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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게이(비틀즈,블러,오아시스,롤링스톤즈) / 글러 / 트위터/ 티스토리 수위글 비밀번호DM or 맞연성러 Michelle(미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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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제임스 x 데이먼 알반

데이먼 알반 x 그레이엄 콕슨



이건 망상이고 블러는 내 상상속 블러시다.




그 시기엔 모두가 힘들었다. 너도 그리고 그레이엄도, 데이브도 모두 힘들어했다. 우리는 오아시스를 제치고 1이라는 숫자를 거머쥐었지만 실질적으로 우리는 패배했다. 파티 날 그레이엄은 견디지 못하고 창문에서 뛰어내렸고 발매일을 맞췄던 너는 언론부터 시작해서 길거리 꼬맹이까지 이곳 저곳에서 신나게 두들겨맞아야 했다. 모든 욕은 너에게 쏟아졌고 나는 모두가 힘들어하던 그 때에 오아시스보다는 너에대한 생각에 오히려 못견뎌했다.


 나는 결국 다른 방법을 택했다. 오아시스를 제치고 무대에 오를 때 나는 오아시스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었다. 그레이엄이 마지막까지 말렷지만 난 상관없다는 듯 웃었다. 왜 재밌잖아. 난 기어코 무대에 올랐고 야유가 쏟아졌지만 나는 들은 척도 하지않았다. 나는 일부러 여러가지 행동을 했다. 우리에대해 욕을 한 노엘의 엉덩이를 꼬집는다던가 하는 것 말이다. 사람들은 우리만보면 오아시스의 노래를 불러댔고 나는 그럴 때마다 웃으면서 그 걸 즐기는 듯 행동했지만 사실 내 신경은 오로지 너에게만 곤두서 있었다. 그래서 상관하지 않았던 것 뿐이었다.


정말이지 그 사람들이 나에게 뭐라고하던 오아시스와 우리를 비교하던 그건 상관없는 일이었지만 네가 괴로워하는 건 나에게 상관있는 일이었다. 그렇게 줄타기를 하는 것처럼 아슬아슬 하던 때 결국 일이 터졌다. 노엘은 한 방송사에서 너와 나에게 에이즈에 걸려 죽어버리라는 발언을 했고 노엘은 자존심때문인지 뭣때문인지 몰라도 우리에게 사과하지 않았다. 그건 사실대로 말하면 아무리 걸걸한 말을하는 이미지의 갤러거지더라도 비난을 피하기 힘든 일이었고 오히려 우리에게 좋은 기회였을지도 몰랐다. 


그렇지만 내 생각만큼 좋지 않았다. 나는 그 이야기를 웃고 말았고 나중에 만나면 엉덩이르 다시 꼬집어주고 술이나 마셔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너는 그 것을 견디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 날 저녁 난 그 방송에대해 입장이어떤지 듣고싶어하는 인터뷰들로부터 잔뜩 콜을 받았던 걸 무시하느라 핸드폰을 꺼놓고 잠들었다가 곧 쨍그랑하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난 불을 켰고 왠 짱돌이 날아와 내 방 창문을 깼다는 걸 깨닫고 곧 방망이를 잡았다. 많은 생각이 들었다. 오버가 아닌가 라고 생각할지도 몰랐지만 그 때는 지금과 달리 모두가 어지럽고 과격한 시기였다. 내 팬들이나 혹은 우리에대해 불만이 많은 오아시스 팬들일 가능성도 충분했고 어느 번짓수 잘못찾은 병신같은 강도일 지도 몰랐다. 


그러나 내가 야구방망이를 들고 일층까지 내려가 발견한 것은 우리집 앞에 거의 들어눕다시피 기대있는 너였다. 


"뭐야, 너 술마셨어?"


나는 투덜거리며 너를 부축해 안으로 들였다. 너는 헤헤 하고 바보처럼 웃으며 나에게 부볐고 나는 징그럽다면서 너를 밀어내는 척했지만 사실 존나 좋아서 더 안고있었다. 술취한 너는 몰랐겠지만 말이다. (그래 그레이엄에겐 조금 찔리긴 했지만 정말 그레이엄 앞에서 당당하지 못할 짓은 하지 않았다.) 나는 너를 술에서 깨게하기위해 물도 마시게 해보았지만 넌 통 깨지않았고 나는 너를 내 침실로 데려갔다. 


불을 켜자 바닥에 깨져있는 유리파편이 눈에들어왔는데 그 순간까지 난 병신같이 이새끼가 내 창문을 깼어! 하고 화가 난다기보단 취한 네가 바닥에 유리조각을 보지못해 다칠까 조심조심하기만 했다. 나는 너를 눕히고 편하도록 옷 단추를 조금 풀러주었고 (사심이 없진 않았지만 정말 그럴 의도였다.) 춥지 않도록 이불까지 덮어 준 후 나는 소파에서 잘까해서 일어났는데 네가 내 팔을 잡았다.


"해줘...."

"뭐?"

"괜찮을 거라고 해줘."


너는 그리고 이마를 내 손등에 대었다. 너는 왠지 열이 나는 것 같기도 했는데 그제야 난 네가 울었다는 것과 그 이유를 바로 알 수 있었다. 난 오아시스에대해 아무 감정이 없었지만 (심지어 리암이 어느 술집에서 그레이엄에게 욕설이 섞인 해코지를 했다고 들었을 때도 사실 웃고 넘겼다. 너는 격분했지만. 그래, 사실 반쯤은 너를위해 일부러였지만 반쯤은 정말 재미있었다.) 그 때 처음으로 노엘의 엉덩이를 꼬집는 대신 얼굴을 한 대 갈겨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너는 힘들어하고있었다. 그 예전처럼.


나는 그레이엄이 잠깐 생각났다. 사실 네가 힘들다면 그 곁을 지켜야할건 내가 아니라 그레이엄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곧 그레이엄이 창문에서 뛰어내렸던 걸 깨닫고 그만두었다. 대신 너와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그 자리에서 무릎을 굽혀 바닥에 대고 네 이마를 쓸었다. 네 눈동자는 젖어있었고 그 눈동자를 움직여 나를 보고 있었다. 네 눈동자에 내가 비추는데 내 방안에 오직 네 눈동자만 빛나는 것 같았다.


너에게 키스를 한다면 이 순간 하고싶다고 잠시 생각했다. 그렇지만 난 그 대신 네 눈동자에 고인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리고 속삭였다.


"괜찮을거야."

"괜찮아? 정말 괜찮아?

"네가 전에 그랬잖아. 우리 1집내고 한창 저평가 받을 때 3집 쯤이면 달라져있을 거라고. 근대 어떻게됐지?"


내가 그렇게 말하자 너는 비실비실 웃으며 


"맞아 난 대단해"


하고 실실 웃으며 눈을 감았다. 나는 네가 잠들 떄까지 


" 괜찮을 거야. 괜찮아. 괜찮아."


하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고 곧 네 숨은 고르게 변했다. 나는 다시 방의 불을 끄고 커튼을 대충 친 후 네 옆에 다시 한 번 섰다. 어둠 속에서도 이상하리만큼 선명히 네 모습이 그려졌다. 나는 네 이마 끝에 살짝 손가락을 댔다가 고개를 숙여 네 이마에 입맞췄다. 너에게선 술냄새가 났다.


그리고 나는 방에서 나와 그레이엄에게 전화했다. 얼마 후 그레이엄은 우리 집에 왔고 미안하다며 데리고 가려고 하는 그레이엄도 우리 집에서 재웠다. 다음날 아침 우린 셋이 나란히 아침을 먹었고 너와 그레이엄은 같이 우리 집을 나섰다. 


길고 긴 브릿팝 전쟁이 끝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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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ichelle(미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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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폴리]믹시발

비틀즈/단문 / 2014. 2. 17. 02:51

롤링스톤즈 크로스 오버


믹 재거 x 폴리 매카트니(폴 여체)


#


믹은 가끔씩 나한테 도가 지나친 선물을 했다. 다이아가 박힌 악세사리라던가 돈주고도 못구하는 한정판 백이라던가 나한테 맞춘 여성형 왼손잡이 기타라던가 하는 여러가지 것들 말이다. 사실 내가 훨씬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는데다가 나는 그 것들을 원할 때 언제든 살 수 있었는데도 믹은 꼭 그런 걸 선물했다. 


우리가 같이사는 집에는 믹이 준 선물을 두는 곳이 있었다. 나는 항상 그 방에 비싼 선물을 쳐박아두고 열어보지도 않았는데 그 중에 한 번은 조지가 계속해서 구하던 한정판 판을 믹이 어떻게 구했는지 나에게 선물한 적이 있었다. 나는 그 것을 쳐다보지도 않고 또 방에 넣었는데 그걸 어떻게 알았는지 조지는 쭈뻣거리며 나에게 그걸 줄순 없냐고 물었다. 믹이 선물한 걸 알아서인지 눈치를 살짝 보며 주눅들어서 묻는 조지에게 나는 문을 열어 그 판을 건네주었다. 


"관리안해서 좀 튈지도 몰라. 괜찮지?"


하고 묻는 나에게 조지는 벙쪄서 판을 받아들며 정말 정말괜찮아? 하고 몇 번이나 물었고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내 뺨이 입맞추며 나에게 자주 불러주지않는 누나소리를 했고 나는 "우리 베이비 브라더"하고 조지를 같이 끌어안았다. 믹은 나중에 그 판이 조지 손에 들어간 걸 알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믹이 선물한 것 중에는 조지나 링고 그리고 브라이언이 가지고 싶어하는 것이 여러개 있었고 나는 그런 것들이 잇으면 흔쾌히 그들에게 나눠주었다. 브라이언이나 존은 아무 말 없이 받아갔는데 가끔 링고가 


"정말 받아도 괜찮아? 믹이 화내지 않아?"


하고 (그럼에도 가지고싶어했던 사진장비는 꼭 품에 안고) 물었는데 그럼 난 그냥 웃고 말 뿐이었다. 



#


믹과 나는 처음엔 오픈관계일 뻔 했으나 존이 노발대발하는 대다가 내 곁에 맴도는 남자들을 믹이 못견뎌했기 때문에 서로에게 충실하기로 합의를 보았다. 서로에게 정말 어울리지 않는 일이었지만 그 것보다 서로에게 접근하는 이성에대한 질투가 더 컸고 정착이라기 보단 그게 심했기에 한 약속이었다.



#


나는 믹에게 받은 선물을 대부분 몸에 걸치는 편이었다. 믹이 선물해준 옷이나 반지 귀걸이 가방같은 것 말이다. 그리고 일부러 파파라치에 찍힌 후 나중에 인터뷰에서 꼭 자주하고다니던데 아끼는 거냐고 물으면


"믹이 선물해준 거에요."


하고 웃었다. 그럼 모두들 나랑 믹이 잉꼬커플이라고 말했다. 난 인터뷰를 할떄나 공식석상에 갈 때마다 믹이 선물해준 걸 꼭 하나씩은 걸쳤고 그럼 믹은 뿌듯하다는 듯 한 표정을 지었는데 나는 믹이 비싼 선물을 할 때면 꼭 그 것은 쳐다보지도 않고 방에 쳐박아 두었다.


물론 모두 그런 건 아니었다. 그 것엔 나름대로 엄격한 기준이 있었고 내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 비싼 것일 뿐이었다. 한 번은 조지가


"대체 왜 그거 쳐박아두는거야?"


하고 물었는데 나는 말을 하지 않았다. 



#


나는 놀랍게도 삼년 가까이 약속을 지켰지만 오늘 딱 한번 실수를 했다. 실수 한 상대는 미친 것 같게도 브라이언이었다. 우린 둘 다 술에 취해서있었고 일어나보니 알몸으로 침실에서 일어났다.


"아 씨발 한거같지?"

"그런....것 같아. 콘돔 꼈나?"


우린 일어나자마자 숙취로 머리를 부여잡았다가 곧 서로를 보고 어딘가에 있을 콘돔을 찾아 주변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다행이도 곧 침대 밑에서 흰 액체가 걸죽히 새어나오는 콘돔을 발견했다. 난 그걸 묶어서 휴지통에 던져버리고 "그래도 씨발 다행이네." 하고 신경쓰지 말라며 패닉상태에 가까운 브라이언의 등을 두드렸다.


나는 침대에서 팬티를 다리에 끼어입었고 브라이언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는데 내가 막 브레지어를 했을 때 즘 믹이 아침을 먹자며 핫케이크를 들고왔다가 그대로 브라이언의 얼굴에 던져버렸다. 아직 식지도 않은 터라 브라이언은 비명을 질렀고 믹은 씩씩거리며


"둘이 했어?!!!!!"


하고 방방 뛰기 시작했는데 나는 믹을 무시했다. 대신 휴지를 꺼내서 브라이언의 얼굴을 대충 닦아주고 방 안에있는 욕실로 브라이언을 들여다 보냈다.


"저새끼가!!!!!"


내가 브라이언을 욕실로 들여보내자 믹은 당장에라도 따라뛰어갈 것 처럼 굴었는데 나는 믹의 팔을 잡고 짜증스럽게


"시끄럽게 굴지마."


