈정거리자 노엘은 변명하듯


"진짜 싫었단 말이야."


하고 웅얼거렸다. 나는 다시 한 번 끙끙거렸고 노엘에게 결국 손만잡고 잔다는(씨발 오빠믿지도아니고) 약속을 한 후에야 침대로 올라갈 수 있었다. 내가 기분이 좋아보이지 않자 노엘은 답지않게 애교부리듯 웃으며 우리애 하고 내 품에 사근사근 안겨왔다. 그리고 나는 또 빙구처럼 얼굴을 풀고 실실 웃음을 흘렸다. 세상에 더 좋아하는 쪽이 지는 거라고 누가 그러던가


"우리애 많이아파?"

"아니, 이제 하나도 안아파."


그것 참 명언이다. 하고 나는 감탄하며 노엘의 볼에 입술을 문댔다. 노엘은 간지럽다는 듯 내머리를 헤집다가 내 콧잔등에 뽀뽀해주었고 우리는 그렇게 서로 얼굴에 침을 발라댔다. 아무튼 간에 손만잡고잔다는 약속은 지켜지지않았지만 우리는 그렇게 구르다가 잠이들었다.




#


보통 우리는 인터뷰를 같이 나가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같이 인터뷰를 나가면 그 곳은 인터뷰장이아닌 어느새 서로를 물어뜯고 싸우는 장이 되고 마는 것이었다. 덕분에 인터뷰어들 측에서 우리 둘 모두를 인터뷰하기 싫어했고 가뜩이나 한명도 인터뷰하기 힘든 그 갤러거지 형제였기 때문에 우리가 인터뷰 하는 대상은 나는 앤디와 노엘은 겜과로 정해져있었다. 


그런데 그 날은 조금 달랐다. 우리 모두에게 인터뷰가 들어왔고 크리스부터 인터뷰가 차례대로 시작되었고 우리는 두그룹으로 나눠져 상대방이 인터뷰를 하는 모습을 밖에서 볼 수 있었다. 그러니까 각자 한명씩 인터뷰를 하고 그다음에 나와 크리스 앤디가 먼저 인터뷰를 하고 겜과 노엘이 하는 식이었다.


"좋아하는거 말하는거야?"


나는 인터뷰의 질문을 다시 짚어주었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좋아하는거라 내가 좋아하는거 나는 천천히 맨시티나 어머니 그리고 프리티그린 등을 줄줄 이야기했다. 그 때 인터뷰가 질문을 바꿨다.


"그럼 제일 좋아하는 건요?"

"글쎄, 잘 모르겠는데?"

"좋다 할 때 딱 떠오르는 거 없어요?"


인터뷰어가 그렇게 묻자 내 머릿 속에 떠오르는 건 하나 밖에 없었다.


"우리애?"




#


노엘은 왠지 기분이 좋지않아보였다. 저거 또 왜저래. 또 생리한대? 라고 내가 묻자 옆에서 먼저 인터뷰를 마치고 나와있던 크리스가 내가 좋아하는 걸 인터뷰 한 후부터 계속 저 표정이라고 말했다. 뭐야 또 그 답지않는 씨발 누가 알면 어떻게 해 타령인가?


"그럼 마이 시스터 러버나 작곡해주지 말던가 미친새끼."


나는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 시작은 누가했는데. 내가 무대에서 지를 존나 주물러대긴하는데 지도 정상은 아닌게 존나 그렇게 노골적인 곡을 써놔서 엄청난 논란이 됐었다. 그 곡이 나를향한거라는 건 나말고도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근대 그래놓고 또 내가 신이 날 아벨이라고 생각한다는 곡 하나 썼다고 펄쩍 뛰는 것이었다. 우리애 심리는 진짜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난 앞으로도 쭉 모를 것 같았다.


그리고 우리에게 했던 질문과 똑같은 질문을 인터뷰어는 노엘과 겜에게 해나갔다. 둘은 서로 낄낄거리고 장난도 치며 말을 이어나갔는데 나랑 인터뷰할 때랑은 달리 평온하고 즐거워보여서 좀 배알이 꼴렸다. 그래도 그러려니 하고 있는데 인터뷰어가 물었다.


"싫어하는 건요?"

"뭐 있겠어, 맨시티나 다른밴드 팬들이나 내 출신보고 뭐라고하는 뭐 그런놈들."

"그럼 제일 싫어하는건요? 역시 맨유인가요?"

"제일 싫어하는거?"


인터뷰어가 그렇게 묻자 노엘이 흘긋 고개를 돌려 나를 보았다.


"우리애."