하고 말했다. 그러자 믹은 더 화난 표정을 짓더니


"시끄럽게 굴지 말라니, 너...."


하고 제가 상처받은 표정을 지었다. 나는 그런 표정을 한 믹을 비웃었다. 그리고 믹의 팔을 잡고 내 선물이 가득한 방으로 믹을 끌고갔다. 믹은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나에게 끌려왔다. 나는 그런 믹에게 그 안에서 아무 거나 하나 꺼내 믹의 품에 밀어넣으며 말했다.


"자 선물이야."


그리고 다시 문을 닫았다. 그러자 믹은 잔뜩 얼빠진 표정을 지었고 나는 다시 비웃으며


"왜?"


하고 물었다. 믹은 한참이나 선물과 내 얼굴을 번갈아 보다가


"알고 있었어?"


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내가 몰라야 돼?"

"알고 있었으면서 어떻게...."

"닥쳐, 그럼 씨발 동거도 하는 마당에 헤어지게? 그럼 너랑 나랑 어떤 말이 나올 줄이나 알아?"


나는 멍청히 있는 믹의 어깨를 밀어버리고 다시 방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러자 믹은 뒤에서 나를 끌어안고 내가 가지못하게 안으며 미안해 미안해, 정말 한번 뿐이었어 하고 매달렸다. 그렇지만 나는 그런 말들은 하나도 귀에 들려오지 않았다.


"난 지금 스캔들 생기면 안돼. 조지 만으로도 힘들단말이야."


나는 믹이 내 배에 감은 손을 거칠게 풀어냈다. 그리고 


"너까지 힘들게 하지마. 안그래도 짜증나니까. 언제부터 그렇게 애틋했다고."


하고 톡 쏘듯 내뱉고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믹은 따라들어오지 못했고 나는 방에서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고있는 브라이언에게 옷을 입혀서 뒷문으로 나가라고 하고 내보냈다.



#


믹은 바람을 피우면 나에게 꼭 미안한 표정으로 비싼 선물을 한다. 그럼 난 모른척 하고 그 선물을 받는다. 꼴도 보기 싫은데 어차피 이제와서 헤어질 수도 없다. 처음 한 두번은 몇번 스쳐가는 바람이겠지 하고 생각했지만 믹은 계속 바람을 피웠다. 나는 얼마나 예쁜 여자들인가 싶어서 몰래 사람을 붙인 적도 있는데 나보다 예쁘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여자들을 지속적으로 만나냐 하면 그 것도 아닌 원나잇. 대체 왜 바람을 피우는 지도 알 수 없었고 지쳐갔다.


처음엔 자존심이 상했고 나중엔 나에게 잘못이 있나 하고 나름대로 고쳐보려고도 했지만 믹은 나아지지 않았다. 일부러 섹스도 많이했고 애교를 부리기도 하고 차갑게 대하기도 해봤다. 그래도 믹은 달라지는게 없었다. 결국 난 믹에게 지쳤고 헤어질까 생각할 때 즘부터 믹과 사귀는 나에대한 인지도가 크게 올랐다. 아무리 내가 작곡을 하고 노래를 해도 여자라는 점은 나를 무시하는 대상으로 만들었는데 천하의 믹을 길들인 여자라는 타이틀과 믹의 인지도는 그대로 나에게 옮겨와 내 입지를 크게 만들어주었다. 나는 믹과 헤어지기보다 그냥 믹에게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한 번 신경쓰지 않기로 마음먹으니 믹에게 점점 냉소적으로 변했다. 의무적으로 밖에서 보여지기위한 연극을했고 스킨쉽을 했고 집에선 섹스를 했다. 믹은 아직도 나에게 종종 비싼 선물을 했다. 난 그걸 그냥 받았다. 이년이 지난 이젠 그건 나에게 아무런 상처도 주지 않았다. 다만 이번엔 어떤여자일까 하는 생각만 잠깐 스쳤다 사라졌다. 


그리고 그냥 아무 것도 모른다는 듯 "고마워."하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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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제임스 x 데이먼 알반

데이먼 알반 x 그레이엄 콕슨



내가 너한테 반했다는 이야기를 벌써 했던가?


그 일을 그 때 바로 자각한 건 아니었다. 차라리 그 때 네가 귀엽다고 생각하고 경악하고 바로 깨달았다면 그 떄 멈췄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안타깝게도 내가 자각한 건 너에게 아주 단단히 빠진 후였다. 정말이지 통탄할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내가 깨달은 건 아, 그래.


그 일이 있은 후 기적처럼 우리는 브릿팝이라는 이름으로 펑 하고 터져나갔다. 4집만에 이룬 쾌거였다. 우리의 노래는 거들떠도 보지 않던 사람들이 우리의 이름을 부르고 우리 노래에 열광했다. 무대 아래 함성소리는 더 커져갔고 우리를 인터뷰하려는 잡지나 방송이 넘쳐났다. 너는 자기 덕분인 줄 알라며 목에 힘을주고 다니기 시작했는데 사실은 내 다 괜찮을거야 라는 말이 진짜 힘을 발휘했다고 생각했는지 그 후로 종종 나에게 와서 괜찮을거라는 말을 해달라고 졸랐다. 그럼 나는 원하는 만큼 그 말을 해줬고 그럼 넌 만족한 듯 돌아갔다.


우린 정말 다 괜찮을 것 같았다. 빌어먹을 첫 매니저가 들고 튄 빚을 전부 갚고나서도 꽤 많은 돈을 벌어들였고 우린 우리만의 확고한 색을 가진 후여서 다음 앨범컨셉에대해서라던가에대해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돈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하고싶을 때 즐기면서 공연을 할 수 있었다. 무리하게 스케쥴을 잡지 않아도 되었고 그레이엄도 데이브도 전부 괜찮아 보였다. 나도 정말 끝내주게 괜찮았다. 나는 나에게 주목되는 관심을 즐겼고 너도 그런 것 같아  보였다. 


전부 괜찮아지자 너는 깐깐한 모습을 던져버리고 어린애의 모습을 찾아갔다. 피자 몇판에 밴드이름을 바꾸거나 내가 얻어맞을 뻔한 일에 낄낄거리고 웃거나 하는 일 말이다. 너랑 나는 급속도로 친해졌고 너는 내 창문으로 돌을 톡톡 던지며 비밀스런 신호를 던졌다. 내가 창문을 열면 너는 천진한 얼굴로 웃고 있었고 나는 너에게 달려나갔다. 너와 술잔을 부딪히고 너는 데이브나 그레이엄에게 그랬던 것처럼 내 품을 파고들거나 하곤했고 나는 어느새 익숙하게 너를 내 다리사이에 끼우고 바닥에 주저앉아 티비를 보며 낄낄거렸다. 그러다가 네가 장난스레 내 볼에 입맞춘 순간 나는 몸이 튀어오를 듯 놀랐다. 사실 네가 하는 평소 행동을 생각하면 이상한게 아니었고 언젠가 그레이엄에게 그렇듯 네가 내 볼에 뽀뽀할 날이 올까 하는 생각도 한 적 있는데 그랬다.


"뭐야 싫으면 말로 해."


내가 튀어오르자 너는 즉각 반응했고 불퉁하게 한발자욱 나에게서 멀어졌다. 네 비죽하게 나온 입술은 내가 타이음식을 시켜준 후에야 들어갔다. 젓가락을 드는 그 순간까지도 나는 쿵쾅쿵쾅거리고 뛰어대는 심장을 주체하지 못해서 음식을 질질 흘렸고 데이먼은 젓가락질도 못하냐며(그러는 지 손 아래엔 음식이 더많이 떨어져 있었다.) 낄낄 웃어댔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네 웃는 얼굴 밖에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씨발 그 때 알았다는게 신기할 정도였다. 나는 너한테 단단히 반해있었다.


반했다는 걸 자각하고 나니 그 쉬웠던게 어려워졌다. 나는 너를 끌어안을 때 네 어깨에 손을 올려야하는지 아닌지도 몰라서 갈팡질팡했으며 네가 내 볼에 입맞추기라도 하면 볼에 데인듯 화끈거려 내 귀까지 발게지는 걸 막지 못했다. 네가 내 가슴에 기댄 채 무릎을 안고 티비를 볼 때면 티비화면이 아닌 네 뒷목만이 계속 보였고 창가에서 네가 돌을 던지진 않을까 기다리며 서성거렸다.


나는 몇날 며칠을 그렇게 첫사랑을 하는 십대 소년처럼 어수룩히 굴었고 그럴 때마다 너는 내 등을 팡팡 치며 머저리같다고 웃었다. 내 이런 이상한 행동을 데이브랑 그레이엄은 눈치챘는지 묘한 시선을 보냈는데 그러고나서야 나는 네가 내 마음을 눈치챘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겁을 먹었다.


그리고 며칠 간 나는 너를 만나지 않았다. 네가 창문을 두드려도 커텐을 쳤고 전화를 걸어도 꺼버렸다. 그러자 너는 단단히 화가 난 기세로 우리집 문을 쾅쾅 두드렸는데 나는 열고싶은 마음과 열고싶지 않은 마음이 부대껴 어떻게해야할지 몰라 발을 동동 맸다. 한 번도 여자가 모자라거나 그로인해 고민해보지 않았는데 정말이지 데이먼은 날 어떻게해야할지 모르게 만들었고 결국 내가 내리고 내린 결론은 너에게 고백하자는 것이었다.


주변에서 눈치챌 정도면 본인이 눈치채지 못했을 확률은 적었고(그랬다해도 귀뜸해주는 사람이 분명 있었을 테고) 그럼에도 나와 있었다는 건 희망고문을 하려는게 아니라면 나한테 마음이 있다는 소리로 여겨졌다. 나는 그날 저녁 데이먼을 저녁식사에 초대했다. 비싼 치즈와 값비싼 와인을 준비했고 스테이크도 구웠다. 너는 오자마자 


"미안한건 아나보지? 전화 한 통 할 시간이 없었어?"


하고 세모눈을 뜨면서도 내가 구운 스테이크를 제대로 썰지도 않고 입에 밀어넣었고 나는 열심히 움직이는 네 입을 보며 와인만 홀짝이며 오늘 고백하고서 네 입술에 입맞춰도 될까 아닐까만 재고 있었다. 이윽고 긴 식사시간이 끝나고 우린 거실로 이동했다. 술한잔을 하자며 와인잔을 부딪친 너는 왠지 간지럽다고 웃었고 나는 슬쩍 네 어깨에 내 팔을 올려두었다. 그리고 어느정도 술이 들어갔다 싶었을 때 네가 먼저 말을 꺼냈다.


"사실 네가 보고싶었어."


네가 그렇게 말하자 심장이 정말 크게 튀었다. 나는 와인잔을 커피테이블에 내려두었고 네 눈동자를 뚫어져라 바라보앗다. 그러자 네가 부끄러운듯 살짝 웃었다. 지금 고백하려는 건가? 나는 고백을 하는 것과 받는 것 중 뭐가 나을지 재보다가 받는 쪽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그냥 침을 꿀꺽 삼키며


"왜?"


하고 물었다. 손바닥에 축축히 땀이 찼다. 


"네가 말해줬으면 하는게 있거든."


그리고 너는 나와 눈을 맞췄다. 아 고백해달라는건가. 나는 바짝 말라가는 입술을 혀로 축였다. 입안이 바싹바싹 타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지금 나한테 고백하라는건가? 좋아한다고 해야하는 타이밍? 내가 열심히 고백하다가 그게 맞다는 결론을 내리고 입을 막 벌렸을 때 데이먼의 말이 더 빨랐다.


"나 그레이엄한테 고백할건데 그레이엄이 뭐라고할지 모르겠어. 괜찮을거라고 좀 해줄래?"


그리고 너는 순수한 그러니까 내가 반해 마지않은 그 어린애같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나는 화도 차마 내지 못하고 그자리에서 멍해졌고 정신을 차리니 네가 돌아간 후였다. 애써 기억을 더듬으니 내가 너에게 괜찮을거라고 그레이엄도 너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해준 것 같았다. 


허허 하고 헛웃음을 흘리며 접시랑 잔을 치웠다. 고민하고 고민하던게 바보같이 느껴졌다. 식기세척기에 접시들을 넣고 나서 그 자리에 주저앉아 사실 조금 울었다. 그제야 그레이엄의 눈빛이 이해가 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데이먼은 그레이엄과 사귄다는 사실을 데이브와 나에게 통보해왔다. 그레이엄은 수줍게 웃었다가 내 눈치를 살짝 살폈는데 나는 일부러 오버해가며 데이먼과 그레이엄을 끌어안고 둘을 축하해주었다. 그리고 데이먼에게


"조심해라. 그레이엄 내가 채갈지도 몰라."


라고 으름장까지 놓았고 데이먼은 안되지 하면서 그레이엄을 꼭 끌어안았다. 나는 휘파람을 불었고 데이먼은 정말 또 천진하게 웃었기 때문에 그냥 화도 질투도 나지 않았다. 


그래 내가 좋아하는 새끼들끼리 좋아하면 잘된거지 뭐. 나는 말도안되는 생각을 했고(더 웃긴건 진심으로) 그리고 우리는 축하하는 의미로 가벼운 술자리를 가졌다. 아 그래 그때였다. 맞아. 그래 그때였다. 네가 그렇게 말한게.


우리는 그 때 한창 싱글을 준비하고있었고 이미 한차례 성공으로 부풀어있었다. 네가 그 때 말했다. 바닥가가 보이는 곳에 커다란 집을 지을거라고. 우리 연습실이있고 너랑 그레이엄이 살고 악기를 두는 방과 신발을 두는 방, 음반을 두는 방들이 따로있고 데이브와 내 방이 있는. 그런 집 말이다. 스쳐지나가듯 말했지만 그 집은 정말 완벽해보였고 나에겐 이상향같은 존재가 되었다. 우리는 그 얘기에 웃었고 얼마 후 그 것의 발판이 될 싱글을 발매했다.


빌어먹을 오아시스가 싱글을 내는 날짜에 맞춰서 말이다.


신은 우리가 특히 데이먼이 행복을 누릴 시간을 존나 이만큼 주셨다. 보이나? 아차 너희는 안보이겠지. 내 손가락 한마디만큼 아주 요만큼 말이다.


우리에게 찾아온건 큰 성공과 평화로운 바닷가의 커다란 집이 아니었다. 데이먼에게 있어서 우리가 뜨지못했던 시기보다 더 어려웠던 어쩌면 제일 힘들었을 그래 그 시기가 찾아왔다. 브릿팝 전쟁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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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


알렉스 제임스 x 데이먼 알반

데이먼 알반 x 그레이엄 콕슨



언제였던가 정확히 기억이나지 않았지만 분명 네가 말했었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바닷가에 커다란 집을 짓고 살고싶다고. 커다란 집에 기타랑 엠프를 가득 놓고 우리 작업실도 있는 그런 커다란 집 말이다. 그리고 너는 거기에서 그레이엄과 살거고 데이브의 방도 있을거라고 말했다. 너는 데이브의 방에 이어서 신발들이 가득한 방과 음반이 가득한 방까지 줄줄히 읇었고 그런 방을 대엿개는 읇은 후에야 나를 돌아보더니 인심쓰는 척 웃으며


"너도 봐서 만들어줄게. 방 남으면."


하고 웃었다. 네가 너무 예쁘게 웃는 바람에 나는 어이없어하지도 못하고 마주 웃어버렸다. 이어 나는 그 집에 유일하게 없는 건 욕실일거라고 너를 놀렸고 너는 그 말에 불퉁해했지만 굳이 그 말을 정정하지않았다. 데이브에게 바닷가라면 바닷가에 들어갔다 오면 씻지않아도 될거라는 이야기까지 들은 너는 그러면 되겠다고 좋아해 그레이엄이 얼빠진 표정을 짓게 만들었고 나는 너의 그 어린애같은 면이 좋아 또 웃었다. 그래 이제 정확히 기억이 난다. 막 유명해지기 시작했을 그 시절 그래 기대에 잔뜩 부풀었던 시절이었다. 





아무 것도 없이 빈 손에 어리다는 것 하나로 무장한 우리들의 첫 시작은 좋지 않았다. 패기로 시작된 첫 투어에 매니저는 돈을 들고 날라버렸다. 우리는 목이쉬도록 노래를하고 기타를 쳤지만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오히려 빚만 가득 져서 데이먼은 그 돈을 갚기위해 일을 해야했다. 데이먼도 힘들었겠지만 우리또한 그 때 쓰디쓴 실패에 좌절해있었다. 데이먼이 안됐긴 했지만 그 때 우리 사이또한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다. 첫만남부터 날 달가워하지않던 데이먼을 나또한 좋아할리 없었고 데이먼은 사실 좀 제멋대로로 보였고 나랑 그렇게 맞는 편이 아니었다. 


그레이엄은 작은 실패에도 크게 좌절하는 편이었고 데이브는 애초부터 밴드에 전부를 걸지 않았었다. 데이먼이 일하는 동안 우리는 그만둘까까지 생각했고 데이먼은 이를 악물고 곡을 써댔다. 나는 그렇게 이를 악물고 악착같이 해대는 데이먼이 이해가 가지않아 좀 웃으라는 뜻으로 데이먼에게 장난을 걸었는데 그 때마다 데이먼은 너무 크게 화를 내어 나를 질리게 만들었다. 데이먼은 가끔 묘한대서 진지했다. 데이먼은 꽤 자주 어린애 같은 모습을 보였다. 피자를 사준다고한다는 말에 밴드이름을 바꿀정도로 바보같고 내가 먹고있는 음식상표를 따져가며 그것보단 자신이 이용하는 대가 훨씬 좋다고 구태여 이야기 할정도로 유치한 어린애였지만 데이먼은 언제나 그 안에 깐깐하고 짜증나는 모습을 한 다른 모습을 숨기고 있었다.


나는 어린애같은 데이먼 또한 좋아하지않았지만 깐깐한 모습을 한 데이먼은 정말 싫었다. 차라리 평소처럼 멍청하고 재멋대로굴기라도 하면 저 병신 또저러네 하고말 뿐이라 더 나을텐데 그 떄면 어디 샌님처럼 꼬박꼬박 해야할 일을 반듯히 해나갔다. 나는 정말이지 그런 재미없는 일은 딱 질색이었고 처음부터 좋지않던 데이먼이 더더욱 좋지않았다. 그레이엄이 아니었으면 사실 밴드를 뛰쳐나가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레이엄의 상태가 좋아보이지 않아서 생각으로만 그쳤다.


다행히도 데이먼이 쓴 곡들은 썩 괜찮아서 우리는 먹고살정도의 돈을 벌었지만 커다란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사실 더 성공할 수 있었는데 어째서인지 데이먼이 그걸 저지했다. 데이먼은 자신의 음악관이 강했고 꽤나 시범적인 노래들을 선보였다. 데이먼은 그 노래들을 충분히 좀 더 대중적으로 손볼 수 있음에도 그러지 않았다. 소속사에서 말리는 것을 무시하고 밀고나간 결과는 꽤나 처참했다. 그럴 수록 데이먼은 더 곡을 썼고 더더욱 깐깐히 굴었다. 나는 그런 데이먼이 점점 더 짜증났다. 대체 어쩌자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고 처음엔 어느정도 있던 약간의 동정심마저 사라져있었다. 나는 더이상 데이먼에게 장난을 걸지 않았고 데이먼은 그럴수록 더더욱 독불장군처럼 굴었다.


어느덧 내가 데이먼에게 참을 수 있는 한계치에 다달했을 때 결국 나는 데이먼에게 한마디 쏘아주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게 말이아니라 주먹으로 이어질지언정 나는 나뿐만아니라 그레이엄을 위해서라도 그래야한다고 생각했고 데이먼이 혼자 작업하는 곳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마구 쏘아붙였다. 


처음엔 사실 데이먼이 너무 심하다고만 할 작정이었다. 정말 주먹다짐까지 가는 건 최악의 사태였으나 데이먼은 그런 내 말에 짜증부터 냈다. 정말이지 더는 봐줄 수가 없었고 그동안 꾹꾹 담아두고만 있던 짜증이 폭팔했다. 나는 데이먼에게 질려있었고 어중간하게 뮤지션에 이름을 걸친 내 위치에대해서도 짜증이 나있었다. 우릴 볶아대는 레코드사 사장도 짜증이나있었고 그냥 모든 것이 짜증이났다. 나는 그 모든 것들을 데이먼에게 퍼부었다. 데이먼 잘못도 있었지만 데이먼 잘못이 아닌 것도 있었다. 그럼에도 나는 모든 것들이 데이먼 잘못인 것 마냥 퍼부어댔고 내 입에서 한번 나가기 시작한 악의에 찬 말들은 입 밖으로 나갈수록 점점 크기를 불려 악의를 가진 것처럼 데이먼을 물어뜯어댔다. 내가 아차 싶었을 때는 이미 때는 늦은 후였다. 나는 너무 많은 것들을 퍼부었고 데이먼이 나올 행동은 뻔했다. 나는 날아올 주먹에 대비하기 위해 팔을 들어 얼굴을 막았다. 그렇지만 한참이 지나도 주먹은 날아오지 않았다.


나는 데이먼이 나를 때리지 않는 것에 의아해하면서도 욕조차 들려오지않자 슬며시 데이먼을 내려보았다가 나도모르게 멍청히 입을 벌렸다. 내 앞에는 약간 생소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야 너 울어?"


물으면서도 내가 바보가 되는 기분이었다. 아니 애초에 우는 사람에게 우냐고 묻는 것 자체가 바보같은 짓이었다. 데이먼은 고개를 숙이고 어깨를 들썩이고 있었고 바닥으로는 물방울이 뚝뚝 떨어져 점점히 나무 바닥을 적시고 있었다.


"알아, 나도.... 씨발 안다고. 그런데 나도 어떻게해야할지 모르겠단 말이야....이게 맞는 거 같은데 나조차 확실하게 확신이 서진 않아.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어서 큰소리만 뻥뻥 쳐놨는데 되지는 않고."


데이먼의 목소리는 잔뜩 잠겨있었고 울음이 섞여 몇 군대는 정확히 들리지않은채 웅얼댔다. 


"너희들은 그냥 보기만 하잖아! 나는...나도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겟다고. 나한테는 아무도 괜찮을거라고 해주지 않는단 말이야...나는....나는...."


결국 데이먼은 말도 마치지 못한 채 목놓아 엉엉 울었다. 그래 넌 울었다. 내 앞에서 아주 크게. 그 순간 깐깐하게 보이던 네 모습은 산산히 부서져  너는 정말 어느 때보다 어린애처럼 보였다. 아주 작고 어린아이 말이다. 


"어..음....다 괜찮을거야."


나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너를 끌어안았다. 정말이지 나답지는 않은 행동이었으나 어린애를 달래는 법은 안아서 토닥이는 법 밖에 몰랐고 밀어내리라 생각했던 너도 내 품에 고개를 파묻었다. 어울리지 않는 그림이었다. 우리가 기껏하는 스킨쉽이래봐야 내가 장난을걸면 네가 하는 주먹질정도가 전부일정도로 우린 친하지도않았고 서로를 안아줄만한 관계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너는 나를 안고 울었다. 그렇게 힘들었으면 다른사람한테 말을 하면 될 것이지 하고 네 등을 토닥이던 나는 그제야 힘들어하는 그레이엄과 다른 일에 관심을 보이는 데이브 그리고 별다른 고민이나 생각없이 휘적거리고 다니는 내 모습을 떠올렸다. 누구하나는 버티고 있어야 했다. 그래야 모두가 그 주변으로 돌아갈테고 기댈테고 모든 걸 맡길 수 있었을 테니까. 그리고 너는 원하던 원치않던 그 역을 해야했다.


내 첫인상이 맞았다. 너는 그냥 어린애였다. 자기가 좋은 걸 하고싶은 그냥 어린애. 거기엔 아무런 이유도 없었고 너는 사실 누군가에게 모든 걸 맡기고 어쩌면 놓아버리고 싶었을지도 몰랐다. 불확실한 것은 두려웠고 모두들 너에게 기대를 걸거나 맡기거나 혹은 확신을 필요로 했다. 너는 구실점 역할을 하면서 그 곳에 못에박힌 듯 서있을 수 있도록 더 서있어야했고 모두가 나돌수록 더 강하게 해야했다. 내가 그레이엄을 위로하는 동안 네가 얼마나 수없이 울었을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그래 다 괜찮을거야."


난 몸에 힘을 빼고  너를 정말 꼭 끌어안아 토닥여줬고 넌 나한테 기대듯 안겨와 내 셔츠를 다 적셔놓았다. 한참을 그렇게 울던 너는 눈이 붕어처럼 탱탱 부어서야 빨간 눈을 하고 나한테 웅얼거리듯 말했다.


"그레이엄한텐 말하지마.....이런 거 멋있지 않잖아."


곧죽어도 자존심은 하고 생각하며 내 옷깃을 꽉 잡고있는 네 손을 빼내어 새끼손가락까지 걸고 나서야 너는 히-하고 바보처럼 웃었다. 나는 네가 머저리같다고 놀렸고 너는 이번엔 씩씩거리며 내 팔을 힘껏 쳐댔다. 팔뚝이 아팠지만 네가 불퉁거리는 모습이 귀여워서 나는 웃었다가 네가 귀엽다는 생각을 한 나에게 경악했다. 그리고 꺠달았을 때 나는 너에게 반해있었다. 가볍게 들리겠지만 지독한 짝사랑의 전조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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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폴/믹폴]별

비틀즈/단문 / 2014. 1. 11. 00:16

비틀즈 롤링스톤즈 크리스오버 주의


존 레논 x 폴리 매카트니(폴 여체)


믹 재거 x 폴리 매카트니(폴 여체)



폴리가 밤하늘보다가 갑자기 별을 가지고 싶다고 하면


존은 안절부절하면서 내가 우주에가서 따다줄까? 하고 정신나간 소리를 짓걸이는데


웃으면서 폴리가 지금이 자동차가 날아다니는 시대도아닌데 어떻게 우주에가냐고 꺄르르거리겟지.