노엘이 그렇게 대답하자 내가 날뛰기라도 할 줄 알았는지 모두가 긴장해서 내 눈치를 보는 게 느껴졌다. 그렇지만 나는 평온했다. 요것봐라 요것봐라. 모르긴 몰라도 저 말은 내가 제일 좋다는 표시가 분명했다. 세상에 누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랑 떡을 치겠는가. 저 요망한게 아까 내 대답을 듣고 저러는거야 저게.


나는 그렇게 내 좋을 대로 해석을 하며 흐뭇하게 웃었다. 좋아 이번 잡지기사는 스크랩해놔야지. 내가 그렇게 생각하며 갑자기 실없이 웃자 폭풍전야라고 생각했는지 앤디가 "진심은 아닐거야." 라고 말하고 내 팔을 잡았다. 뭐야 씨발 그러 당연히 진심이 아니지. 


"럼......는 사람은요?"

"겜."


내가 한참 망상에 허우적거릴 사이 인터뷰어가 다시 질문을 했다. 하지만 나는 질문은 놓치고 답만 겨우 듣고 말았다. 겜이라니 무슨소리지? 제일 연주실력이 좋은사람을 얘기하는가 싶어 내가 앤디에게 질문이 뭐였냐 물으려고 했을 때 우리애가 다시 대답하는게 들렸다.


"우리 멤버들 중에서 겜이 제일좋아."


어 씨발 우리 애가 좋다는 말을 할 줄 알았던가?




#


"또 뭐가 불만인데."

"불만없어."


나는 그렇게 말하고 입을 대빨내밀고 창가에 머리를 기댔다. 엄연히 삐졌다는 표시였다. 평소였다면 나는 기를 쓰고 노엘 옆에 붙어앉았겠지만 나는 지금 일부러 앤디 옆에 앉아있었다. 노엘은 아주 얼굴에 귀찮다는 표정이 역력한 채였다. 나는 더더 화가났다.


"씨발 불만이 있으면 말을 하라고!"

"불만없다고 씨발!"


결국 또 언성이 높아졌다. 우리는 또 으르렁거렸고 급기야 서로 쌍욕을 하며 달려들려다가 앤디와 겜에의해 중재되었다. 나는 씩씩거리며 일부러 앤디한테 찰싹 달라붙어 몸을 부벼댔다. 노엘의 눈썹이 꿈틀거리고 올라갔다.


앤디는 난감한듯 나를 달래주고는 차는 움직여 곧 우리를 집 앞에 내려주었다. 평소라면 우리애와 단 둘이있을거라며 빨리 가라고 내쫓았겠지만 나는 차라도 한 잔 하고가라며 앤디의 품에 마구 엉겨들었다. 그랬더니 노엘 저 새끼가 눈웃음을 살살 치면서 겜에게 팔짱을 끼는게 아닌가.


겜이 좋아. 겜을 좋아해. 나 겜을 사랑하는 거 같아.


내 머리 속에 노엘이 말했던(물론 저렇게까지 말하지않았다.) 말들이 둥둥 떠다녔다. 결국 우리는 겜과 앤디를 보내고 서로 멱살을 잡고 굴렀다. 내 눈엔 시퍼렇게 멍이들었고 노엘은 코피가 터졌다. 노엘은 이제 진짜 한계였는지 나를 퍽 밀치고 줄줄 흐르는 코피를 소매로 슥슥 훔쳐내며 나한테 뺵 소리를 질렀다.


"씨발 그러니까 대체 왜그러는데!!!!"

"몰라 씨발!!!네가 좋아죽는 겜한테 가서 묻던가!."


아 인정한다. 그래 이건 좀 유치했던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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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리암 갤러거 x 노엘 갤러거




B.

 

"어...리암 끝난...거야?"

 

노엘은 안에서 치고 들어오다가 갑자기 부르르 몸을 떨며 사정해버린 리암을 황당한듯 바라보았다. 지금이 절정의 끝을 달할 때면 몰랐으나 지금이 차를 탄다고 치면 노엘은 이제 막 달궈져 뜨거운 물이 부어지길 기다리는 찻잔과 같은 상태였다. 그러나 찻잎을 넣기도 전에 이미 상황은 끝나있었다.

 

"그게....오랜만이라..."

 

리암은 노엘 안에 넣자마자 사정해버린게 민망한듯 스물스물거리며 몸을 빼냈다. 가뜩이나 나이도 있는데 오랜만에 노엘의 몸을 봐서 너무 흥분한게 문제였다. 리암은 민망함에 얼굴도 제대로 들지 못하고 고개를 수그렸다. 씨발 이게 고개숙인 남편의 기분이구나. 리암은 이제 막 발기한 노엘의 것을 보고 자신의 아래에 서라서라 하고 주문을 걸었지만 도통 리암의 것은 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미안해......저기 손으로..."

 

리암은 말 그대로 딱 죽고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애써 노엘에게 손으로 해주겠다고 어물어물 입을 놀렸다. 이 말 하는 것 자체가 자존심이 상했지만 일단 노엘을 만족시켜야한다는 남자로서의 의무감이 있었으므로 리암은 머뭇머뭇 노엘의 허벅지를 손으로 그러쥐었다.

 

"............."

"우리애?"

 

그렇지만 리암은 곧 손을 놔야했다. 노엘이 리암의 어꺠를 꽉 끌어안고 리암의 어꺠에 얼굴을 묻었다. 리암은 어떻게해야할지 몰라 손을 허공에 방황했다. 예전에는 당연한 일이었지만 지금 자신의 품에 가득한 노엘의 존재감은 현재의 리암에게는 낯설디 낯선 것이었다. 리암은 한참이나 손을 방황한 뒤에야 노엘의 등을 마주 안았다. 둘은 틈없이 꼭 붙어있었다. 가슴이 서로 맞닿아서 두근두근 서로의 심장소리가 들려왔다.

 

 "씨발 뭐가 미안해. 그럴 수도 있지."

 

노엘의 목소리는 약간 젖어있었다. 그제야 리암은 방금 노엘에게 오랜만이라는 소리를 했다는 걸 기억해냈다. 아 이게 아닌데. 딱히 오해를 부추길 생각은 없었으나 노엘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한참을 리암의 품에 매달려 떨어질 생각을 하지않았다. 씨발 존나좋은데 이걸 어떻게 해야하지....


"우리 앞으로 존나 많이 섹스할거잖아. 그렇지?"

"아....."

 

노엘이 그렇게 물었을 때 리암은 차마 대답을 하지 못했다. 앞으로라는 말은 이제 둘 사이에 없었다. 이제 둘은 함께 하지 않았으니까. 리암은 입을 달싹였지만 리암에게서 나온 소리는 대답이 아닌 작은 탄성이었다. 앞으로...앞으로....우리한테 앞으로가 있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지만 그 것은 과거의 이야기로 이제 그건 리암이 항상 꿈에서 그리던 것이었다. 

 

"리암?"


노엘이 어리둥절한듯 리암의 품에 파묻었던 얼굴을 다시 들었다. 리암과 노엘의 눈이 마주쳤다. 앞으로, 앞으로. 계속 노엘과 같이 있을 수 있다. 그 생각만이 리암의 머릿 속에 가득 찼다. 그 전까진 노엘의 삽질이었지만 이제부터 리암의 대처에 따라 리암은 노엘을 속인 것이 될 수도 아닐 수도 있었다.


노엘에 대해선 이미 포기하고있었다. 우리는 울고 소리치고 서로 할퀴며 싸우다가 결국 끝이났다. 그 것을 만회할 수 있다? 그건 마치 금단의 과실 같았다. 리암은 입 안까지 들어온 이 과육을 뱉어낼 수도 있었지만

 

"그래. 우리 존나 많이 섹스하자. 천번 아니 만번 하자."

"그럼 니 좆이 다 달아버릴텐데."

"상관없어. 그럼 오랄섹스하면되지."


결국 리암은 그 것을 한입 가득 깨물었다. 리암이 대답하자 노엘은 장난스레 다시 리암의 품을 파고들며 킥킥거렸다. 리암은 그런 노엘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꼬옥 끌어안았다. 이게 뭐든 상관없었다. 정말 과거의 노엘이든 노엘이 보톡스를 존나맞았는데 하필 기억을 잃고 내앞으로 떨어졌든 아니면 노엘을 닮은 그 무엇이든 리암은 정말 상관없었다. 


이번에 잘 하면 놓지않아도 될지도 몰라. 리암은 그렇게 생각하며 우리는 끝이라고 소리치던 노엘을 생각했다.



 

 

A.

  

노엘이 잠을 깬 건 저녁이 다되서였다. 대체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게 노엘은 그냥 갑자기 잠에서 깨어났다. 리암에게 괜한 화풀이를 했다가 방에 들어와 좀 진정한다는게 잠들어버린 모양이었다. 아 리암한테 다시 사과해야하는데 하고 생각하며 몸을 일으키려던 노엘은 곧바로 자신의 팔에 감겨있는 무언가 때문에 그 시도를 실패했다.