60년대니깡.


그리고 아주 나중에 폴리가 존이랑 자다 깻을 때 존이 자리에 없는거야


그래서 폴리가 눈비비면서 존, 조니? 존.


하면서 존을 찾아가는데 존 작업실인 작은 방에 불이켜져있는걸보고 가겠지.


그리고 문을여니까 존이 뭔가를 열심히 그리고있는데 존 등 때문에 안보일거야


그래서 폴리가 존, 조니? 하고 다시부르니까 존이 뒤를 돌아보더니


환하게웃으면서 왔어 폴리?


하고 


지금 막 완성했는데 타이밍이 좋네. 하면서 폴리 손을 이끌거야.


그리고 이젤을 보여주는데 거긴 별들이 잔뜩 쏟아지는 곳에서 환하게 웃고있는 폴리의 모습이 보이겠지.


그 그림은 너무 예쁘고 그리고 사랑스럽다는게 묻어나서 보기만해도 따뜻해지는 그런그림이었음 좋겠다.


폴리는 그 그림을 한참보다가 내가 저렇게 예뻐? 하고 그림에 손을 대는데


존이 뒤에서 폴 허리안고 등에 얼굴 묻으면서


내 눈에 항상 넌 저렇게 보여. 

 

라고 했으면.




믹폴리로하면 믹년이 잠깐 생각하는듯 하다가 알았어 ㅇㅇㅇㅇ


하겠지. 그래서 폴리가 막 웃으면서 따다주게?


그러니까 믹년이 실실쪼개면서 오빠가 뭐 못하는거 봤냐고 기다리라고 하겠지.


그리고 며칠있다가 폴리도 이 일을 잊어갈 즘에 믹이 자기 집에 폴리를 초대하겠지.


그것도 한 밤중에.


그래서 폴리가 아 떡치려나보다. 하고 핸드백 주머니에 코돔 쑤셔넣고 가는데 대뜸 집 앞에서 믹년이 


"자 선물."


하면서 뭘 내미는거야. 그래서 받아보니까 야광별이 빛나고있겠지


그래서 폴리가 이게뭐야? 하고 묻는데 믹년이 쪼개면서 "별. 따왔어."


이러는거야. 폴리는 어이가없어서 그래 고맙다 병신아 하면서 그래 이걸믿고 뭘 하고 문을 여는데 할 말을 잃겠지


집 안 가득 빼곡하게 색색의 야광별들이 붙어있었으니까


그리고 믹은 폴리 손등에 살짝 입맞추면서 재거의 행성에 오신걸 환영해 공주님. 이 행성은 공주님거야. 이 별들도 전부


하고서 둘이 야광빛이 빛나는 그 곳에서 존나 떡쳤으면 좋겠다.


근대 나중에 니디티 끝나고 폴리가 자려는데 믹년 방이고 뭐고 야광별 다 붙어있어서 눈부셔서 못잔다고 때라고 승질내서 오밤중에 믹년은 그 별을 다 때야 했습니다. 으앙 새드엔딩.




반대로 존이나 믹년이 별따다달라고하면


폴맥경이면 돈가졌다 뭐하나. 운석하나 사다가 선물로 줄듯. 그것도 엄청 큰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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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링스톤즈 비틀즈 크로스오버


믹 재거 x 폴리 매카트니(여체)


폴 매카트니 x 미키 재거(여체)






제인 폴리 매카트니


제임스 폴 매카트니




는 쌍둥이고 폴은 빝활동 폴리는 윙스활동하고






마이키(줄여서 미키) 피오나 재거


마이클(줄여서 믹) 필립 재거




는 미키년이 폴리폴이랑 동갑, 믹년이 한살어린 동생.








폴리는 폴이랑 빝활동하다가 혼자여자니까 막 존이나 조지팬들이 우리오빠 건들지말라고하고 가뜩이나 내가 짱짱맨 멘탈을가지고있는데 폴이랑 존한테 좀 밀리거나하니까 빡쳐서 뛰쳐나온 케이스.




존이랑 사귀다가 존이 너무 자존감낮은데 또 멋대로니까 자기도 지치고 케어를 못해줘서 헤어진 경력있음.






미키는 보위옹이랑도 앨범내고하지만 보통 혼자 앨범내는 솔로가수.




원래 미키도 롤링이었는데 키스랑도 사귀고 브라이언이랑 막 사귀다가 개처럼 싸우고 뛰쳐나옴.










아무튼 이런상태에서




폴-미키




믹년-폴리




이렇게 사귀는데 둘이 신경전 쩌는거 보고싶다.




폴미키는 좀 쇼윈도커플인 경향이 있고 믹폴리는 폴리랑 믹년이랑 진짜 눈맞은 그런 커플이었으면 좋겠다. 말안해도 사랑하는거 아는 좀 그런거.




그상태에서 미키랑이랑 폴리신경전이 장난아님 좋겠다..




 막 잉국에서 제일이쁜 걸에서 폴리가 일등하니까 미키가 폴 끌고나가서 베스트 커플먹고 폴리가 져서 "왜 내가 저년보다 이쁜데 진거야!!!이건 다 너때문이야!!!!" 이러면서 믹년 바가지긁고 엉엉 울고 믹년이 빡쳐서 미키한테가서 쐉년아 이러고 폴이 나타나서 너지금 내여친한테 욕함? 하고 믹년 어깨 밀고




이런식으로 항상 미키나 폴리가 울면 믹과 폴이 주먹다짐을 하는 걸로 끝났음 좋겠다.




이새끼 저새끼 욕이 막 날아다니는데 폴리는 싸우지마 하면서 믹년 얼굴에 상처날까봐 찡찡거리는데 미키가 옆에서 비련의 여주인공이냐고 비웃고 폴이기라고 응원하고있음좋겠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막 지동생인데 믹 전에 맹장수술했어!!! 옆구리 박아버려! 발로까!!!막 이러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믹년은 미키한테 씨발 니가 누나냐!!!소리지르고 미키는 메롱하고




나중에 믹 얼굴에 멍이라도 들면 폴리가 씩씩거리면서 폴 얼굴에 손톱자욱 내놓으니까 미키가 폴리 머리끄댕이 다 뽑아놓고




그렇게 이판사판으로 싸워라. 그래서 빝에선 두커플 안붙여놓으려고하겠지.




근대 롤링꾸러기들은 재밌다곸ㅋㅋㅋㅋㅋ막 붙여놀라함.






근대 더웃긴게 얘네 넷은 어떻게싸워도 여자들끼리 싸우는 캣파이트 느낌 나겠다.




아무튼 그래서 원래 개처럼 싸워도 사랑이 넘치던 믹폴리커플이 믹년이 완전 로맨틱하게 폴리한테 공개청혼해서 결혼발표나니까




졸지에 그럼 결혼도 연애도 하면안되는 사이가 되는 폴미키커플이 빡쳐서 미키가 이건 말도안돼!!!




하면서 막 힝...나 임신했는데 우리애 어떻게하냐고 공중파에서 눈물콧물 다 터트리고 임신했다고 뻥치고 다님 좋겠다.




그러니까 폴은 당황해서 임신했냐고 왜말안했냐고 쩔쩔매고 미키는 모른척하면서 우리결혼해야지 응? 하고




폴은 당연히 해야지!!!하고 




이사실 안 믹년이 빡쳐서 아니라고 저년 무슨임신이냐고 내가 생리하는거 다봤다고하니까




미키가 아이고 저새끼가 지 여자한테 눈이멀어서 이젠 누나를 막 매도하네 엉엉 해서 믹년 개새끼 만들고




폴리는 막 울면서 어떻게하냐고 우리헤어져야하냐고 헤어지기싫다고 찡찡.




믹년이 빡쳐서 술먹고 미키 때리고 임산부 때렸다고 대서특필되고








아씨발 몰라 막장^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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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폴]감기

비틀즈/단문 / 2013. 12. 31. 00:31

비틀즈


존 레논 x 폴 매카트니



폴은 그 날 집에 혼자였다. 아내는 일을 나간지 오래였고 이미 아이들이 전부 커서 떠난 커다란 집은 적막했고 거기에 폴은 아프기까지 했다.


영국의 매서운 겨울바람은 이제 나이가 들어 면역력이 많이 떨어진 폴에게 기침과 고열을 동반시켰고 


폴은 혼자서 고열에 시달리며 침대에서 끙끙 알아야했다.




폴은 혼자라고 생각했겠지만 사실 아까 전부터 아니 오래 전부터 그의 곁에 머무는 사람이 있었다.


믿기지 않겠지만 그는 존이었다. 동그란 안경을 쓴 존은 이미 70대가 된 폴과는 달리 여즉 40살. 즉 죽기전의 모습이었는데 그의 몸은 반 투명했다.


그는 폴의 옆에 앉아서 연신 


"아프지 마, 아프지 마 폴리. 아프지 마."


하고 속삭였지만 폴은 들리지 않는 듯 했다. 존은 열이나 끙끙거리는 폴이 안타까운듯 폴에게 손을 뻗었지만 그의 손은 폴에게 닿지 못한 채 통과되고 만다.


존은 하염없이 폴을 바라보고만 있다.



그 때 침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책장에서 책이 하나 툭 떨어진다. 아내가 책을 읽고 좀 헐겁게 꽃아 둔 모양이었다. 책이 떨어지자 폴의 시선이 그 곳으로 향한다.


"존, 거기 존이야?"


하고 팔을 뻗는다. 그 곳은 존이 앉아있는 곳과 정 반대 편이다.


"존 간호하러 와준거야? 친절해라. 고마워 존."


폴은 존을 등지고 누워서 텅 빈 허공을 향해 손을 뻗으며 마구 휘젓는다. 존은 폴의 등을 멀거니 바라본다. 폴은 열이올라 발간 얼굴로 행복한 듯 웃으며 허공을 향해 말을 건다.


"존 네가 있어줘서 곧 나을 거 같아."


폴이 웃으며 말한다. 존은 그런 폴의 뒷모습을 한참을 보다가 천천히 침대를 한바퀴 돌아 폴이 손을 뻗은 쪽으로 가서 폴의 손을 잡는다.


"응, 맞아. 나 여기있어."


그렇지만 둘의 손은 닿지 않는다. 그냥 그 곳에 겹쳐있다.


"전에도 네가 간호해줬는데. 넌 내가 아플 때마다 곁에 있어주는구나."

"응, 폴리 빨리 나아."


들리지 않을 걸 알지만 존은 폴의 말에 꼬박꼬박 대답을 한다. 폴은 웃고 곧 열때문인지 잠이 든다. 존은 그런 폴을 들여다본다.


지금까지 주욱 그래왔이 그냥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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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


커플링없음.




크리스마스엔 종종 믿을 수 없는 기적이 일어나고는 한다.


그 날 폴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가족과 시간을 보내려고했지만 그건 어려웠다. 일단 이미 전부 커서 출가외인이 된 아이들은 제외하고 폴은 아내와 자신의 어린 딸과 시간을 보내려고했는데 헤더가 벨라노체를 데리고 외국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겠다며 폴과 상의도 없이 국외로 날라버린 것이었다. 덕분에 폴은 벨라노체에게 주기위해 샀던 분홍색 드레스를 벨라노체에게 선물해주지 못했다.


"산타클로스가 되고싶었는데."

"어쩔 수 없죠. 다음에 줘요."

"그 날 전해주지 못하면 소용없어. 산타가 전해주는게 아니잖아"


낸시는 벨라노체가 이미 열살이라 산타를 믿을 확률은 거의없다고 말해주고싶었으나 그만두었다. 


"꼭 가야해?"

"미안해요, 폴 이건 중요한 문제에요."


낸시는 기업인들이 많이 참여하는 파티에 갈 예정이었으나 폴을 데려갈 생각은 없었다. 그 곳은 파티라기보단 일의 연장이었으니까. 물론 폴과 참여해 금술을 자랑하는 것도 좋았으나 그 곳에 폴을 데려갔다간 서로 상대의 기업이 어떤지 떠보기 바쁜 그 곳에 먹잇감이 될게 분명했다.


낸시는 폴에게 숨기는 것이 없었던데다가 회의하고 힘이들곤하면 폴에게 푸념하듯 회사 일들을 이야기하곤했는데 낸시가 부사장으로 있는 곳은 주식회사로 입소문에 큰 영향을 받아 나쁜 일이라도 유출되면 곤란했다. 물론 폴이 그 것을 일부러 말하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낸시는 술에취한 폴이나 자존심이 상한 폴을 믿지않았다.


모르시나봐요? 하고 빈정거리기라도하면 어린애같은 자존심을 가진 폴은 욱해서 그 것을 내뱉을지도 몰랐다. 눈치없고 유치하고 자신이 잘난 줄 아는 70이먹었음에도 10대 소년같은 그 면이 사랑스러워 사랑에 빠졌고 결혼까지했으나 그 것과 그 것은 다른 문제였다. 낸시는 여성의 몸으로 커다란 회사의 부사장까지 오른 몸이자 다른 곳에 이사로 몸담고있기까지했다. 공과 사 정도는 구분할 줄 알았다.


"알았어. 잘 다녀와."

"파티라도 가는게 어때요? 다른 스타들이나 후배들이 오잖아요."


예전같으면 왜 자신이랑 보내지 않냐고 땡깡이라도 쓰겠지만(제인과 사귈 때 그랬듯이) 아무리 어린애 같아도 나이를 허투로 먹은 건 아니라 폴은 그냥 눈에 띄게 축 쳐진 표정을 하고 낸시를 마중했다. 그 모습에 그래도 결국 사랑에 약한게 여자라고 낸시는 결국 마음이 약해져


"같이 갈래요?"


라고 물었지만 폴은 고개를 저었다. 그런 자리를 불편하기만햇고 낸시를 곤란하게 하고싶지도 않았다. 낸시는 그런 폴이 기특하다는 듯 엉덩이를 토닥여주고 코트를 몸에 걸치며 폴의 뺨에 키스해주었다. 폴은 그런 낸시를 문 앞까지 배웅했는데 낸시는 숨겨두었던 크리스마스 선물을 폴의 주머니에 넣어주며


"크리스마스잖아요, 당신에게 기적이 일어날거에요."


하고 다시 한 번 폴에게 키스해주고 문을 나섰다.



#


폴이 자리에서 일어난건 이른 저녁이 되어서였다. 6시쯤 되었을까 기타를 둥당이며 dvd로 발매된 예전 비틀즈 크리스마스를 보고있었는데 믹에게 전화가 왔다. 워낙 파티(라기보단 여자)를 좋아하는 믹은 벌써부터 잔뜩 취한 것 같은 목소리로 링고가 바바라와 이 곳에 와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고보니 링고랑 본게 올해 늦여름 즘 이었던 것 같아 폴은 오랜만에 링고를 보기위해 나갈 채비를 했다. 예전 영상을 보니 마침 링고가 그립던 참이었다. 물론 조지도 존도 그립지않은 것은 아니었으나 그들은 이미 볼 수 없게된지 오래였으니 이 추억을 나눌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기도 했다.


폴은 낸시가 파티에가기 전에 골라 준 정장을 입고 비싼 시계를 찬 후 매니져에게 연락을했다. 직접 전화해 갈까 생각했으나 술에 취해 올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얼마 후 집 앞엔 차가 대기했고 폴은 오랜만에 링고를 볼 생각에 들뜬 채로 파티장으로 향했다.


"링고!"

"오, 폴.'


폴은 파티장에 들어서자마자 링고를 찾았고 둘은 마주치자마자 요란하게 서로를 끌어 안았다. 잘지냈어? 그냥 그렇지 뭐. 하는 인삿말은 상투적이었음에도 둘은 꽤 오랜시간동안 서로를 붙들고 놓아주지 않았다. 항상 서로를 만나면 드는 감정이 있었다. 무어라 설명하기 어려웠지만 그 것은 그리움과 동시에 약간의 원망을 닮아있기도햇고 후회같기도 헀다. 그러면서도 익숙함과 보는 순간 마음을 놓을 수 있는 편안함. 이젠 서로가 함께한 날들보다 함께하지 않은 날이 더 김에도 인생에 가장 격정적이었고 빛나던 시간을 함께했던 사이였다.


서로를 보면 기쁘면서도 가슴이 무겁고 복잡한 기분이었다. 혹 자들은 왜 둘이 함께 활동하지않냐고 묻곤했지만 그 것이 둘이 함께 할 수 없는 이유였다. 그들은 함께있을 수록 비어있는 이들의 부재를 크게 느꼈다. 존을 그리고 조지를. 


분위기가 어색해지려하자 링고는 폴에게 술을 권했고 둘은 금새 구석에 자리를 만들었다. 링고는 폴에게 바바라를 소개했고 폴은 바바라에게 짖궃게도 링고가 예전에 좋아했던 여자애들 이야기를 했고 바바라는 깔깔거리며 웃었다. 


전설적인 비틀즈가 두 명이나 있으니 사람들이 둘을 가만둘리 없어서 어느새 둘을 중심으로 둥그런 원이 만들어졌다. 


"전 당신들의 음악을 듣고 이 꿈을 꾸게됐어요!"


몇번을 듣고 들어온 그 말들을 들으며 링고도 폴도 고개를 끄덕였다. 악수를 받고 포옹을 받고 어떤 이들은 감격에 벅차 울기까지했고 너무 놀라 말을 버벅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 것들에 익숙해 링고와 폴은 웃어주었고 그들과 새로운 곡에대한 이야기나 찬양을 들으며 다시 폴과 링고가 서로에게 돌아왔을 땐 시간도 많이 지나있었고 둘은 모두 취해있었다.


"머리는 왜 안길러, 네가 머리를 박박 밀었을 때가 생각나는데? 아 그건 눈썹이었나?"


폴은 취할 때로 취해서 낄낄거리며 링고의 짧은 머리카락을 박박 문질렀다. 평소같으면 링고가 이성적으로 말렸겠지만 똑같이 취한 링고는 너는 이 머리가 잘어울렸다며 폴의 머리를 바가지머리처럼 손으로 동글게 말고 같이 낄낄 웃었다. 그리고 둘은 한참이나 주정을 부리기 시작했는데 매니져는 이러다 파파라치에게 걸릴까 싶어 폴을 집에 데려가려 폴의 팔을 잡아당겼다.


"폴 이제 집에 가아죠, 곧 낸시도 집에 돌아올거에요."


그러나 폴은 링고를 잡고 통 놓아주지 않았다. 오히려 링고를 잡은 손에 힘을 줘 링고의 팔만 벌겋게 변했다. 매니져는 어쩔 줄 몰라하며 링고에게 사과했다.


"폴, 폴 이러지 말아요. 집에 가야죠. 취했어요."

"놔! 이거 놔! 존도 조지도 내게서 뺏어가더니 이젠 링고도 뺏어가려고? 그건 안돼지! 안돼!"


순식간에 주변 공기가 약간 싸해졌다. 링고는 그 말에 술이 번쩍 깼는지 같이 안고있던 손을 풀었고 폴만 땡깡을 부리듯 징징거리며 우리집으로가자 우리 같이 연주해야지 하고 횡설수설한 소리를 내뱉으며 링고에게 매달려있었다.


"제가 데려갈게요."


링고는 폴의 매니져를 제지하고 자기도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폴을 질질 잡아당겼다. 폴은 링고보다 훨씬 커서 부축을 한다고해도 거의 질질 끌리는 모양새가 되었는데 보다못해 매니져가 반대쪽으로 폴을 부축해주었고 그렇게 셋은 파티장 앞에 들어선 차에 올라탔다.


그러나 차 앞에 가도 폴은 링고를 놓아주지 않았다. 폴은 링고에게 자신과 같이가자며 매달렸고 결국 특단의 조취로 폴이 잠들 때까지 차에 있기로 매니져와 모두는 합의를 봤다. 밖은 추웠으나 차 안은 히터로 데워져 따뜻한 공기였다. 링고는 차 안에 앉아 눈이내리는 밖을 보았고 폴은 링고의 배를 끌어안고 주절주절 예전에 있던 일들을 떠들기 시작했다. 


그 것들은 전부 두서없고 시간도 제멋대로였으나 그 모든 일들에 링고가 함께였으므로 링고는 그 말들을 전부 알아듣고 어느정도 맞장구를 쳐주었다. 그러고보면 아주 예전에는 언제나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그 때는 여자친구들이 있기도 했으나 그저 넷이서 시간을 보낼 때도 많았다. 넷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하며 샴페인을 터트리고 그러다 보면 파티를 하는 것 못지않은 크리스마스 였는데.


링고는 그 시절을 회상했다. 그래 그때가 좋았는데. 술에취해서였는지 몸이 나른했다. 히터가 몸을 따끈따끈하게 데웠고 눈꺼플이 조금씩 무거워졌다. 옆에있는 폴의 사정도 마찬가지인지 조잘거리던 폴의 목소리가 점점 느려졌다.



#


"링고, 링고 일어나봐!"


링고는 누군가 자신을 깨우는 목소리에 눈을 떴다. 눈을 떳을 때 맨 처음 보이는 건 조지의 얼굴이었는데 그게 너무나 익숙해 링고는 잠깐동안 조지가 너무 젊은 모습이라거나 조지는 벌써 십년도 더 전에 저세상으로 떠났다던가 그런 일 따위를 잊어버리고


"왜 깨워, 조지. 나 졸리단 말이야."


하고 투정을 부렸다.


"링고는 잠꾸러기야."


링고가 투덜거리자 조지는 웃으며 링고의 손목을 잡았고 그제야 링고는 조지를 보고 


"조지?" 

"왜?"


하고 되물었다가 아무렇지도않게 대답하는 조지의 목소리에 링고는 그제야 꿈이라는 걸 깨닫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 곳은 크리스마스 냄새가 물씬나는 어느 눈내리는 작은 초원이었는데 곳곳에 장식된 트리들이 전등으로 번쩍거렸고 아래에선 눈이 소복거렸는데 춥지도 않았다.


"빨리 가자! 폴도 방금 깨서 저기에 있어."


조지는 링고의 손목을 이끌며 손가락으로 다른 곳을 가르켰다. 링고와 조지는 그 곳으로 향했다. 그 곳엔 연기가나는 작은 집이 있었는데 그 앞에는 눈이쌓이지 않은 식탁과 의자가 있었고 그 옆에는 존과 폴이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존?"

"링고."


링고가 존을 부르자 존이 환하게 웃으며 링고를 맞아주었다. 존또한 젊은 모습이었고 폴은 링고는 잠꾸러기라며 놀렸는데 폴 또한 젊은 모습이었다. 그들은 오랜만에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웠다. 이야기 내용은 시답지 않은 것들이다. 대부분 링고의 코라던가 조지의 사투리를 놀리는 것 같은 유치한 내용들이었는데도 넷 모두 즐거워서 낄낄거리며 웃었다.


"넷이 모였으니 오랜만에 한 번 해볼까?"


누가 말했는지 기억은 나지 않았다. 그러나 모두들 그렇게 생각했듯이 그들은 익숙한 듯 고개를 끄덕였고 그 옆에 마련된 조그만 세트에 각자 자리를 잡았다. 링고는 드럼세트에 앉았고 존과 조지는 기타를 잡았고 폴은 베이스를 잡았다. 어느새 눈은 그치고 위에선 조명이 내려왔고 폴이 익숙한듯 카운트를 시작했다.


"하나 둘 셋 - "


조지의 전주를 시작으로 곧 모두의 목소리가 그 곳을 가득 메웠다.



#


늦은 밤 폴의 집 문을 누군가 두드렸다. 낸시는 편안한 옷을 입은 채로 집 문을 열었다. 그 앞에는 코트를 걸친 채 얼굴이 발갛게 언 바바라가 있었다.


"안녕하세요, 낸시. 오랜만이네요."

"오, 바바라 오랜만이에요."

"링고가 파티장에서 폴과 사라졌대서요. 정말 말도하지않고."

"위층 폴방에 있어요. 둘 다 잠들었나봐요. 매니져가 옮기느라 고생했어요."


낸시는 그렇게 말하며 바바라에게 위층을 이끌었고 바바라는 곧 옷도 벗지않은 채로 폴과 엉켜 잠들어있는 자신의 남편 링고를 발견 할 수 있었다. 바바라는 괘씸하다는 듯 링고의 코를 콱 쥐었고 링고는 곧 괴로운 듯 발버둥을 치며 일어났다. 그 반동으로 폴은 자신의 침대에서 굴러떨어져 쿵-하는 소리와 폴의 "아야야" 하는 하는 소리가 들렸다.


링고는 상황을 파악하고 허둥지둥 바바라에게 사과를 하며 옷 매무새를 가다듬었다. 폴은 그 옆에서 하품을 쩍쩍 하며 눈을 비비며 일어났고 둘은 서로 마주쳤다가 멋쩍은듯 뒷통수를 긁었다. 무슨 일이 있었더라, 그러니까 술에 취해서...아 내가 링고를 놓지 않았지. 그래서 여기서 잔건가? 그리고...


그러다 폴은 퍼뜩 방금 꾸었던 꿈이 기억났다. 일어나니 존이 있었고 그리고 조지도 있었다. 곧 링고가 왔고 넷은 한참을 떠들다가 연주를 하며 노래를 불렀다. 그 모습이 꼭 예전과 같았다. 폴은 링고에게도 그 꿈을 꾸었냐고 묻고싶었으나 스스로도 바보같다는 것을 깨닫고 그만두었다. 사실 링고와 단 둘만 있었다면 물었겠지만 앞에는 낸시랑 바바라도 있었고 그런걸 물었다간 당신은 아직도 꿈이랑 현실을 구분못한다면서 핀잔을 받을게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깨고나서 남은 건 다시 처음만났을 때와 같은 서로에대한 정과 떠난이들에대한 그리움이었다. 낸시는 바바라에게 차를 권했고 넷은 거실에 모여앉아 차를 마셨는데 둘 모두 어색히 그냥 요즘 따로 하는 작업이나 콘서트 등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했다. 폴은 링고와 단 둘이 남게되면 꿈에대해 묻고싶었으나 타이밍이 오지 않았고 바바라가 곧 이제 너무 늦었으니 가본다고 이야기했다.