"이게 뭐야...."

"으음-"


노엘은 당황하며 자신의 허리를 감고있는 것이 무언인지 알기위해 이불을 들췄다. 그리고 거기엔 리암이 자신의 허리를 감고있었다. 답답하지도않나 얘는 왜이렇게 내려가서 자고있어. 리암은 노엘의 허리를 끌어안고 노엘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자고있었는데 그 바람에 다리가 침대 밖으로 엄청 튀어나와있었다.


"리암 왜 여기서자."


노엘은 리암을 흔들어 깨우며 말했다. 사실 자게 놔두고싶었지만 자세가 영 불편해 보여서였다. 노엘이 깨우자 리암은 칭얼칭얼 잠투정을 부리며 "여기 내 방이야" 하고 노엘에게 매달렸다. 아 그러고보니 우리 같은 방을 썼었지.


"그럼 내가 소파에서잘게."


어차피 한창 자고 난 뒤라 잠이 올 것 같지도 않았으므로 노엘은 tv나 볼까 생각하며 그렇게 말했다. 어차피 담요를 덮을만큼 춥지도 않기도 해서 그냥 그러다 잠들어도 상관없었다. 그러나 리암은 노엘을 안은 팔을 풀지 않으며 버티고 섰다. 노엘은 그 바람에 일어나려다 다시 누워야 했다.


"리암? 팔 좀..."

"난 우리애없으면 못자."


노엘이 리암에게 팔을 풀어달라고하자 리암은 툴툴거리며 말했다. 아까보다 목소리에 잠기가 사라진게 아무래도 잠이 깬 모양이었다. 노엘은 벌써 잠자리를 따로하게된지(잠자리는 커녕 얼굴을 마주하지도 않은지) 오년이 넘어가는 리암을 생각하며 리암의 말이 굉장히 바보같다고 생각했다.


"난 네 우리애가 아닌데."

"그 부엉이같은 면상은 우리애가 맞는데."


그래도 칭얼거리는게 귀여워 그냥 있어줄까 했더니 도무지 귀여워해줄래도 귀여워해줄 수 없는 말투였다. 노엘은 있는 힘껏 리암의 뒷통수를 퍽 하고 쳤다. 


"씨발 왜때려."

"왜떄린 것 같냐."


덕분에 리암은 악소리와 함께 일어나 노엘의 허리에 감겼던 리암의 팔이 풀렸다. 노엘은 한쪽 눈썹을 까딱하며 몸을 일으키곤 뒷통수를 감싸며 엄살을 부리고있는 리암을 내려보았다.


"몰라, 시발 어차피 네가 노엘이고 우리애인데 뭐가 달라."


별로 세게 때리고있지않아 엄살일게 분명한대도 리암이 뒷통수를 잡고 낑낑거리며 힝힝 거리고 있자 노엘의 마음이 약해졌다. 저건 막내 특유의 어리광이었는데 대충 호해달라거나 안아달라는 표시였다. 결국 노엘은 머뭇머뭇거리다가 리암이 원하는대로 리암의 뒷통수를 슥슥-쓸어주었다. 리암은 약간 불만스러운 듯 했으나 곧 노엘의 손길에 머리를 부벼왔다. 가는 리암의 머리카락이 노엘 손가락에 얽혀졌다.


"너 원래 이렇게 예뻤던가?"


노엘은 문득 생각난듯 물었다. 그도 그럴게 정말 지금 비쥬얼의 리암은 상상을 초월했다. 예쁘다 예쁘다 했을 당시엔 몰랐는데 정말 예쁘네. 노엘은 리암의 머리카락에서 리암의 얼굴로 손가락을 내려 리암의 얼굴을 손가락으로 쓸었다. 짙은 눈썹고 높은 코도 긴 눈썹도 정말 예뻤다. 왜 그 땐 몰랐을까. 넌 이렇게 예쁜데. 물론 지금도 예쁘지만


"씨발 난 원래 조오오오온나 잘생겼어"

"어련하실까."


리암의 자신만만한 대답에(그것도 진심인게 분명한) 노엘은 픽웃으며 그렇게 말하고 리암의 엉덩이를 톡톡 두드려주었다. 리암이 갓난아이때부터 어리광을 부리면 해주던 행동이었다. 자신에게 어리광을 잔뜩 부리는 리암이 굉장히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너무나 익숙한 자신에게 약간 놀랐다. 아무리 습관이란게 무서워도 둘이 떨어져있던 시간은 결코 짧은게 아니었다. 그러나 사실 노엘은 거의 반사적으로 리암의 어리광에 대응하고있었다.