"만나서 반가웠어."

"그래 또 봐야지."


상투적인 인사가 오갔고 결국 폴은 링고에게 그 것에대해 묻지 못했다. 둘은 문 앞에 서서 다시 서로를 격하게 끌어안았고 서로의 뺨을 비볐다. 그리고 문이 닫히기 직전 링고가 대답했다.


"그래, 우리 또 같이 연주하자."


폴이 무어라 말하기도 전에 낸시가 문을 닫았다. 그리고 곧 크리스마스가 끝났음을 알리는 회중시계의 뎅뎅- 뎅뎅-하는 종소리가 열두번 울렸다. 종소리가 끝나고 낸시가 둘 다 취헀는데 연주도 했어요? 라고 물었지만 폴은 대답을 하지 못했다. 





크리스마스엔 가끔 기적이 일어나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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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ichelle(미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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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노엘 갤러거 x 리암 갤러거



네임버스 주의.




노엘은 태어나서부터 피부에 마치 각인처럼 새겨져있는 이 네임이라는 싫었다. 어머니는 이 네임하나만을 보고 자신의 아버지인 토마스와 결혼해 세명의 아이를 낳았다. 어머니는 언제나 불행해했다. 사랑해서 한 결혼도 아니었고 아버지는 무능력했다. 당장 끼니걱정을 해야했으며 아버지는 언제나 가족들에게 손을 댔다. 형, 자신 그리고 어머니까지. 가장 오래된 희생자인 어머니는 자신의 막내동생을 임신을 했을 때도 맞았다. 어머니는 만삭이되어 부른 배를 안고 어떻게든 아이를 지키려고했고 다섯살먹은 자신과 여섯살먹은 형은 그런 어머니 대신 얻어맞으며 아이를 지켰다. 


태어난 아이는 아주 작았다. 어머니는 해산을 할 틈도 없이 일을하러 나갔고 그 조막만한 아이를 돌보는건 순전히 형 폴과 노엘 몫이었다. 두 형제는 곧 아이를 사랑하게되었다. 조막만한 그아이는 틈만나면 삑삑 울어 사람 속을 다 긁어놨는데 그래도 노엘을 보고 꺄르르 웃을 때면 그렇게 천사같을 때가 없었다.


리암이 어느정도 크자 아버지의 폭력은 리암에게까지 이어졌다. 아직 어린 리암은 아버지 발길질에 데굴데굴 굴러갔고 노엘은 자신도 작은 몸집으로 그런 리암을 끌어안거나 리암을 화장실에 밀어넣고 문을 잠그곤 했다. 화장실 안에선 리암이 빽빽 우는 소리가 울렸고 그게 시끄럽다며 노엘은 더 얻어맞았지만 끝까지 화장실 앞을 막고 서서 비키지않았다. 아버지는 그에 독하다고 노엘을 더 때렸다.


아버지는 폴이나 노엘을 때린 후 술을마시고 잠들곤했는데 그제야 노엘은 겨우겨우 다리를 절룩이며 화장실문을 열었다. 그러면 리암은 노엘에게 파고들어 으엥으엥 울었는데 노엘은 그 때마다 리암이 다친 곳이 없는지 살펴보며 실없이 웃었다. 그러나 노엘이 언제고 리암을 볼 수도 없는 노릇이었고 폴과 노엘이 없는 집 안에 있으면 리암은 아버지의 폭력을 피할 수 없었다. 한 번은 노엘이 학교에갔다가 돌아와 얼굴에 새파랗게 멍이 든 리암을 보고 리암에게 화를 낸 적도 있었다


"내가 나 없을 때 문 잠그고 방 밖으로 나오지 말랬잖아! 이 멍청아!"

"그치만 배고팠단말이야."


리암은 맞은 것도 서러운데 형이 화까지내자 속상했는지 또 울음을 터트렸고 결국 노엘은 다시 리암을 달래야했다. 이날 일로 이렇게 살 순 없다고 생각한 노엘은 어머니에게 매달리다시피하며 도망가자고 이야기했다. 어차피 돈을 버는 것도 어머니이고 폴과 자신이 학교를 그만두고 돈을 벌테니 제발 도망가자고. 그리고 어머니도 당연히 그러자고 이야기할거라고 노엘은 생각했지만 어머니의 답은 달랐다.


"그건 안돼, 노엘. 이건 내 운명이란다."


어머니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팔뚝 안쪽에 새겨진 아버지의 이름을 보여주었다. 노엘은 잠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어머니는 그런 노엘을 안아주며 중얼거렸다.


"힘든거 알아. 그렇지만 조금만 참으렴. 엄마 운명은 이렇지만 너희의 운명의 상대는 이렇지 않을거야. 너희 운명의 상대는 다를거야."


그 모습이 마지 주문과도 같아 노엘은 소름이 끼쳤다. 




#

형제들의 미약하지만 그나마 방패막이 되어주던 어머니는 결국 노엘이 15살 때 돌아가셨다. 이유는 잦은 구타로인해 상할때로 상한 내장과 과로 등 복합적인 원인이었다. 폴과 노엘은 아버지를 신고했으나 돌아오는 건 증거부족으로인한 석방 뿐이었다. 덕분에 노엘과 폴은 더 많이 얻어맞아야했다. 


노엘은 달아나고 싶어했으나 폴은 스무살이 되기 전까진 이 곳에 있어야한다고 이야기햇다. 그 전까진 운명의 상대가 정확히 누구인지 알 수 없으니 그래야한다고 했다. 그게 운명이라고. 그놈의 운명. 운명타령에 노엘은 정말 속이 터질 지경이었지만 폴만 두고 갈 수 없었으므로 노엘은 집에 남는 수 밖에 없었다.



#

아버지의 폭력은 리암과 노엘, 폴이 클 때까지 계속되었다. 폴은 20살이 되어 상대방의 이름이 정확히 새겨지자마자 자신의 운명의상대를 찾아 미련없이 집을 나가버렸다. 이제 리암을 구해주는 건 노엘 뿐이었고 그나마도 이젠 어느정도 사정을 알게 된 아버지가 화장실 문을 막아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노엘은 그럴 때마다 리암이 맞지않게 리암을 최대한 감싸안았는데 이제 꽤 커다래진 리암은 노엘 품에 채 들어오지 않아서 그런 건 소용이 없었다.


"씨발 많이 아프냐?"


자기도 입에 찢어져서 주제에 달걀을 꺼내 멍든 리암의 광대를 문질러주며 노엘이 묻자 리암은 아프지않다며 히히 웃었다. 노엘은 시발 이 이디엇이 머리를 맞더니 미쳤나 아픈데도 웃네 하고 툴툴거렸는데 그럼 리암은


"괜찮아 맞아도. 형이 왕자님처럼 구해주잖아."


하고 대답했다. 노엘은 그럼 멍청이 멍청이 하면서도 리암을 안아주었다. 이젠 자신만큼 커다래진 리암이 여전히 작게 느껴졌다. 




#

노엘은 스무살이 되었다. 노엘이 스무살이 되는 생일 날 노엘은 엄청난 통증에 눈을 떴고 원래 자신의 이름과 상대방의 이름이 새겨져있던 어깨가 타듯이 아픈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 위에 이름이 새겨졌다. 라일라라는 아주 사랑스러운 여성의 이름이었다. 


노엘이 스무살이 된 그 날 아침 식탁에서 아버지는 노엘에게 나가라고 이야기했다. 노엘이 돈을 벌어오긴했지만 사회의 오랜 관습이 그랬으니 딱히 노엘을 데리고있을 생각은 하지도못했다. 모두가 그랬다. 스무살이되면 부모님을 떠나 이름이 새겨진 상대를 찾아나선다. 그는 아직 스무살이 안되었을 수도 있고 나이가 훨씬 많을 수도 있었기에 어리다면 눈에띄지않게 그 사람의 주변에서 그가 클 때까지 기다리거나 나이가 있다면 그 길로 결혼을 하면 그만이었다.


"운명의 상대를 찾아나서야지. 용돈 붙이는 거 잊지말아라. 네 어머니 기일은 챙겨야지."


아버지는 그렇게 말하고 낄낄 웃었다. 노엘은 더러운 그 입에 어머니 이름을 담지말라고 하고싶었으나 그러지 않았다. 노엘은 그 길로 가서 짐가방을 챙겨 내려왔다. 어차피 가진거라곤 비틀즈 씨디들과 옷 몇가지가 다였으므로 짐은 식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다 챙겨졌다.


"그래, 내 운명을 찾아야지."


노엘은 그렇게말하며 짐가방을 들었다. 리암은 불안한듯 노엘과 아버지를 번갈아보다가 사태파악을 하고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그렇지만 리암도 이 상황을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걸 모르는 건 아니라서 시리얼에 얼굴을 쳐박고 울음을 삭혔다. 그게 형을 볼 수 없어서 슬픈건지 이제 저 혼자 그 폭력을 온전히 견뎌내야하는게 슬픈건지 노엘은 알 수 없어 조금 묘한 표정을 지었다. 노엘은 성큼성큼 리암에게로 걸어가 리암의 손목을 붙들었다.


"따라와. 멍청아."


리암은 시리얼을 먹던 숟가락을 내려놓지도 못하고 그대로 노엘에게 질질 끌려갔다. 뒤에서 아버지가 무어라 소리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노엘은 개의치 않았다. 아직 파자마 차림이었던 리암은 놀라서


"형 어디가는데."


하고 물었는데 노엘은 거기에 


"몰라, 근대 따라와."


하고 대답했다.



#

노엘은 공원화장실에 가서 리암에게 가방을 던져주고 옷을 갈아입고오라고 이야기했다. 화장실안에서 열어본 가방에는 노엘의 옷가지와 섞여서 리암의 옷가지들도 마구잡이로 들어가있었다. 리암은 옷을 꿰어입었고 노엘은 리암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말하고 은행에 들어간 후 둘은 작은 복덕방에 갔다. 둘은 며칠간 집을 보러다녔는데 그동안 공원벤치에서 잠이 들었다. 리암은 추워서 집에 돌아가자고 했는데 그 때마다 노엘이 꼭 안아주면서 


"조금만 참아 곧 우리 집에 갈거야."


라고 말했다. 그 우리집이라는 의미를 리암은 잘 몰랐지만 노엘의 표정이 비장해보여서 고개를 끄덕거리는 수 밖에 없었다. 얼마 후 둘은 낡고 좁은 아파트 한채를 구할 수 있었다. 노엘은 리암에게 여기가 우리 집이라고 말했고 리암은 잘 알아듣지 못했지만 노엘이 그렇다면 그렇다는 거였으므로 그 작은 아파트에 자리잡았다.


노엘은 공장에서 일을 했다. 노엘은 새벽에 나가서 밤 늦게 들어왔는데 그 때마다 작은 빵조가리를 들고오고는 했다. 그럼 리암은 아침에 그 딱딱한 빵조가리를 먹으며 학교에 가곤했는데 그게 공장에서 받은 노엘의 점심임을 리암은 미처 알지 못했다. 노엘은 그렇게 돈을 벌어서 리암을 학교에 보냈다. 리암은 자신도 학교를 그만두고 돈을 벌겠다고 했으나 그 때마다 노엘의 엄한 표정이 돌아와서 그 것을 포기해야했다.


리암은 형과 사는게 좋았다. 좀 가난하긴해도 밥을 굶지는 않았고 좁은 방에서 잠들어있으면 얼마 지나지않아 문이열리고 형이 옷을 벗고 자신의 옆에 눕는다. 자신이 깨기 전에 형은 가지만 항상 머리맡에는 빵과 조금의 용돈이 놓여있었다. 한달에 두번정도는 노엘이 쉬었는데 쉴 때면 노엘은 꼭 리암을 축구경기장에 데려다주고는 했다. 리암은 그 때 마음껏 노엘에게 어리광을 부릴 수 있었고 둘은 경기결과를 보며 소리지르거나 침통해하며 시간을 보냈다. 


힘들긴했어도 리암은 그 시간이 너무 좋아서 그냥 이 시간이 쭉 계속되었으면 했다. 



#

리암이 18살 때 집에 한 사람이 찾아왔다. 그 사람은 금발의 아름다운 여자였는데 그는 자신의 이름이 라일라라고 했다. 리암은 그 이름을 듣자마자 그 사람이 누군지 알아차렸다. 노엘의 운명의 상대였다. 리암은 이 생활이 끝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자신은 아버지에게 돌아가야했고 형은 저 여자와 살게될거다. 


리암은 그 여자에게 나가라고 소리지르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밤이 늦게 노엘은 돌아왔다. 그리고 온 여자에게 누구냐고 물었다. 리암은 그 여자가 이름을 말하자마자 노엘이 그 여자를 따라나설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노엘은 그 여자에게 화를내며 나가라고 말했다. 그 날 노엘은 리암과 오랜만에 같은시간에 잠자리에 들었는데 둘 모두 잠이 들지 못해서 계속해서 몸을 뒤척여야했다.


리암은 그 날 이후부터 노엘의 팔에 새겨진 라일라라는 글씨가 신경쓰였다. 형이 운명을 싫어한다는 걸 알고있었으나 언제까지 자신을 끼고살 수는 없는거였다. 이유는 짐작할 수 있었다. 아마 나때문에. 그리고 내가 스무살이 되자마자 나는 운명의 상대에게 가야하겠지.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수 없었다.


리암이 눈에띄게 우울해하자 눈치빠른 노엘은 그 낌새를 잡아내고 그 다음날부터 이름이 새겨진 어깨에 붕대를 감고다니기 시작했다. 덕분에 리암은 그녀의 이름을 다시 볼 수는 없었고 눈에서 보이지않자 리암은 어느정도 그 것에대해 잊을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예전생활의 반복이었다. 


노엘은 개처러 일해서 기어코 자신은 졸업하지못한 고등학교를 리암은 마지막까지 졸업시켰다. 졸업식에서 노엘은 리암에게 꽃다발을 안겨주며 처음으로 울었다. 그 지독한 고생의 대가였다. 리암은 그런 노엘을 보고 놀리려고했는데 자신도 울음이나서 같이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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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후 리암은 스무살이되었다. 스무살이 되는 생일날 리암은 종아리 안 쪽에 타는듯한 통증을 느꼈고 곧 거기에 반코라는 이름이 새겨진 것을 확인했다. 노엘은 얼굴을 싹 굳혔다. 반코는 올해 40대에 가까운 술주정뱅이였다. 가끔 막노동을하고 그 돈으로 술을 마시고 다니는 마을에서 유명한 망나니였는데 툭하면 주먹질을하고다녀 마을사람들 시선이 고울리가 없었다. 처음엔 다른사람이겠지 다른사람이겠지 했으나 그 바로 다음날 누군가 둘의 집 문을 두드렸다. 반코였다.


"씨발 존나 늦게크네. 기다리느라 죽는 줄 알았어. 빨리 가자고."


반코는 리암의 손목을 잡아끌며 말했다. 그러자 노엘이 리암의 반대 쪽 손목을 잡았다.


"못가. 누구마음대로 데려가."

"뭐? 눈 없어? 여기 씨발 내이름 써있잖아. 반코! 내 이름말이야. 내꺼라는 표시라고."


그러면서 반코는 리암을 확 당겨다 자신의 품에 안았다. 술냄새가 섞여 악취에가까운 숨이 리암의 목덜미에 닿았다. 리암은 소름이 끼치는 걸 느꼈다. 


"지랄하고있네. 그런거 좆까. 씨발 우린 그런거 안믿어." 


노엘은 그런 반코의 가슴을 밀며 다시 리암을 잡아당기고는 문을 닫으려고했다. 그러자 반코가 막무가내로 손을 우겨넣더니 리암을 잡으려고 휘저어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마치 어린시절 화장실 창문으로 자신을 잡으려고 팔을 뻗어대던 아버지 모습과 겹쳐보여 리암은 뒷걸음질쳤다.


"넌 내 거야. 몰라?"


그러자 반코의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울렸다. 리암은 겁에질린 표정을 지었고 노엘은 당장 꺼지라며 반코를 발로차서 밀어버렸다. 문이 닫히고나서도 반코는 한참 문을 쾅쾅거렸는데 노엘은 그런 리암이 듣지못하게 리암을 이불 속에 파묻어버리고 제가 꼭 끌어안고있었다.



#


얼마 후 반코는 소송을 냈다. 제 짝을 주지않는다는 것이었다. 관습이긴했으나 결혼이 강제가아니므로 그 소송은 기각되었으나 그 사건에대한 손가락질이 시작되었다. 자신의 피부위에 새겨진 이름의 상대는 당연코 자신의 운명 일 수 밖에 없었고 운명의 상대와 결혼하는 건 당연한 일인데 그걸 거스르는게 좋게 보일리 없엇다.


그 일로 노엘은 공장에서 잘렸고 리암은 취업을 하지못하게됐다. 얼마 간은 가진 돈으로 버텼지만 곧 식량이 바닥나고 수도까지 끊기자 노엘은 막노동을 시작했다. 힘도 세지않으면서 작은 체구로 막노동을하는 노엘의 몸에는 언제나 멍이 가득했는데 리암도 나가려고하면 노엘은 기어코 리암은 하지못하게했다.


무슨 일이라도 도우려 리암은 어느 회사의 청소일을 시작했다. 리암은 회사원들에게 방해가되지않기위해 밤늦게부터 새벽까지 일했는데 노엘은 항상 리암에게 조심하라고했다. 리암은 이젠 자신보다 훨씬 작아진 노엘을보고 나보다 네가 조심해야지 하고 말했지만 노엘은 영 못마땅한 표정이었다.


그 날도 리암은 늦게까지 화장실 청소를 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빨리가서 씻어야지 안그러면 형이 화장실 누린내를 맡을지도 몰랐다. 그건 왠지 부끄러웠다. 리암은 오늘 받은 월급으로 오랜만에 노엘과 고기를 사먹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리암이 채 집에 들어가기도 전에 리암은 누군가 자신의 입을 손수건으로 확 막아버리는 걸 느끼며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


눈을 떳을 때 리암은 달리는 차 안이었다. 리암은 휙휙 바뀌어가는 창 밖을 보며 주변을 두리변거렸다. 처음보는 차 안이었다. 리암은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눈만 꿈뻑꿈뻑 떴다.


"깻어? 달링?"


소름돋는 목소리와 함께 두꺼비처럼 두껍고 우툴두툴한 손이 리암의 볼을 훑었다. 리암은 힉 소리를 내며 창가에 붙으며 그 쪽을 바라봤고 거기엔 반코가 낄낄거리며 다시 운전대를 잡고있었다. 


"뭐야 씨발 여기가 어디야!"

"어디긴 차 안이지. 우린 우리 집에 가는 중이고."

"여기 우리집 아니야! 빨리 나 내려줘!"

"착하게 굴어야지. 리암, 내 성질 돋우지 마. 응?"

"꺼져 씨발 차 세우라고!!!!"


리암은 반코를 밀고 운전대를 빼앗다시피하며 차를 돌리려 했다. 그러자 반코가 리암을 창문쪽으로 밀어버렸다. 리암은 유리창에 머리를 쿵 소리가 나도록 부딪혔다. 반코는 차를 멈춰세웠고 리암은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문을 열려고 손잡이를 잡았지만 차문은 잠겨있어서 덜컥거릴 뿐 문이 열리지 않았다.


"성질 돋우지 말랬잖아."


반코는 으르렁거리며 리암이 있는 차 시트를 뒤로 확 져치고 리암의 허벅지 위에 올라앉았다. 리암은 버둥거리며 몸을 빼려고 했으나 반코는 리암의 머리채를 잡아올리고 무릎으로 리암의 배를 꽉 눌렀다.


"으..씨발"


리암이 고통스러운 듯 뒤척이자 반코는 리암의 뺨을 세개 한 대 쳤다. 머리가 띵했고 리암의 코에선 코피가 줄줄 흘러내렸다. 그리고 잘칵거리며 바지버클 내려가는 소리가 들렸다. 리암은 얼굴이 창백해져서 정말 죽을 힘을 다해 반코를 밀어내려했지만 곧 반코의 벨트에 손목을 묶인 채 물고기처럼 아래만 퍼덕이는 수 밖에 없었다.


"첫날밤이 차안이라니 낭만적이잖아. 응?"


반코는 그렇게 말하며 리암의 귓바퀴를 핥았다. 리암은 노엘의 이름을 부르며 울었지만 노엘은 오지 않았다. 곧 리암의 울음섞인 비명소리만 차안에 울려퍼졌다.



#


"걸레질좀 제대로 못해? 씨발. 집안일 하나 못하고."


반코는 허리를 숙이고 걸레질을 하고있는 리암의 엉덩이를 걷어찼다. 리암은 그대로 고개를 걸레에 쳐박았는데 엉덩이가 뒤로 올려진 상태였다. 반코는 그런 리암의 엉덩이를 빤히 보다가 그대로 리암의 바지를 잡아챘다. 리암의 바지는 고무줄 바지라 그대로 종아리까지 내려갔다.


반코는 그대로 보이는 리암의 구멍에 침을 뱉고 그대로 손가락을 쑤셔넣었다. 리암이 아픈듯 앓는소리를 냈는데 걸레에  얼굴을 쳐박은 상태라 입을 벌리자 구정물이 입안으로 들어왔다. 리암은 퉷하고 입안에 들어온 더러운 침을 뱉었는데 그러자 


"씨발 너 지금 침뱉냐? 서방님이 씨발 봉사해주겠다는데."


하면서 리암의 뒷통수를 잡았다가 바닥에 그대로 내리꽃았다. 리암은 본능적으로 덜 아프기위해 얼굴을 옆으로 돌렸는데 그러자 짜증을 내며 걸레를 들어 리암의 입 안으로 쳐박았다.


반코는 제대로 풀어주지도 않고 손가락으로 대충 리암의 뒤를 훑은 후 리암에게 삽입했다. 리암의 뒤는 이미 헐대로 헐어서 볼일만 봐도 피가 비출 정도였는데 반코는 신경도 쓰지않고 리암의 뒤에서 거칠게 허리를 움직였다. 입안에 물어진 걸레에선 역한 냄새가 올라와 구역질이 났지만 리암은 그걸 뱉을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물고있었다.


어차피 계속 반복되는 일이었다. 


#


리암은 차 안에서 강간을 당하고 울면서 노엘만을 찾았다. 처음으로 벌려진 아래는 끊어질듯 아팠는데 거의 들어가지않자 그는 삽입을위해 커터칼로 리암의 뒤를 일부러 찢어버렸다. 일이 끝났을 땐 안에 사정해서 정액과 피가 줄줄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렸는데 리암은 너무 소리를 질러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정도였다.


반코는얌전히 눈물만 흘리고있는 리암이 만족스러운듯 입술에 입을맞췄다. 두꺼운혀가 리암의 입안을 여기저기 훑고 다녔다. 리암은 입을 벌리고만있었다. 침이 줄줄 입밖으로 새어나왔다. 


반코가 그렇게 달려 도착한 곳은 시골의 한 마을이었다. 반코의 고향이었는데 반코는 거기에 마을사람들에게 자신의 운명의 상대를 찾아왔다며 어린애라고 자랑을 하고 다녔다. 리암은 그 곳에 도착하자마자 도망을 치려햇는데 곧 잡혀왔다. 리암을 잡은 사람은 옆 집 할머니였다.


리암은 처음 도망치려는 시도를 한 날 마을광장에서 마구 얻어맞았다. 리암을 도와주는 사람은 없었다. 다들 도망치려는 마누라는 단속을 잘해야지 하면서 혀를 찼을 뿐이었다. 리암은 억울하고 무서웠다. 형에게 전화를 하려고했는데 집안의 전화는 전부 끊겨있었고 이 곳의 주소조차 알 수 없었다. 시골에는 그 흔한 공중전화하나 없었다.


리암은 총 다섯번의 도망침 끝에 다리를 절게 되었다. 아주 도망칠 수 없게해준다며 반코가 커다란 바위로 리암의 종아리를 찍어버린 것이었다. 한 번은 마을에있는 파출소에 신고했는데 경찰은 오히려 반코에게 전화해서 반코보고 리암을 찾아가라고 했다. 리암은 모든 희망을 잃었다. 


폐쇄적인 시골 사회에서 리암의 편은 아무도 없었다.


이 곳은 산 위였고 다리를 절며 도망칠 수는 없었다. 버스가있기는 했으나 버스를 타고 도망갔다간 금방 들킬 것이었다. 리암은 매일매일 집안일을 하고 다리를 절며 근처 식당에서 설거지를 했다. 그리고 번 돈으로 반코는 술을 마셨다. 술을 마시고 리암을 때렸다. 리암을 매일매일 거칠게 안고 그러면서 리암의 허벅지 안쪽에 새겨진 자신의 이름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게 내꺼라는 표시야. 이게 네 운명이야. 이게 네 운명이야. 난 네 운명의 상대야.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운명. 


매일 지속되는 폭력은 리암의 트라우마를 불러일으켰다. 한 번은 반코가 술에취해 때리자 리암은 몸을 웅크리고 


"때리지 마세요, 아빠. 아빠..."


라고 했는데 반코는 그게 마음에들었는지 계속 아빠라고 부르라고하며 리암을 안았다. 리암은 그러면 노엘을 찾았는데 노엘의 이름을 부르면 어김없이 반코의 폭력이 날아왔다. 