"오랜만에 봐서 그런거 아니야?"

"별로 오랜만도 아닌데."

"미래의 나는 자주 봐?

"흠..........티비로는?"


티비로만? 하고 리암은 물으려다가 말았다. 아까 우리는 해체했다고 말한 노엘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노엘은 그 때 굉장히 비이성적인 모습이었고 그런 노엘의 모습을 다시 보고싶지는 않았다.


"저기 있잖아."

"응?"


리암은 아직도 자신을 쓰다듬고있는 노엘의 손을 깍지껴 잡으며 노엘에게 말을 걸었다. 노엘의 손가락이 리암에게 단단히 얽혔다.


"여기 있는동안은 네가 우리애 해. 나도 네 우리애 할테니까."

"그게 대체 무슨소리야."


리암의 뜬금없는 말에 노엘은 어이없다는 듯 픽 웃었다. 


"그냥 그렇게 해."


그러나 어이없다는 듯한 노엘과는 달리 리암은 한없이 진지했다. 얼씨구- 노엘은 그렇게 생각하며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가 곧 어리광을 피우듯 자신의 품에 코를 비벼오는 리암덕분에 표정이 다시 허물어졌다.


"너는 노엘이잖아. 나는 리암이고."

"그래 그건 그렇지."


노엘은 그렇게 대답하고는 리암에게는 언제나 리암만의 이상한 룰이 있었다는 걸 기억해냈다. 대체 뭔지는 몰라도 그러니까 저건 나도 팔있고 머리있으니까 비틀즈랑 똑같다-그거랑 비슷한걸거다. 그러니까 나도 노엘이니까 네 형노릇을 해달라는건가. 아니면 그 이상의 노릇까지?


"그러니까 그렇게 해."


그러나 그 것을 묻기엔 리암이 너무 진지한거같아서 노엘은 그냥 그러겠노라고 대충 대답했다. 어차피 둘 중 뭘하든 지금의 노엘에겐 별 상관없었다. 그래봐야 어차피 나중에 변하는 건 없었으니까. 


노엘의 그런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리암은 만족한듯 씩 웃고는 여전히 노엘과 깍지낀 자신의 손가락으로 노엘의 손등을 톡톡 두드렸다. 그리고 다시 크게 하품을 하더니 노엘에게 팔베게를 해달라고 칭얼거렸다. 노엘이 못말린다는 듯 팔베게를 해주고 나자 리암은 만족하며 노엘의 팔을 베고 잠이 들었다.


그 모습이 너무 옛날과 같아 노엘은 한참동안이나 리암이 자는 모습을 보고 있다가 겨우 눈을 감았다. 꿈 속에는 리암이 나왔다. 리암은 지금처럼 젊은 모습이었는데 노엘 자신의 모습도 젊어서 노엘은 그 것이 너무 기뻐 리암을 끌어안고 말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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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리암 갤러거 x 노엘 갤러거




B.


내 생각으로는 노엘이 보톡스를 맞은 동시에 13년의 기억을 잃는 기억상실증에 걸리거나 아니면 정말 영화에서나 일어날 법한 시간역행이 벌어졌거나 그 것도 아니면 노엘을 닮은 사람을 내 앞으로 데려와 몰래카메라를 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 어느 선택지에도 내가 노엘에게 씨발새끼야 연기하지마 하고 소리지르는 것은 없어서 나는 노엘의 2000년 월드컵 발언에 대해서 입을 다물어야했다.


"다왔어, 내려."


나는 결국 노엘에게 아무 말도 하지못한 채로 노엘을 집으로 데려왔다. 일단 거기에 혼자 내버려두는 것보단 나은 것 같았으니까. 나는 도착하자마자 안전벨트를 풀렀고 노엘은 도착하자 창 밖을 빤히 볼 뿐 내릴 생각을 하지않았다. 잘 기억나지않았지만 내가 안전벨트를 풀러줬었던가싶어 몸을 노엘쪽으로 해 노엘의 안전벨트를 풀어주곤 차키를 뺴내었다. 그러나 그때까지도 노엘은 내리지 않은 상태였다.


"안내려?"

"그치만 여기 우리 집 아니잖아...."


내가 묻자 노엘은 침울해져서 대답했다. 왜? 집에바로 안가? 집에가자- 하고 노엘이 답지않게 어리광을 부리듯 자신에게 매달렸다. 대체 어딜말하는거야! 리암은 마음이 이미 흐믈흐믈해져셔 이미 노엘을 들쳐메고 노엘이 말하는 곳으로 달리고 싶었지만 대체 어딜말하는 지 알 수 없었다.