어느순간부터 리암은 이제 노엘을 부르지도 않았고 울지도 않게 되었다. 아주 어린시절 언젠가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맞으면서 햇던 말이 생각났다. 이게 내 운명이란다.


"그래 이게 내 운명이야."


리암은 순응했다. 그래 이걸로 되었다. 자신이 없으면 노엘은 이제 그 라일라라는 여자랑 결혼할 수 있었으니까. 그게 노엘의 운명이었다. 그 예쁜여자랑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알콩달콩 사는거. 그리고 자신의 운명은 이 것이었다.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그래 왜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이미 오래전부터 정해져있는. 그런 운명이었다. 노엘과 산 것은 그냥 이런 운명 전에 신께서 잠깐 그래 아주 잠깐 주신 그런 것이라고 리암은 생각했다.


그 기억이라도 없었으면 자신의 인생에 영원히 빛나는 날은 없었을 테니까



#


리암이 이 곳에 온지 삼년이 지났다. 리암은 두번 임신했다가 반코에게 얻어맞아 유산을 했다. 리암은 어느 날처럼 식당일을 끝내고 돌아와 빨래를 널었다. 그리고 늦은 밤이 되어서야 반코가 들어왔다. 반코는 술에 취한 채였는데 언제나 있던일이었기에 리암은 익숙하게 반코의 코트를 잡았다.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


반코가 물었는데 리암은 언제나와같은 술주정으로 여기고 대답을 하지않았다. 그러자 반코가 리암의 엉덩이를 주물럭거리며 낄낄웃고는 말을 이었다.


"네 형을 봤어."


순간 코트를 개던 리암의 손이 멎었다. 반코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어...어디서?"

"산 아래 주유소에서, 널 찾고있더군."


심장이 두근두근 뛰었다. 리암의 안에서 언제나 매말라있던 무언가에 살짝 불이 붙는 것 같았다. 리암은 기대에 가득 찬 눈으로 반코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내 친구들을 시켜서 늘씬하게 두들겨줬지." 


반코는 그렇게 말하며 각목으로 후드려치는 시늉을 했다. 리암은 머릿 속이 새하얗게 변하는 기분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반코는 낄낄거리며 말을 이었다.


"아마 여기까진 오지도 못할걸?"

"이....새..."

"뭐라고?"

"이 씨발새끼야!!!!"


리암이 반코한테 달려든 건 순식간이었다. 처음 일년을 빼고 벌써 몇년동안 리암이 대든 적이 없었기에 반코는 리암이 미는 걸 잡지못하고 뒤로 넘어갔다. 그러자 리암이 반코에게 주먹질을 하기 시작했다.


"노엘한테 왜그래!!!!!노엘한...컥...!"

"이 씨발년이 어디서..!"


반코는 처음에 놀라 조금 얻어맞다가 곧 정신을 차리고 몸을 뒤집어 리암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리암은 숨이 막혀 발버둥 쳤는데 반코는 술에취해서인지 화가나서인지 리암이 컥컥거리자 리암의 목을 부러트릴 기세로 목을 더 조르기 시작했다. 발버둥치는 리암의 힘이 점점 약해졌다. 그리고 이젠 흰자위가 보일 정도로 리암의 눈이 뒤로 돌아가며 입에서 거품이 나오기 시작했을 때 즘 퍽!!!소리와 함께 몸이 확 넘어갔다.


"씨발새끼야 남의 새끼한테 무슨짓이야."


리암은 콜록콜록 거리며 흐익흐익 숨을 겨우 뱉었다. 구역질도 조금 났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 리암은 겨우 정신을 차렸는데 거기엔 한쪽 눈이 퉁퉁부어 뜨지도못하고 이마에서 흘러내린 피가 굳어 볼 한쪽이 벌겋게 변한 노엘이 서있었다. 한손엔 각목을 쥔 채였고 그 곳엔 피가 묻어있었다. 리암은 그제야 쓰러져있는 반코가 보였다.


"씨발....씨발..."


노엘은 눈이 부어 리암이 잘 보이지않는지 한쪽눈을 벅벅 문지르며 욕만 내뱉었다. 리암은 지금 너무 현실감이 없어서 이게 사실인지 아닌지 알 수 없어서 노엘을 보고있었다. 노엘은 천천히 리암 앞으로 다가가 주저앉아 리암을 끌어안았다. 


"이 씨발 내가 안맞게 하려고 거기서 데리고 나왔는데...."

"노엘?"

"왜, 우리애야."


노엘의 품에선 집냄새가 났다. 아주 그리운 냄새 그래 우리집 냄새였다. 그제야 리암은 울음을 터트렸다. 몇년간 억눌러온 울음이었다. 노엘은 능숙하게 리암을 달래주었고 리암의 멍든 곳 이 곳 저곳을 쓸어주었다. 리암은 정말 한참이 지나서야 울음을 그쳤다.


"이제 집에 가자."


리암이 울음을 그치자 노엘은 리암의 손을 잡아 끌었다. 리암을 잡아끄는 노엘의 손목에도 리암의 손목에도 시퍼렇게 멍이 들어있었다. 리암은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켰다가 곧 고개를 도리질쳤다.


"안돼..."

"뭐?"


노엘이 되물었다. 그러자 리암이 희미하게 웃었다. 어디선가 본 웃음이었는데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어디서 봤더라 노엘은 기억을 더듬었다.


"어쩔 수 없어, 형 이게 내 운명이야."


노엘은 그제야 그 웃음을 어디서 봤는지 생각났다. 어머니였다. 그게 자신이라고 이야기하다가 결국 돌아가신 어머니. 노엘의 얼굴이 험악해졌다. 


"운명이라고?"

"그래."

"난 운명같은거 몰라."


노엘은 난폭하게 리암을 잡아 일으켰다. 리암이 불편한 다리로 절룩이며 일어나자 노엘의 얼굴엔 이제 냉기가 감돌았다. 


"씨발 그새끼가 이랬어?!" 


하고 다그치는 소리를 리암은 못들은 척 했다.


"지랄같은 운명타령 그만하고 짐이나 싸. 난 운명 그런거 좆도 모른다고."

"그치만 이건 운명이야...처음부터 정해져있는거라고. 내 허벅지에 적혀있어."

"넌 이 상황이 좋아? 어? 이렇게 맞으면서 개처럼 사는게? 씨발 어릴때부터 그랬더니 이게 좋은 거 같아?"


결국 노엘이 언성을 높혔다. 자주 화를 내지 않던 노엘이었는데 커다란 목소리로 노엘은 화를 냈다. 노엘이 그렇게 말하자 리암또한 울컥했다. 씨발 좋은 거 같아? 누가 이런 상황에서 좋겠어. 누가 기쁘겠어. 자신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내 말 안들려?! 이게 운명이라고! 내 종아리에 그렇게 써져있잖아! 반코라고! 이렇게 정해져있었다고! 형이야말로 왜그래! 형은 나랑 가야하는게아니라 그 라일라라는 여자한테 가야 돼! 그 금발머리 여자말이야! 그게 형 운명이니까! 형은 형 어깨가 안보여? 그게 운명이라고!"


리암도 목에 핏대를 높혀 소리질렀다. 억울했다. 너무 억울했다. 자신이 좋아서 이런 운명을 타고난 것도 아니었고 그냥 이런 운명인데 어쩔 수 없는 것 뿐이었다. 형처럼 좋은 운명을 가진 사람은 몰랐다. 좋은 여자와 운명. 그게 얼마나  복에 겨운줄 모르고 그깟 거 취급이나 하고!


"그 것 때문에 그래?! 그 씨발놈의 몸에 새겨진 이름 때문에?"

"그래!!씨발 그 것 때문에 그런다!!!"


리암이 소리를 지르나 노엘이 자신의 윗 옷을 벗어버렸다. 노엘의 어꺠에는 헤어지기 전에 보았던 그 붕대가 그대로 어깨에 메어져있었다. 노엘은 거칠게 그 붕대를 뜯어냈다. 그 붕대는 몇년간 풀지 않았는지 그 부분만 하얘서 몸 색깔과 달리 유난히 하얘서 그 곳에 새겨진 라일라라는 글씨가 잘 보였다. 


노엘은 그대로 걸어가서 거실 테이블에 있는 과도를 집어들었다. 그리고 그 것을 그대로 자신의 어깨에 가져다 대었다.


"운명같은거 개나 줘버려. 씨발 이게 내 운명이야."


그리고 노엘은 어깨에 글씨위를 과도로 그었다. LYLA 라는 글씨에 L자만 내버려두고 그 위를 천천히 그었다. 노엘의 어깨에서 피가 줄줄 새러나와 팔 전체를 적셨지만 노엘은 신경쓰지않았다. 노엘이 새긴 글씨는 Liam이었다.


"씨발 뭐하는거야! 그러면..."


리암은 놀라서 소리쳤다. 그러면...그러면 이름이 지워지잖아. 예쁜 아내도 귀여운 아이들도 전부 사라지잖아.....


"난 운명같은거 없어. 내가 누구랑 살지 그건 내가 결정해."


노엘이 대답했다. 리암은 입을 열 수 없었다. 운명 운명 운명 지겹게 들어왔던 그 단어가 어머니와 반코의 목소리로 재생되어 머리 속에 어지럽게 돌아다녔다.


"리암. 우리애."


리암이 대답을 하지않자 노엘이 다시 한 번 리암을 불렀다. 이번엔 아까보다 훨씬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이리와."


노엘은 과도를 던져버리고 멀쩡한 팔을 벌려 리암에게 말했다. 리암은 그런 노엘을 보다가 천천히 노엘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리암은 반도 가지못해 발목을 잡혔다.


"씨발 가기만 해! 어딜가! 넌 못가! 내가 네 운명의 상대라고!"


어느새 일어난 반코가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리암의 성하지 못한 다리를 잡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 순간 그동안 당했던 모든 일들이 리암의 머리 속을 스쳐갔다.


"난 그런 운명같은거 없어. 씨발아!"


리암은 멀쩡한 발로 반코의 얼굴을 걷어찼다. 어찌나 세개 찼는지 반코는 코피를 흘리며 뒤로 데굴데굴 굴러갔다. 리암은 달려가 노엘에게 안겼고 노엘은 리암을 부축해서 집 밖에 주차되어있는 자신의 차로 데려갔다. 노엘의 팔이 다쳐있어서 운전은 리암이 해야했다.


둘은 기름이 떨어질 때까지 달렸다. 달리는 동안 아무 말도 하지않았다. 기름이 떨어질 떄 즘엔 어느 작은 도시에 도착했었는데 어느새 밤은 거쳐서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둘은 그 마을의 병원에 들렸고 둘 모두 입원하게 되었다. 


이인실에서 둘은 다른 침대에 있었는데 리암이 이제 어떻게 하지 하며 불안해하자 노엘은 리암이 있는 곳으로 갔다. 둘은 좁은 일인용 병실침대에 옆으로 누워서 마주보았다.


"괜찮아 리암, 자고 일어나면 지금보다 더 좋아질거야."


노엘은 리암의 머리를 쓸어주며 말했다. 노엘의 어깨엔 예전처럼 붕대가 감겨져있었다. 그 말이 마법의 주문이라도 되는 것처럼 리암은 그제야 피로가 몰려왔다.


"응."


리암은 대답하고 노엘의 품을 파고들었다. 언제나 그랬다. 어릴때부터 자신이 맞고있으면 형은 나타나서 자신을 구해주었다. 다섯살 때도 열살 때도 열 다섯살때도 그리고 지금도 그랬다.


"잘자 리암."


리암의 이마에 부드러운 키스가 떨어졌다. 리암은 눈을 감았다. 오랜만에 푹 잘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Posted by Michelle(미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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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


존 레논 x 폴 매카트니



존이랑 폴 둘 다 센티넬인데 폴은 가드가있는데 존은 가드가 없는거 보고싶다.


존과 폴 둘 다 음악을 가지고 노는게 능력인데


존은 어릴때부터 그랬음. 능력을제어못하고


어떤 가드도 존을 진정못시키고


그래서 오래살지못할거라고 했지.


근대 폴을 만나고 부터 달라졌음.


폴이 쉬쉬하고 안아주면서 키스해주면서 자기 쪽으로 그 폭주하는 능력이 오게하는거야. 


원래 폴 능력이 그 것도 아닌데 둘이 음악적 유대감이 너무강해서 서로 공유될 수 있는거면좋겠다.


폴도 존에게 줄 수 있지만 폴은 그걸 할 필요가없겠지. 존을 더 폭주하게만들 필요도 없고. 


존은 폴이랑 닿아있으면 진정되고 폭주하고 난 다음엔 폴이랑 붙어있고싶은데


폴이 괴로워하면서 가드를 찾는거지. 그리고 존을 진정시킨다음엔 몇배는 괴로워서 꼭 잦죽을 먹어야하는데


폴이랑 가드랑 떡치는 방 안에서 폴의 앙앙 우는 신음소리들으면서


존이 비참해서 쭈그려앉아 울었으면 좋겠다. 


자기때문이라는게 더 서럽고 저주스럽고 뭐 그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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