"망할 대체 어디말이야?"

"어디긴 우리 집이지. S 거리 425번지. 빨간지붕 집."

"오...."


 그제야 나는 이런 커다란 저택대신 예전에 자신과 노엘이 동거하던 자그마한 이층집을 생각해냈다. 맞아 우린 거기에 살았었지. 지금 집보다 훨씬 작았고 방도 얼마없었지만 자신과 노엘은 한 방을 썼다. 그리고 파파라치들을 피해 커텐을 치고 그리고 휴일에 하루종일 팬티바람으로 돌아다니거나 거실에서 그대로 눈이맞으면 뒹굴기도 했다.


"어....그 이사했어."

"나 몰래? 대체 언제?"

"좀 됐어."


나는 그렇게 말하고 차문을 열고 나가 노엘이 앉아있는 조수석 차문을 열어주었다. 노엘은 머뭇거리고 낯설어하면서 차에서 내렸다. 나는 혹시 파파라치가 볼 까 싶어 겉옷을 벗어 노엘의 얼굴을 가린 후 집 안으로 노엘을 향하게했다.


"이제 우리 여기서 사는거야?"


노엘은 집에 들어가자 낯선환경에 불안한 듯 두리번거리며 말했다. 우리라는 단어가 굉장히 이상하게 들렸다. 여긴 우리가 사는 곳이 아니라 내가 사는 곳이었다. 리암 갤러거의 집. 갤러거 형제의 집이나 노엘&리암의 집 따위가 아니었다.


"어...."


그러나 나는 그렇게 대답했다. 그리고 집 안의 커텐을 전부 치고 노엘을 위해 설탕을 잔뜩 넣은 요크셔티도 타다 주었다. 노엘은 소파에앉아서 두리번거리다가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한 후 시트를 벗어던졌다. 노엘은 그대로 알몸이 되었고 씨발 나는 그대로 섰다.


"차 마셔."


나는 애써 발기했다는 걸 티내지 않기위해 다리를 꼬며 노엘 옆에 앉았다. 오랜만에 본 노엘 몸이라 도무지 집중이 되지 않았다. 노엘은 집안을 한참이나 뚤레뚤레보더니 무슨 생각을 하듯 초조하게 커피테이블을 툭툭 두드렸다. 그 소리에 맞춰 나는 계속 들어난 노엘의 허벅지를 보았다. 아 씨발 여전히 하얗네. 그리고 살도 좀 쪘고 그리고...


"나 납치됐었던거지?"

"어...어?"


내가 그런 불손한 생각을 하고있는 사이 노엘이 나에게 무언가를 물었는데 나는 반사적으로 대답해버렸다. 그러자 노엘의 몸이 눈에띄게 축 쳐졌다. 나는 그제야 내가 무슨 말에 대답 했는지 깨닫고 황급히 아니라고 대답하려고 했지만 노엘이 한 발 더 빨랐다.


"그럴 줄 알아어. 어쩐지 네 얼굴도 엉망이되고...우리살던 집도 이사가고 대체 얼마나 된거야?..."

"그...어......

"기억도 안날정도로 오래됐어? 난 기억을 잃었거나 약때문에 기억못하는거고?"


내가 어버버거리자 노엘은 혼자 납득해버렸다. 아니 나랑 얘기좀 하지그래. 그리고 난 나이들어서 늙은거거든? 지금여기 너도 존나 늙었어 씨발! 나는 다시 입을 열려고했지만 이미 노엘의 얼굴엔 그늘이 깊게 그려져 기정사실로 받아들인 것 같았다. 아 좆됐다. 씨발. 나는 그렇게생각하며 뒷통수를 벅벅 긁었다.


"그럼 이건 누가 그런거야?"


노엘은 이젠 아주 울먹일 지경이 되어 울긋불긋한 자신의 몸을 손가락으로 쓸다가 콱 쥐었다. 노엘의 손톱이 노엘의 팔을 그대로 긁어 붉은 자욱을 만들어냈다. 


"씨발 뭐하는데!"


누구군누구야! 씨발 젊은 내가 그랬겠지. 니가 내가 그랬다며! 나는 속으로 비명을 지르며 빨갛게 자욱이 남기 시작한 노엘의 팔에서 노엘의 손을 때내었다. 노엘은 내가 손을 때어내자 잠깐 손을 허공에 방황하다가 이번엔 그대로 내 팔을 잡고 나를 올려보았다.


"우리애, 너말고 다른 사람이 나한테 손댔어."


그리고 노엘은 나를 끌어당겼다. 순식간에 나는 소파에 엎드린 자세가 되었고 노엘은 내 아래서 위에 울먹거리며 누워있었다. 가뜩이나 서있던 내 아래가 이젠 바지앞섶을 뚫고나올정도로 팽팽해졌다.


"그냥 둘거야?"


그리고 노엘은 맨 다리로 내 허리를 감쌌다. 난 노엘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여기서 벗어나야한다는 걸 아주 잘 알고있었지만 내 뇌는 더이상 생각을 하는 것을 거부했다.


"씨발....."


그리고 나는 그대로 노엘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으며 노엘의 엉덩이를 쥐었다. 양심에 약간 찔리긴 했지만 분명히 말해두는데 삽질은 우리애가 혼자서한거고 나는 아무 말도 안했다. 




A.


"차가 식었다."


내가 소파에 다리를 꼬고 찻잔을 내려놓으며 그렇게 말하자 리암은 궁시렁거리더니 찻잔을 들고 다시 주방으로 가버렸다. 그러고보니 리암은 대체 뭐가 문젠지 항상 찻잔을 미리 데워두는 걸 잊어버리곤 했지. 오랜만이네 식은 요크셔티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집을 둘러보았다. 뭔진몰라도 일단 과거로 온 것 같았다. 아무래도 꿈일 확률이 높았지만(아픈 걸 보면 자각몽 비슷한 것 같았다.)


오랜만에 본 집은 굉장히 그리운 기분이었다. 돈은 이 때가 한창 잘벌었지만 우리는 서로가 언제나 보이는 집을 원해고 그래서 크지도 작지도 않은 이 집을 사 함꼐 붙어있었다. 남들은 돈도잘버는 사람들이 형제끼리 붙어산다고 놀렸지만 그래도 난 괜찮았다. 언제든 리암이랑 함께였으니까.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네가 잘생겼다는 생각."


리암은 결국 다시 차를 내와 내 앞에 두며 나에게 물었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대답하며 찻잔을 다시 들었다. 리암은 얼굴이 벌겋게 변해서 자신의 얼굴을 만지작 거렸다. 그러고보니 나는 칭찬이나 그런데 인색했었지. 감정표현도 거의 한 기억이 없었다.


"그러니까....우리애?"


리암은 발갛게 변한 얼굴을 애써 손부채질을 해 식히며 다시 나를 불렀다. 나는 찻잔을 내려놓고 어깨를 으쓱하며 말해보라는 듯 리암에게 눈짓을 해보였다. 리암은 나를보며 자신의 손가락을 만지작거렸다. 리암이 초조하면 나오는 습관이었다.


"여긴 왜온거야?"

"모른다니까."


아까부터 저 질문은 쉬지않고해다. 나는 그 때마다 내가 타임머신을 계발했다. 나는 외계인이다. 네가 죽었다. 내가 죽었다. 신을 만났다. 알라딘램프를 쥐었다 등 여러가지 대답을 했으나 리암은 정말 질리지도 않았다. 결국 나중에가서는 계속 모른다고 대답했는데도 리암은 또 물어보는 것이었다. 나는 한 번 더 물어보면 리암의 귀를 찢어버리리라 하고 다짐하며 짜증나는 기색을 숨기지 않고 리암을 바라보았다. 


"그럼 지금 우리애는?"

"내가 있던 거기있겠지."


리암은 아무래도 현재의 내가 보고싶은 모양이었다. 하긴 한창 깨가 볶는데 내가 왔으니 아무리 동일인물이라도 훼방꾼처럼 느껴지겠지. 나도 여기 오고싶었던거 아니거든 아가야. 사실대로 말하면 네가 보고싶긴했지만 적어도 이런 모습은 아니었다. 내가 이리로 오려면 나도 젊은 모습이여야지. 그래야 아무렇지도 않게 너한테 사랑한다고 할 수 있으니까. 그 때는 말할 수 있었다. 지금은 못한다.


"어디서 왔는데?"

"2013년."

"그럼 너 46살이야?"

"그래. 그리고 넌 41살이지."


내 나이를 듣고 깜짝놀랐다는 표정을 짓는 리암을 보자 나는 괜히 심술이나서 툭 던지듯 그렇게 말하자 리암은 얼굴을 찡그렸다. 아무래도 40대의 자신의 모습이 잘 생각나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러고보니 리암은 지금 20대인 모양인데..... 리암을 보고있자니 새삼스래 내가 나이든게 느껴졌다. 그리고 리암도. 


"그래서 우린 그 때 어때? 오아시스는 여전히 끝내줘? 아니 물론 우리 곡은 끝내주지만...아니 그건 네가 제일 잘 알겠지만...."


리암은 그렇게 말하고 힐긋 cd장을 보았다. 그제야 나는 4집앨범까지만 차있는 우리 앨범들이 보였다. 이후 b사이드는 안보이는게 좋아 대충 2000년대 쯤이군. 아무래도 3집이나 4집 이후로 지는 해라는 소리를 듣던 오아시스가 걱정된 모양이었다. 


"흠 우린 곧 다시 괜찮아져."


내가 2004년 쯤 글라스톤베리 헤드를 섰던 기억을 더듬으며 리암에게 말하자 리암은 눈을 반짝이며 "역시 그럴 줄 알았어! " 하고 입이 찢어져라 쭉 하고 웃었다. 그 모습을 보니 나는 다시 기분이 나빠졌다. 저 때는 지금 상황같은 거 아무 것도 모르겠지. 그냥 마냥 좋고 행복하고 걱정할 건 많지않았다.


"그래서 우리 어때? 지금 몇집이나 냈어? 10집은 넘었나? 비틀즈보다 많이냈어?"


리암은 이제 눈을 아예 반짝이며 물었다. 나는 그 눈빛이 불쾌하고 심술이 났다. 지금의 리암은 저런 눈동자를 하고있지 않았다. 아니 리암의 눈동자를 본지 오래되었다. 순간 울컥 하고 뭔가 안에서 치솟았다.


"몰라 씨발 우리 해체했어."


그냥 그애의 기대를 꺽어버리고싶었다. 이유는 몰랐다. 아무튼 나는 성격이 좋은 편이 아니었고 그리고 지금보니 꽤 심술꾼에 질투도 심한 모양이었다. 과거의 오아시스를 질투하는지 아니면 나를 질투하는지 몰라도 이 감정은 그 것과 비슷했다.


"이....이 것도 농담이지?"

"씨발 농담같아?"


애써 장난스레 묻는 리암에게 나는 짜증스레 대꾸하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뒤에서 리암이 흡 하고 숨을 들이마쉬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나는 곧바로 후회했다.


"미안......"


괜한 화풀이를 했고 어른스럽지 못했다는 걸 깨달은 나는 바로 사과했다. 옛날같으면 사과는 생각치도 않았겠지만 뭐 아무튼 나이라는게 그런거였다. 리암은 고개를 푹 숙이고 아무런 대답을 하지않았고 나는 멋쩍어져 그냥 2층에 있던 방으로 다시 올라갔다.


나중에 리암의 기분이 다시 나아지면 다시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그리고 넌 멋진 프론트맨이 되었다고 해줘야지. 비록 내 프론트맨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리암은 노엘이 완전히 올라간 것을 확인하자 고개를 다시 들었다. 리암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있었다. 노엘의 해체했다는 소리와 절대 하지않던 미안하다는 사과가 머리 속에서 울려퍼졌다. 그리고 맨처음 노엘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네가 죽어서....나도 자살하려고....근대 눈을 떠보니까 여기....


"뭐야 씨발, 진짜로 내가 죽은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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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ichelle(미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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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노엘 갤러거 + 리암 갤러거


bl요소없음.





리암은 이게 뭐냐고 물었고


앤디는 거기에 소원을 적고 이루려고 노력하는 거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아주 시간이 오래 흐른 후 앤디는 그 버킷리스트를 연습실에서 발견했다.


앤디는 리암이 뭘 썼나 싶어 버킷리스트를 열어보았다.


버킷리스트는 사용한흔적없이 깨끗했다.


쓰지않은건가싶어 버킷리스트를 넘기던 앤디는 그냥 다시 버킷리스트를 덮기 직전 한 페이지에서 이런 글을 발견했다.



'우리애 만나서 존나 패주기.'



어이구 잘한다. 


이러라고 사준게 아니었는데. 앤디는 혀를 차며 그 부분을 보다가 문득 그 주변에 무언가 꾹꾹 눌린 볼펜자욱이 있는걸 발견했다.


앤디가 이게 대체 무슨자욱이지 내가 하자가있는걸 사줬나 싶어 그 부분을 누르다 곧 그 것들이 스펠링이라는 것을 꺠달았다.


앤디는 조금 고민하다가 똑같은 걸로 다시 사주지 뭐 라고 생각하고 볼펜을 그어


우리애 만나서 존나 패주기 글씨 위를 살살 덮었다. 


그리고 그 글씨가 사라질정도로 까맣게 그 위가 칠해진 후 그 위로 볼펜눌린자욱이 하얗게 들어났다.




'보고싶어 우리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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